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매음 송금메모, 1원 이체에 적은 성적 욕설도 처벌된 대법원 판결
통매음 송금메모, 1원 이체에 적은 성적 욕설도 처벌된 대법원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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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매음 송금메모, 1원 이체에 적은 성적 욕설도 처벌된 대법원 판결 

강대현 변호사

차단당한 상대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자 1원을 송금하면서 송금메모에 성적인 욕설을 적어 보내는 일이 실제 사건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송금메모가 거래 확인용 부가 기능일 뿐 통신수단은 아니라는 이유로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이 2026년 3월 이 쟁점에 정리된 결론을 내리면서, 송금메모에 적은 문구도 성폭력처벌법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대법원이 송금메모를 왜 통신매체로 보았는지, 어떤 문구와 목적이 있어야 처벌되는지, 그리고 혐의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을 다투게 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통매음 송금메모 사건 — 대법원 2025도12709 판결이 다룬 쟁점

이 사건의 피고인은 2023년 10월경 피해자의 은행 계좌로 1원씩을 송금하면서, 송금메모(입금자 표시·받는 통장 메모)란에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고 수치심을 일으키는 문구를 적어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심은 유죄로 보았지만 원심(항소심)은 송금메모가 거래 내역을 식별하기 위한 부수 기능일 뿐 서로 의사를 주고받는 통신수단이 아니라는 이유로 통신매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2026. 3. 12. 선고 2025도12709 판결에서 이를 뒤집고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대법원이 내세운 핵심 논리는 통신매체의 개념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수단'으로 좁게 볼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통신매체란 정보나 의사를 전달하는 물체 또는 수단이고, 쌍방향 통신이 가능한지는 판단 요소가 아니며, 그 매개를 통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내용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는 취지입니다. 송금메모는 계좌 소유자에게 송금인이 남긴 정보를 그대로 보여주는 기능이므로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답장이 불가능한 일방향 수단이라는 점은 오히려 피해자가 차단해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보호 필요성을 키운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통신매체는 정보·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이면 족하고 쌍방향 소통 가능성은 요건이 아니다 — 송금메모도 성폭력처벌법 제13조의 통신매체다.

성폭력처벌법 제13조 —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처벌과 구성요건

통매음으로 줄여 부르는 이 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에 규정되어 있고,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조문의 구조는 네 가지 요소로 나뉩니다. 전화·우편·컴퓨터 등 통신매체를 이용할 것, 말·음향·글·그림·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할 것, 그 내용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일 것, 그리고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송금메모 사건에서 다툼이 커지는 부분은 통신매체 요건과 함께 마지막 요건인 목적입니다. 통신매체 요건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사실상 정리되었으므로, 앞으로의 방어는 문구의 성격과 목적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목적 요건은 피고인이 성적 욕망이 없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부정되지 않고, 문구의 내용·반복 횟수·피해자와의 관계 같은 객관적 사정으로 판단됩니다.

  • 통신매체 — 정보·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이면 충분. 송금메모, 배달앱 요청사항, 게임 채팅 등도 문제 될 수 있음.

  • 도달 — 상대방이 실제로 읽었는지보다 상대방에게 전달되어 접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는지가 중심.

  • 성적 수치심·혐오감 — 문구가 일반인의 관점에서 성적으로 수치심을 일으키는지로 판단.

  • 목적 — 자기 또는 타인의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키려는 목적. 단순 분풀이 욕설인지가 다툼의 지점.

왜 하필 1원 송금인가 — 차단을 우회하는 수단이 처벌 논리에서 갖는 의미

1원 송금은 문자·전화·메신저를 모두 차단당한 사람이 마지막으로 찾는 우회로입니다. 은행 앱은 상대방 계좌번호만 알면 송금이 되고, 받는 사람이 이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금액이 작은 것은 처벌 수위를 낮추는 사정이 아니라, 오히려 송금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메모 전달이 목적이었다는 정황으로 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런 정황을 목적과 고의를 판단하는 자료로 삼습니다. 예컨대 이미 차단당한 뒤에 같은 사람에게 반복해서 송금한 경우, 금액이 1원처럼 상징적인 경우, 메모에 성적 표현이 반복된 경우에는 단순한 실수나 순간적인 감정 표현으로 보기 어렵다는 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제 채권채무가 있어 송금이 필요했다거나 한 번의 과격한 표현에 그쳤다면 사정이 다르게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또 하나 짚을 점은 은행이 송금인과 수취인 정보를 모두 보관한다는 사실입니다. 송금메모는 은행 거래내역에 그대로 남고, 피해자가 앱 화면을 캡처하거나 거래내역서를 발급받으면 그대로 증거가 됩니다. 삭제하거나 없던 일로 하기 어려운 통신 방식이라는 점에서, 문자 메시지를 지우는 것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스토킹처벌법과의 관계 — 통매음과 스토킹이 함께 문제 되는 경우

송금메모 사건은 통매음 하나로 끝나지 않고 스토킹처벌법 위반이 함께 검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는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해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를 스토킹행위의 한 유형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런 행위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지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져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면 스토킹범죄가 되고,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18조 제1항).

두 죄는 보호법익과 요건이 다릅니다. 통매음은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내용과 성적 욕망의 목적이 핵심이고 1회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반면 스토킹은 내용이 성적일 필요는 없지만 지속성·반복성과 불안감·공포심이 요건입니다. 1원씩 여러 차례 송금하며 성적 욕설을 적었다면 두 혐의가 함께 적용되어 죄수 관계와 양형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스토킹의 반복성 입증이 어려운 한두 번의 송금 사안에서도 통매음으로 처벌할 길이 열렸다는 데 있습니다.

송금메모 사건은 통매음(1회로도 성립)과 스토킹처벌법(반복성 필요)이 함께 검토된다 — 혐의가 겹치면 방어 전략도 두 갈래로 세워야 한다.

어떤 문구가 처벌되나 — 성적 수치심 판단과 '단순 욕설'의 경계

모든 욕설이 통매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내용이고,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킬 목적입니다. 상대방의 신체를 성적으로 언급하거나, 성행위를 연상시키거나, 성기·성행위를 빗댄 비하 표현을 반복적으로 적으면 이 요건에 해당할 위험이 커집니다. 반면 성적 색채가 없는 단순한 인격 모욕이나 화풀이성 욕설은 형법상 모욕죄나 정보통신망법 문제로 갈 수 있어도 통매음의 문구 요건은 충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표현 하나만 떼어 판단하지 않고 전후 맥락을 함께 봅니다. 두 사람이 어떤 관계였는지, 상대방이 이미 연락을 거부했는지, 표현이 어떤 상황에서 왜 나왔는지, 메모 전체가 상대방의 성적 수치심을 겨냥한 것인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연인 사이에 다툼 끝에 홧김에 한 번 적었다는 주장과, 헤어진 상대에게 차단 후에도 반복해 성적 표현을 보낸 경우는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이 '성적 욕망이 아니라 화가 나서 그랬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성적 욕망 목적은 자신이 직접 만족을 느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표현을 사용한 행위 전체에서 객관적으로 추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단순 분풀이였다고 주장하려면 표현의 성격과 전후 정황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합니다.

혐의를 받게 되면 — 수사 단계에서 실제로 준비해야 할 것들

송금메모 사건은 피해자가 은행 거래내역과 앱 화면을 증거로 제출해 고소하는 형태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수사기관은 은행에 거래내역 회신을 요청해 송금인을 특정합니다. 이 단계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사실관계의 정리입니다. 송금한 횟수와 날짜, 메모의 정확한 문구, 상대방과의 관계, 이미 연락이 차단되어 있었는지, 송금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그다음은 진술의 일관성입니다.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서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실수로 눌렀다'는 식으로 대응했다가 은행 기록과 어긋나면 신빙성을 잃어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문구를 적은 사실 자체는 은행 기록으로 확인되므로, 다툼은 목적과 문구의 성격, 그리고 피해자와의 관계 쪽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합의서와 처벌불원 의사, 재발 방지 다짐과 재발 가능성이 낮다는 자료가 양형과 기소 여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송금 내역·날짜·횟수·메모 문구를 본인 계좌 기록으로 먼저 확인해 정리.

  • 상대방과의 관계, 연락이 차단된 시점, 송금 경위를 시간순으로 메모.

  • 경찰 조사 전 진술 방향을 정하고, 은행 기록과 어긋나는 주장은 피할 것.

  •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더라도 직접 연락하지 말고 대리인을 통할 것(추가 스토킹 문제 방지).

  • 초범·반성·재범 위험 감소 자료(치료·상담 이수 등)를 준비.

대법원 판결 이후 달라지는 점 — 이미 진행 중인 사건과 앞으로의 사건

이 판결은 송금메모를 통신매체로 본다는 법리를 확정했기 때문에, 이전에 같은 이유로 무혐의나 불기소 처분을 받은 사건이라도 그 처분의 근거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아직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은 앞으로 이 판결의 기준에 따라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통신매체 해당 여부를 다투는 전략은 사실상 힘을 잃었고, 방어의 무게중심은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문구인지, 성적 욕망 목적이 있었는지, 반복성과 관계 같은 정황이 어떠했는지로 옮겨갑니다.

같은 논리는 송금메모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배달앱 요청사항, 중고거래 채팅, 게임 채팅, 앱 결제 메모처럼 원래 다른 용도로 설계된 기능에 문구를 남기는 행위에도 판결의 기준이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답장이 불가능한 기능이라는 이유로 통신매체가 아니라는 항변은 앞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송금메모에 욕설을 적은 것만으로도 통매음이 되나요?

A. 욕설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하고,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내용이어야 하며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킬 목적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성적 색채가 없는 단순 모욕은 통매음이 아니라 모욕죄 등 다른 죄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Q. 1원만 보냈는데도 처벌되나요?

A. 금액은 구성요건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송금이라는 형식이 아니라 송금메모가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내용을 전달하는 통신매체인지를 기준으로 보았으므로, 1원이라도 메모 내용과 목적이 요건에 해당하면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통매음의 법정형은 어떻게 되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13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여러 번 반복하여 스토킹범죄까지 인정되면 스토킹처벌법 제18조 제1항의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규정도 함께 검토됩니다.

Q. 상대방이 메모를 읽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통매음은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면 성립하는 구조이므로 실제로 읽었는지가 결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은행 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면 도달로 볼 여지가 크고, 다만 도달 여부 자체가 다투어질 수는 있습니다.

Q. 이미 무혐의로 끝난 사건도 다시 문제 될 수 있나요?

A. 불기소 처분 이후 새로운 증거가 나오거나 검찰이 재기 판단을 하면 다시 수사될 수 있으나, 판결 하나만으로 곧바로 재수사가 개시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 같은 유형의 사건은 이 판결의 법리를 따르게 됩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통매음은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만으로 공소권이 사라지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가 곧 종결은 아닙니다. 다만 합의는 기소 여부와 양형을 판단할 때 유리하게 고려되는 중요한 사정입니다.

맺음말

대법원 2025도12709 판결은 송금메모가 성폭력처벌법 제13조의 통신매체에 해당한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1원 송금은 차단을 우회하기 위한 방법으로 쓰이지만, 바로 그 이유로 메모 전달이 목적이었다는 정황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통신매체 해당 여부는 더 이상 다툴 실익이 크지 않고, 앞으로는 문구의 성적 성격과 목적, 반복성과 관계가 사건의 승패를 가릅니다.

혐의를 받게 되었다면 은행 기록으로 남은 사실은 인정하되 목적과 문구의 성격, 피해자와의 관계를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초기 진술이 이후 재판 전체를 좌우하는 만큼, 조사에 앞서 사실관계와 합의 가능성을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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