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사건에서 징역보다 먼저 계산해 봐야 하는 것이 벌금입니다. 자본시장법은 불공정거래의 벌금을 정액으로 정하지 않고,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에 배수를 곱해 정하기 때문입니다. 2024년 개정으로 이 배수가 종전보다 한 단계씩 올라 4배 이상 6배 이하가 되었고, 이익이 클수록 징역 하한까지 함께 올라갑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행위가 이 벌금 구조의 적용을 받는지, 부당이득이 어떻게 산정되는지, 이익이 정해지지 않을 때 상한은 어떻게 되는지를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주가조작 벌금의 뼈대 —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주가조작이라는 말은 법 조문에 없는 일상 용어이고, 실제 처벌은 자본시장법 제176조(시세조종행위 금지)와 제178조(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에 대해 제443조 제1항이 정합니다. 이 조항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4배 이상 6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합니다. 징역과 벌금이 선택형으로 놓여 있다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벌금의 단위가 이익의 배수라서 실제로는 징역 못지않게 무거운 결과가 됩니다.
같은 항 각 호에는 시세조종뿐 아니라 제174조의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제178조의 부정거래, 제180조의 불법 공매도도 함께 묶여 있어서, 이 벌금 구조는 불공정거래 전반에 공통으로 적용됩니다. 개정 전에는 같은 자리에 3배 이상 5배 이하가 규정되어 있었고, 개정으로 하한과 상한이 각각 1배씩 올랐습니다. 이익이 10억 원이라면 벌금 범위는 40억 원 이상 60억 원 이하가 됩니다.
주가조작의 벌금은 정해진 금액이 아니라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 × 4~6배'로 계산되므로, 사건의 이익 규모가 곧 벌금의 규모다.
시세조종 vs 부정거래 — 제176조와 제178조가 가르는 행위
같은 벌금 구조를 쓰지만 어떤 행위가 어느 조문에 걸리는지는 다릅니다. 제176조 제1항은 통정매매·가장매매처럼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듯 오인하게 하는 행위를, 제176조 제2항은 시세 변동을 목적으로 한 현실 매매나 허위 매수 주문처럼 타인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의 행위를, 제176조 제3항은 시세를 고정·안정시키는 일련의 매매를 규율합니다. 이 중 어느 항이든 제443조 제1항의 같은 벌칙으로 처벌됩니다.
반면 제178조 제1항은 부정한 수단·계획·기교의 사용, 중요사항의 거짓 기재, 타인을 오인하게 할 목적의 거짓 시세 이용 등을 금지하고, 제178조 제2항은 매매 등을 할 목적이나 시세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풍문 유포·위계 사용·폭행 또는 협박을 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허위 호재를 퍼뜨려 주가를 올린 뒤 매도하는 수법이 대표적으로 이쪽에 해당합니다.
통정·가장매매, 고가 매수 주문 반복 — 제176조(시세조종)로 처벌.
허위 공시·허위 보도자료, 풍문 유포 — 제178조(부정거래)로 처벌.
두 조문은 모두 제443조 제1항 각 호에 있어 벌금 배수와 징역 하한이 동일.
한 사건에서 두 조문이 함께 적용되는 경우도 흔해, 공소장 적용 조문 확인이 출발점.
부당이득은 어떻게 계산하나 — 총수입에서 총비용을 뺀 차액
벌금 배수의 곱셈 대상인 이익 또는 손실액이 얼마인지가 이 사건의 승부처입니다. 2023년 7월 공포되어 2024년 1월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은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을 총수입에서 총비용을 공제한 차액으로 정의하고, 구체적인 산정 방식은 시행령에 맡겼습니다. 거래 전체를 수입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매수 원가와 거래 비용을 뺀 순이익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시세조종 기간에 주식을 20억 원에 매수해 조종 이후 28억 원에 처분했고 수수료·세금이 3천만 원이었다면, 차액에서 비용을 뺀 약 7억 7천만 원이 이익 후보가 됩니다. 이때 시세조종이 없었더라도 오를 만큼 올랐을 부분, 즉 위반행위와 인과관계 없는 상승분이 섞여 있다면 이를 빼야 한다는 주장이 방어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주가가 시장 전체 흐름이나 업황으로 오른 폭은 위반행위의 이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산정 기간과 처분 시점을 어디까지 볼지도 다툼이 되므로 매매내역·계좌별 손익표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이익이 없거나 산정이 어려울 때 — 벌금 상한 5억 원의 보충 규정
제443조 제1항 단서는 두 가지 경우에 벌금의 상한액을 5억 원으로 정합니다.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 그리고 이익의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5억 원 이하인 경우입니다. 따라서 이익이 8천만 원 이하로 산정되면 6배가 4억 8천만 원이 되므로 벌금 상한은 5억 원으로 올라가고, 이익 산정이 불가능한 사건도 최소한 5억 원 범위의 벌금은 선고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단서는 '이익이 안 잡히니 벌금도 작겠지'라는 기대를 막는 장치입니다. 손실 회피형 사건이나 대량 매도로 이익을 특정하기 어려운 사건에서도 상한은 5억 원 수준으로 열려 있습니다. 반대로 이익이 크게 산정되는 사건에서는 이 단서가 아니라 배수 규정이 작동하므로, 사건이 어느 구간에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익이 5억 원을 넘으면 — 징역 하한이 3년, 5년으로 올라가는 구조
벌금과 함께 봐야 하는 것이 제443조 제2항의 가중 규정입니다.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징역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됩니다. 기본형이 1년 이상 유기징역인 것과 비교하면 이익 규모에 따라 형의 하한이 계단식으로 올라갑니다.
이 구조에서 실무상 가장 중요한 것은 이익이 5억 원 또는 50억 원 선 바로 위에 걸쳐 있는지입니다. 이익이 4억 9천만 원으로 인정되면 기본형이 적용되지만 5억 1천만 원이면 징역 하한이 3년으로 올라가므로, 산정 차이 몇천만 원이 집행유예 가능 여부까지 바꿉니다. 법정형 하한이 3년이면 작량감경 없이는 집행유예를 말하기 어려워집니다. 이익 산정을 다투는 일이 벌금 액수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익 5억 원과 50억 원이 징역 하한을 가르는 경계선이므로, 산정 금액 수천만 원의 차이가 형의 종류와 집행유예 가능성을 바꾼다.
벌금이 선고되면 따라오는 것 — 노역장 유치와 추징, 과징금
고액 벌금은 납부 능력이 없으면 노역장 유치로 이어지는데, 형법 제70조 제2항은 벌금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유치 기간의 하한을 가중해 정합니다. 수십억 원대 벌금이 선고되면 이 하한 규정이 적용되어 노역장 유치가 사실상 수년 단위가 될 수 있습니다. 벌금 선고와 함께 유치 기간이 정해지므로 선고 전에 납부 계획과 재산 상황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와 별도로 형법 제48조에 따른 몰수·추징이 있어 범죄수익이 환수될 수 있고, 금융위원회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제429조의2에 따른 과징금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벌금과 과징금은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한쪽이 부과되었다고 다른 쪽이 면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형사재판에서 벌금과 추징이 정해진 뒤 행정절차에서 과징금이 추가되는 순서를 염두에 두고 전체 부담을 계산해야 합니다.
벌금을 낮추려면 — 이익 산정 다툼과 양형 자료
벌금과 징역 하한이 모두 이익 산정에 달려 있으므로 방어의 중심은 이익을 줄이는 데 있습니다. 첫째, 시세조종 기간과 매매 구간을 특정해 그 밖의 정상 거래 손익을 제외하도록 주장하고, 둘째, 시장 전체 지수·업종 지수 변동으로 설명되는 상승분을 위반행위와 분리해 보여주는 자료를 준비합니다. 셋째, 매수 원가·수수료·거래세 등 공제 가능한 비용을 빠짐없이 증빙합니다.
양형 면에서는 가담 정도가 단순 계좌 제공인지 주도적 기획인지, 이익을 실제로 누가 얼마나 가져갔는지, 피해 회복이나 수사 협조가 있었는지가 반영됩니다. 이익이 공범 사이에 분산되었다면 각자의 이익 기준으로 벌금 배수가 계산되는지, 아니면 전체 이익이 기준이 되는지가 쟁점이 되므로 역할별 이익 귀속 자료를 따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주가조작 벌금이 정확히 얼마나 올랐나요?
A.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의 벌금이 이익 또는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서 4배 이상 6배 이하로 올랐습니다. 이익이 10억 원이면 종전 30억~50억 원이던 범위가 40억~60억 원이 됩니다. 징역은 1년 이상 유기징역이 기본입니다.
Q. 이익이 거의 없으면 벌금도 적게 나오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이익이 없거나 산정이 어렵거나 이익의 6배가 5억 원 이하라면 벌금 상한은 5억 원으로 정해집니다. 이익이 작아도 5억 원 범위의 벌금은 가능한 구조입니다.
Q. 이익이 5억 원이 넘으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A. 제443조 제2항에 따라 이익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징역이 3년 이상,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으로 가중됩니다. 징역 하한이 올라가기 때문에 집행유예 가능성에도 직접 영향을 줍니다.
Q. 부당이득은 매도금액 전체인가요?
A. 아닙니다. 개정 자본시장법은 총수입에서 총비용을 공제한 차액을 이익으로 정의하고, 구체적 산정은 시행령에 위임했습니다. 매수 원가와 거래 비용을 뺀 순이익이 기준이므로 원가 증빙이 중요합니다.
Q. 벌금과 과징금을 둘 다 내야 하나요?
A. 형사처벌인 벌금과 행정제재인 과징금은 목적이 달라 별개로 부과될 수 있습니다. 과징금은 제429조의2에 근거하며, 몰수·추징은 형법 제48조에 따라 별도로 정해집니다.
Q. 단순히 계좌만 빌려줬는데도 같은 벌금인가요?
A. 법정형은 같은 조문이지만 실제 선고에서는 가담 정도가 크게 반영됩니다. 다만 이익이 누구에게 얼마나 귀속되었는지가 벌금 계산의 기준이 되므로, 역할별 이익 귀속 자료를 준비해 다투는 것이 필요합니다.
맺음말
주가조작의 벌금은 이익의 4배 이상 6배 이하라는 배수 구조이고, 이익이 5억 원과 50억 원을 넘으면 징역 하한까지 올라갑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이익을 얼마로 보느냐는 벌금 액수뿐 아니라 집행유예 가능성과 형의 종류를 정하는 핵심 변수입니다.
총수입에서 총비용을 뺀 순이익 기준, 위반행위와 인과관계 없는 상승분의 분리, 역할별 이익 귀속 정리가 방어의 기본 축입니다. 수사 초기에 매매내역과 손익 자료를 확보해 두면 이후 이익 산정 다툼의 기반이 되니, 소환이나 압수수색 이전에 상황을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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