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공소장과 함께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서'가 왔을 때, 가족이 상담실에서 가장 많이 묻는 질문 9가지에 답합니다. 청구는 확정이 아니며, 재범위험성 판단과 선고 형태에 따라 부착 여부와 기간이 달라집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가족이 가장 당황하는 순간 중 하나가 공소장 뒤에 붙어 온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서'를 읽을 때입니다. 아래는 실제 상담에서 오가는 질문의 순서를 그대로 따라가며, 각 질문에 결론부터 답한 것입니다.
1. 청구서가 왔다는 건 전자발찌가 확정됐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청구는 검사의 요청일 뿐이고, 부착 여부는 법원이 본안 사건 판결과 함께 따로 결정합니다. 법원이 청구를 기각하는 경우도 많으며, 인용하더라도 기간은 법원이 정합니다.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장치부착법)에 따른 보안처분입니다. 형벌과는 별개의 제도이지만, 피고인 입장에서는 형기 이후까지 생활을 제약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무게는 형벌에 가깝습니다.
검사는 공소제기와 동시에 청구하는 것이 원칙이고, 늦어도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1심에서 청구가 없었더라도 2심에서 추가로 청구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아 두어야 합니다.
2. 어떤 경우에 검사가 청구할 수 있나요?
성폭력범죄의 경우, 법이 정한 다섯 가지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고 '다시 성폭력범죄를 범할 위험성'이 인정될 때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두 요건이 모두 있어야 하므로, 사유에 해당한다고 곧바로 부착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전자장치 부착명령의 청구) ① 검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고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하여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하는 명령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제5조 제1항이 정한 다섯 가지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폭력범죄로 징역형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 종료 또는 면제 후 10년 이내에 다시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때
성폭력범죄로 전자장치를 부착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때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하여(유죄 확정판결 포함) 그 습벽이 인정된 때
19세 미만의 사람을 대상으로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때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때
실무에서 초범인데도 청구서를 받는 사례는 대부분 피해자가 19세 미만이거나, 이번 사건 자체가 여러 건이어서 '2회 이상·습벽' 사유로 묶인 경우입니다. 반대로 성인 피해자 1건의 초범이라면 청구 사유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폭력범죄'에는 형법상 강간·강제추행뿐 아니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 아청법상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 등이 포함됩니다. 반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3. 보호관찰소에서 면담하자고 합니다. 꼭 가야 하나요?
가야 합니다. 이 면담이 '청구전조사'이고, 재범위험성 평가의 핵심 자료가 여기서 만들어집니다. 불응하거나 성의 없이 임하면 그 태도 자체가 부정적 자료로 남습니다.
검사는 청구 전에 보호관찰소장에게 피의자의 범죄 동기, 생활환경, 성행, 재범위험성 등에 관한 조사를 요청합니다. 보호관찰관은 피의자 면담과 함께 가족 면담, 주거·직업 확인, 표준화된 위험성 평가도구를 사용해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가족이 면담에 참여하게 된다면, 다음 세 가지를 사실에 근거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출소 또는 판결 후 어디서 누구와 살 것인지(주거 안정성)
가족이 어떤 방식으로 생활을 함께 관리할 것인지(감독 가능성)
이미 시작했거나 예약한 치료·상담 프로그램이 있는지(치료 의지)
"우리 아이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는 호소는 평가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환경과 계획만이 보고서에 기재됩니다.
4. '재범위험성'은 무엇을 보고 판단하나요? 반박할 수 있나요?
재범위험성은 '다시 범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가능성이 아니라, 장래에 다시 성폭력범죄를 저질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지를 뜻하며, 판결 시점을 기준으로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따라서 반박의 여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대법원은 재범위험성을 판단할 때 범행의 수법과 내용,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전과, 범행 전후의 정황, 그리고 보호관찰소의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 그 판단은 범행 당시가 아니라 판결 당시를 기준으로 하므로, 수사 개시 이후 피고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평가에 들어갑니다.
실무에서 법원이 재범위험성을 낮게 보는 쪽으로 작용하는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동종 전과가 없고, 이번 범행이 특정한 상황적 요인(음주, 관계 단절 등)에서 비롯되었음이 설명되는 경우
피해자와의 합의 또는 진정한 사과가 이루어져 범행에 대한 인식이 확인되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치료, 성인지 교육, 인지행동치료 등을 자발적으로 이어 가고 있는 기록이 있는 경우
직업과 주거가 안정되어 있고, 가족의 지지 체계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경우
반대로 위험성 평가도구 점수가 높게 나오더라도, 그 점수만으로 부착명령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평가도구 결과를 하나의 참고자료로 보면서도 법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평가도구가 반영하지 못한 개별 사정을 변론에서 보여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5. 붙게 되면 몇 년이나 차고 있어야 하나요?
부착기간은 해당 범죄의 법정형에 따라 세 구간으로 나뉘며, 최소 1년에서 최대 30년까지입니다. 피해자가 19세 미만이면 각 구간의 하한이 두 배가 됩니다.
전자장치부착법 제9조 제1항이 정한 기간 구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법정형 상한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인 범죄: 10년 이상 30년 이하
법정형 중 징역형 하한이 3년 이상인 범죄: 3년 이상 20년 이하
법정형 중 징역형 하한이 3년 미만인 범죄: 1년 이상 10년 이하
예를 들어 형법상 강제추행은 징역형 하한이 3년 미만이므로 1년 이상 10년 이하 구간에 들어가고, 피해자가 19세 미만이면 하한이 2년이 됩니다. 강간은 징역 3년 이상이므로 3년 이상 20년 이하, 19세 미만 피해자라면 하한이 6년으로 올라갑니다.
여러 범죄가 경합되어 있으면 가장 무거운 범죄의 부착기간 상한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 구간 안에서 재범위험성의 정도, 범행의 내용, 피고인의 사정을 고려해 기간을 정하므로, '부착 여부'를 다투는 변론과 '기간'을 다투는 변론은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6. 집행유예가 나오면 전자발찌는 안 하는 건가요?
원칙적으로 형 집행 종료 후 부착을 전제로 한 부착명령 청구는 집행유예 선고 시 기각됩니다. 다만 법원이 집행유예와 함께 보호관찰을 명하면서 그 기간 안에서 전자장치 부착을 명할 수는 있습니다.
전자장치부착법 제9조 제4항은 법원이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해야 하는 경우를 정하고 있습니다. 본안 사건에서 무죄·면소·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는 경우,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 그리고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집행유예와 보호관찰이 함께 선고될 때 법원은 제28조에 따라 집행유예 기간의 범위 안에서 전자장치 부착을 명할 수 있습니다. 즉 "집행유예면 전자발찌는 없다"는 통념은 절반만 맞습니다.
또 하나 알아 둘 것은, 부착명령 청구가 기각되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형 집행 종료 후 보호관찰명령(2년 이상 5년 이하)을 선고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자장치는 피했지만 출소 후 보호관찰과 준수사항은 남는 결과가 가능합니다.
7. 전자발찌만 차는 건가요, 다른 조건도 붙나요?
부착명령에는 준수사항이 함께 붙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특히 19세 미만 피해자 사건에서는 야간 외출제한과 접근금지 등이 사실상 필수적으로 부과됩니다. 위반하면 별도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전자장치부착법 제9조의2가 정한 준수사항의 주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야간 등 특정 시간대 외출제한
어린이 보호구역 등 특정 지역·장소 출입금지
주거지역 제한
피해자 등 특정인에 대한 접근금지
500시간 범위 안에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마약 등 중독성 물질 사용 금지, 그 밖에 재범 방지를 위해 필요한 사항
준수사항을 정당한 사유 없이 위반하면 항목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치료프로그램 이수 위반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전자장치를 훼손·분리하거나 전파를 방해하는 행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별건 범죄가 되어 누적됩니다.
가족이 흔히 놓치는 부분은 외출제한 시간대입니다. 야간 교대근무나 배달 등 야간 노동이 생계인 경우, 선고 전에 이 사정을 소명해 준수사항 내용을 조정받는 것이 선고 후 변경을 신청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8. 언제부터 차고, 중간에 풀 수 있나요?
실형과 함께 선고된 부착명령은 형 집행이 끝나는 날 석방 직전에 부착되며, 부착 후 3개월이 지나면 보호관찰심사위원회에 가해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부착명령은 판결 즉시 집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징역형이 함께 선고되면 형기를 모두 마친 뒤 출소 직전에 부착이 시작되고, 그때부터 부착기간이 진행됩니다. 가석방되는 경우에도 가석방 기간 동안 전자장치가 부착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부착 후 생활이 안정되고 준수사항을 성실히 지켜 왔다면, 피부착자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이 보호관찰심사위원회에 부착명령의 임시해제(가해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은 부착기간 개시 후 3개월이 지나야 가능하고, 기각되면 다시 3개월이 지난 뒤 재신청할 수 있습니다.
가해제는 부착명령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집행을 멈추는 것이어서, 그 기간 중 준수사항 위반이나 재범이 있으면 가해제가 취소되고 남은 기간이 다시 진행됩니다.
9. 가족은 지금 당장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청구전조사 면담 전에 주거·감독·치료 세 가지의 '계획'을 서류로 만들고, 피고인이 치료를 실제로 시작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준비입니다. 재범위험성은 판결 시점 기준이므로 지금부터의 기록이 곧 증거가 됩니다.
상담에서 가족에게 안내하는 준비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치료 개시 증빙: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기록, 성폭력 전문 상담기관의 상담 확인서,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등록 확인
생활계획서: 출소 또는 판결 후의 거주지, 동거 가족, 출퇴근 경로, 야간 활동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은 문서
가족 진술서: 가족이 어떤 방식으로 생활을 함께 관리하고 지원할 것인지를 사실 중심으로 작성
직장·학업 관련 자료: 재직증명서, 고용주 또는 지도교수의 확인서 등 사회적 유대를 보여 주는 자료
피해 회복 자료: 합의서 또는 공탁 서류, 사과의 의사가 전달된 경위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있습니다. 피해자나 그 가족에게 직접 연락해 선처를 구하는 행위는 접근금지 준수사항이 붙을 사안에서 가장 나쁜 자료가 됩니다. 합의는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 진행해야 합니다.
또 부착명령에 대한 다툼은 본안 사건과 함께 이루어집니다. 본안 판결에 항소하면 부착명령 부분도 함께 항소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부착명령만 따로 다투려는 계획이 있다면 항소 단계에서 변론 방향을 명확히 정해야 합니다.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서는 결론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청구 사유에 해당하는지, 재범위험성이 인정되는지, 인정된다면 기간과 준수사항은 어떻게 정해지는지가 모두 별개의 쟁점이고, 각 쟁점마다 가족이 준비할 수 있는 자료가 있습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 개인의 상황에 맞는 정확한 법률 자문은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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