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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중 생긴 가벼운 찰과상도 치상죄의 상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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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중 생긴 가벼운 찰과상도 치상죄의 상해인가요 

김상훈 변호사

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자가 손목이나 팔에 붉은 자국이 남았다거나 살짝 긁혔다고 진술하면, 수사기관이 죄명을 강제추행이 아닌 강제추행치상으로 바꿔 적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사자는 "넘어지면서 생긴 정도의 가벼운 상처인데 이게 상해냐"고 느끼지만, 죄명이 바뀌는 순간 처벌의 무게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상처가 법적으로 상해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상처가 추행 행위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따라 결과가 갈리므로 초기에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강제추행이 치상죄로 바뀌면 달라지는 것과 쟁점의 위치

강제추행죄는 형법 제298조가 규율하며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반면 강제추행의 과정에서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하면 형법 제301조(강간 등 상해·치상)가 적용되고,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벌금형이 아예 없고 하한이 징역 5년이어서, 같은 행위라도 상해로 인정되는지 여부가 사건의 성격을 바꿉니다.

그래서 이 유형 사건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모입니다. 첫째,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형법상 '상해'의 정도에 이르렀는지입니다. 둘째, 그 상처가 강제추행의 수단이 된 폭행이나 추행 행위 자체에서 생긴 것인지, 즉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입니다. 추행 사실 자체를 다투지 않더라도 이 두 쟁점은 별도로 다툴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진단서가 발급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상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진단서에 "전치 며칠"이라고 적혀 있어도, 법원은 그 상처가 실제로 어떤 상태였고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따로 판단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상해의 기준, 찰과상의 경계, 그리고 인과관계 요건

대법원은 강제추행치상죄에서 말하는 상해를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보는 법리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면서도 모든 상처가 곧 상해는 아니라고 봅니다.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1934 판결은 강제추행 과정에서 생긴 가슴 부위 찰과상 등이 별도의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고 시일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유되었다면 강제추행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하지 않을 여지가 있다고 보아, 이를 상해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상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치상이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처의 정도·치료 필요성·일상생활에 준 지장을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 판단 기준을 실무에서 풀어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 상처의 객관적 정도 — 단순히 피부가 붉어지거나 살짝 긁힌 정도인지, 출혈·부종·멍이 남고 시간이 걸려 회복된 정도인지

  • 치료의 필요성 — 병원 진료와 약 처방이 실제로 필요했는지, 아니면 치료 없이도 저절로 나을 상태였는지

  • 일상생활에 준 지장 — 통증 때문에 일이나 이동 등 일상에 제약이 있었는지

  • 회복 경과 — 며칠 만에 자연히 사라졌는지, 흉터나 후유증이 남았는지

같은 판결은 인과관계에 관해서도 중요한 법리를 밝혔습니다. 강제추행치상죄에서 상해의 결과는 강제추행의 수단으로 사용한 폭행이나 추행행위 그 자체 또는 강제추행에 수반하는 행위로부터 발생한 것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추행과 무관하게 별도로 가한 폭행으로 생긴 상해라면 치상죄의 상해로 볼 수 없습니다. 또 상해 부분을 이미 고의범인 상해죄로 처벌하면서 이를 다시 결과적 가중범인 강제추행치상죄의 상해로 인정해 이중으로 처벌할 수도 없습니다. 예컨대 피해자가 추행을 피하려고 몸을 빼다가 넘어져 다쳤다면, 그 상처가 추행에 수반하는 행위에서 비롯된 것인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치상으로 인정될 경우의 형량 구조도 알아 두셔야 합니다. 법정형 하한이 징역 5년이므로,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형에만 선고할 수 있다는 형법 제62조의 요건상 법률상 감경 등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집행유예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상해로 인정되지 않아 단순 강제추행(제298조)으로 정리되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까지 선택지가 열립니다. 결국 이 사건에서 '상해'를 다투는 일은 곧 처벌의 범위를 다투는 일입니다.

고의 관련 쟁점도 있습니다. 치상죄는 결과적 가중범이어서 상해에 대한 고의까지 필요하지는 않고, 강제추행 행위와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 및 예견 가능성이 중심이 됩니다. 이 때문에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상처가 어떤 경위로 어느 행위에서 생겼는지를 객관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진단서·사진 검증부터 인과관계 다툼까지 단계별 정리

치상 적용 여부는 수사 초기에 증거가 정리되는 방향에 크게 좌우되므로,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진단서와 의무기록 확인 — 진단명, 전치 기간, 진료 시점을 확인합니다. 사건 발생 직후 진료인지, 며칠이 지난 뒤 진료인지에 따라 상처와 추행 행위의 연결성 판단이 달라집니다. 진단서의 소견이 실제 상처 정도보다 과도하게 기재된 것은 아닌지도 검토합니다.

  • 상처 사진·현장 자료 확인 — 수사기관이 확보한 상처 사진과 당시 정황을 살핍니다. 사진상 상처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인지, 치료 없이 자연 치유될 정도의 표재성 흔적인지를 위 2009도1934 판결의 기준에 맞춰 정리합니다.

  • 인과관계 주장 정리 — 상처가 추행 행위나 그 수단인 폭행에서 생긴 것인지, 별개의 사정(넘어짐, 이전부터 있던 상처, 제3의 원인)에서 생긴 것인지를 진술과 CCTV, 목격자 진술 등으로 가려냅니다.

  • 피의자 진술 준비 — 상처에 대한 인식과 경위를 일관되게 진술해야 합니다. 상처를 일부러 줄여 말하거나 부인했다가 CCTV 등 객관 자료와 어긋나면 신빙성이 크게 흔들리므로, 조사 전에 진술 방향을 정리합니다.

  •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 — 강제추행치상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합의가 곧 공소 불가를 뜻하지는 않지만, 합의는 양형과 기소 여부 판단에서 의미가 큽니다. 다만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접촉하는 방식이 2차 가해나 증거인멸 시도로 오해받지 않도록 변호인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치상 불성립 시 단순 강제추행으로의 정리 — 상해 요건이 인정되지 않으면 공소사실이 제298조 범위로 정리되도록 의견서와 증거를 제출하여 다툽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초기 증거 정리가 죄명을 좌우하는 이유

상처 사진과 진단서, 당시 영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와 해석이 어려워지고, 진술이 한 번 굳어지면 이후에 바로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죄명이 치상으로 잡히는지 단순 강제추행으로 정리되는지에 따라 징역 5년 이상과 벌금형 가능성이라는 큰 차이가 생기므로, 조사 전에 상처의 정도와 경위부터 점검해 두시기 바랍니다.

가벼운 찰과상이라는 이유로 안심하거나 반대로 치상이라는 말에 위축되어 있기보다, 상해의 기준과 인과관계라는 두 가지 쟁점을 놓고 증거를 갖춰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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