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임인 금전소비 책임, 맡은 돈 쓰면 소비한 날부터 이자와 손해까지 배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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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임인 금전소비 책임, 맡은 돈 쓰면 소비한 날부터 이자와 손해까지 배상한다 

강대현 변호사

부모님 병원비를 대신 내 달라고 맡긴 돈, 투자 계약을 대신 진행해 달라고 보낸 계약금, 거래처 대금을 전달해 달라며 건넨 현금이 어느 순간 상대방의 생활비와 빚 갚는 데 쓰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방은 "나중에 채워 넣으려 했다"고 말하지만, 그 돈은 이미 쓰인 뒤입니다. 이때 위임인이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원금만일까요, 아니면 쓴 날부터 계산한 이자와 그 밖의 손해까지 포함될까요. 민법은 수임인이 맡은 돈을 자기를 위해 소비한 경우를 따로 떼어 책임을 무겁게 정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민법 제685조가 정한 책임의 요건과 범위, 이자가 시작되는 시점, 그리고 형사책임과의 관계까지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민법 제685조 — 수임인의 금전소비 책임이란

민법 제685조는 "수임인이 위임인에게 인도할 금전 또는 위임인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할 금전을 자기를 위하여 소비한 때에는 소비한 날 이후의 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며 그 외의 손해가 있으면 배상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문장을 나누어 보면 책임이 생기는 대상은 두 종류의 돈입니다. 하나는 위임사무를 처리하다가 받은 돈으로 위임인에게 넘겨주어야 할 돈이고, 다른 하나는 위임인을 위해 쓰라고 맡겨진 돈입니다. 그 돈을 수임인이 '자기를 위하여' 소비했다면 소비한 날 이후의 이자를 붙여 갚아야 하고, 이자로 메워지지 않는 손해가 있으면 그것도 따로 배상해야 합니다.

이 조문이 별도로 존재하는 이유는 위임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계약이기 때문입니다. 수임인은 같은 법 제681조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위임사무를 처리해야 하고, 제684조 제1항에 따라 위임사무를 처리하며 받은 금전과 그 과실을 위임인에게 인도해야 합니다. 맡은 돈을 자기 주머니 사정에 맞춰 써 버리는 것은 이 두 의무를 한꺼번에 어기는 일이고, 단순히 약속한 날짜에 돈을 못 갚는 채무불이행과는 질적으로 다르게 취급됩니다. 그래서 제685조는 이행기가 도래했는지, 위임인이 독촉했는지와 무관하게 '소비한 날'을 이자의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수임인이 맡은 돈을 자기를 위해 소비하면, 독촉이나 이행기와 상관없이 소비한 날부터 이자가 붙고 이자로 메워지지 않는 손해는 따로 배상해야 한다 — 민법 제685조.

어떤 돈이 대상인가 — 인도할 금전과 사용할 금전

제685조의 대상이 되는 금전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첫째, 위임인에게 인도할 금전은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면서 제3자로부터 받은 돈입니다. 예를 들어 위임인을 대신해 임대료나 물품대금을 수령한 사람이 그 돈을 위임인에게 넘기지 않고 생활비로 쓴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둘째, 위임인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할 금전은 위임인이 특정한 용도를 정해 수임인에게 맡긴 돈입니다. 세금 납부, 계약금 지급, 병원비 결제처럼 용도가 정해진 돈을 수임인이 다른 곳에 썼다면 이 유형입니다.

핵심은 돈의 성격이 '위임사무와 관련해 위임인에게 귀속되어야 하는 돈'이라는 점입니다. 그저 친한 사이에 빌려준 돈, 즉 소비대차로 건넨 돈은 처음부터 상대방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므로 쓴 것 자체가 위반이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같은 금액이라도 "내 대신 이 일을 처리해 달라"며 맡겼다면 위임 관계로 평가됩니다. 실무에서는 이 둘이 자주 뒤섞이기 때문에, 돈을 건넨 취지를 보여 주는 메시지·이체 메모·계약서가 위임인의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 인도할 금전 — 위임사무를 처리하다 받은 돈. 수령 즉시 위임인에게 넘겨야 하는 돈입니다.

  • 사용할 금전 — 위임인이 용도를 정해 맡긴 돈. 정해진 용도 외에 쓰면 이 조문에 걸립니다.

  • 소비대차로 건넨 돈 — 상대방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므로 제685조의 대상이 아닙니다.

  • 구별 자료 — 이체 메모, 대화 내용, 위임 취지를 적은 문서, 용도 지정 여부를 알 수 있는 정황.

'자기를 위하여 소비'했다는 것의 의미

제685조의 책임은 수임인이 돈을 자기를 위하여 소비했을 때 발생합니다. 소비는 돈을 써서 없앤 것뿐 아니라 자기 채무의 변제, 개인 계좌로의 이체 후 사용처럼 자기 이익을 위해 처분한 모든 경우를 포함합니다. 반면 위임인의 이익을 위한 용도로 쓴 것이라면, 비록 당초 지시한 방법과 달랐더라도 이 조문의 소비 책임과는 구별됩니다. 그 경우는 선관의무 위반이나 위임 본지 위반 여부로 따로 따져야 합니다.

수임인이 흔히 내세우는 변명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잠깐 빌려 썼을 뿐이고 곧 채워 넣으려 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도 위임인을 위해 쓴 비용이 있다"는 것입니다. 앞의 변명은 법적으로 통하기 어렵습니다. 잠시 개인 용도로 쓴 순간 이미 소비가 성립하고, 나중에 채워 넣더라도 소비한 날부터 채워 넣은 날까지의 이자 책임은 남기 때문입니다. 뒤의 변명은 일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제688조 제1항은 수임인이 위임사무 처리에 필요비를 지출했다면 지출한 날 이후의 이자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실제로 위임을 위해 쓴 정당한 비용은 상계나 공제의 대상이 됩니다. 다만 그 비용이 위임사무에 필요했다는 점은 수임인이 증명해야 합니다.

가정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가족 간에 상속부동산 매각 업무를 맡은 형이 매수인에게서 중도금 3,000만원을 받아 동생에게 넘겨야 하는데, 자기 사업 자금으로 먼저 썼다면 형은 3,000만원을 반환해야 할 뿐 아니라 쓴 날부터의 이자를 더해야 합니다. 만약 형이 부동산 매각 과정에서 등기 비용으로 200만원을 정당하게 지출했다면, 그 부분은 비용 상환으로 정리됩니다. 결국 분쟁의 상당수는 '무엇을 얼마나 어떤 용도로 썼는가'를 증명하는 싸움이 됩니다.

소비한 날부터 이자 — 이율과 기산점

제685조가 정하는 이자는 소비한 날 이후의 이자입니다. 일반적인 금전채무에서는 채무자가 이행을 지체한 때부터, 보통은 이행 청구를 받은 다음 날부터 지연이자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수임인의 금전소비는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는 점에서, 조문은 청구나 최고가 없어도 소비한 날부터 이자가 흐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위임인이 뒤늦게 소비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자의 기산점은 알게 된 날이 아니라 소비한 날입니다.

이율은 먼저 당사자 사이에 약정이 있으면 그에 따릅니다. 약정이 없으면 법정이율이 적용되는데, 민법 제379조는 연 5%, 상행위로 생긴 채무는 상법 제54조에 따라 연 6%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구분할 점이 있습니다. 제685조의 이자와 소송이 시작된 이후 적용되는 지연손해금은 성격이 다릅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와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소장 부본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다음 날부터는 연 12%의 높은 이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청구액은 '소비한 날부터 소장 송달일까지는 법정이율,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라는 구조로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2022년 3월에 맡은 5,000만원을 쓴 수임인에게 2026년 3월 소장을 접수해 송달받았다면, 약 4년 동안은 연 5%(상행위면 6%)의 이자가, 송달 다음 날부터는 연 12%가 붙게 됩니다. 이자만으로도 적지 않은 금액이 되므로 청구취지를 작성할 때 기산점과 이율 구간을 나누어 정확히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기산점 — 소비한 날의 다음 날이 아니라 '소비한 날 이후'로, 소비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날짜가 핵심입니다.

  • 약정이율 — 위임 당시 이자나 지연손해금 약정이 있으면 그 이율이 우선합니다.

  • 법정이율 — 민사 연 5%, 상행위 연 6%.

  • 소송 후 지연손해금 —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연 12%(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이자의 출발점은 위임인이 알게 된 날도, 독촉한 날도 아닌 수임인이 돈을 쓴 날이다. 소비일을 특정하는 자료가 청구액을 좌우한다.

이자 외의 손해배상 — 어디까지 청구할 수 있나

제685조는 이자에 더해 "그 외의 손해가 있으면 배상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자는 돈을 쓴 것에 대한 최소한의 대가일 뿐, 위임인이 입은 실제 손해가 이보다 크다면 그 차액을 별도로 청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용도가 정해진 돈을 쓰는 바람에 계약이 깨지거나 기회를 잃은 경우입니다. 계약금으로 쓰라고 맡긴 돈을 수임인이 소비하여 매수 기회를 놓쳤고 그 사이 부동산 시세가 올랐다면, 위임인은 그 가격 상승분에 해당하는 손해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손해배상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손해배상은 민법의 일반 원칙에 따라 수임인의 소비 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여야 하고, 손해의 발생과 금액은 청구하는 위임인이 증명해야 합니다. 통상 손해는 물론 특별한 사정으로 생긴 손해도 수임인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 배상 범위에 들어갑니다. 위임인이 연체 이자, 대출 이자, 위약금처럼 실제로 지출한 비용을 자료로 증명하면 인정될 가능성이 높고, 단순한 '기대 이익'은 구체적 근거 없이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 짚어 둘 점은 이자와 손해배상의 중복입니다. 이자는 돈의 사용 대가이고 손해배상은 이자로 메워지지 않는 추가 손해를 보전하는 것이므로 서로 겹치는 부분은 공제됩니다. 예컨대 대출을 받아 대신 막은 위임인이 그 대출 이자를 손해로 청구하더라도, 같은 기간의 법정이자와 이중으로 받을 수는 없습니다. 청구서를 작성할 때는 이자 청구와 손해 청구가 어느 기간·어느 항목에서 겹치는지 정리해 두어야 불필요한 감액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입증책임과 증거 — 위임관계, 인도 금전, 소비 사실

민사소송에서 책임을 묻는 쪽은 청구원인을 증명해야 합니다. 제685조에 기대어 청구하려면 위임인이 증명해야 할 사항은 대체로 세 가지입니다. 첫째 위임관계의 존재, 둘째 수임인이 인도할 금전을 받았거나 사용할 금전을 맡았다는 사실, 셋째 그 돈이 자기를 위해 소비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위임은 계약서가 없어도 성립하는 낙성계약이므로 문자·메신저 대화, 송금 내역, 증인 진술 등 정황으로도 입증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가 실무에서 가장 어렵습니다. 위임인은 수임인의 계좌 내역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수임인에게 위임사무의 처리 경과를 보고하라고 요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민법 제683조는 수임인이 위임인의 청구가 있으면 위임사무의 처리 상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한 때에는 그 경과와 결과를 지체 없이 보고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보고를 거부하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을 한다면, 소송 단계에서 금융거래정보에 대한 사실조회·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해 수임인의 계좌 흐름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법원이 수임인의 입출금 내역을 확인해 주면 맡긴 돈이 개인 용도로 흘러간 정황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수임인은 자신이 돈을 위임인을 위해 정당하게 썼다는 사실을 영수증·세금계산서·거래명세서로 증명해야 합니다. 실제로는 위임인이 맡긴 사실을 증명하면 사용처를 소명할 책임이 수임인에게 넘어가는 모양새가 되고, 수임인이 사용 내역을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은 소비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 위임 사실 — 위임 취지가 담긴 메시지, 이체 메모, 업무 요청 대화.

  • 금전 수수 — 계좌이체 내역, 현금 인수증, 제3자 수령 사실을 뒤받침하는 자료.

  • 소비 사실 — 수임인 계좌 흐름, 사실조회 회신, 보고 요구에 대한 답변 또는 거부 사실.

  • 정당 사용 항변 — 수임인이 제출하는 영수증·계약서·거래 내역으로 검증합니다.

소멸시효와 상계 — 청구가 막히는 지점

제685조에 기한 이자와 손해배상 청구권도 시효가 지나면 행사하기 어렵습니다. 위임사무 처리로 받은 금전의 반환청구권은 일반 민사채권으로서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의 소멸시효에 걸리고, 상행위로 생긴 채권이라면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이 됩니다. 수임인이 상인이고 위임이 영업을 위한 것이라면 5년으로 보는 쪽이 안전하므로, 위임인은 소비 사실을 알게 된 뒤 지체 없이 청구해야 합니다. 시효의 기산점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이며, 위임이 종료된 후 반환을 청구할 수 있게 된 시점이 하나의 기준이 됩니다.

시효가 임박했다면 내용증명만으로는 시효가 중단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내용증명은 최고로서 6개월 이내에 재판상 청구 등을 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어지므로(민법 제174조), 실제로는 소제기, 지급명령 신청, 가압류 등으로 시효를 확실히 끊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임인이 일부를 변제하거나 갚겠다고 인정하는 서면을 써 준 경우에는 채무 승인으로 시효가 중단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수임인 쪽에서 내세우는 상계 항변도 있습니다. 수임인이 위임인에게 받을 보수나 비용상환금이 있다면 이를 소비한 금액과 맞바꾸자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보수는 제686조에 따라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청구하지 못하고, 약정이 있어도 위임사무를 완료한 후에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보수 약정이 없는 가족·지인 사이의 심부름 위임이라면 보수 상계는 인정되기 어렵고, 비용 상환 역시 필요비임을 입증할 때에 한해 받아들여집니다. 한편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채권은 민법 제496조에 따라 채무자가 상계로 대항하지 못하므로, 횡령처럼 불법행위로 평가되는 소비 사안에서는 수임인이 상계로 빠져나가는 길이 제한됩니다.

형사책임과의 관계 — 횡령죄와 민사책임은 별개

맡은 돈을 소비한 행위는 민사책임에 그치지 않고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위임 관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가 문제되며,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업무상 위임 관계라면 같은 조 제2항이 아니라 제356조의 업무상횡령이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됩니다. 횡령죄의 핵심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 그리고 이를 불법영득의사로 처분하는 행위입니다. 맡긴 돈의 소유권은 원칙적으로 위임인에게 있으므로, 용도가 정해진 돈을 수임인이 임의로 쓰면 횡령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형사 실무의 흐름입니다.

민사와 형사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형사고소를 했다고 민사 청구권이 사라지는 것도, 민사로 승소했다고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수임인이 합의금 명목으로 피해를 회복하거나 전액을 공탁하면 형사절차에서 양형상 유리한 사정이 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형사고소가 합의를 이끌어내는 압박 수단으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위임인이 형사고소를 하겠다고 협박하며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면 오히려 공갈 등의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고소의 취지와 민사 청구의 범위는 구분하여 정리해야 합니다.

한 가지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가족 사이의 횡령에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61조가 준용하는 제328조에 따라 동거친족 등 일정한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는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2024년 헌법재판소가 친족상도례 중 형 면제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이 영역은 제도가 변화하고 있으므로, 구체적인 가족 사건에서는 현재 적용되는 규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실무 대응 순서 — 원금 회수에서 이자까지

맡긴 돈이 소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증거 확보입니다. 위임 취지가 담긴 대화 내역과 이체 내역을 원본 그대로 저장하고, 수임인이 소비 사실을 인정하는 대화가 있다면 캡처 또는 녹취로 보존해 두어야 합니다. 그다음 단계로 제683조에 따른 보고 청구를 내용증명으로 보내면, 수임인이 설명을 거부하거나 허위로 답한 사실 자체가 나중에 소송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청구는 소비 금액과 소비일을 기준으로 원금, 소비일부터의 이자,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의 연 12% 지연손해금을 구분해 구성합니다. 수임인의 재산이 흩어질 우려가 있다면 소송 전에 가압류를 신청해 예금·부동산·급여채권을 묶어 두는 것이 실질적인 회수에 중요합니다. 판결을 받아도 수임인에게 재산이 없으면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재산 조사와 보전 조치를 청구와 동시에 고려해야 합니다. 금액이 크지 않고 사실관계가 단순하다면 지급명령이나 소액 절차를 활용할 수 있지만, 수임인이 이의를 제기하면 정식 소송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형사 절차를 병행할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고소는 수임인의 변제 의사를 끌어낼 수 있지만, 수사 결과가 불기소로 끝나면 오히려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고,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어 임의 변제의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소비 정황이 명확하고 재산을 숨길 우려가 있다면 형사 절차가 회수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결국 증거의 강도, 수임인의 자력, 위임인이 원하는 결과에 맞춰 민사와 형사를 어떤 순서로 배치할지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맡긴 돈을 쓴 사람이 곧 갚겠다고 하면 이자는 안 줘도 되나요?

A. 아닙니다. 민법 제685조는 소비한 날 이후의 이자를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어, 나중에 원금을 갚더라도 소비한 날부터 갚은 날까지의 이자 책임은 남습니다. 다만 위임인이 이자를 면제해 주기로 합의했다면 그 합의에 따릅니다.

Q. 이자율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A.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에 따르고, 없으면 민사 법정이율 연 5%, 상행위로 생긴 채무는 연 6%가 적용됩니다. 소송이 제기되어 소장 부본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의 지연손해금이 붙을 수 있습니다.

Q. 빌려준 돈이라면 이 조문으로 청구할 수 있나요?

A. 소비대차로 건넨 돈은 상대방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라 제685조의 대상이 아닙니다. 이 경우에는 대여금 반환과 약정 이자, 이행 지체에 따른 지연손해금으로 청구하게 됩니다. 어떤 취지로 건넨 돈인지가 쟁점이므로 이체 메모와 대화 내용을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Q. 수임인이 위임 일을 하면서 쓴 비용은 어떻게 처리되나요?

A.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며 지출한 필요비는 제688조 제1항에 따라 지출한 날 이후의 이자와 함께 위임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위임을 위해 쓴 비용은 소비 금액에서 공제될 수 있고, 그 비용이 필요했다는 점은 수임인이 증명해야 합니다.

Q. 청구할 수 있는 기간에 제한이 있나요?

A. 일반 민사채권은 10년, 상행위로 생긴 채권은 5년의 소멸시효에 걸립니다. 내용증명은 최고에 불과해 6개월 안에 소제기나 지급명령 신청 등을 하지 않으면 시효 중단 효과가 사라지므로, 시효가 가까우면 소송이나 가압류로 확실히 대응해야 합니다.

Q. 민사 청구와 횡령 고소를 같이 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두 절차는 별개이며 서로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다만 가족 사이의 사건에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고소 가능 여부와 처벌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고, 합의 과정에서 고소를 대가로 한 과도한 요구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맺음말

맡은 돈을 자기 용도로 쓴 수임인은 원금을 돌려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소비한 날부터의 이자와 이자로 메워지지 않는 손해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이 책임은 위임이 신뢰에 기초한 계약이라는 점에서 일반 채무불이행보다 무겁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소송에서는 위임 사실, 돈을 맡은 사실, 자기를 위해 소비한 사실을 어떻게 증명하느냐가 결과를 가르므로, 대화 내용과 이체 내역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또한 소멸시효와 상계 항변, 형사고소의 득실까지 함께 따져야 실제 회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금액이 커질수록 소비일을 기준으로 한 이자 계산과 가압류 같은 보전 조치의 타이밍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증거를 정리한 뒤 어떤 순서로 대응할지 전문가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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