손해를 이유로 마지막 급여를 깎으면 생기는 일 | 기업법무 | 로톡
손해를 이유로 마지막 급여를 깎으면 생기는 일
법률가이드
기업법무노동/인사

손해를 이유로 마지막 급여를 깎으면 생기는 일 

유승윤 변호사

구상권을 꺼내기 전에 확인할 것

업무 실수가 잦던 직원이 퇴사하겠다고 합니다. 손해가 이미 났고 대표님은 손해배상 청구나 구상권(회사가 직원의 잘못으로 제3자에게 배상한 뒤 직원에게 청구하는 권리)을 거론합니다. 마지막 급여에서 손해액부터 빼도 되는지 묻는 인사담당자가 많습니다.

정산부터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됩니다.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먼저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청구 가능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인정받을 수 있는 범위입니다. 답은 단순합니다. 청구 자체는 가능하지만 법원은 그 범위를 신의칙상 상당한 한도로 제한하고, 임금에서 일방적으로 공제하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배상 한도는 법원이 정합니다

근로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면 회사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서로 신뢰를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법 원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안에서만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1996. 4. 9. 선고 95다52611 판결). 법원은 근로자의 업무 내용, 사고의 발생 원인, 사고 예방과 손실 분산에 대한 회사의 배려 정도 등을 함께 따집니다. 근로자가 손해 전부를 변제하겠다는 각서를 썼더라도 이 한도를 넘는 부분까지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하급심에는 과실이 있더라도 신의칙에 반한다며 청구를 전부 기각한 판결도 있고(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 10. 16. 선고 2025가단7258 판결), 책임을 일부로 제한한 판결도 있어 비율은 사안마다 달라집니다. 다만 횡령처럼 직원이 고의로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회사의 감독 소홀을 이유로 책임을 줄여 달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다59350 판결).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은 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채권으로 임금채권을 일방적으로 상계(서로 가진 채권을 맞비겨 소멸시키는 것)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근로자에게서 받을 손해배상금을 공제하면 지급할 임금이 남지 않는다는 사업주의 주장은 형사재판에서도 배척되었습니다. 법원은 일단 임금을 지급하고 별도의 절차로 손해배상을 구해야 한다며 벌금형을 선고하였습니다(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19. 5. 7. 선고 2019고정8 판결).

대법원은 임금 공제가 가능한 경우를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때로 엄격하게 보아,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상의 공제 근거는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2다219540, 219557 판결). 근로자 동의를 받은 상계도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퇴사 통보 직원에게 위약금을 묻는다면

퇴사 시 위약금을 내게 하거나 인수인계를 하지 않으면 일정 금액을 변상하게 하는 약정을 두는 회사가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손해 정도를 묻지 않고 바로 일정 금액을 배상하게 하는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후임자 없이 퇴사하면 3개월분 급여를 위약금으로 내게 한 조항도 무효로 판단되었습니다. 법원은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퇴사 의사를 밝힌 것만으로는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5. 12. 12. 선고 2024나93770 판결).

손해배상채권이 있더라도 임금과 상계할 수는 없고, 업무상 과실로 인한 구상금 채권으로 상계하려 한 회사 주장도 배척되었습니다(청주지방법원 2025. 12. 17. 선고 2025가단54053 판결). 약정이 무효라고 해서 회사가 실제 손해를 입증해 배상을 구하는 길까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손해가 생겼다는 사실과 그 금액, 퇴사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모두 회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급여는 먼저 주고 손해는 따로

손해가 있더라도 임금과 퇴직금은 먼저 전액 지급하십시오. 이어서 손해 발생 사실과 금액을 정리하고, 사고 경위, 근로자에게 내린 업무 지시, 회사가 한 교육과 예방 조치를 손해가 발생한 시점에 기록해 두십시오. 사용자 측 실질 대표자의 지시에 따른 행위라서 청구가 배척된 사례도 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6. 1. 21. 선고 2025나302689 판결). 계약서에 공제나 일정 금액 배상 조항이 있다면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삭제를 검토하십시오.

사고가 난 뒤에 받은 각서보다, 사고 당시 남긴 경위와 지시 기록이 법원에서 더 큰 힘을 가집니다.

급여 지급과 손해 청구는 분리하십시오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회사가 손해를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마지막 급여를 처리하기 전에 검토를 받으시면, 임금 지급과 손해배상 청구를 분리해 임금 체불 위험을 줄이면서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유승윤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4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