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사자는 아닌데, 남이 진행 중인 소송에서 패소하면 결국 내가 책임을 떠안게 되는 상황이 있습니다. 보증인이 채권자에게 소송을 당했는데 주채무자가 정작 방어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시공사가 하자 소송을 당했는데 하수급인이 그 결과에 따라 구상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럴 때 민사소송법은 소송결과에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한쪽 당사자를 돕기 위해 소송에 끼어드는 길, 즉 보조참가를 열어 두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보조참가가 어떤 요건에서 허용되는지, 참가하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참가하지 않거나 참가한 채 패소했을 때 어떤 효력이 따라오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보조참가란 — 당사자는 아니지만 한쪽 편에 서는 제도
보조참가는 민사소송법 제71조에 근거를 둔 제도로, 소송결과에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한쪽 당사자를 돕기 위해 법원에 계속 중인 소송에 참가하는 것을 말합니다. 도움을 받는 당사자를 피참가인, 참가하는 제3자를 참가인이라고 부릅니다. 참가인은 원고나 피고가 되는 것이 아니므로 자기 이름으로 판결을 받지는 않고, 어디까지나 피참가인이 이기도록 돕는 지위에 섭니다.
이 제도가 필요한 이유는 판결의 효력이 원칙적으로 소송의 당사자에게만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당사자 사이의 판결 결과가 제3자의 지위에 사실상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증채무 소송에서 보증인이 패소하면 보증인은 주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되는데, 이때 주채무자가 소송에 아무 관여도 하지 않았다면 구상 단계에서 억울함을 주장할 여지가 문제 됩니다. 보조참가는 이런 제3자에게 소송 과정에서 직접 주장과 증거를 낼 기회를 주는 대신, 그 소송의 결과에 책임을 지게 하는 구조입니다. 참가의 기회와 판결 결과에 대한 부담이 한 묶음으로 움직인다는 점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보조참가는 남의 소송에서 내 몫의 방어 기회를 얻는 제도이면서, 동시에 그 소송의 결과를 함께 짊어지는 제도다.
참가 요건 — 소송결과에 대한 법률상 이해관계
제71조가 요구하는 요건은 소송결과에 이해관계가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이해관계는 단순히 감정적·경제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그 소송의 판결 내용이 참가하려는 사람의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실무와 학설의 일반적인 이해입니다. 친구가 소송에서 지면 마음이 불편하다거나, 거래처가 패소하면 매출이 줄 수 있다는 정도의 사실상 이해관계만으로는 참가가 허용되기 어렵습니다.
법률상 이해관계가 인정되는 전형적인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판결의 직접적 효력이 아니더라도 판결 결과에 따라 참가인의 법적 권리·의무가 달라지는 관계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보증인과 주채무자 — 보증인 패소 시 주채무자에게 구상 책임이 이어지는 관계.
원도급 소송과 하도급 — 시공사가 하자담보책임을 지면 하수급인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관계.
채권자대위·추심 소송의 채무자 — 소송 결과가 자기 채권·채무에 직접 영향을 주는 관계.
임차인과 임대인 — 임대인의 소유권 분쟁 결과에 따라 임차인의 사용 권원이 좌우되는 관계.
이해관계는 소송에 참가하는 쪽을 이기게 하면 참가인에게 유리해지는 방향으로 존재해야 합니다. 즉 피참가인이 승소하면 참가인의 법적 지위가 안정되거나 책임이 줄어드는 구조여야 하고, 피참가인의 승패와 무관한 사람이 참가할 수는 없습니다. 이해관계는 참가신청 시점뿐 아니라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유지되어야 하므로, 사정이 바뀌어 이해관계가 사라지면 참가의 이유도 함께 흔들립니다.
보조참가의 문턱은 '마음 쓰임'이 아니라 '판결 결과가 내 법적 지위를 바꾸는가'다.
참가가 막히는 경우 — 소송 지연과 상대방의 이의
이해관계가 있더라도 참가가 언제나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71조 단서는 소송절차를 현저하게 지연시키는 경우에는 참가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변론이 거의 끝나 가는 시점에 새로 참가해 이미 정리된 쟁점을 다시 열려 하거나, 증거조사를 다시 하자고 요구하는 식이라면 법원이 참가를 허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참가신청이 있으면 당사자는 참가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제73조에 따라 이의가 나오면 참가인은 참가의 이유를 소명해야 하고, 법원은 참가를 허가할지 결정합니다. 법원이 직권으로 참가인에게 소명을 명할 수도 있으며, 참가의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으면 허가하지 않는 결정을 합니다. 이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항고가 가능합니다.
상대방이 이의를 신청하려면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제74조에 따라 당사자가 참가에 대해 이의를 신청하지 않은 채 변론하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하면 이의신청권을 잃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참가신청서가 송달된 직후, 첫 변론이나 준비기일 전에 이의 여부를 정해야 합니다. 이의가 있더라도 참가인은 제75조 제1항에 따라 참가를 허가하지 않는 결정이 확정될 때까지는 소송행위를 계속할 수 있고, 당사자가 그 소송행위를 원용했다면 나중에 참가가 불허되어도 그 행위의 효력은 유지됩니다.
참가신청의 방식 — 서면, 송달, 그리고 시기
참가신청은 민사소송법 제72조 제1항에 따라 참가의 취지와 이유를 밝혀 참가하려는 소송이 계속된 법원에 해야 합니다. 신청서에는 어느 사건에 누구를 위해 참가하는지, 소송결과에 어떤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이유를 추상적으로 쓰면 이의가 나왔을 때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받기 쉬우므로, 구상권·하자담보책임처럼 어떤 법률관계가 연결되는지를 문장으로 분명히 해야 합니다.
서면으로 신청한 경우 법원은 제72조 제2항에 따라 그 서면을 양쪽 당사자에게 송달합니다. 또한 같은 조 제3항은 참가신청을 참가인으로서 할 수 있는 소송행위와 동시에 할 수 있다고 하므로, 신청서를 내면서 곧바로 준비서면이나 증거신청서를 함께 제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시간이 급한 사건이라면 이 점을 활용해 참가와 동시에 주장·증거를 내는 쪽이 이의 신청 이후 허가 여부를 기다리는 것보다 유리합니다.
참가는 소송이 계속되는 한 상소심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다만 늦게 참가할수록 이미 진행된 절차는 되돌릴 수 없고, 참가인은 참가 시점의 소송 진행 정도에 따라 할 수 없는 행위는 하지 못합니다. 변론이 종결되기 전에, 가능하면 소장 부본이 송달되어 소송이 시작됨을 안 직후에 참가하는 것이 방어 기회를 가장 넓게 확보하는 길입니다.
참가인이 할 수 있는 일과 한계 — 피참가인과 어긋나면 효력이 없다
제76조 제1항은 참가인이 소송에 관해 공격·방어·이의·상소, 그 밖의 모든 소송행위를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증거를 신청하고 증인을 신문하며, 법리 주장을 내고, 판결에 대해 상소까지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참가할 때의 소송 진행 정도에 따라 할 수 없는 소송행위, 예컨대 이미 실권된 공격방어방법의 제출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한계는 제76조 제2항입니다. 참가인의 소송행위가 피참가인의 소송행위에 어긋나면 그 행위는 효력을 가지지 않습니다. 피참가인이 청구를 인정하는 진술을 했는데 참가인이 이를 다투거나, 피참가인이 취하나 화해를 하려는데 참가인이 막으려는 식의 충돌이 생기면 피참가인의 뜻이 우선합니다. 참가인은 어디까지나 보조하는 지위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참가를 고민하는 사람은 피참가인과의 관계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피참가인이 소극적이거나 소송을 일찍 정리하려 한다면 참가인이 아무리 적극적으로 방어해도 그 방어가 피참가인의 행위와 저촉되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위험이 큰 사안에서는 보조참가보다 아래에서 보는 다른 참가 형태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참가인은 모든 소송행위를 할 수 있지만, 피참가인의 소송행위와 어긋나면 그 행위는 효력이 없다 — 보조참가의 힘은 피참가인과의 호흡에서 나온다.
참가적 효력 — 패소 책임을 나누는 효력
보조참가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법리가 제77조의 참가적 효력입니다. 재판은 일정한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참가인에게도 효력이 미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효력은 기판력과는 다릅니다. 기판력은 판결 주문에 담긴 소송물에 대한 판단이 당사자 사이에서 다시 다투어지지 못하게 하는 힘인데, 참가적 효력은 피참가인이 패소했을 때 피참가인과 참가인 사이에서 참가인이 그 판결이 부당하다고 주장하지 못하게 하는 힘입니다.
이 효력은 판결 주문뿐 아니라 판결의 이유 중에 담긴 사실 판단과 법률 판단에도 미친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 보증인이 채권자에게 패소한 판결에서 주채무가 존재한다는 점이 이유에서 판단되었다면, 이후 보증인이 주채무자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제기했을 때 참가했던 주채무자는 주채무가 없었다고 다시 다투기 어렵습니다. 참가인에게는 방어에 참여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다는 점이 이 효력의 정당화 근거입니다.
그래서 보조참가는 이익이자 부담입니다. 참가해서 이기면 자신의 지위를 지킬 수 있지만, 참가하고도 지면 나중에 같은 쟁점을 다시 다툴 길이 좁아집니다. 소송 결과가 불리할 것 같다고 해서 아무 준비 없이 참가하면, 오히려 쟁점이 확정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참가적 효력이 배제되는 경우 — 제77조 각호와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
참가적 효력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제77조 각호는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참가인에게 재판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제76조에 따라 참가인이 소송행위를 할 수 없었거나, 그 소송행위가 효력을 가지지 못한 경우.
피참가인이 참가인의 소송행위를 방해한 경우.
피참가인이 참가인이 할 수 없는 소송행위를 고의나 과실로 하지 않은 경우.
피참가인이 참가인이 낸 증거를 일부러 철회하거나, 참가인만 주장할 수 있는 항변을 알면서도 제출하지 않아 패소했다면 참가인은 그 판결이 자신에게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참가인이 성실하게 소송을 수행했는데도 참가인이 자기 몫의 방어를 하지 못했다면 그 책임은 참가인이 져야 합니다. 이 때문에 참가한 뒤에는 피참가인이 어떤 주장과 증거를 내는지 소송기록을 주시하고, 필요한 주장은 직접 서면으로 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편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6다221085 판결은 전소가 확정판결이 아니라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으로 종료된 경우에는 참가적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이 참조한 조문에는 민사소송법 제76조·제77조가 포함됩니다. 따라서 이전 소송이 판결로 끝났는지, 조정·화해로 끝났는지에 따라 후속 소송에서 참가인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달라지므로, 종료 형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소송고지와 다른 참가 형태 — 보조참가만이 답은 아니다
보조참가에는 두 가지 짝이 되는 제도가 있습니다. 첫째는 소송고지입니다. 제84조 제1항에 따라 소송이 계속되면 당사자는 참가할 수 있는 제3자에게 소송고지를 할 수 있고, 제86조에 따라 고지를 받은 사람이 참가하지 않았더라도 참가할 수 있었던 때에 참가한 것으로 보아 제77조의 참가적 효력이 적용됩니다. 즉 소송고지를 받고도 가만히 있으면 효력만 지게 되므로, 고지서를 받았다면 참가 여부를 서둘러 판단해야 합니다.
둘째는 공동소송적 보조참가(제78조)입니다. 재판의 효력이 참가인에게도 직접 미치는 경우에는 참가인과 피참가인에 대해 필수적 공동소송의 특칙인 제67조와 제69조를 준용합니다. 이 경우 참가인의 소송행위는 피참가인과 어긋나더라도 필수적 공동소송인에 준하는 효력을 가지므로, 일반 보조참가보다 훨씬 강한 지위입니다. 참가하려는 사람이 판결의 효력을 직접 받는 지위라면 이 유형에 해당하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소송목적이 자기의 권리라고 주장하거나 소송결과에 따라 권리가 침해된다고 주장하는 제3자는 제79조의 독립당사자참가로 아예 당사자로서 소송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보조참가가 한쪽을 돕는 소극적 선택이라면 독립당사자참가는 자기 청구를 세우는 적극적 선택입니다. 사안의 이해관계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어느 유형이 맞는지를 먼저 가려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단순히 친구가 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보조참가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소송결과에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어야 하고, 감정적·사실상 이해관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판결에 따라 내 권리·의무가 달라지는 구체적 연결고리를 신청서에 밝혀야 합니다.
Q. 상대방이 참가에 반대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상대방이 이의를 신청하면 참가인은 참가의 이유를 소명해야 하고, 법원이 허가 여부를 결정합니다. 허가하지 않는 결정이 확정될 때까지는 소송행위를 할 수 있고, 당사자가 그 행위를 원용했다면 효력이 유지됩니다.
Q. 참가인이 피참가인과 다른 주장을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제76조 제2항에 따라 피참가인의 소송행위와 어긋나는 참가인의 행위는 효력이 없습니다. 피참가인이 인정한 사실을 참가인이 부인하더라도 소송에서는 반영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참가 전에 피참가인과 방어 방향을 맞춰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참가하지 않았는데도 판결의 효력을 받을 수 있나요?
A. 소송고지를 받았다면 참가하지 않았어도 제86조에 따라 참가할 수 있었을 때 참가한 것으로 보아 제77조의 효력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소송고지서를 받았다면 방치하지 말고 참가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Q. 소송이 조정으로 끝나도 참가적 효력이 생기나요?
A.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6다221085 판결은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으로 끝난 경우 참가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소송의 종료 형태와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 사정을 따져 봐야 합니다.
Q. 항소심에서도 보조참가할 수 있나요?
A. 소송이 계속되어 있는 동안에는 상소심에서도 참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참가 시점의 소송 진행 정도에 따라 할 수 없는 소송행위가 있고, 피참가인이 이미 상소를 포기했다면 참가인이 상소할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맺음말
보조참가는 남의 소송이 내 법적 지위를 좌우할 때 방어의 기회를 얻는 수단이지만, 그만큼 판결 결과의 부담도 함께 지는 제도입니다.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지, 참가 시점과 이의 가능성은 어떤지, 피참가인과 방향이 맞는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순서입니다.
참가적 효력은 피참가인이 패소했을 때 참가인이 그 판결을 다시 다투지 못하게 하는 효력이라, 참가하고 지면 오히려 쟁점이 굳을 수 있습니다. 또한 참가한 뒤에도 피참가인의 소송 수행을 방치하지 말고, 필요한 주장과 증거는 참가인 명의로 직접 제출해 기록에 남겨 두어야 나중에 제77조 각호의 예외를 주장할 근거가 생깁니다. 소송고지를 받았거나 남의 소송이 내 권리와 맞닿아 있다면, 참가 여부와 그 형태를 서둘러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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