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 요청 앞에서 회사가 먼저 볼 것
직원 사이 폭행 사건 뒤 퇴사한 직원이 이직사유를 고쳐 달라고 요청해 왔습니다. 회사는 이미 자진퇴사로 상실신고(퇴사 사실을 고용보험 기관에 알리는 신고)를 마친 뒤입니다. 거절하자니 갈등이 커질 것 같고, 바꿔 주자니 이미 낸 서류가 마음에 걸립니다. 이미 처리한 건데, 거절해도 되나요?
직원 눈치와 회사 입장 사이에서 서둘러 답하기 쉽습니다.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먼저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요청을 받아들일지가 아니라, 제출한 서류와 그 기재가 사실과 맞는지입니다. 요청대로 바꿔 주는 것도, 근거 없이 거절하는 것도 회사에 책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상실신고와 이직확인서는 별개입니다
상실신고는 고용보험법 제15조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제1항에 따라 사유가 발생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5일까지 해야 하고, 직원이 먼저 요구하면 지체 없이 해야 합니다. 이직확인서(피보험 단위기간, 이직 전 소정근로시간, 이직 사유 등을 회사가 확인해 주는 서류)는 고용보험법 제42조 제3항에 따라 직원이 요청하면 발급해야 하며, 기한은 요청서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입니다.
두 서류를 거짓으로 신고하거나 작성하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고용보험법 제118조 제1항). 직업안정기관의 제출 요청을 받으면 10일 이내에 내야 하며, 어기거나 거짓으로 작성해도 과태료 대상입니다.
하급심 판결들은 이직사유를 사직서라는 형식이 아니라 실질로 판단합니다. 사직서에 서명했어도 회사가 퇴사를 종용한 정황이 있으면 권고사직으로 본 사례가 있고, 갈등 끝에 스스로 낸 사직서는 자진퇴사로 본 사례가 있어 결론이 갈립니다.
직원 간 폭행이 곧바로 직장 내 괴롭힘이 되는 것은 아니며,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했어야 합니다. 괴롭힘에 해당하면 회사는 알게 된 때 지체 없이 객관적으로 조사해야 합니다. 가해 직원이 인사·노무 권한을 가진 관리자처럼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면 제8조의 폭행 금지가 적용되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되고(제107조 제1항), 일반 직원 사이의 폭행은 형법상 폭행죄의 문제입니다. 이직사유를 다툴 때 회사의 핵심 자료는 이 사건 조사 기록입니다.
정정 요청 이후 회사가 택할 길
기재가 사실과 다르다고 확인되면 회사가 스스로 정정 신고할 수 있습니다. 기재를 유지한다면 확인청구에 대비해야 합니다. 확인청구(고용보험법 제17조 제1항)는 "피보험자 또는 피보험자였던 사람"만 할 수 있어 회사가 먼저 청구할 수는 없고, 직원이 청구하면 소명하는 쪽에 서게 됩니다.
녹취록과 CCTV 영상을 붙여 소명했지만 해고예고 등 회사의 언동이 퇴사 원인이라는 이유로 권고사직 정정이 유지된 사례도 있습니다. 자료의 양보다 퇴사에 이른 경위가 기록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이직'으로 정정을 신고하자 조사 끝에 괴롭힘이 인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어느 길을 택해도 위험이 남습니다. 직원이 요청해서 바꿔 줬다는 사정은 회사의 책임을 덜어 주지 않습니다. 직원의 요구로 사실과 다르게 신고해 과태료를 낸 회사가 직원에게 배상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례가 있습니다. 자진퇴사를 권고사직으로 적어 준 이직확인서가 실업급여 부정수급으로 이어지면 사업주와 직원이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고, 사업주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반대로 사실과 다른 기재를 유지하다가 직원에게 사직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되면 해고로 보고, 서면통지가 없어 무효라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상실사유가 권고사직으로 정정되면 고용지원금 반환이 문제될 수 있고, 정정 결정에 회사가 불복할 수 있는지는 이런 구체적 불이익을 주장할 수 있는지를 두고 하급심 판단이 갈립니다.
자진퇴사로 기재했다고 직원의 실업급여가 곧바로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수급자격은 직업안정기관이 판단하며, 시행규칙이 정한 정당한 이직사유가 있으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1조 제2항). 괴롭힘이 인정되면 자진퇴사로 기재되어 있어도 정당한 이직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회신 전에 점검할 실무 항목
제출한 서류가 상실신고인지 이직확인서인지, 제출일이 언제인지 확인합니다. 폭행 사건 조사 결과와 사직 경위를 사실 위주로 정리하고, 이직사유를 그렇게 기재한 근거와 판단 과정을 서면으로 남깁니다. 정정 요청 일시와 회신도 기록합니다. 고용지원금 수령 여부와 감원방지 기간 중인지 확인하고, 기재가 사건 처리 기록과 모순되지 않는지 대조합니다.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회신 전에 조사 기록부터 대조하세요
정정 요청이 들어왔다면 회신하기 전에 사건 조사 기록과 사직 경위를 먼저 대조하셔야 합니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조사 방식과 조치 수위가 달라집니다. 조사 설계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면 절차상 하자로 인한 추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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