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형사 1심 선고 직후 “이 정도 형량이면 피해자는 어떡하느냐”며 항소 방법을 문의하시는 피해자와 가족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피해자분들 중 상당수는 “피해자인 내가 직접 항소장을 내면 되는 것 아닌가”, “판결문이 나왔으니 일주일 안에 어디든 서류만 내면 된다”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선고 후 법원에 문의해 보면 피해자에게는 항소할 권한 자체가 없다는 답을 듣게 되고, 그 사이 7일의 항소기간은 하루하루 줄어듭니다. 합의금을 받지 못한 채 가해자만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장면을 지켜보고 나서야 대응 방법을 찾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은 상소권자를 검사와 피고인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항소를 직접 할 수는 없지만, 검사가 항소하도록 이끄는 경로와 항소심에서 의견을 낼 수 있는 통로는 법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로는 선고 후 7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움직여야 실효가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피해자가 항소할 수 있는지, 검사의 항소를 이끌어내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항소심에서 형량이 실제로 올라가는 기준은 무엇인지 법 조문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피해자는 직접 항소할 수 없고, 항소권은 검사와 피고인에게만 있습니다
형사 재판의 당사자는 검사와 피고인이고, 피해자는 당사자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은 상소권자를 명확히 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아무리 억울해도 항소장을 제출할 자격이 없고, 피해자 명의로 항소장을 접수해도 법률상 방식을 위반한 것이 되어 기각됩니다.
검사 또는 피고인은 상소를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338조 제1항).
피해자가 고소인으로서 사건에 관여했더라도 결론은 같습니다. 고소인·피해자는 재판에서 증인이나 진술자로 참여할 뿐 소송 당사자의 지위를 갖지 못하므로, 1심 판결에 불복하는 방법은 오직 국가를 대리하는 검사의 항소를 통해서만 열립니다. 반대로 피고인이 항소하는 경우에도 피해자는 항소심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은 그대로입니다.
다만 피해자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은 피해자에게 재판 결과를 통지받을 권리와 법정에서 의견을 진술할 권리를 따로 보장하고 있고, 이것이 아래에서 설명할 대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피해자에게는 항소권이 없고, 검사가 항소하도록 움직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2. 7일의 항소기간은 선고일부터 흐르므로 선고 직후부터 움직여야 합니다
검사의 항소기간은 판결 선고일부터 7일이며, 피해자의 의견은 그 안에 닿아야 의미가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58조는 항소 제기기간을 7일로 정하고, 제343조 제2항은 이 기간이 재판을 선고한 날부터 진행된다고 규정합니다. 즉 판결문을 받아본 날이 아니라 선고를 한 날이 기준이고, 초일은 산입하지 않으므로 선고 다음 날부터 7일째까지가 검사에게 주어진 기간입니다. 피해자가 선고를 법정에서 직접 듣지 못했다면 이미 며칠이 지나간 뒤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미리 챙겨야 할 것이 형사소송법 제259조의2의 통지 신청입니다. 검사는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의 신청이 있으면 공판의 일시·장소와 재판 결과 등을 신속하게 통지해야 하므로, 재판이 진행 중일 때 담당 검사실이나 피해자 지원 담당자에게 통지를 신청해 두면 선고 결과를 놓치지 않습니다. 사망 사건의 유족이라면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선고 당일에는 판결의 주문과 이유 요지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죄명으로 몇 년 몇 개월이 선고되었는지, 집행유예인지 실형인지, 양형 이유로 무엇을 들었는지를 메모해 두면 검사에게 의견서를 낼 때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검사의 항소 여부 판단은 이 7일 안에 이루어지므로, 선고 당일 또는 다음 날 담당 검사실에 전화하고 서면으로 의견을 남기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항소기간은 선고일부터 7일이고, 피해자의 의견은 그 안에 검사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3. 검사에게 항소를 요청하려면 양형이 부당한 이유를 근거와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형량이 가볍다”는 감정이 아니라 양형 부당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사정이 검사를 움직입니다.
피해자가 검사에게 항소를 요청할 때 가장 흔한 실수는 “너무 억울하다”는 호소만 반복하는 것입니다. 검사가 항소를 결정할 때 보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가 정한 항소이유입니다. 그중 피해자가 주로 다툴 수 있는 것은 제14호 사실의 오인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와 제15호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는 때입니다. 법리 오해가 있었다면 제1호도 문제됩니다.
그래서 의견서에는 첫째, 1심이 인정하지 않은 사실이나 가볍게 본 정황을 증거와 함께 짚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범행 후 피해 회복 노력이 전혀 없었는지, 합의를 가장해 피해자를 압박했는지, 반성문 제출과 달리 법정에서는 책임을 부인했는지 같은 사정입니다. 둘째, 법원의 양형기준과 비교한 사정을 제시합니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7은 법관이 양형기준을 존중해야 하되 법적 구속력은 없고,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에는 판결서에 이유를 적어야 한다고 정합니다. 판결서에 양형기준을 벗어난 이유가 설득력 있게 적혀 있지 않다면 그 점이 항소 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객관 자료를 보강합니다. 진단서, 치료비 영수증, 소득 감소를 보여주는 자료, 합의 시도 과정의 문자·녹취, 2차 피해를 호소하는 자료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자료는 1심에서 이미 제출되었더라도 판결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정리해 의견서에 붙이면 검사가 항소 여부를 판단하는 데 실질적인 자료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피해자 진술권도 살려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는 피해자 등이 신청하면 법원이 증인으로 신문하고 피해의 정도와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1심에서 이 기회를 쓰지 못했다면 항소심에서 신청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합니다.
법원은 제1항에 따라 피해자등을 신문하는 경우 피해의 정도 및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 그 밖에 당해 사건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제2항).
검사는 항소이유로 움직이므로, 피해자의 의견서는 양형 부당과 사실 오인의 근거를 증거와 함께 담아야 합니다.
4. 항소하더라도 항소심이 형량을 올려줄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1심의 양형이 합리적인 재량 범위 안에 있다면 항소심은 이를 존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피해자가 검사의 항소까지 이끌어냈더라도 형량이 오를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항소심이 제1심의 양형 판단을 어떻게 다룰지에 관한 기준을 정리했고, 그 핵심은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안에 있다면 항소심도 이를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입니다. 항소심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1심 양형을 뒤집는 것을 경계하는 판단입니다.
이 기준에서 보면 검사 항소가 받아들여지는 전형적인 사정은 1심이 중요한 양형 요소를 놓쳤거나 잘못 평가한 경우, 1심 선고 후 사정이 달라진 경우입니다. 반대로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합의하거나 공탁을 하고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면 형량이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해자가 합의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이라면 상황이 더 불리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68조는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에 대해 원심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검사가 항소하지 않고 피고인만 항소했다면 항소심에서 형이 올라갈 길은 막히고, 형량이 더 낮아지는 쪽으로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해자 입장에서 검사의 항소 여부가 결정적입니다.
상고심은 더 좁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는 사유를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게 하므로, 그보다 낮은 형이 선고된 사건에서는 양형 문제가 항소심에서 사실상 마무리됩니다.
검사가 항소하지 않으면 형이 올라갈 수 없고, 항소하더라도 1심 양형이 합리적 범위 안이라면 유지될 수 있습니다.
5. 선고 후 7일 동안 피해자는 이런 순서로 움직여야 합니다
선고 당일 결과 확인, 검사실 면담, 서면 의견서 제출, 항소심 진술 준비의 순서로 움직입니다.
형사 항소 절차는 통상 ①검사 또는 피고인이 항소장을 1심 법원에 제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지방법원) → ②항소이유서 제출(항소법원의 기록접수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 → ③상대방의 답변서 제출(항소이유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0일 이내) → ④항소심 공판과 판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단독판사 사건이면 지방법원 본원합의부(수원지방법원 항소부)가, 합의부 사건이면 고등법원이 항소심을 맡습니다.
항소이유서를 기간 내에 내지 않으면 항소가 기각될 수 있으므로 검사 측 준비 상황도 중요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는 항소법원이 항소이유에 포함된 사유를 심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의견서에 포함시킨 쟁점이 검사의 항소이유서에도 반영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고 이후 피해자가 취할 확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선고 당일 판결의 죄명·형량·집행유예 여부와 양형 이유를 정리하고, 담당 검사실에 항소 검토를 요청하는 전화를 합니다.
선고 다음 날부터 며칠 안에 양형 부당 사유와 증빙 자료를 담은 서면 의견서를 검사실에 제출하고, 접수 사실을 확인합니다.
검사의 항소가 접수되면 항소심에서 피해자 진술권을 신청할지, 합의·공탁에 어떻게 대응할지 변호사와 함께 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를 대리해 의견서를 작성하고 검사와 소통하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면, 감정적인 호소가 아니라 항소이유로 구성된 자료가 전달되므로 검사의 항소 판단과 항소심의 양형 심리 모두에서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가해자의 형량이 가볍게 나오면 피해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무력감에 빠져 선고 후 며칠을 그냥 보내기 쉽습니다. 그러나 항소기간은 7일에 불과하고, 이 기간은 한 번 지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항소권이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기보다, 검사가 항소할 수 있도록 양형 부당의 근거를 서면으로 정리해 전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통지 신청, 의견서, 증빙 자료, 항소심 진술권이 모두 이 흐름 안에 있습니다.
반대로 형량이 가볍게 선고된 피고인 입장에서도 검사 항소 가능성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검사가 항소하면 불이익변경금지의 보호가 사라지고, 합의와 공탁, 반성의 진정성을 항소심에서 다시 평가받게 됩니다.
저는 형사사건에서 피해자 측과 피고인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선고 직후 며칠 동안의 대응이 항소심의 결론을 갈라놓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선고 결과가 납득되지 않는다면, 지금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항소기간이 끝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자인 제가 직접 항소장을 낼 수는 없나요?
A.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38조 제1항은 상소권자를 검사와 피고인으로 한정합니다. 피해자는 검사에게 항소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Q. 항소기간은 판결문을 받은 날부터 계산하나요?
A.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343조 제2항에 따라 재판을 선고한 날부터 진행되고, 제358조에 따라 기간은 7일입니다. 판결문을 늦게 받았다고 연장되지 않습니다.
Q. 선고 결과를 제때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형사소송법 제259조의2에 따라 검사에게 통지를 신청하면 재판 결과 등을 신속하게 통지받을 수 있습니다. 재판 진행 중에 미리 신청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검사가 항소하지 않으면 형량을 올릴 방법이 아예 없나요?
A.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에서는 형사소송법 제368조에 따라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습니다. 검사의 항소가 없으면 형이 올라갈 길은 사실상 막힙니다.
Q. 항소심에서 피해자가 직접 의견을 말할 수 있나요?
A.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에 따라 피해자 등은 신청해 증인으로 신문받고 피해의 정도와 처벌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충분히 진술했다고 인정되면 제한될 수 있습니다.
Q.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합의를 요구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합의는 양형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으므로, 금액과 조건, 처벌불원 의사 표시의 범위를 충분히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합니다. 합의서를 쓰기 전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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