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 버린 정보, 어디까지 알리나
신고자가 증거라며 건넨 대화 캡처를 열었더니, 당사자가 직장에 알리지 않았던 직원의 성적 지향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이때 인사팀이 그 정보를 누구에게까지 알리느냐에 따라 비밀을 누설한 사람에 대한 과태료, 조사 담당자 개인에 대한 징계, 조사 면담 자체가 성희롱 언동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동시에 따라올 수 있습니다.
조사에 필요한 부분은 일부인데 이미 전체를 읽은 상태이고, 보고서에 어디까지 적을지 기준이 없다면 담당자의 판단 하나가 곧 공개 범위가 됩니다. 성적 지향은 한번 사내에 알려지면 되돌릴 수 없는 정보입니다. 조사의 쟁점이 아니라면 인사팀이 알게 된 사실이 더 퍼지지 않도록 막는 것이 첫 번째 과제입니다. 오늘은 인사팀이 지켜야 할 공개 범위의 기준을 정리합니다.
신고가 접수된 순간부터 회사에는 조사·조치·비밀유지 의무가 생깁니다.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되고, 신고자나 피해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면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피조사자의 정보도 보호 대상입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7항은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받은 사람, 그 밖에 조사에 참여한 사람이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예외는 사용자에게 보고하는 경우와 관계 기관의 요청에 따라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뿐입니다. 다만 행위자가 사용자라면 그 사용자는 조사결과 보고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고용노동부 괴롭힘 매뉴얼은 안내합니다.
괴롭힘 매뉴얼은 누설을 아직 비밀을 모르는 제3자에게 알리는 일체의 행위로 보며, 비밀이 적힌 서류의 열람을 묵인하는 것도 누설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조사위원 사이의 공유와 사용자 보고는 허용되지만, 그 밖의 부서와 직원에게 성적 지향 정보가 전달되면 문제가 됩니다. 비밀을 누설한 사람에게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매뉴얼 기준), 취업규칙에 조사 참여자의 비밀유지의무를 정해 두었다면 이를 위반한 담당자는 징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가해자는 조사 과정에서 비밀을 알게 되는 사람이 아니어서 이 의무의 주체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제7항은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누설을 금지하지만, 피조사자의 정보가 보호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성희롱 사건 조사에 관하여 조사참여자가 비밀을 누설하거나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언동을 공공연히 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를 민감정보로 정하며, 성적 지향은 조문에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문헌은 동성애 등 성적 취향에 관한 정보도 민감한 사생활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징계 자료 기재는 열람자를 늘립니다
증거를 다른 부서에 돌리는 것만이 공개가 아닙니다. 면담에서 당사자에게 성적 지향을 묻는 것은 본인이 숨겨 온 사실을 조사 기록에 남기게 만드는 일입니다. 신고된 행위가 성적 지향에 관한 발언이라면 조사 대상은 그런 발언이 있었는지이지, 당사자의 성적 지향이 무엇인지가 아닙니다. 고용노동부 성희롱 매뉴얼은 상대방의 성생활이나 성 정체성을 묻는 행위를 언어적 성희롱의 예로 들고, 부적절한 질문도 해서는 안 된다고 안내합니다. 당사자의 성적 지향을 캐묻는 질문도 같은 맥락에서 문제될 수 있고, 조사 행위 자체가 새로운 성희롱 언동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는 매뉴얼을 면담에 적용한 실무상 판단입니다.
징계 단계도 같습니다. 성적 지향 정보를 징계 자료와 결과 통보서에 옮겨 적으면 열람하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대법원은 성비위 징계에서 징계사유가 특정되어 있다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공개하지 않아도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지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성적 지향 정보에 관한 판단은 아니지만 참고가 됩니다. 이는 실무상 권고이며,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도 성적 지향 정보를 다시 거론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성적 지향 정보 취급, 네 가지 점검
열람 범위: 성적 지향 정보가 담긴 증거는 열람자를 조사위원으로 한정하고 열람자와 열람 일시를 기록합니다.
면담 질문: 당사자의 성적 지향 자체가 아니라 신고된 발언이나 행위가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설계합니다.
서약서: 괴롭힘 매뉴얼은 조사자와 피조사자 모두에게 비밀유지 서약서를 받을 것을 권고합니다.
참여자 관리: 대법원은 사용자가 조사참여자에게 비밀유지의무를 지키게 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이면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조사위원이 아닌 직원이나 다른 부서에 증거 내용이 전달된 경우, 면담 질문이 당사자의 성적 지향이나 사생활로 향하는 경우, 사건과 무관한 정보가 징계 자료에 포함될 수 있는 경우라면 지금 점검이 필요합니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조사 방식과 조치 수위가 달라집니다.
조사 설계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면
절차상 하자로 인한 추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