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해외선물 투자자에게 본인 명의 거래계좌를 빌려주거나, 그 계좌로 거래를 대행해 주고 수수료를 받다가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았다는 상담이 부쩍 늘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내가 직접 사기를 친 것도 아니고 투자자가 알아서 매매한 것”, “계좌만 빌려줬을 뿐 수익도 수수료 정도였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고소하거나 금융당국 조사가 시작되면, 계좌 명의자와 운영자 모두 하나의 범죄 구조 안에서 책임을 묻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수사기관과 법원은 해외선물 대여계좌 사건을 단순한 ‘계좌 빌려주기’가 아니라 무인가 금융투자업 영위와 접근매체 대여가 결합된 조직적 영업으로 보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운영 규모가 커질수록 도박개설, 사기, 범죄수익은닉 혐의까지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해외선물 대여계좌를 운영한 경우 어떤 죄가 문제되는지, 역할에 따라 처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수사를 받게 되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관련 법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대여계좌 운영은 무인가 금융투자업 영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주문을 받아 대신 해외선물 거래를 중개해 주면, 계좌 주인이 누구든 투자중개업에 해당합니다.
해외선물은 자본시장법상 파생상품이고, 투자자의 주문을 받아 자기 계산이 아니라 타인의 계산으로 거래를 체결해 주는 영업은 투자중개업에 해당합니다. 투자중개업은 금융위원회의 인가 또는 등록을 받은 금융투자업자만 영위할 수 있습니다.
대여계좌 영업은 보통 운영자가 해외 선물회사에 개설한 계좌(또는 제3자에게 빌린 계좌)에 투자자의 증거금을 모으고, 투자자에게 거래 프로그램 접속 권한을 주거나 주문을 대신 넣어 주면서 수수료·스프레드·롤오버 비용을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때 운영자가 ‘계좌만 빌려준다’고 주장해도, 실질이 투자자 주문의 접수·체결을 반복적으로 매개하는 것이라면 업(業)으로 영위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누구든지 이 법에 따른 금융투자업인가(변경인가를 포함한다)를 받지 아니하고는 금융투자업(투자자문업, 투자일임업 및 일반 사모집합투자업은 제외한다)을 영위하여서는 아니 된다(자본시장법 제11조).
이를 위반해 인가 없이 금융투자업을 영위한 자는 자본시장법 제444조 제1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여기서 ‘영위’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계속·반복하는 영업을 뜻하므로, 투자자 수, 거래 기간, 수수료 수입 규모, 광고·모집 여부가 핵심 판단 요소가 됩니다.
계좌를 빌려준다는 형식을 취했더라도, 투자자 주문을 매개해 수수료를 받았다면 무인가 투자중개업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2. 계좌 명의를 빌리거나 빌려주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 별도로 성립합니다
무인가 영업과 접근매체 대여는 별개의 죄이며, 함께 적용됩니다.
대여계좌 구조에서는 계좌 명의자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영자가 지인이나 모집한 사람의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게 한 뒤 아이디·비밀번호·인증수단을 넘겨받아 실제 운영은 본인이 하는 형태입니다. 이때 문제되는 것이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입니다. 같은 항 제2호는 대가를 수수·요구·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를, 제3호는 범죄에 이용할 목적이거나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위반하면 같은 법 제49조 제4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징역형과 벌금형은 병과될 수 있습니다. 접근매체를 알선·중개·광고한 경우도 같은 구간에서 처벌됩니다.
특히 운영자가 ‘무인가 영업에 쓰일 계좌’라는 점을 알면서 명의를 빌렸다면 제3호의 범죄이용 목적에 해당할 수 있고, 명의를 빌려준 사람은 대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았다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자본시장법 제11조의2는 무인가 영업을 목적으로 계좌의 대여를 알선하거나 중개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제444조 제1호의2에 따라 마찬가지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운영자가 직접 영업하지 않고 계좌 모집책 역할만 했더라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계좌 명의자, 운영자, 계좌 모집책은 각각 다른 조문으로 처벌되며 서로 책임을 떠넘길 수 없습니다.
3. 영업 구조에 따라 도박개설죄나 사기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의 손실이 곧 운영자의 이익이 되는 구조라면 처벌 범위가 훨씬 넓어집니다.
모든 대여계좌 사건이 무인가 영업으로만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는 투자자의 주문이 해외 시장에 전달되지 않고 운영자 내부에서 사실상 맞거래로 처리되거나, 투자자 손실금이 그대로 운영자 수익이 되는 구조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 수사기관은 형법 제247조의 도박개설죄를 검토합니다. 영리 목적으로 도박 공간을 개설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도박에 해당하는지는 승패가 우연에 의해 좌우되는지, 운영자가 그 상대방으로서 이익을 얻는 구조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원금 보장”, “월 수익 몇 퍼센트 보장”, “손실은 우리가 책임진다” 같은 말을 했다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가 문제됩니다. 사기죄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고, 피해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투자자의 피해 금액이 곧 이득액이 되므로, 계좌 수와 입금 규모가 곧 형량을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수익금이 여러 계좌를 거쳐 정리되었다면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의 자금세탁 혐의가 붙을 수 있고, 이 법에 따라 범죄수익은 몰수·추징 대상이 됩니다. 유죄가 되지 않더라도 수익으로 취득한 재산에 대한 추징은 별도의 부담이 됩니다.
운영 구조와 투자자 모집 방식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지고, 하나의 사건이 여러 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역할과 규모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대여계좌 사건이라도 운영자, 계좌 명의자, 단순 이용자의 책임은 전혀 다릅니다.
수사기관은 먼저 누가 투자자를 모으고 누가 계좌를 관리했으며 누가 수익을 가져갔는지를 구분합니다. 실제 운영을 지휘하고 수수료 대부분을 가져간 총책은 무인가 영업의 정범으로, 명의만 빌려주고 소액 대가를 받은 사람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각각 달리 평가됩니다. 투자자 모집을 도운 사람은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형법 제30조, 제32조)이 될 수 있습니다.
양형에서는 운영 기간, 투자자 수, 입금 총액, 수수료 수익 규모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초범인지, 수익을 반환했는지, 투자자와 합의했는지, 수사에 협조했는지도 참작됩니다. 다만 합의가 되더라도 무인가 영업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은 공익적 성격이 있어 처벌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이미 운영을 중단했더라도 공소시효 안에 있다면 언제든 수사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거래 기록, 입출금 내역, 메신저 대화는 이미 수사기관이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지우거나 폐기하는 행위는 증거인멸로 보여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역할 분담과 이득 규모를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형량을 줄이는 출발점입니다.
5. 수사 단계에서는 이렇게 대응해야 합니다
첫 진술 전에 운영 구조와 자신의 역할을 정리해 두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사건은 통상 ①금융감독원·경찰 조사 또는 고소 접수 → ②피의자 조사(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압수수색으로 휴대전화와 계좌 내역이 먼저 확보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조사 전에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본인이 직접 운영했는지, 계좌만 빌려줬는지, 모집만 했는지 역할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입출금 내역을 발급받아 투자자 수, 입금 총액, 본인이 받은 대가를 구분해 계산합니다.
투자자에게 한 설명이나 수익 보장 문구가 있었는지 메신저 기록과 홍보 자료를 점검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법리와 증거에 맞는 진술 방향을 정해야 하며, 역할이 부수적이었다는 점을 객관 자료로 뒷받침할 수 있는지에 따라 기소 여부와 형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치며
대여계좌 사건은 “나는 계좌만 빌려줬다”, “수수료만 조금 받았다”는 생각 때문에 사안을 가볍게 보다가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영에 관여한 입장에서는 어떤 조문이 어느 행위에 적용되는지, 그리고 자신의 역할이 정범인지 가담인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역할 정리 하나로 적용 죄명과 형량이 달라집니다.
반대로 손실을 입은 투자자 입장에서도 운영자의 구조와 모집 경위를 파악해야 형사 고소와 민사 반환청구를 함께 설계할 수 있습니다.
저는 금융·투자 관련 사건에서 운영자 쪽과 피해를 주장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진술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좌 명의만 빌려줬고 운영은 하지 않았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은 대가를 받고 접근매체를 빌려주거나,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빌려주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다만 대가 여부, 용도에 대한 인식 정도가 유무죄와 양형을 가르는 쟁점입니다.
Q. 투자자가 스스로 매매했고 저는 수수료만 받았는데 무인가 영업인가요?
A. 투자자 주문을 접수·전달하거나 거래 환경을 제공하면서 계속적으로 수수료를 받았다면 투자중개업을 영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투자자 수와 기간, 광고·모집 여부가 판단 요소입니다.
Q. 계좌 모집만 도왔는데 책임이 있나요?
A. 자본시장법 제11조의2는 무인가 영업을 목적으로 한 계좌 대여의 알선·중개를 금지하고, 전자금융거래법도 접근매체 알선을 처벌합니다. 직접 운영하지 않았어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Q.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돌려주면 처벌이 면제되나요?
A.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반환과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되지만, 무인가 영업과 접근매체 대여는 합의로 소멸하지 않는 죄입니다.
Q. 이미 운영을 그만뒀는데 수사를 받을 수 있나요?
A.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면 가능합니다. 과거 거래내역과 입출금 기록이 수사의 핵심 자료가 되므로 운영 종료 여부와 관계없이 대비가 필요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역할 판단과 적용 죄명의 방향을 정하고, 규모가 큰 사건은 압수수색과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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