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관재인의 변제 부인으로 돈을 돌려주면, 함께 소멸했던 보증·담보는 어디까지 되살아나나
파산관재인의 변제 부인으로 돈을 돌려주면, 함께 소멸했던 보증·담보는 어디까지 되살아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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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관재인의 변제 부인으로 돈을 돌려주면, 함께 소멸했던 보증·담보는 어디까지 되살아나나 

강대현 변호사

채무자가 파산하기 직전에 채권자 한 곳에 빚을 갚았다는 이유로 파산관재인이 그 변제를 부인하면, 채권자는 받았던 돈을 파산재단에 되돌려줘야 합니다. 억울한 것은 그 변제 때문에 채권이 사라지면서 보증인의 보증채무와 물상보증인의 담보권까지 함께 사라졌다고 여겼는데, 돈을 돌려주고 나서 그 보증·담보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채무자회생법은 돌려준 만큼 채권이 원상으로 회복된다고 정하고 있고, 대법원은 이 회복이 채권 하나에 그치지 않고 함께 소멸했던 담보·보증에까지 미친다고 봅니다. 이 글에서는 부인권이 어떤 변제에 행사되는지, 돈을 돌려준 뒤 채권과 보증·담보가 어디까지 되살아나는지, 그 과정에서 채권자가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파산관재인의 부인권 — 파산 직전 변제를 되돌리는 제도

파산선고를 받으면 채무자의 재산은 파산재단이 되어 모든 파산채권자에게 평등하게 나눠 배당됩니다. 그런데 파산이 임박한 시점에 특정 채권자만 먼저 변제를 받아 갔다면 나머지 채권자의 몫이 줄어듭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채무자회생법 제391조는 파산관재인이 파산재단을 위해 일정한 행위를 부인할 수 있게 합니다. 부인권은 제396조 제1항에 따라 소, 부인의 청구 또는 항변의 방법으로 파산관재인이 행사하며, 이 소와 부인의 청구사건은 파산계속법원의 전속관할입니다.

부인권의 취지는 채무자가 한 행위 자체를 비난하는 데 있지 않고, 파산재단에서 빠져나간 재산을 되찾아 평등배당의 원칙을 회복하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변제를 받은 채권자가 정당한 채권자였다는 사실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변제 시점이 언제였는지, 채권자가 당시 어떤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가 부인 여부를 가릅니다. 부인이 성립하면 채권자는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는데, 이때 채권자가 가진 보증이나 담보가 어떻게 되는지는 뒤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부인권은 채권자의 정당성을 따지는 제도가 아니라 파산재단에서 빠져나간 재산을 되돌려 평등배당을 회복하는 제도다.

변제가 부인되는 경우 — 제391조 각호의 구분

이미 만기가 도래한 빚을 정해진 방법대로 갚는 것을 본지변제라고 합니다. 본지변제는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의무이므로 부인이 쉽지 않지만, 제391조 제2호에 따라 채무자가 지급정지 또는 파산신청이 있은 후에 한 채무소멸행위는 이익을 받은 자가 그 당시 지급정지 또는 파산신청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면 부인됩니다. 반면 변제의 방법이나 시기가 의무에 속하지 않는 비본지변제, 예컨대 변제기 전에 서둘러 갚거나 본래 약정한 방법과 다르게 갚는 경우는 제391조 제3호에 따라 지급정지·파산신청 후는 물론 그 전 60일 이내에 한 것도 부인 대상이 됩니다.

이 구분은 채권자가 방어 논리를 세울 때 출발점이 됩니다. 본지변제라면 채권자는 변제 당시 지급정지나 파산신청을 알지 못했다는 점을 다투고, 비본지변제라면 채권자가 지급정지·파산신청 사실이나 파산채권자를 해하게 되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단서를 다툽니다. 다만 채무자와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이 변제를 받았다면 제392조가 악의를 추정하고 비본지변제의 기간도 60일이 아니라 1년으로 늘리므로 입증 부담이 채권자 쪽에 훨씬 무겁게 걸립니다.

  • 제391조 제1호 — 채무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 이익을 받은 자가 그 사실을 몰랐다면 제외.

  • 제391조 제2호 — 지급정지·파산신청 후의 담보제공·채무소멸행위. 받은 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때에 한함.

  • 제391조 제3호 — 의무에 속하지 않는 담보제공·채무소멸행위. 지급정지·파산신청 후 또는 그 전 60일 이내.

  • 제392조 — 특수관계인이 상대방이면 악의 추정, 비본지행위 기간은 1년.

부인권 행사의 효과 — 받은 돈을 돌려주는 것이 끝이 아니다

부인이 확정되면 제397조 제1항에 따라 파산재단은 원상으로 회복됩니다. 채권자는 변제로 받은 금전을 파산관재인에게 반환해야 하고, 금전이므로 현물이 아닌 가액 상환의 형태로 이뤄집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채권자는 받은 돈을 토해내고 파산채권자로서 배당을 기다리는 처지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법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제399조는 채무자의 행위가 부인된 경우 상대방이 받은 급부를 반환하거나 그 가액을 상환한 때에는 상대방의 채권은 원상으로 회복된다고 정합니다. 변제로 채권이 소멸했던 것을 부인으로 되돌렸으니, 채권도 소멸하기 전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채권이 회복되면 파산채권자로서 그 채권을 신고하고 배당에 참가할 수 있게 됩니다. 실무에서는 반환과 채권 회복이 맞물려 있으므로, 반환 이전에는 채권이 살아나지 않고 반환 이후에야 회복된다는 순서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변제가 부인되어 받은 돈을 돌려주면, 제399조에 따라 소멸했던 채권이 원상으로 회복된다.

함께 사라졌던 보증·담보 — 채권 회복에 따라 되살아나는 범위

채권은 변제로 소멸하면 그 채권을 담보하던 보증채무와 저당권 같은 담보물권도 함께 소멸합니다. 보증채무는 주채무에 따라다니는 부종성이 있고, 담보물권도 피담보채권이 사라지면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부인으로 채권이 되살아날 때 이 보증과 담보도 함께 살아나느냐가 쟁점인데, 대법원은 이를 긍정하는 방향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채무자회생법 제109조(회생절차의 부인 효과)에 관한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은 부인권 행사로 반환이 이뤄지면 소멸했던 채권이 회복되고, 그 채권의 소멸로 함께 소멸했던 다른 채권도 회복된다고 보았습니다. 파산절차의 제399조도 같은 구조이므로 같은 법리가 적용됩니다. 또 대법원 2026. 4. 9. 선고 2024다324972 판결은 근저당권자가 채무자의 파산절차에서 받은 배당금을 반환한 뒤 물상보증인 지분의 경매대가에서 다시 배당받을 수 있는지를 다룬 사건인데, 부인권 행사로 반환한 경우 소멸한 채권뿐 아니라 그와 함께 소멸한 제3자에 대한 담보도 원상으로 회복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결국 채권자는 돈을 돌려주면서도 보증인이나 물상보증인을 상대로 한 권리를 다시 확보할 수 있습니다.

  • 보증채무 — 주채무가 회복되면 보증인에 대한 청구권도 되살아나는지 따져볼 수 있음.

  • 물상보증인의 담보권 — 제3자가 제공한 저당권·질권도 채권 회복과 함께 원상 회복의 대상.

  • 우선배당권 — 물상보증인 소유 부동산 경매에서의 배당 순위까지 회복 여부가 문제 됨.

  • 이미 말소된 등기 — 회복등기 등 별도의 절차가 필요할 수 있음.

부인의 상대성 — 보증인·물상보증인에게는 어떻게 작용하나

부인권의 효력은 파산재단과 상대방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발생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에게는 미치지 않습니다. 보증인이나 물상보증인은 파산재단에 변제를 한 당사자가 아니므로, 부인이 이들의 지위를 직접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상대방인 채권자가 반환을 마치는 순간 채권이 원상으로 회복되고, 이 채권에 딸린 담보·보증이 다시 의미를 가지게 되는 구조입니다.

예컨대 은행이 채무자 A에게 빌려준 5억원에 대해 B가 보증을 서고 C가 자기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해 줬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가 지급정지 후 은행에 변제하여 채권이 소멸하고 근저당도 말소됐는데, 이후 A가 파산하고 파산관재인이 그 변제를 부인했다면 은행은 변제받은 금액을 반환해야 합니다. 반환을 마치면 은행의 채권이 회복되고, 은행은 B에게 보증채무의 이행을, C의 부동산에 대한 담보권 행사를 다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때 B와 C는 변제가 이뤄졌다는 이유로 책임이 끝났다고 항변하기 어렵습니다. 부인으로 그 변제의 효력이 파산재단과의 관계에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채권자가 돈을 돌려준 뒤 실무에서 챙길 것 — 반환 방식과 권리 행사

부인된 변제금을 반환할 때는 단순히 송금하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반환 금액과 시점, 그 반환이 어떤 부인에 따른 것인지를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채권 회복의 효과는 반환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나중에 보증인이나 물상보증인이 다툴 때 반환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또 부인은 파산재단과의 관계에서 이뤄지는 것이므로, 같은 채권에 관해 이미 다른 방식으로 회수하거나 변제받은 부분이 있다면 회복되는 채권액을 따로 정리해야 합니다.

회복된 채권은 파산절차에서 파산채권으로 신고해 배당에 참가합니다. 아울러 보증인이나 물상보증인을 상대로 한 권리는 파산절차 밖에서 행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시효는 따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채권이 소멸했던 기간과 회복 이후의 시효 계산은 쟁점이 될 수 있어, 반환 즉시 담보·보증 쪽의 권리를 어떤 방식으로 보전할지 판단해야 합니다. 말소된 근저당의 등기는 회복등기 등 별도 절차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반환 내역(금액·일자·부인 근거)을 서면으로 확보할 것.

  • 회복된 채권을 파산채권으로 신고하고 배당 참가 일정을 확인할 것.

  • 보증인·물상보증인에게 권리 회복 사실을 통지하고 청구 근거를 정리할 것.

  • 말소된 담보등기가 있다면 회복 방법과 제3자 관계를 점검할 것.

부인에 맞서는 방어와 기간 — 제405조의 제척기간

부인의 소가 제기되면 채권자는 변제 당시 지급정지나 파산신청을 알지 못했다는 점, 변제가 정해진 방법과 시기에 이뤄진 본지변제였다는 점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반대로 파산관재인은 지급정지 시점과 상대방의 악의를 증명해야 하는데, 특수관계인이라면 앞서 본 대로 악의가 추정되어 관재인에게 유리합니다. 따라서 변제를 받은 시점의 거래 정황, 채무자의 자금 사정에 관한 통지·소문,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를 보여줄 자료가 방어의 핵심입니다.

부인권 행사에는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제405조에 따라 파산선고가 있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없고, 부인 대상 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난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채권자는 받은 돈을 반환할 필요가 없으므로, 변제 시점과 파산선고일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한편 전득자에 대해서도 제403조가 일정한 경우 부인권 행사를 허용하므로, 변제금을 다시 다른 곳에 이전했다면 그 연쇄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인된 변제금을 돌려주면 채권이 자동으로 되살아나나요?

A. 채무자회생법 제399조는 상대방이 받은 급부를 반환하거나 그 가액을 상환한 때에 채권이 원상으로 회복된다고 정합니다. 즉 반환이 이뤄져야 회복 효과가 생기고, 반환 전에는 채권이 살아나지 않습니다. 회복된 채권은 파산채권으로 신고해 배당에 참가합니다.

Q. 보증인의 보증채무도 다시 살아나나요?

A. 대법원은 부인권 행사로 반환이 이뤄지면 소멸했던 채권뿐 아니라 그와 함께 소멸했던 다른 채권과 담보도 회복된다는 취지로 판단해 왔습니다. 채권자가 반환을 마쳤다면 보증인을 상대로 한 청구 근거가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안별 요건과 시효는 별도로 따져봐야 합니다.

Q. 이미 말소된 근저당도 되살아나나요?

A. 2026. 4. 9. 선고 대법원 2024다324972 판결은 물상보증인에 대한 담보까지 원상회복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미 말소된 등기를 실제로 되살리려면 회복등기 등 별도의 절차가 필요할 수 있고, 그 사이에 이해관계를 가진 제3자가 생겼다면 순위와 대항 문제가 따로 생깁니다.

Q. 부인권은 언제까지 행사될 수 있나요?

A. 제405조에 따라 파산선고가 있은 날부터 2년, 부인 대상 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없습니다. 두 기간 중 하나라도 지났다면 부인할 수 없으므로 변제일과 파산선고일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Q. 지급정지 사실을 몰랐다면 변제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되나요?

A. 제391조 제2호의 본지변제는 받은 자가 지급정지·파산신청을 알고 있었던 때에 한해 부인되므로 몰랐다면 부인을 면할 수 있습니다. 다만 특수관계인이라면 제392조에 따라 안 것으로 추정되고, 비본지변제는 제3호의 단서에 따라 판단합니다. 몰랐다는 점은 거래 정황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Q. 보증인이 대신 갚은 돈도 부인될 수 있나요?

A. 부인의 대상은 채무자의 행위, 즉 파산재단에서 재산이 빠져나간 행위입니다. 채무자 재산에서 나간 변제가 아니라 제3자가 자기 재산으로 한 변제는 파산재단을 감소시키지 않으므로 사안별로 부인 대상이 되는지가 달라집니다. 구체적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맺음말

파산관재인이 변제를 부인하면 채권자는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지만, 그 반환은 채권 회복이라는 반대 효과를 낳습니다. 제399조에 따라 채권이 원상으로 회복되고, 대법원은 함께 소멸했던 보증·담보 역시 되살아난다고 봅니다. 따라서 부인 앞에서는 반환에만 집중하지 말고, 반환 이후 보증인과 물상보증인에게 어떤 권리를 다시 행사할지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변제 시점이 지급정지 전후 어디에 있는지, 본지변제인지 비본지변제인지, 부인권의 기간이 남아 있는지가 먼저 확인할 사항입니다. 그다음으로 반환 방식을 서면으로 남기고 회복된 채권의 신고와 담보·보증 쪽 권리의 보전을 병행해야 합니다. 변제를 받고 나서 파산 소식을 들은 채권자라면 부인 가능성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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