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에 노출된 군인의 질병, 군인 재해보상법상 공무상 재해 추정 특례의 요건
유해물질에 노출된 군인의 질병, 군인 재해보상법상 공무상 재해 추정 특례의 요건
법률가이드
병역/군형법세금/행정/헌법

유해물질에 노출된 군인의 질병, 군인 재해보상법상 공무상 재해 추정 특례의 요건 

강대현 변호사

화학물질, 소음, 분진, 방사선 같은 유해 요인이 있는 곳에서 오래 근무한 군인이 암이나 뇌·심장 질환, 정신질환 진단을 받고도 "공무와 상관없다"는 이유로 공무상 재해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질병은 사고와 달리 발병 시점이 뚜렷하지 않아, 원인이 공무였다는 점을 군인 본인이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군인 재해보상법은 이 입증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정한 경우 공무상 재해로 추정하는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추정 특례가 어떤 요건에서 적용되는지, 추정을 받더라도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공무상 질병의 원칙적 인정기준 — 입증책임이 군인에게 있는 구조

군인 재해보상법 제4조 제1항 제2호는 공무상 질병을 네 가지로 나눕니다. 공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 요인으로 발생한 질병,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주는 업무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공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그 밖에 공무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입니다. 유해물질을 다루던 군인의 질병은 대체로 첫 번째 유형인 '화학적·물리적 요인'에 해당합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는 공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으면 공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원칙적으로는 인과관계를 주장하는 쪽이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같은 조 제5항은 질병을 판단할 때 업무 특성, 성별, 나이, 체질, 평소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 유무, 병가·휴직·퇴직 등을 고려하도록 하는데, 심의 과정에서는 흡연·가족력·기저질환 같은 개인 요인이 거론되며 공무 기인성이 부정되는 일이 흔합니다.

예를 들어 정비·화생방·탄약 업무를 10년 넘게 한 부사관이 폐암 진단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원칙대로라면 노출 물질의 종류, 노출 농도, 노출 기간, 발병까지의 잠복기를 본인이 소명해야 하는데, 수십 년 전 작업환경 측정 자료는 부대에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간극을 메우려고 만든 것이 다음에 볼 추정 특례입니다.

원칙은 '공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한 인과관계'를 군인이 설명해야 하는 구조이고, 유해환경 근무자에게는 이 부담을 덜어주는 추정 특례가 따로 있다.

제4조의2 공무상 재해 인정 특례 — 추정이 작동하는 요건

군인 재해보상법 제4조의2 제1항은 "유해하거나 위험한 환경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군인이 공무수행 과정에서 상당기간 유해·위험 요인에 노출되어 질병에 걸리는 경우와 그 질병으로 장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에는 공무상 재해로 추정한다"고 정합니다. 문언상 요건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 유해하거나 위험한 환경에서 공무를 수행했을 것 — 근무 장소와 보직이 유해환경인지가 출발점.

  • 공무수행 과정에서 상당기간 유해·위험 요인에 노출되었을 것 — 노출의 '기간'이 핵심 요건.

  • 그 결과로 법령이 정한 종류의 질병에 걸렸을 것 — 질병의 종류는 시행령과 국방부장관 고시로 정해짐.

이 요건이 충족되면 군인이 인과관계를 처음부터 입증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공무와 무관하다는 점은 보상 기관 쪽에서 반증해야 하는 구조로 바뀝니다. 질병으로 장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에도 같은 추정이 적용되므로, 본인이 아니라 유족이 상이연금이나 순직유족연금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이 특례가 활용됩니다.

제4조의2의 핵심은 '유해환경 + 상당기간 노출 + 법정 질병' 세 요건이 갖춰지면 공무상 재해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추정 대상 질병의 범위 — 시행령 제3조의2와 고시 확인

법 제4조의2 제2항은 질병의 종류를 대통령령으로, 구체적인 질병명과 유해환경 근무기간 등을 국방부장관이 정하도록 위임합니다. 군인 재해보상법 시행령 제3조의2는 추정 대상 질병으로 별표 2의 물리적 요인으로 인한 질병, 근골격계 질병, 뇌혈관·심장 질병, 암 등 악성질병, 정신질환을 열거합니다. 이와 별도로 별표 2의 나목·다목·아목·자목에 해당하는 질병은 군인재해보상심의회 심의를 거쳐 국방부장관이 고시하는 질병에 한해 추정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실무상 놓치기 쉬운 점이 있습니다. 시행령에 암이나 뇌·심장 질병이 적혀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암이 추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고시가 정한 구체적 질병명과 해당 유해환경에서의 근무기간 요건을 함께 충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단명이 고시 목록에 있는지, 본인의 보직과 근무지가 고시가 말하는 유해환경에 해당하는지, 근무기간이 기준 이상인지를 먼저 대조해야 합니다.

고시 목록에 진단명이 없다고 해서 공무상 질병 인정의 길이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경우에는 추정이 아니라 앞서 본 제4조 제1항 제2호의 원칙 규정으로 돌아가 인과관계를 직접 소명하는 방식으로 다투게 됩니다. 추정 특례는 인정의 '지름길'이지 유일한 길이 아닙니다.

'상당기간 노출'의 입증 — 근무기록과 노출 자료 모으기

추정 특례를 적용받기 위해 군인이 해야 할 일은 인과관계 증명이 아니라 요건사실, 즉 어디에서 어떤 업무를 얼마나 했는지를 보여주는 일입니다. 이 단계에서 자료가 부족하면 특례를 쓰지 못하고 원칙 규정으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 병적기록표·인사기록 — 보직 이력과 부대 이동, 근무 기간을 시기별로 확인하는 기본 자료.

  • 직무기술서·작전·정비 관련 기록 — 취급한 물질과 작업 내용, 작업 빈도를 보여주는 자료.

  • 작업환경 측정·특수건강진단 결과 — 부대가 보관 중인 경우 노출 수준과 건강 이상 소견을 직접 보여줌.

  • 동료 진술서 — 기록이 폐기되었을 때 근무 환경을 보완하는 증거.

  • 진단서·의무기록 — 진단 시점, 병명, 발병 경위를 정리한 의사 소견.

자료가 군 내부에 있어 군인 개인이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급여 청구 후 국방부장관과 각 군 참모총장은 급여 사유와 복무기간 등을 조사·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므로(시행령 제9조 제1항), 청구서에 근무 부서와 취급 물질을 구체적으로 적어 두면 기관이 확인해야 할 범위가 분명해집니다. 퇴직 후에는 기록 보존기간이 지나 폐기되는 일도 있어, 발병이 의심되는 시점에 가능한 한 빨리 확보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추정은 반증 가능하다 — 심의회가 뒤집는 사유

법문이 '간주'가 아니라 '추정'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추정은 반대 사실이 입증되면 깨집니다. 심의회가 추정을 뒤집으려면 질병이 공무와 무관한 다른 원인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야 하고, 막연히 "개인 체질일 수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보는 것이 추정 규정의 취지에 맞습니다.

실무에서 반증으로 제시되는 전형적인 사유는 흡연·음주 같은 생활습관, 가족력, 노출 이전부터 있던 기저질환, 노출 종료 후 발병까지의 지나치게 긴 공백 등입니다. 군인 입장에서는 이런 주장에 대해 해당 요인이 있더라도 유해물질 노출이 발병이나 악화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의학 소견서를 준비해야 합니다. 또 법 제4조 제5항이 평소 건강상태와 기존 질병을 고려하도록 한 만큼, 기저질환이 있었던 사람도 그것이 공무로 인해 악화되었다면 공무상 질병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추정은 입증책임을 넘기는 장치이지 결론을 보장하는 장치가 아니므로, 반증 사유에 대한 의학적 반박 자료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

인정되면 받는 급여 — 요양비·상이연금·순직유족연금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되면 제20조에 따른 공무상요양비가 지급됩니다. 요양비는 같은 질병에 대해 실제요양기간 2년 범위에서 필요한 금액을 지급하고, 2년이 지나도 계속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으면 1년 이하 단위로 연장할 수 있습니다. 진단, 약제, 수술, 입원, 간호, 이송까지 요양의 범위에 포함됩니다.

질병으로 장해가 남아 퇴직했거나, 퇴직 후에 퇴직 전 공무상 질병으로 장해가 된 경우에는 제26조에 따라 상이연금 대상이 됩니다. 사망한 경우에는 유족이 순직유족연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무상요양비와 상이연금, 순직유족연금은 모두 제8조 제2항에 따라 군인재해보상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되므로, 추정 특례가 실제로 적용되는지는 이 심의에서 가려집니다. 급여액 산정과 다른 법령에 따른 급여와의 조정은 별도 규정이므로 청구 전에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청구 기한과 불복 — 시효와 심사청구 기간

권리가 있어도 기한을 넘기면 받을 수 없습니다. 제49조 제1항에 따라 급여를 받을 권리는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년, 공무상요양비는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3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질병은 발병·진단 시점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기산점이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진단을 받은 시점을 기준으로 가능한 한 일찍 청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급여 결정에 이의가 있으면 제47조에 따라 군인재해보상연금재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합니다. 기한은 결정이 있은 날부터 180일, 그 사실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입니다. 같은 조 제3항은 행정심판법에 따른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어, 일반 행정심판과 혼동해 엉뚱한 기관에 제출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재심위원회 결정에도 불복할 때는 행정소송으로 다투는 방법을 검토하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해물질에 노출된 군인이라면 어떤 질병이든 공무상 재해로 추정되나요?

A. 아닙니다. 시행령 제3조의2가 정한 질병군에 속하고 국방부장관 고시가 정한 질병명과 근무기간 요건을 충족해야 추정이 적용됩니다. 고시 목록에 없는 질병이라도 원칙 규정인 법 제4조 제1항 제2호로 인과관계를 소명해 다툴 수 있습니다.

Q. 이미 전역했는데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퇴직 후에 퇴직 전 공무상 질병으로 장해가 된 경우에도 법 제26조에 따라 상이연금 대상이 됩니다. 다만 급여를 받을 권리는 사유 발생일부터 5년, 공무상요양비는 3년의 시효가 있어 청구 시점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Q. 부대에 작업환경 측정 기록이 남아 있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A. 병적기록표와 보직 이력, 동료 진술서, 취급 물질을 설명하는 본인 진술과 의무기록을 조합해 근무 환경을 입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추정 특례는 인과관계 증명을 면해주는 제도이므로 노출 사실 자체를 합리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관건입니다.

Q. 흡연이나 가족력이 있으면 추정이 깨지나요?

A. 그런 사정은 반증 사유로 제시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곧바로 추정이 번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해물질 노출이 발병이나 악화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의학 소견서와 노출 정도를 보여주는 자료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심의회에서 불승인되면 행정심판을 할 수 있나요?

A. 군인 재해보상법 제47조 제3항이 행정심판법에 따른 행정심판 청구를 배제하고 있습니다. 대신 군인재해보상연금재심위원회에 결정이 있은 날부터 180일,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심사를 청구해야 합니다.

Q. 유족도 이 특례를 주장할 수 있나요?

A. 제4조의2 제1항은 질병으로 사망한 경우에도 공무상 재해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어, 유족이 순직유족연금 등을 청구할 때 같은 특례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고인의 근무기록과 사망 경위, 진단 자료를 유족이 확보해야 합니다.

맺음말

유해환경에서 근무한 군인의 질병은 원칙대로라면 인과관계를 본인이 입증해야 하지만, 군인 재해보상법 제4조의2는 상당기간 노출과 법정 질병 요건이 갖춰지면 공무상 재해로 추정해 그 부담을 덜어줍니다. 다만 추정은 반증으로 깨질 수 있고, 고시가 정한 질병명과 근무기간 요건까지 충족해야 하므로 진단명과 보직 이력을 먼저 대조해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청구 시효와 심사청구 기간이 짧은 편이고 행정심판이 배제되는 구조여서 절차를 잘못 밟으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근무기록과 의무기록을 미리 확보하고 청구 전에 요건 충족 여부를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3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