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온라인 게임, SNS, 오픈채팅에서 알게 된 중학생과 대화를 나누다가 성적인 이야기가 오갔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그냥 장난으로 한 말이다”, “착취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상대가 먼저 그런 이야기를 꺼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이 말들이 방어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가 만 16세 미만이라면 ‘착취 목적’이 처벌의 필수 조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2020년 이른바 온라인 그루밍 처벌 조항을 도입했고, 16세 미만 상대에게는 성적 착취 목적을 따로 증명하지 않아도 같은 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중학생은 대부분 여기에 해당합니다.
아래에서는 중학생과의 성적 대화가 어떤 경우에 처벌로 이어지는지, ‘착취 목적이 없었다’는 주장이 실제로 통하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조사 통보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중학생이 상대라면 ‘착취 목적이 없었다’는 말은 처벌을 막지 못합니다
16세 미만 상대에게는 성적 착취 목적이 구성요건에서 빠집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 제1항은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거나,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나는 착취할 마음이 없었으니 해당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같은 조 제2항은 19세 이상의 사람이 16세 미만인 아동·청소년에게 제1항 각 호의 행위를 한 경우 제1항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제2항은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만 가리킬 뿐, 제1항 본문의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라는 문구를 가져오지 않습니다. 즉 상대가 16세 미만이면 검사는 대화의 성격과 지속·반복성, 상대의 나이만 입증하면 되고, 가해자의 내심의 목적까지 증명할 필요가 없는 구조입니다.
나이는 학년이 아니라 만 나이로 따지고, 중학생은 통상 만 12세에서 15세 사이입니다. 상대가 고등학교 1학년이라면 만 16세가 지났을 수도 있어 제1항이 적용되고, 이때는 착취 목적이 다시 쟁점이 됩니다. 반대로 상대가 나이를 속였거나 프로필에 성인이라고 적어 두었다면 상대 연령에 대한 인식, 즉 고의가 다투어질 수 있고, 그 판단은 대화 속에 학년·학교·시험·보호자 언급이 있었는지 같은 구체적 단서로 이루어집니다.
또 하나 짚어둘 점은 이 조항의 행위자가 19세 이상으로 한정된다는 것입니다. 행위 당시 19세에 이르지 않았다면 제15조의2 자체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생년월일 확인이 가장 먼저 필요합니다.
중학생 상대 성적 대화에서 ‘착취 목적이 없었다’는 말은, 상대가 만 16세 미만이라면 구성요건을 부정하는 항변이 되지 못합니다.
2. 지속적·반복적 성적 대화와 성적 행위 유인은 따로 판단됩니다
한 번의 말실수와 이어진 성적 대화는 법적으로 전혀 다른 구간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대화가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이 정한 행위는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거나 그런 대화에 참여시키는 행위이고, 다른 하나는 성교, 유사 성교, 신체 노출·접촉으로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자위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행위입니다.
19세 이상의 사람이 16세 미만인 아동·청소년에게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 제1항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 제2항).
첫 번째 갈래에서 쟁점은 ‘지속적 또는 반복적’입니다. 법문에 횟수 기준이 있지 않으므로 대화가 이어진 기간, 성적 화제가 등장한 횟수, 하루에 몰린 것인지 여러 날에 걸친 것인지, 상대가 화제를 돌리거나 거부했는데도 계속했는지가 종합적으로 평가됩니다. 단 한 번의 부적절한 농담과, 며칠에 걸쳐 신체·경험을 묻고 만남을 암시한 대화는 전혀 다르게 취급됩니다. 반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지는 가해자의 의도가 아니라 상대 아동·청소년의 연령과 대화의 맥락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따집니다.
두 번째 갈래, 즉 유인·권유는 반복성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진이나 영상을 보내 달라고 하거나, 영상통화로 몸을 보여 달라고 한 경우가 대표적이고, 한 번의 요구만으로도 성립을 다투게 됩니다. 더 나아가 상대가 실제로 촬영해 보낸 파일이 있다면 수사기관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제11조 제1항,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소지(제11조 제5항, 1년 이상의 유기징역) 혐의까지 함께 검토하므로, 사건의 무게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수범도 처벌됩니다(제15조의2 제3항). 상대가 응하지 않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유인·권유 시도 자체가 입건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처벌 여부는 대화의 ‘횟수와 맥락’과 ‘요구의 내용’으로 갈리며, 파일이 오갔다면 쟁점은 대화 문제를 넘어섭니다.
3. 착취 목적 항변이 통하는 범위는 상대의 나이에 따라 갈립니다
동의와 목적이 방어가 되는 구간은 생각보다 좁습니다.
그렇다면 ‘착취 목적이 없었다’는 주장은 전혀 쓸모가 없을까요. 적용되는 구간이 따로 있습니다. 상대가 만 16세 이상 19세 미만이라면 제1항이 적용되어 검사가 성적 착취 목적을 증명해야 하고, 대화의 맥락상 연애 감정이나 친분에서 나온 것이어서 착취 의도가 보이지 않는다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상대가 만 16세 미만이라면 이 항변이 구성요건 단계에서는 의미가 없고, 양형에서 참작될 사정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제15조의2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글, 그림, 영상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이 죄는 상대의 나이에 제한이 없고 ‘도달’만 있으면 성립하며 반복성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착취 목적 항변이 받아들여져도 통신매체이용음란으로 의율되는 경우가 있다는 뜻입니다.
대화에서 그치지 않고 중학생을 직접 만나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문제는 훨씬 커집니다.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19세 이상의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형법 제305조 제2항).
이 조항은 상대의 동의가 있었는지와 관계없이 적용됩니다. 13세 미만이라면 가해자의 나이 제한 없이 제305조 제1항이 적용되어 강간·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상대가 먼저 만나자고 했다거나 좋아한다고 했다는 사정은 구성요건을 막지 못하고, 양형에서 일부 참작될 뿐입니다.
착취 목적 항변은 상대가 만 16세 이상일 때에만 구성요건 방어가 되고, 그 외에는 통신매체이용음란 등 다른 죄명으로 방향이 바뀔 수 있습니다.
4. 형량보다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이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벌금형을 받아도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 문제는 따로 남습니다.
제15조의2 위반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형량만 보면 가벼워 보이지만 부수처분이 더 무겁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15조의2는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에 포함되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에 따른 신상정보 등록대상이 됩니다. 등록기간은 징역형이 3년 이하이면 15년, 벌금형이면 10년입니다(같은 법 제45조 제1항).
법원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신상정보 공개명령과 취업제한 명령을 판결과 함께 선고해야 하고, 재범 위험성이 낮은 경우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예외를 둡니다(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56조). 취업제한은 최대 10년이며, 학교·학원·체육시설·의료기관 등이 포함되어 교사·강사·의료인·체육지도자 등 직업 자체가 막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서는 형량 못지않게 ‘형을 어떻게 받느냐’가 중요합니다. 초범인지, 대화의 기간과 수위, 유인·권유가 있었는지, 파일이 오갔는지, 피해자 측과 합의했는지, 재범 방지를 위한 성인지 교육·치료를 받았는지가 양형과 부수처분 면제 여부에 영향을 줍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이므로 합의는 법정대리인인 보호자와 진행해야 하고, 가해자가 직접 연락하면 오히려 2차 가해나 증거인멸 시도로 오해받을 수 있어 신중해야 합니다.
벌금형으로 끝나도 신상정보 등록은 따라오므로, 형량보다 부수처분을 함께 보고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5. 조사 통보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수사 초기에 상대의 나이와 대화 전체를 정리해 두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런 사건은 통상 ①피해 아동·청소년 측의 신고 또는 플랫폼 제보로 경찰(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입건 → ②출석요구와 피의자 조사, 휴대전화 임의제출 또는 압수수색을 통한 대화 내역 포렌식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조사 통보를 받으면 불안한 마음에 대화방을 나가거나 메시지를 지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서버와 상대 기기에 기록이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삭제 시도는 오히려 증거인멸 우려의 근거가 되어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감정적인 변명보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의 나이를 알 수 있었는지부터 정리합니다. 프로필 정보, 대화 중 학년·학교·시험 언급, 가해자가 상대를 미성년자로 인식했는지를 보여 주는 대화를 확인합니다.
대화 전체를 시간순으로 보존하고 누가 성적 화제를 꺼냈는지, 상대가 거부했는지, 기간과 횟수가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정리합니다.
첫 조사 전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진술 방향을 정합니다. 초기 진술이 목적·고의·반복성 판단의 기초 자료가 됩니다.
이 자료가 정리되어 있으면 제1항과 제2항 중 어느 쟁점으로 다툴지, 통신매체이용음란 등 다른 죄명으로 정리될 가능성은 어떤지, 합의와 양형자료를 어떻게 준비할지 방향이 잡힙니다.
마치며
중학생과 나눈 대화는 가볍게 시작했더라도, 막상 신고가 접수되면 “내가 그 정도까지 잘못했나” 하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를 받게 된 입장에서는 ‘착취 목적이 없었다’는 말이 통하는 사안인지, 아니면 제2항 때문에 목적과 무관하게 판단되는 사안인지부터 정확히 가려야 합니다. 상대의 나이, 대화의 기간과 수위, 파일 유무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아동·청소년과 보호자 입장에서는 대화 기록을 보존하고 신고 경위를 정리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이 사건은 한쪽의 사정만 보고 판단할 수 없는 만큼, 양쪽의 입장을 균형 있게 살펴야 합니다.
저는 성범죄와 아동·청소년 대상 사건에서 수사를 받는 쪽과 피해를 입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증거 정리에 따라 죄명과 처분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화만 했고 직접 만나거나 사진을 받은 적은 없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했다면 제15조의2의 대상이고, 유인·권유만 있어도 미수범 규정에 따라 입건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일회성인지 반복성이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Q. 상대가 자기를 고등학생이라고 했는데 중학생이었어요. 어떻게 되나요?
A. 상대의 나이에 대한 인식, 즉 고의가 쟁점이 됩니다. 프로필과 대화 속 학년·학교 언급, 사진 등으로 미성년자임을 알 수 있었는지를 종합해서 판단하므로 대화 전체 자료가 중요합니다.
Q. 제가 18세인데도 적용되나요?
A. 제15조의2는 19세 이상의 사람이 행위자일 때 적용됩니다. 다만 19세 미만이라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등 다른 죄명이 문제될 수 있고, 소년 사건 절차로 진행됩니다.
Q. 상대가 먼저 성적인 이야기를 꺼냈는데 제 책임이 줄어드나요?
A. 구성요건이 부정되지는 않지만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누가 대화를 주도했는지, 가해자가 화제를 이어 갔는지가 정리된 자료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Q.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이 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는 범죄입니다. 합의는 기소 여부와 양형, 부수처분 판단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작용하지만 처벌을 자동으로 없애지는 못합니다. 합의는 보호자와 신중히 진행해야 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대화 내용을 지워도 되나요?
A. 지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 기기와 서버에 기록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고, 삭제 시도는 증거인멸 우려로 평가되어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첫 조사 전에 변호인과 대화 전체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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