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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한 장에 상표 침해·가처분·손해배상이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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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한 장에 상표 침해·가처분·손해배상이 따라옵니다 

유승윤 변호사

같이 연 가게 간판이 분쟁이 될 때

상표권 침해, 가처분, 손해배상. 공동 운영 매장의 간판을 동업자 한 명이 바꿨을 뿐인데,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거론되기도 합니다. 가처분은 본안 판결 전에 법원이 임시로 정하는 결정입니다.

손님을 끌려고 간판을 바꿨더니 다른 동업자가 원래대로 돌리라고 요구하는 일이 있습니다. 새 간판의 상호나 표장이 그 동업자가 상표로 확보해 둔 것이라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따라오는 이유입니다. 오늘은 쟁점을 순서대로 정리해 드립니다.

침해 여부는 등록과 허락에서 갈립니다

첫째, 상표권자는 지정상품에 관하여 등록상표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가집니다(상표법 제89조).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행위는 침해로 다뤄집니다(상표법 제108조 제1항 제1호). 이 판단은 등록된 상표를 전제로 하므로, 동업자의 상표가 출원 단계인지 등록되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동업관계에서는 상표를 가진 동업자가 매장 운영 목적의 사용을 허락했다고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며, 동업계약서, 사전 합의, 주고받은 대화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원은 매장 운영을 위한 사용을 묵시적으로 허락했다고 볼 수 있으면 그 허락이 유효한 기간에는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둘째, 상표권 침해와 별개로 영업주체 혼동행위(타인의 영업과 혼동하게 하는 표지 사용)가 부정경쟁행위로 함께 주장될 수 있고, 두 청구는 병존할 수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호, 표장 등과 동일·유사한 것을 사용해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합니다. '널리 인식된'은 전국적 인지도가 아니라 일정 지역의 거래자나 수요자 사이에 알려진 정도로 충분하다고 본 판결이 있습니다.

가처분 같은 보전처분은 지키려는 권리(피보전권리)와 임시 조치가 필요한 사정(보전의 필요성)을 소명(일단 그렇다고 믿게 하는 증명)해야 합니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상표 사용 금지를 구하는 만족적 가처분은 본안 판결과 같은 내용을 미리 명하는 것이어서,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과 본안 승패 예상 등을 참작해 더욱 신중하게 결정합니다. 상표권이 장래 무효로 될 개연성이 높은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보전의 필요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은 따로 입증해야 합니다

셋째, 상표권자는 고의 또는 과실로 상표권을 침해한 사람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상표법 제109조). 상표권은 상표공보나 상표등록원부로 공시되므로 침해한 사람은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이를 뒤집으려면 상표권의 존재를 알지 못한 점이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믿은 점을 정당화할 사정을 직접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손해액은 침해자가 얻은 이익이나 상표 사용에 대해 합리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 등을 기준으로 산정하고(상표법 제110조), 증명이 극히 곤란하면 법원이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상당한 금액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동업 분쟁에서 법원은 침해 기간, 매출과 순이익, 상호 사용의 기여도, 분쟁의 경위 등을 종합해 손해액을 정했고, 제거 노력, 실제 손해 규모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손해액이 감액된 사례도 있습니다.

넷째, 간판 분쟁은 탈퇴와 정산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은 동업계약과 같은 조합계약은 일반 계약처럼 해제·해지하고 원상회복을 구할 수 없고, 조합 해산 청구, 탈퇴, 다른 조합원의 제명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탈퇴 시 정산은 탈퇴 당시 조합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평가한 재산 중 탈퇴자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금전으로 반환하는 방식이고(민법 제719조 제1항, 제2항), 지분 비율은 내부 손익분배 비율을 기준으로 합니다. 사업의 계속을 전제로 한 정산이므로 영업권의 가치가 평가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한편 상표권은 등록권리자에게 귀속되고 이전은 등록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으므로(상표법 제96조 제1항 제1호), 동업자 1인 명의의 상표권은 조합재산인 상호 사용권과 구별해서 처리해야 합니다.

간판 바꾸기 전 확인할 세 가지

먼저 간판, 상호, 로고를 바꾸기 전에 상표 출원·등록 현황을 조회하고, 동업계약서에 상표와 상호의 사용 범위가 적혀 있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변경에 대한 동업자 전원의 동의를 서면이나 메시지로 남겨 두셔야 하며, 등록하지 않은 통상사용권(상표 사용을 허락받아 쓰는 권리)은 제3자에게 주장하기 어렵습니다(상표법 제100조 제1항 제1호). 마지막으로 이미 바꾼 뒤라면 여러 절차를 동시에 시작하기 전에 요건과 실익부터 따져 보는 편이 비용과 시간을 줄입니다. 기록으로 남지 않은 합의는 분쟁이 시작된 뒤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사안에 따라 대응이 달라집니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상표 사용 허락 여부와 동업관계 정리 방식이 달라집니다. 이런 경우라면 법률 전문가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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