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미성년자인데 후배와 성적 대화하면 그루밍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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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미성년자인데 후배와 성적 대화하면 그루밍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SNS 메신저와 오픈채팅으로 학교 선후배, 동네 친구들과 성적인 농담이나 대화를 주고받다가 “그루밍 아니냐”는 말을 듣고 불안해하는 청소년과 학부모님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은 “저도 미성년자인데 설마 처벌받겠어요”, “서로 장난으로 한 얘기였고 후배도 같이 웃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후배의 부모님이 대화 캡처를 들고 학교나 경찰서를 찾아가면, 그때부터는 장난이었다는 말보다 대화의 내용과 횟수, 그리고 상대방이 어떻게 느꼈는지가 문제로 다뤄집니다.

최근 수사·재판 실무는 ‘그루밍’이라는 말이 붙는지보다, 그 대화가 어떤 법의 어떤 조항에 해당하는지를 대화 내용·빈도·목적을 종합해 따져 묻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책임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그루밍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는다고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미성년자끼리의 성적 대화가 그루밍에 해당하는지, 그루밍이 아니더라도 어떤 책임이 생길 수 있는지, 그리고 연락을 받은 뒤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그루밍 처벌 조항은 19세 이상의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청소년성보호법의 온라인 그루밍 조항은 행위자가 19세 이상일 때만 적용됩니다.

흔히 말하는 온라인 그루밍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가 규율합니다. 이 조항은 성인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해 성적인 대화를 이어가거나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하는 것을 처벌합니다.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ㆍ청소년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거나 그러한 대화에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참여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 제1항).

핵심은 조문의 첫머리가 “19세 이상의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같은 법 제2조는 아동·청소년을 19세 미만으로 정의하므로, 행위자도 피해자도 모두 19세 미만인 사건은 제15조의2의 그루밍죄로 처벌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제2항도 피해자가 16세 미만일 때 성착취 목적 요건을 완화하는 규정일 뿐, 행위자가 19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다만 이 말이 “미성년자끼리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질문하신 분이 만 19세 생일이 지났거나 지날 시점에 대화가 이어졌다면 사정이 달라지고, 그루밍이 아니더라도 다른 조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끼리의 대화는 제15조의2 그루밍죄의 대상은 아니지만, 그것이 곧 면책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2. 그루밍이 아니어도 성적 대화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을 성적 목적으로 보내면 나이와 무관하게 성립할 수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는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를 처벌합니다.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이 조항의 성립 요건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키려는 목적이 있어야 하고, 둘째 메신저·SNS·문자 같은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내용이 전달되어야 하며, 셋째 그 내용이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합니다. 나이 제한이 없으므로 행위자가 미성년자여도 조문상 구성요건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것은 ‘장난이었다’는 항변입니다. 성적 목적 유무는 본인의 말이 아니라 대화의 내용, 보낸 시간대, 반복 여부, 상대방이 거절 의사를 보였는데도 계속했는지 같은 객관적 정황으로 가려집니다. 후배가 불편함을 표현했는데도 같은 화제로 계속 말을 걸었다면 장난이라는 설명은 설득력을 잃기 쉽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같이 웃거나 맞장구를 쳤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선후배 관계에서는 거절하기 어려워 분위기를 맞춰준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루밍이 아니라는 사실이 곧 무죄는 아니며, 성적 목적의 대화가 상대방에게 수치심을 줬는지가 핵심입니다.


3. 형사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학교폭력 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학교 학생 사이의 성적 대화는 학교폭력(성폭력)으로 학교 차원의 조치 대상이 됩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협박, 명예훼손·모욕 및 성폭력,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학교 밖에서, 그리고 메신저 대화로 이뤄진 일이라도 학생 사이의 일이면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피해학생 측이 학교에 신고하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사안을 심의하고, 같은 법 제17조에 따라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학교에서의 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처분 가운데 하나 이상의 조치를 교육장에게 요청합니다.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학생에게는 적용하지 않습니다.

가해학생에게 조치가 내려지기 전에 심의위원회는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하므로, 이 단계에서 어떤 자료를 가지고 어떻게 소명하느냐가 조치 수위를 좌우합니다. 대화 전체 맥락, 상대방의 반응, 사과·재발방지 노력 같은 사정은 이 단계에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학교폭력 조치와 형사 절차는 별개로 움직입니다. 학교에서 조치를 받았다고 해서 경찰 수사가 끝나는 것도, 경찰 수사가 없다고 해서 학교 조치가 면제되는 것도 아닙니다.

형사 책임과 별개로, 학교는 학교폭력 조치라는 독립된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4. 나이가 어리면 형사처벌 대신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4세 미만인지 14세 이상인지에 따라 책임을 묻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집니다.

형법 제9조는 14세가 되지 아니한 사람의 행위를 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다만 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는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을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심리하도록 하고 있어서, 형사처벌은 받지 않아도 가정법원 소년부의 보호처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소년은 ‘죄를 범한 소년’으로서 원칙적으로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다만 소년 사건은 수사 결과 보호처분이 적당하다고 인정되면 검사가 소년부로 송치하는 경우가 많고, 형사재판으로 가더라도 소년의 특성을 고려한 별도 규정이 적용됩니다.

소년부 판사는 심리 결과 소년법 제32조에 따라 감호 위탁, 수강명령, 사회봉사명령,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10가지 보호처분 중 필요한 처분을 정합니다. 수강명령은 12세 이상, 사회봉사명령은 14세 이상에게만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조 제6항은 보호처분이 그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보호처분은 전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형사처벌과 크게 다르지만, 사안의 경중과 반성 정도, 재범 위험, 보호자의 감독 가능성에 따라 처분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어떤 자료를 어떻게 제출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하는 이유입니다.

나이가 어리면 책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묻는 방식이 형벌에서 보호처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입니다.


5. 연락을 받았다면 조사 전에 대응 순서부터 정해야 합니다

대화 원본을 지우지 않고, 첫 조사 전에 진술 방향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학교 신고나 고소로 이어진 사건은 통상 ①학교 전담기구의 사안 조사 또는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신고·고소 접수 → ②학생과 보호자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의 송치 및 소년부 송치 또는 기소 판단 → ④수원가정법원 소년부 심리 또는 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연락을 받은 직후에는 불안한 마음에 대화방을 지우거나 상대방에게 직접 사과 메시지를 연달아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두 가지 모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대화 삭제는 증거인멸로 비칠 수 있고, 반복되는 연락은 접촉 금지 조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1. 대화 원본을 지우거나 수정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한 뒤, 대화 전체의 시간순 흐름과 맥락을 정리합니다.

  2.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하지 말고, 사과나 합의는 보호자와 변호사를 통해 의사를 전달합니다.

  3. 학교나 경찰에서 연락이 오면 첫 조사 전에 진술 내용과 제출 자료를 먼저 점검합니다.

이렇게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면 성적 목적이 없었다는 점, 상대방이 거절한 적이 없다는 점, 이후 사과와 재발 방지 노력을 했다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청소년 사이의 일은 “애들끼리 있었던 일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부모님도 본인도 초기 대응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학교 신고나 경찰 연락을 받고 나서야 사안의 무게를 알게 됩니다.

불편한 대화를 받은 쪽이라면 먼저 대화를 삭제하지 말고 원본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말이 어떤 횟수로 이어졌는지, 거절 의사를 표현했는지가 학교폭력 신고와 형사 고소 모두에서 판단의 기초가 됩니다.

반대로 문제 제기를 받은 쪽이라도 “장난이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대화의 맥락과 이후의 대응, 보호자의 지도 계획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학교 조치와 소년부 처분의 수위가 달라집니다.

저는 청소년 사이의 성 관련 분쟁에서 문제를 제기한 쪽과 문제 제기를 받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같은 사안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고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면, 바로 지금이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저도 미성년자인데 후배와 성적 대화를 했다면 그루밍으로 처벌되나요?

A. 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의2의 그루밍죄는 행위자가 19세 이상일 때 적용되므로 미성년자끼리의 대화는 이 조항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다만 성폭력처벌법 제13조의 통신매체이용음란죄나 학교폭력 조치는 별개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후배도 같이 웃고 대화에 응했는데 문제가 되나요?

A. 상대방의 호응만으로 안전하지 않습니다. 성적 목적 여부와 수치심·혐오감 유발 여부는 대화 내용, 빈도, 거절 의사 표시 여부 같은 객관적 정황으로 판단되고, 선후배 관계에서는 거절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Q. 만 14세 미만이면 아무 책임도 지지 않나요?

A. 형사처벌은 받지 않지만 소년법에 따라 10세 이상이면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심리될 수 있고, 학교폭력 조치도 별도로 받을 수 있습니다.

Q. 소년부 보호처분을 받으면 전과가 남나요?

A. 소년법 제32조 제6항은 보호처분이 그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다만 처분 내용에 따라 보호관찰이나 수강명령, 소년원 송치 같은 실질적 부담은 있습니다.

Q. 학교폭력 신고와 경찰 고소가 동시에 들어올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조치와 형사 또는 소년보호 절차는 서로 별개로 진행되므로, 한쪽 결과가 다른 쪽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Q. 학교나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상대방에게 먼저 사과해도 되나요?

A. 직접 연락하기보다 보호자와 변호사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반복되는 개인 연락은 학교폭력 조치에서 접촉 금지 대상이 될 수 있고, 사과 문구가 사실 인정으로 해석될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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