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음주단속 현장에서 호흡측정기를 제대로 불지 못해 측정불응 혐의로 입건되었다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상담해 보면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수술 이력, 늑골 골절처럼 실제로 숨이 짧은 분들이 많습니다. 이분들은 “몸이 안 좋아서 못 분 것이니 거부는 아니다”, “최선을 다해 불었으니 괜찮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반대로 단속 경찰관은 “불지 않으려고 버티는 것”으로 기록해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간극이 그대로 형사 입건으로 이어집니다.
최근 대법원은 일관되게 신체 이상으로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이 불가능하거나 심히 곤란한 사람이 측정 수치가 나올 정도로 숨을 불어넣지 못했다고 해서 음주측정에 불응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 법리는 신체 이상이라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될 때에만 힘을 가지므로, 처음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아래에서는 폐가 약해 호흡측정을 하지 못한 경우 측정거부죄가 어떻게 판단되는지, 그리고 입건되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측정에 응하지 않은 경우를 처벌하는 것이지, 수치가 안 나온 경우를 처벌하는 것이 아닙니다
음주측정불응죄는 ‘응하지 아니한 것’이 요건이고, 수치 미검출 자체는 요건이 아닙니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은 경찰공무원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를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고, 이 경우 운전자는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같은 법 제148조의2 제2항 제1호에 따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음주운전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0.08% 미만 구간의 법정형(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보다 오히려 무겁게 설계되어 있어, 실제로 마신 술이 적었더라도 불응으로 판단되면 부담이 훨씬 커집니다.
그렇다면 호흡측정기에서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불응이 되는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처벌 규정의 문언은 “측정에 응하지 아니하는 사람”이고, 기계가 수치를 내지 못했다는 결과가 아니라 운전자가 측정에 응했는지, 즉 응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응하지 않았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경찰은 보통 호흡측정기에 숨을 불어넣게 하고, 여러 차례 시도해도 유효한 수치가 나오지 않으면 ‘불다 말기’, ‘시늉만 하기’로 기재해 측정불응으로 입건합니다. 이때 쟁점은 그 운전자가 정말 불지 않은 것인지, 불 수 없었던 것인지로 좁혀집니다.
측정불응죄는 ‘수치가 나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 ‘측정에 응하지 않은 것’을 처벌하는 죄입니다.
2. 신체 이상으로 호흡측정이 불가능하거나 심히 곤란했다면 불응이 아닙니다
호흡측정기 방식을 요구할 수 없는 운전자가 수치를 못 냈다면 불응으로 볼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운전자의 신체 이상 등의 사유로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이 불가능 내지 심히 곤란한 경우에까지 그와 같은 방식의 측정을 요구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경찰이 이를 무시하고 호흡측정을 요구하여 운전자가 수치가 나타날 정도로 숨을 불어넣지 못했더라도 음주측정에 불응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운전자의 신체 이상 등의 사유로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이 불가능 내지 심히 곤란한 경우에까지 그와 같은 방식의 측정을 요구할 수는 없으며(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경찰공무원으로서는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의 절차를 생략하고 운전자의 동의를 얻거나 판사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혈액채취에 의한 측정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운전자가 음주측정수치가 나타날 정도로 숨을 불어넣지 못한 결과 호흡측정기에 의한 음주측정이 제대로 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음주측정에 불응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5도7125 판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교통사고로 쇄골·늑골·흉골 등이 골절되어 깊은 호흡을 하면 심한 통증이 유발되는 상태였고, 약 3시간 동안 20여 회 음주측정기를 불었지만 끝내 측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통증으로 깊은 호흡을 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므로 불응이 아니라고 보아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폐 기능이 약한 경우도 같은 구조입니다. 호흡 능력이 구조적으로 부족한 상태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못 분 것’이지 ‘안 분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몸이 안 좋았다”는 진술이 아니라 그 상태가 객관적으로 확인되는지입니다. 위 사건에서도 응급실 도착 때부터 가슴 통증을 호소한 기록, 골절 부위와 정도에 관한 의학적 소견이 판단을 뒷받침했습니다.
호흡측정이 불가능하거나 심히 곤란한 신체 상태가 확인된다면, 수치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측정불응으로 볼 수 없습니다.
3. 폐활량 수치가 측정기 작동 기준에 못 미친다는 점이 입증되면 무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폐 기능 검사 수치와 측정기 최소 요구 호흡유량을 대조하는 것이 핵심 입증입니다.
폐가 약하다는 주장을 입증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방법은 폐기능검사 결과와 측정기 사양의 대조입니다.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2935 판결은 척추장애로 지체장애 3급으로 등록된 피고인의 폐활량이 정상인의 약 26.9%, 1초간 노력성 호기량이 약 33.5%에 불과했고, 경찰이 제시한 음주측정기가 작동하려면 최소 1.251ℓ의 호흡유량이 필요한데 피고인의 폐활량은 0.71ℓ에 불과했다는 점을 들어 음주측정에 불응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원심을 수긍했습니다.
이 판결의 구조를 실무에 옮기면 세 가지 자료가 필요합니다. 첫째, 호흡기내과에서 시행한 폐기능검사(FVC, FEV1 등) 결과와 진단서, 둘째, 천식·COPD·폐절제술·흉곽 손상 등 진단명과 치료 이력을 보여 주는 진료기록, 셋째, 단속에 사용된 측정기의 기종과 요구 유량입니다. 이 가운데 앞의 둘은 본인이 병원에서 발급받을 수 있고, 마지막은 수사기록과 제조사 사양을 통해 확인하게 됩니다.
또한 사건 당일의 정황도 중요합니다. 단속 현장에서 몇 번을 시도했는지, 숨을 불 때 기침·호흡곤란이 있었는지, 경찰관에게 지병을 말했는지는 단속 보고서, 블랙박스, 보디캠 영상으로 남습니다. 단속 당시 “폐가 안 좋다”고 알렸는데도 계속 같은 방식으로 호흡측정을 요구했다면, 그 사실이 곧 불응이 아니라는 주장의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폐기능검사 수치와 측정기 요구 유량을 대조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 입증의 핵심입니다.
4. 호흡측정이 불가능한 사람에게 혈액 채취를 거부했다고 불응이 되지는 않습니다
처벌 대상인 ‘측정’은 호흡조사에 한정되고, 혈액 채취 거부는 불응이 아닙니다.
호흡측정이 어려운 운전자에게 경찰이 혈액 채취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고, 이를 거부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도로교통법 제44조 제3항의 혈액 채취는 호흡 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다시 측정하는 절차이고, 처벌 규정인 제148조의2 제2항 제1호가 정하는 측정은 제44조 제2항의 호흡조사입니다.
대법원도 위 2010도2935 판결에서 신체 이상 등의 사유로 호흡조사에 의한 측정에 응할 수 없는 운전자가 혈액채취에 의한 측정을 거부하거나 이를 불가능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음주측정에 불응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법문상 혈액채취에 의한 측정은 처벌 대상인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입니다.
다만 이것이 “혈액 채취는 무조건 거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호흡측정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한 사람에 한한 법리이고, 호흡측정이 가능한 사람이 호흡측정을 거부한 뒤 혈액 채취를 권유받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입니다. 또 혈액 채취에 동의해 수치가 나오면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 위반(음주운전) 여부가 그 수치로 판단됩니다. 마신 술이 있다면 채혈 동의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마시지 않았다면 결백을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됩니다. 현장에서 이 선택을 바로 해야 하므로, 평소 지병이 있다면 대응 방향을 미리 알아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호흡측정이 불가능한 운전자에게는 호흡 측정도, 혈액 채취 거부도 측정불응죄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5. 입건 이후 절차와 확인 순서
진술 전에 의료 자료와 영상 확보가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측정불응 사건은 통상 ①단속 현장에서 호흡측정 요구와 시도 → ②경찰서 출석 조사(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약식기소 또는 정식기소 → ④정식재판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심리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측정불응은 운전면허 취소 사유와도 연결되어 있어 행정처분과 형사재판이 함께 진행된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입건 통보를 받았다면 아래 순서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호흡기내과 또는 해당 진료과에서 폐기능검사를 받고, 진단명과 호흡 능력이 기재된 진단서와 최근 진료기록을 발급받습니다.
단속 당시 블랙박스와 현장 영상, 단속 보고서와 음주측정불응 사실확인서에 지병 호소 내용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 열람 가능한 범위에서 확인합니다.
경찰 조사에서 “최선을 다해 불었으나 폐 기능 때문에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는 취지를 일관되게 진술하되, 사실과 다른 내용이나 추측은 진술하지 않습니다.
특히 조사 전에 진술서가 이미 작성되어 ‘고의로 불지 않았다’는 취지로 서명한 경우, 이후 번복이 어려워지므로 서명 전에 내용을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약식명령을 받았다면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다툴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마치며
폐 질환이 있는 분들은 단속 현장에서 당황하고 숨이 더 가빠져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채 불응으로 기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정말 잘못한 것인가” 하는 자책으로 초기 대응이 늦어지곤 합니다.
실제로 몸이 따라주지 않아 불지 못한 운전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보다 진단서, 폐기능검사, 현장 영상처럼 객관적 자료를 얼마나 갖추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이 자료는 시간이 지나면 현재 상태와 다르게 평가되기 쉬워 빨리 확보할수록 좋습니다.
반대로 정말 마셨기에 일부러 불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는 입장에서는, 지병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그 지병이 호흡측정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인지, 시도 과정이 어땠는지에 따라 결론이 전혀 달라집니다.
저는 음주운전과 측정불응 사건에서 단속을 받은 운전자 쪽 사건을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상황에서도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쟁점을 앞세우느냐에 따라 무죄와 유죄가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조사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폐가 약해서 호흡측정이 안 되면 무조건 측정거부가 아닌가요?
A. 무조건은 아닙니다. 신체 이상으로 호흡측정이 불가능하거나 심히 곤란했다는 점이 진단서, 폐기능검사 등으로 확인될 때 불응이 아니라고 봅니다. 단순히 “몸이 안 좋았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Q. 경찰이 여러 번 불게 했는데도 수치가 안 나오면 처벌되나요?
A. 시도 횟수 자체가 기준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5도7125 판결에서는 약 3시간 동안 20여 회 불었지만 측정되지 않은 사례를 신체 상태 때문으로 보아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시도했다는 사실과 신체 상태가 함께 입증되어야 합니다.
Q. 호흡측정이 안 되면 혈액 채취를 거부해도 불응이 되지 않나요?
A. 호흡조사에 응할 수 없는 신체 상태라면 혈액 채취를 거부해도 측정불응죄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2010도2935 판결의 입장입니다. 다만 호흡측정이 가능한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법리입니다.
Q. 측정불응의 처벌은 어느 정도인가요?
A.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에 따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일정 기간 내 재범이면 제1항에 따라 더 무겁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단속 당시 지병을 말하지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주장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당시 호소 여부는 입증에 중요한 자료이므로 이후라도 진단서, 진료기록, 폐기능검사 결과를 빨리 확보하고, 현장 영상 등으로 당시 상태를 보완해야 합니다.
Q.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다툴 수 있습니다. 기간이 지나면 확정되므로 서둘러 의료 자료를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결정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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