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에서 후임들과 한 판돈 있는 카드게임도 도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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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관에서 후임들과 한 판돈 있는 카드게임도 도박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부대 생활관에서 후임들과 판돈을 걸고 카드게임을 했다가 도박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청해오는 분들 대부분은 “다 같이 심심해서 재미로 한 건데 이게 무슨 도박이냐”, “판돈이라고 해봐야 몇천 원인데 별문제 없겠지”라는 생각으로 카드게임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막상 헌병대 조사 통보를 받고 나면, “친목으로 한 거다”, “금액이 작아서 괜찮은 줄 알았다”는 항변만으로는 넘어가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도박죄의 성립 요건인 ‘우연성’을 당사자의 실력이 승패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조금이라도 우연이 개입되면 인정되는 넓은 개념으로 보고 있고, 처벌하지 않는 ‘일시오락’의 범위도 판돈 규모·반복성·참가자의 형편 등을 엄격히 따져 좁게 인정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생활관에서 벌어진 카드게임이 어떤 경우에 도박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선임과 후임 사이의 계급 관계가 문제를 더 키우는 지점은 어디인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생활관 카드게임도 판돈이 걸리면 원칙적으로 도박죄의 대상이 됩니다

실력이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게임이라도, 우연성이 조금이라도 섞이면 도박죄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246조는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해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행위를 도박으로 보아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정도가 일시오락에 불과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우연’은 객관적으로 불확실할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당사자가 확실히 예견하거나 자유로이 지배할 수 없는 사실로 승패가 갈리면 충분하고, 대법원은 이 기준을 상당히 넓게 적용해 왔습니다.

도박은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하여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말하는바, 여기서 ‘우연’이라 함은 주관적으로 ‘당사자에 있어서 확실히 예견 또는 자유로이 지배할 수 없는 사실에 관하여 승패를 결정하는 것’을 말하고, 객관적으로 불확실할 것을 요구하지 아니하며, 당사자의 능력이 승패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다소라도 우연성의 사정에 의하여 영향을 받게 되는 때에는 도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도736 판결).

생활관에서 흔히 하는 섯다·원카드 같은 카드게임은 패가 무작위로 배분된다는 점에서 이미 우연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손이 빠르거나 눈치가 좋은 사람이 유리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우연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장소가 사적인 생활관이라는 점이나 상대가 같은 부대 후임이라는 점은 도박이라는 구성요건 자체를 바꾸지 않고, 오히려 다음 장에서 살펴볼 별도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카드게임이라도 판돈이 걸리고 승패가 우연에 좌우된다면, 생활관이라는 장소나 후임이라는 상대와 무관하게 도박죄의 구성요건은 충족됩니다.


2. 판돈이 적고 친목 목적이었다면 ‘일시오락’으로 처벌을 피할 수도 있습니다

일시오락인지 여부는 판돈의 규모·반복성·참가자의 형편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형법 제246조 제1항 단서는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를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지만, 이 예외가 언제 적용되는지는 법에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다음과 같은 종합적 기준을 제시해 왔습니다.

도박죄에 있어서의 위법성의 한계는 도박의 시간과 장소, 도박자의 사회적 지위 및 재산정도, 재물의 근소성, 그 밖에 도박에 이르게 된 경위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85. 11. 12. 선고 85도2096 판결).

이 기준을 생활관 카드게임에 그대로 대입하면, 병 봉급 수준에서 지나치게 크지 않은 금액을 짧은 시간 동안 걸고 그 자리에서 승패가 정리됐다면 일시오락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인원이 매달 월급날마다 정례적으로 판을 벌이거나, 여러 후임을 돌아가며 상대로 삼아 판돈을 걷는 방식이 반복됐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후임병 다수를 상대로 반복적인 카드게임을 통해 돈을 모아 오다가 상습도박으로 처벌된 사례가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판돈이 적고 그 자리에서 정리되는 일회성 친목 게임이었는지, 반복적으로 판돈을 모아온 것인지가 처벌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입니다.


3. 선임이 계급을 이용해 참가를 강요했다면 도박죄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를 이용해 도박에 끌어들이거나 빚 상환을 압박하면 별도의 범죄가 성립합니다.

군형법 제62조는 직권을 남용해 학대 또는 가혹한 행위를 하면 5년 이하의 징역, 위력을 행사해 같은 행위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선임이 계급 차이를 이용해 후임에게 사실상 빠지기 어려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카드게임 참가를 강제했다면, 단순한 권유를 넘어 가혹행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판돈을 잃은 후임에게 갚으라며 협박성 언동을 하거나, 휴가·외출·근무 배치 등을 빌미로 돈을 요구했다면 형법 제350조의 공갈죄가 별도로 문제됩니다. 공갈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 단순 도박죄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처음부터 어느 죄책으로 의율될지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가릅니다. 단순 참가자로 도박죄만 문제되는 경우와, 강요·갈취의 주체로 지목되는 경우는 조사 초기 단계에서 이미 갈라지기 시작하므로, 진술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급을 이용한 강요나 판돈 상환 압박이 확인되면, 도박죄를 넘어 가혹행위·공갈까지 함께 검토됩니다.


4. 판돈 규모와 반복 횟수에 따라 벌금형부터 징역형까지 갈립니다

단순도박은 벌금형이 원칙이지만, 반복되면 상습도박으로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형법 제246조 제1항의 단순도박은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그치지만, 같은 조 제2항의 상습도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량이 크게 뛰어오릅니다.

실무에서는 초범이고 판돈 규모가 크지 않으면 벌금형으로 약식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여러 차례에 걸쳐 판을 벌인 정황이 확인되거나, 판돈을 걷어 사적으로 사용한 정황까지 드러나면 정식 기소를 거쳐 징역형까지 검토될 수 있습니다.

군형법에 ‘군인의 도박’을 따로 처벌하는 조항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형법 제246조가 군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만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사건이 지휘계통에 비위사실로 통보되면 진급 제한이나 인사상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5. 신고나 조사가 시작되면,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가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생활관 도박 사건은 통상 ①지휘계통 인지 또는 피해 신고에 따라 소속 부대 군사경찰(헌병대)이 입건·조사에 착수 → ②참가자와 목격자에 대한 진술 조사 → ③국방부 검찰단(군검찰)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보통군사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2022년 개정 군사법원법 시행 이후에도 성폭력범죄·사망사건·신분 취득 전 범죄만 민간 법원으로 이관됐을 뿐, 도박과 같은 일반 범죄는 여전히 군인 신분에 따라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집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판돈의 규모·횟수·기간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일시오락에 해당하는지부터 점검합니다.

  2. 선임-후임 관계에서 참가를 강요하거나 상환을 압박한 정황이 있었는지 대화 기록·목격자 진술로 확인합니다.

  3. 지휘계통 보고나 비위사실 통보 여부, 그에 따른 인사상 불이익의 범위를 확인합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군형법·군사법원 절차에 밝은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형사 대응과 인사상 불이익 대응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생활관 카드게임은 “그냥 다 같이 심심해서 한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조사 통보를 받고 나서야 뒤늦게 대응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돈을 잃고 사실상 참가를 강요당한 후임 입장에서는, 계급 구조 때문에 거부하기 어려웠던 정황과 상환 압박이 있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이후 진술에서 큰 차이를 만듭니다.

반대로 친목 목적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조사를 받게 된 선임이나 참가자 입장에서도, “다 같이 재미로 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판돈 규모와 반복 횟수, 강요 여부에 따라 결론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생활관·부대 내 도박 사건에서 참가를 강요당한 쪽과 참가를 주도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판돈이 몇천 원 정도로 적어도 처벌되나요?

A. 적더라도 자동으로 처벌을 피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도박의 시간·장소, 참가자의 형편, 반복성 등을 종합해 일시오락 여부를 판단하므로, 병 봉급 수준에서 반복적으로 걷힌 판돈이라면 소액이라도 도박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Q. 카드게임은 실력이 필요한 게임인데도 도박이 되나요?

A. 됩니다. 대법원은 당사자의 능력이 승패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다소나마 우연성이 개입되면 도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봅니다. 카드패가 무작위로 배분되는 이상 실력 요소가 있어도 도박죄 판단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Q. 선임이 하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참가했는데도 처벌받나요?

A. 참가 자체는 도박죄 검토 대상이 되지만, 거부하기 어려운 계급 구조에서 사실상 강요당했다는 정황이 인정되면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고, 오히려 강요한 선임 쪽에 가혹행위 등 별도 책임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Q. 판돈을 이미 다 갚았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A. 됩니다. 도박죄는 판돈을 걸고 승패를 겨루는 행위 자체로 성립하며, 이후 돈을 돌려주거나 정산했다는 사정은 성립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양형에서는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형사처벌과 별도로 부대 징계도 받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형사 절차와 별개로 지휘관에게 비위사실이 통보되면 진급 제한 등 인사상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어, 형사 대응과 함께 인사 조치 부분도 같이 살펴야 합니다.

Q. 군사경찰(헌병대) 조사 통보를 받으면 언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도박의 경위, 판돈 규모, 참가 경위가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일시오락 인정 여부와 상습성 판단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Q. 민간 법원이 아니라 군사법원에서 재판받는 게 맞나요?

A. 맞습니다. 2022년 개정 군사법원법 이후에도 성폭력범죄·사망사건·신분 취득 전 범죄만 민간 법원으로 넘어갔을 뿐, 도박과 같은 일반 범죄는 여전히 군인 신분에 따라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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