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퇴근길이나 회식 뒤에 공유 자전거나 개인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다가 보행자나 다른 자전거와 부딪히는 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해보면 “자전거는 면허도 필요 없으니 음주운전이 아니다”, “살짝 부딪힌 것이고 사과하고 합의하면 끝난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이 출동해 호흡 측정을 하고 상대방이 병원 진단서를 제출하면, 단순한 접촉사고라고 생각했던 일이 형사사건으로 바뀌고 “합의했는데 왜 처벌을 받느냐”는 의문이 이어집니다.
도로교통법은 자전거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음주 상태로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는 합의가 되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자동차 음주운전보다 처벌이 가볍다는 사실과, 아무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래에서는 술을 마시고 자전거로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 어떤 법이 적용되는지, 합의가 처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조사 단계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자전거도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면 도로교통법 위반입니다
자전거는 면허가 없어도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이면 음주운전 금지 대상입니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은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4항은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으로 정하고 있어, 소주 한두 잔 정도로도 기준을 넘을 수 있습니다.
자전거 음주운전은 도로교통법 제156조 제11호에 따라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의 대상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사고 없이 단속된 경우 대부분 범칙금 통고처분으로 마무리되기 때문에 “자전거 음주는 별일 아니다”라는 인식이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수위는 어디까지나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은 단순 음주운전에 대한 것입니다.
또 경찰공무원이 음주운전을 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자전거 운전자에게도 호흡 측정을 요구할 수 있고, 이 측정에 응하지 않으면 제156조 제12호에 따라 별도로 처벌받습니다. 측정을 피하려고 사고 후 추가로 술을 마시는 행위도 제44조 제5항이 금지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라고 해서 음주운전의 예외가 아니며, 사고가 나는 순간 이 위반 사실은 다른 죄의 판단 자료가 됩니다.
2.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과실치상 또는 중과실치상이 문제됩니다
음주 상태의 자전거 사고는 도로교통법 위반에 더해 형법상 과실 범죄까지 함께 문제됩니다.
자전거로 보행자를 넘어뜨려 골절, 찰과상, 타박상 등을 입혔다면 형법 제266조의 과실치상죄가 기본이 되고, 이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됩니다. 여기에 음주라는 사정이 더해지면 운전자가 지켜야 할 주의의무를 현저히 소홀히 했다고 평가되어 중대한 과실로 보게 될 여지가 커집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서 말하는 ‘차’에는 도로교통법 제2조 제17호 가목의 차가 포함되고, 자전거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따라서 자전거 운전자가 일으킨 사고도 교통사고에 해당하고, 아래 조문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
즉 중과실치상으로 평가되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단순히 길에서 어깨를 부딪친 정도가 아니라, 음주로 균형을 잃고 인도에서 보행자를 들이받은 사안이라면 과실치상 수준에 그치지 않고 중과실 쟁점이 본격적으로 다투어집니다.
사고 상대방의 상해 정도와 음주 수치가 클수록 과실치상이 아닌 중과실치상으로 다뤄질 위험이 커집니다.
3.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음주 사고는 공소 제기가 가능합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의 ‘합의하면 공소 불가’ 원칙은 음주운전 사고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교통사고에서는 업무상과실치상이나 중과실치상을 범한 운전자에 대해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사건이 마무리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법은 여기에 중요한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44조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거나 같은 법 제45조를 위반하여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8호).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에는 자전거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예외는 자전거 운전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피해자와 합의서를 쓰고 처벌불원서를 받았더라도,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또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는 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한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지만, 그 제1항 단서 제1호가 제3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를 다시 제외하고 있어 자전거 보험·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 점 때문에 많은 분들이 합의를 마쳤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생각했다가 검찰 송치나 약식명령 소식을 받고 당황합니다. 다만 합의는 처벌 여부를 정하는 요소가 아니라 양형, 즉 벌금액을 정하거나 선처 여부를 가르는 핵심 자료로 쓰입니다. 합의서에는 피해 내용, 합의금, 처벌불원 의사가 분명히 담겨 있어야 하고,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합의는 공소 제기를 막아주지 못하지만, 처벌의 수위를 낮추는 가장 중요한 양형 사정입니다.
4. 자동차 음주운전과 달리 징역 규정은 없지만 민사책임까지 따라옵니다
처벌은 벌금 중심이어도 치료비·위자료 등 민사 배상은 별개로 전부 부담해야 합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의 음주운전 처벌 규정은 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한 경우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자전거 운전자에게는 징역형이 정해진 음주운전 처벌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또 운전면허 행정처분은 자동차등을 운전한 경우를 전제로 하므로, 자전거 음주운전만으로 운전면허가 정지·취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처벌이 벌금형 중심이라고 해서 결과가 가벼운 것은 아닙니다. 전과 기록이 남을 수 있고, 피해자의 상해가 중하면 금고형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발생합니다. 치료비, 일실수입, 통원 교통비, 위자료가 모두 포함되고, 음주 상태에서 낸 사고는 운전자의 과실 비율이 높게 평가되어 피해자의 과실상계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피해자가 입원 치료를 길게 받거나 후유장해가 남으면 배상액이 수천만 원 단위로 커질 수 있습니다. 개인이 가입한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이 있더라도 약관상 음주 중 사고를 면책 사유로 정한 경우가 있어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약관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벌금으로 형사 책임이 끝나더라도 치료비와 위자료 등 민사 배상은 따로 남습니다.
5. 사고 직후 조치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사고 직후의 구호조치와 측정 응답 여부가 이후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음주 자전거 사고는 통상 ①사고 직후 피해자 구호조치와 112·119 신고 → ②경찰의 호흡 측정과 현장 조사(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③피의자 조사 후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수원지방법원의 약식 또는 정식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은 사고 운전자에게 피해자를 구호하고 인적 사항을 제공할 의무를 정하고 있어, 이를 지키지 않고 현장을 떠나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공소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경찰이 호흡 측정을 요구하면 응해야 합니다. 측정 결과에 불복하면 도로교통법 제44조 제3항에 따라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로 다시 측정할 수 있으므로, 수치에 의문이 있다면 거부하기보다 채혈을 요청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아래 순서로 먼저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사고 시각과 마지막 음주 시각, 마신 술의 종류와 양을 정리하고, 측정 시각과 측정값이 맞는지 호흡측정기 결과지를 확인합니다.
피해자의 진단서 상 상해 정도와 치료 기간을 확인하고, 사고 장소의 CCTV·블랙박스 영상이 보존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치료비 부담 의사를 밝히고, 합의서에 처벌불원 의사를 서면으로 받아 둡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수사 초기에 대응 방향을 세우면 과실치상 수준에서 사건을 정리할지, 중과실 다툼을 해야 할지를 판단해 벌금액과 전과 부담을 줄일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자전거 음주 사고는 “자동차도 아닌데 설마 크게 문제되겠나”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 직후에는 상대방에게 사과하고 보내는 것으로 끝났다고 여겼다가, 뒤늦게 경찰 출석 요구서를 받고서야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사고로 다치신 분의 입장에서는 치료 경과와 진단서, 사고 당시 영상과 상대방의 음주 정황을 확보해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형사 절차와 별개로 치료비와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는 민사 절차가 있다는 점도 기억하셔야 합니다.
반대로 사고를 낸 쪽의 입장에서도 합의서 한 장으로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음주 수치와 피해 정도, 합의 시기와 내용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교통 관련 형사사건에서 가해자로 조사받는 분과 피해를 입은 분 양쪽의 사정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증거 정리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사고 이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조사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자전거는 면허가 없는데도 음주운전으로 처벌되나요?
A. 처벌됩니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은 자전거 운전도 금지 대상으로 정하고 있고,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이면 술에 취한 상태로 봅니다. 사고가 없더라도 제156조 제11호에 따라 처벌 대상입니다.
Q. 피해자와 합의했는데도 기소될 수 있나요?
A. 기소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8호가 음주운전 사고를 합의에 의한 공소 제한의 예외로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서 중요하게 참작됩니다.
Q. 자전거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되나요?
A. 면허 행정처분은 자동차등을 운전한 경우를 전제로 하므로, 자전거 음주운전만으로 면허가 정지·취소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형사처벌과 민사 배상책임은 그대로 따릅니다.
Q. 호흡 측정을 거부하면 더 유리한가요?
A. 오히려 불리합니다. 측정에 응하지 않으면 제156조 제12호로 별도 처벌되고, 사고가 있었다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공소 제한 예외에도 해당될 수 있습니다. 수치에 불복한다면 거부 대신 채혈 측정을 요청하는 것이 맞습니다.
Q. 상대방이 가벼운 타박상만 입었다는데도 형사처벌을 받나요?
A. 진단서가 제출되어 상해가 인정되면 과실치상이 문제됩니다. 음주 사실이 더해지면 합의가 되어도 공소가 제기될 수 있어, 상해 정도와 음주 수치를 함께 따져 대응해야 합니다.
Q. 경찰에서 출석하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마신 술의 양과 사고 경위에 대한 첫 진술이 이후 중과실 인정 여부와 양형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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