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자녀의 휴대전화에서 ‘조건만남’ 대화나 송금 내역을 발견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밤새 고민하다 상담을 청하시는 부모님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부모님들 중 상당수는 “우리 애가 먼저 한 일인데 경찰에 알리면 같이 처벌받는 것 아닌가”, “일단 덮어두고 조용히 지나가면 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십니다. 그런데 이 걱정 때문에 대화 기록을 지우거나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해 따지다가, 정작 필요한 증거를 잃고 자녀에게 더 큰 부담을 안기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미성년자의 조건만남에 대해 법은 성을 판 청소년이 아니라 청소년의 성을 산 성인을 처벌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다만 모든 상황에서 자녀가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아니어서, 어디까지가 면책이고 어디부터가 별개 문제인지를 정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조건만남을 한 딸이 처벌받는지, 상대방은 어떤 처벌을 받는지, 그리고 부모가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관련 법 조항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조건만남은 청소년의 성을 산 쪽을 처벌하는 법 구조입니다
‘조건만남’이라는 말은 법에 없고, 법은 이를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로 다룹니다.
조건만남은 금품이나 선물 같은 대가를 주고받기로 하고 만나는 행위를 가리키는 속칭입니다. 법에는 이런 이름의 죄가 없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이 이를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로 규율합니다.
아청법 제2조 제4호는 아동·청소년이나 그 성을 알선한 사람 등에게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 같은 대가를 제공하거나 약속하고 성교 행위, 유사 성교 행위, 신체 접촉·노출 행위, 자위 행위 중 하나를 하거나 하게 하는 것을 이 행위로 정의합니다. 여기서 아동·청소년은 19세 미만의 사람입니다(같은 조 제1호). 따라서 딸이 19세 미만이면 이 법의 보호 대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대가의 범위입니다. 현금뿐 아니라 숙식, 선물, 게임 아이템 같은 재산상 이익도 포함되고, 실제 성관계가 없더라도 신체 노출이나 접촉 행위가 대가와 결부되면 이 정의에 들어옵니다. 대가를 ‘약속’만 했어도 해당하므로, 돈을 아직 받지 않았다는 사정이 곧바로 문제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조건만남은 법상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이며, 죄의 주체는 성을 산 사람입니다.
2. 성을 판 청소년 본인은 처벌하지 않는 것이 법의 원칙입니다
딸은 처벌 대상이 아니라 보호 대상인 ‘성매매 피해아동·청소년’으로 분류됩니다.
일반 성매매는 성매매처벌법 제21조 제1항에 따라 성을 판 사람과 산 사람 모두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아동·청소년이면 달라집니다. 아청법 제38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제1항에도 불구하고 제13조제1항의 죄의 상대방이 된 아동ㆍ청소년에 대하여는 보호를 위하여 처벌하지 아니한다(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8조 제1항).
즉 딸이 성을 사려는 성인의 상대방이 되었다면, 딸이 먼저 연락했는지, 스스로 원했는지, 가출 중이었는지와 관계없이 그 행위로는 처벌받지 않습니다. 같은 법 제2조 제6호의2는 이런 아이를 ‘성매매 피해아동·청소년’이라고 부릅니다.
성매매처벌법도 같은 취지입니다. 제6조 제1항은 성매매피해자의 성매매를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제2조 제1항 제4호 다목은 미성년자로서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유인된 사람을 성매매피해자로 봅니다. 수사기관은 피의자나 참고인이 피해자에 해당한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지체 없이 법정대리인에게 통지하고 신변보호와 수사 비공개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6조 제2항).
수사 이후의 절차도 보호 중심입니다. 사법경찰관은 성매매 피해아동·청소년을 발견하면 신속히 사건을 수사한 뒤 지체 없이 성평등가족부장관과 시·도지사에게 통지해야 하고, 장관은 보호시설·상담시설 연계나 성매매 피해아동·청소년 지원센터의 교육·상담 프로그램 참여 같은 조치를 해야 합니다(아청법 제38조 제2항, 제3항).
딸이 조건만남의 상대방이 되었다면 그 행위만으로는 처벌받지 않고, 오히려 국가의 보호·지원 대상이 됩니다.
3. 면책은 그 행위에 한할 뿐, 다른 범죄까지 덮어주지는 않습니다
조건만남을 빙자해 상대를 속이거나 협박해 돈을 받았다면 별개의 범죄가 문제됩니다.
부모님이 반드시 구분해야 할 지점이 여기입니다. 아청법 제38조 제1항이 처벌하지 않는 것은 ‘제13조 제1항의 죄의 상대방이 된’ 행위, 즉 성을 판 행위 자체입니다. 조건만남을 구실로 만남을 약속해 돈만 받고 나가지 않거나, 만난 상대를 몰래 촬영해 돈을 요구하거나,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금품을 요구했다면 이는 성매매와 별개의 행위입니다.
이런 경우 형법상 사기죄(제347조 제1항,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나 공갈죄(제350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조건만남 앱을 이용한 ‘선입금 사기’나 상대를 협박하는 사건에서 청소년이 가해자로 입건되는 일이 있습니다. 이때 자녀의 지위는 사건마다 다르므로,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자녀의 나이에 따라 절차도 달라집니다. 형법 제9조는 14세가 되지 않은 사람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14세 미만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나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범죄소년은 소년법에 따라 가정법원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다뤄질 수 있고,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가정법원이 관할합니다. 이 경우 형벌이 아니라 보호처분이 중심이 됩니다.
성을 판 행위는 면책되지만, 그에 부수한 사기·공갈 같은 행위는 별개로 판단된다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4. 상대방 성인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까지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딸이 16세 미만이라면 상대방의 형은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처벌의 중심은 성을 산 상대방입니다. 아청법 제13조 제1항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사람을 다음과 같이 처벌합니다.
아동ㆍ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형의 하한이 징역 1년, 벌금 2천만원으로 정해져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같은 조 제3항은 16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우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고 정합니다. 아울러 성을 사기 위해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사람은 제13조 제2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성을 산 사람 외에 이를 돕거나 이용한 사람도 처벌 대상입니다. 아청법 제15조 제2항 제3호는 성을 사는 행위를 알선하거나 정보통신망에서 알선정보를 제공한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업으로 한 경우에는 제15조 제1항에 따라 7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폭행·협박이나 위계·위력으로 상대방이 되게 한 경우는 제14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훨씬 무겁습니다.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고의의 문제로 다퉈지므로 대화에 오간 나이·학교·교복 언급, 프로필 정보, 만난 시간대 같은 정황이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대화 기록의 보존이 결정적입니다.
청소년의 성을 산 성인에게는 하한이 징역 1년·벌금 2천만원인 중한 형이 정해져 있고, 16세 미만이면 더 가중됩니다.
5. 신고부터 보호 조치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자녀의 진술이 나오기 전에 증거 보존과 대응 방향부터 정해야 합니다.
조건만남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신고·고소 접수 → ②피해 청소년 조사와 상대방 신원 특정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피해 청소년의 조사 단계에서는 아청법상 성매매 피해아동·청소년으로 분류되어 보호 조치가 병행됩니다.
부모님이 자녀의 조건만남을 알게 되었다면, 감정적으로 추궁하거나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의 휴대전화에 있는 상대방과의 대화, 계좌 이체 내역, 앱 프로필을 지우지 말고 화면 캡처와 백업으로 그대로 보존합니다.
자녀가 상대방에게 돈을 받고 나가지 않았거나, 촬영·협박 같은 다른 행위가 있었는지를 자녀의 말과 대화 기록으로 확인해 사기·공갈 문제의 가능성을 가려둡니다.
자녀가 경찰에서 처음 진술하기 전에 변호사와 상의해 진술 방향과 보호자 동행 방식을 정합니다.
자녀를 야단치기보다 안전을 먼저 확인해 주는 것이 이후 진술의 신뢰도와 회복에 도움이 되고, 필요하면 성매매 피해아동·청소년 지원센터의 상담과 연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자녀의 조건만남을 알게 된 부모님은 충격과 수치심 때문에 “일단 덮자”는 마음이 앞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가 피해자인 경우에는 상대방의 책임을 묻기 위해 대화 기록과 이체 내역을 지키고, 자녀가 안전하게 진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자녀가 돈만 받고 연락을 끊었거나 상대를 협박한 경우에는 성을 판 행위는 면책되더라도 사기·공갈이 별도로 문제될 수 있어, 사실관계에 따라 대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성범죄 피해를 입은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증거 정리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자녀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 막막하다면, 그때가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진술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딸이 먼저 조건만남을 하자고 했는데도 처벌받지 않나요?
A. 성을 판 행위 자체로는 처벌받지 않습니다. 아청법 제38조 제1항은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를 묻지 않고 제13조 제1항의 상대방이 된 청소년을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Q. 실제 성관계는 없고 대화만 했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A. 성관계가 없더라도 대가를 약속하고 신체 노출이나 접촉 행위가 있었다면 성을 사는 행위의 정의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대화만 있었다면 그 내용에 따라 유인·권유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Q. 딸이 돈만 받고 나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성을 판 행위가 없었으므로 제38조 제1항의 면책과는 별개로, 상대방을 속여 돈을 받은 것에 대해 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나이에 따라 형사처벌이 아닌 소년 보호사건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하면 처벌을 피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몰랐다는 주장은 고의 여부의 문제여서 대화에 나온 나이·학교 언급, 프로필, 만난 정황 등으로 판단됩니다. 그래서 대화 기록을 원본 그대로 보존해야 합니다.
Q. 경찰에 신고하면 딸의 신상이 알려지나요?
A. 성매매처벌법은 신고자와 성매매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인터넷이나 출판물에 게재하거나 방송하는 것을 금지하고(제7조 제3항), 수사기관은 수사의 비공개 등 보호 조치를 해야 합니다(제6조 제2항).
Q.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것이 좋은가요?
A. 자녀의 첫 경찰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피해자로서의 보호와 별도 혐의 여부를 가르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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