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여자친구가 동의하고 찍은 영상도 제작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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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여자친구가 동의하고 찍은 영상도 제작죄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연인 사이에 주고받거나 직접 촬영한 영상이 헤어진 뒤 협박과 유포 문제로 번지면서, 상대가 미성년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사건의 성격을 바꿔 놓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해보면 “여자친구가 먼저 찍자고 했다”, “서로 좋아서 동의하고 찍었고 나만 보관하려던 것이다”, “유포한 적도 없는데 무슨 제작죄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은 상대가 만 19세 미만이라는 점이 확인되는 순간 방어 논리로서 힘을 거의 잃고, 사건은 일반 촬영 사건이 아니라 법정형 하한이 징역 5년인 중범죄로 다뤄지게 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2025. 8. 14. 선고 2025도7992 판결에서 상대 아동·청소년의 동의 아래 촬영했거나 사적으로 보관하려는 목적이었더라도 성착취물 ‘제작’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연인 사이라는 사정은 구성요건을 막아주지 못하고, 예외는 극히 좁게만 인정됩니다.

아래에서는 미성년 여자친구와 동의하에 찍은 영상이 왜 제작죄가 되는지, 위법성이 조각되는 예외는 어떤 경우인지, 처벌 수위와 수사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상대가 19세 미만이면 동의하고 찍은 영상도 성착취물 제작이 됩니다

제작죄의 구성요건에는 ‘상대의 동의 여부’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 제1호는 아동·청소년을 19세 미만의 사람으로 정의하고, 같은 조 제5호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성교 행위, 유사 성교 행위,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접촉·노출하는 행위로서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자위 행위 또는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영상물 등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법문 어디에도 “상대의 의사에 반하여”라는 요건은 없습니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만 19세 미만이라면, 두 사람이 합의해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이라도 내용이 위 성적 행위에 해당하는 한 성착취물이 됩니다. 이 경우 제11조 제1항은 제작한 자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고, 제6항은 미수범도 처벌합니다. 영상을 촬영하다가 중단했거나 저장하지 못한 경우에도 미수가 문제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흔히 “촬영한 사람이 나이를 몰랐다”고 말씀하시지만, 법은 아동·청소년이 실제로 등장했는지를 기준으로 하므로 나이를 몰랐다는 주장은 별도로 고의 부정의 문제로 따져야 하고, 메신저 프로필·학교·교복·대화 내용 등 나이를 알 수 있었던 정황이 있으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상대 연령 확인 과정에서 어떤 객관적 자료가 있었는지가 사건의 쟁점이 됩니다.

연인 사이의 합의 촬영이라도 상대가 19세 미만이면 제작죄의 구성요건에는 해당합니다.


2. 사적으로 보관하려던 목적이었다는 항변도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제작은 촬영 시점에 완성되고, 이후 유포 여부나 보관 목적은 성립을 좌우하지 않습니다.

가장 자주 듣는 항변은 “나 혼자 간직하려던 영상이고 어디에도 올린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작죄는 영상물을 만들어 내는 순간 성립하는 범죄이고, 유포는 별도의 제11조 제3항(배포·제공 등,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처벌하는 다른 행위입니다. 유포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제작죄를 막지 못하고, 다만 추가 범죄가 없다는 점에서 양형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점을 2025도7992 판결에서 명확히 판시했습니다.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영상물을 제작한 이상,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의 동의 아래 촬영한 것이라거나 사적인 소지·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하여,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1항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이를 ‘제작’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7992 판결).

이 법리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 2014도11501 판결(2015. 2. 12. 선고)도 이미 같은 취지로, 연인 사이의 동의 촬영이거나 사적 보관 목적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제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제작된 영상은 이후 사정 변경이나 휴대폰 분실·클라우드 동기화·이별 후 갈등 등으로 제작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유통될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유로 제시됩니다.

영상이 지금 내 휴대폰이나 클라우드에 남아 있다면 제작 외에 제11조 제5항의 구입·소지·시청 죄(1년 이상의 유기징역)가 별도로 문제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 상대방 휴대폰에 영상이 저장돼 있다면 그쪽도 소지 문제가 생깁니다.

사적 보관 목적이었다거나 동의를 받았다는 말은 제작죄의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3. 위법성이 조각되는 예외는 아주 좁게만 인정됩니다

예외는 ‘아동·청소년 본인이 자기 자신을 사적으로 촬영한 경우’와 이에 준하는 경우에 한정됩니다.

대법원 2014도11501 판결은 동의가 있어도 구성요건에는 해당한다고 하면서도, 예외적으로 위법성이 없다고 볼 여지를 남겼습니다. 다만 그 예외의 범위는 판결문에 아주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인 행위자 본인이 사적인 소지를 위하여 자신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는 영상 등을 제작하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영상의 제작행위가 헌법상 보장되는 인격권, 행복추구권 또는 사생활의 자유 등을 이루는 사적인 생활 영역에서 사리분별력 있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1501 판결).

즉 예외의 출발점은 행위자 본인이 아동·청소년이고 자신을 대상으로 사적으로 제작한 경우입니다. 성인이 미성년 여자친구와 함께 찍은 영상은 이 예외의 중심에서 이미 벗어나 있습니다. 같은 판결은 예외 여부를 아동·청소년의 나이와 지적·사회적 능력, 제작의 목적과 동기 및 경위, 촬영 과정에서 강제력·위계·대가가 결부되었는지, 동의나 관여가 자발적이고 진지했는지, 영상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과의 관계, 성적 행위의 내용과 태양을 종합해 신중하게 판단하도록 합니다.

따라서 두 사람이 모두 청소년이고 나이 차이가 크지 않으며, 서로의 자발적 합의로 사적 보관만을 위해 촬영했고, 촬영 과정에 압박이나 선물·금전 같은 대가가 없었다면 위법성 조각을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성인이 촬영을 주도했거나 나이 차이가 크거나, 상대가 어려서 판단능력이 미숙했거나, 촬영 후 영상을 이용해 무언가를 요구한 정황이 있다면 이 예외는 사실상 닫힌다고 보아야 합니다.

위법성 조각은 ‘자발적이고 진지한 사적 영역의 자기결정’이 입증되는 좁은 사안에서만 가능합니다.


4. 법정형이 무거워 작량감경 여부가 결과를 가릅니다

제작죄의 법정형 하한이 징역 5년이어서 감경 사유가 없으면 집행유예가 불가능합니다.

제11조 제1항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형법상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를 선고할 때만 가능하므로, 법정형 하한이 5년인 이 죄는 법원이 형을 감경하지 않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습니다. 유기징역형을 작량감경하면 형기의 2분의 1까지 낮출 수 있어 하한이 2년 6개월이 되고, 이때부터 집행유예가 법률상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영상을 유포하거나 협박에 쓴 사실이 없는지, 상대와 합의가 되었는지, 영상이 전부 삭제·폐기되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지,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는지가 감경 판단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영상을 이용해 상대를 협박했다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 제1항(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추가되고, 협박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면 같은 조 제2항(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문제되어 사건이 한층 무거워집니다.

형사처벌 외에도 제작죄는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에 해당해 법원이 판결로 등록정보 공개명령과 고지명령을 함께 선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49조와 제50조는 피고인이 아동·청소년인 경우나 공개하지 않을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예외로 정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도 변론에서 따져야 합니다.

법정형이 무거운 만큼 감경 사유를 얼마나 객관적 자료로 갖추느냐가 집행유예 가능 여부를 가릅니다.


5. 조사부터 재판까지,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영상 삭제가 능사가 아니며, 증거를 임의로 없애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사건은 통상 ①상대방 또는 법정대리인의 고소·신고나 수사기관 인지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피의자 조사와 휴대폰 압수수색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의자가 14세 이상 19세 미만이라면 소년법에 따른 절차와 보호처분 가능성도 함께 검토됩니다.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감정적으로 영상부터 지우려 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1. 상대방의 정확한 생년월일과 두 사람이 나이를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를 대화 기록과 SNS 자료로 먼저 정리합니다.

  2. 촬영 경위와 주도자, 동의 방식, 영상이 저장된 기기·클라우드·전송 이력을 정확히 파악해 유포나 협박 사실이 없음을 확인합니다.

  3. 변호사와 상의해 영상의 처리 방법과 합의 시도 여부를 정하되, 진술은 조사 전에 일관되게 준비합니다.

특히 영상 삭제 시점과 방식은 증거인멸로 오해될 수 있고, 반대로 방치하면 소지죄가 계속될 수 있어 수사 단계 초기에 전문가의 판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연인 사이의 일이라는 이유로 “설마 이게 범죄일까” 하며 대응을 미루다가, 고소장이 접수되고 나서야 사건의 무게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상 촬영 때문에 수사를 받게 된 입장에서는 나이 확인 경위, 촬영 경위, 영상의 현재 상태를 객관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합의와 반성이 감경 판단에서 중요한 이유도 법정형이 그만큼 무겁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미성년 자녀의 영상 문제로 고민하는 보호자나 당사자 입장에서도 감정적 대응보다 영상 확보, 유포 차단, 2차 피해 방지가 우선입니다.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형사 절차와 회복 방안이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의자와 피해자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영상이라도 나이·경위·유포 여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조사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여자친구가 직접 찍자고 했는데도 제작죄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5도7992 판결은 아동·청소년의 동의 아래 촬영했더라도 성착취물 제작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상대 제안이었다는 점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는 있습니다.

Q. 영상을 누구에게도 보내지 않았는데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제작죄는 영상을 만든 시점에 성립하고, 유포는 제11조 제3항이 따로 처벌하는 별개 범죄입니다. 유포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유리하게 봅니다.

Q. 저도 미성년자인데 같은 처벌을 받나요?

A. 행위자가 청소년이면 소년법 절차가 적용될 수 있고, 형법 제9조에 따라 14세 미만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또한 판례는 아동·청소년 본인이 사적 보관을 위해 자신을 촬영하는 등의 경우 위법성 조각 가능성을 남겨 두었습니다.

Q. 여자친구의 나이를 몰랐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상대가 19세 미만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고의가 쟁점이 됩니다. 다만 프로필·학교·대화 내용 등 나이를 알 수 있었던 정황이 있으면 인정되기 어려우므로 객관 자료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제작죄는 합의로 공소권이 사라지는 범죄가 아니라서 합의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합의와 영상 폐기는 작량감경과 양형에서 중요한 사정으로 고려됩니다.

Q. 영상이 아직 휴대폰에 있는데 지워도 되나요?

A. 임의 삭제는 신중해야 합니다. 소지가 계속되면 제11조 제5항이 문제되지만, 수사 개시 후 삭제는 증거인멸로 오해받을 수 있어 변호사와 먼저 상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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