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 청소비 특약이 없는데 청소비를 요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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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거 청소비 특약이 없는데 청소비를 요구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전세든 월세든 계약이 끝나 이사를 나갈 때, 임대인으로부터 “청소비를 내셔야 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당황하는 임차인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계약서를 다시 꺼내 봐도 청소비에 관한 문구는 어디에도 없는데, 정산 단계에서 갑자기 요구가 들어오는 경우입니다.

제가 상담한 임대인분들 중에는 “이사 나갈 때 청소비 받는 건 원래 관행이니까 특약이 없어도 당연히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보증금에서 일정 금액을 미리 빼고 돌려주거나, 별도로 계좌 입금을 요구하는 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임차인이 “계약서 어디에 그런 조항이 있느냐”고 되물으면, 임대인은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원래 다들 그렇게 한다”는 답변만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법원은 임차인의 원상회복의무 범위를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손모와 명확히 구분하면서, 계약서에 구체적인 특약이 없는 한 청소비 등 원상회복 비용을 임차인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임차인이라 하더라도 통상적인 사용 범위를 벗어난 오염이나 훼손을 남겼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아래에서는 특약 없이 청소비를 요구받았을 때 임차인이 실제로 이를 부담해야 하는지, 법원이 제시하는 판단 기준과 구체적인 대응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1. 청소비도 원상회복의무의 일부이므로 법적 근거가 있어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의 원상회복의무는 법이 정한 의무이지만, 그 범위는 계약과 법리로 구체적으로 정해집니다.

민법 제654조는 임대차에 제615조를 준용하여,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을 반환할 때 이를 원상에 회복할 의무가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원상회복의무는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 중 스스로 변경하거나 설치한 부분을 철거해 임대 당시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대법원은 원상회복의무의 내용과 범위를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임대차계약의 체결 경위와 내용, 임대 당시 목적물의 상태, 임차인이 수리하거나 변경한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7다268142 판결).

“청소비”라는 명목 자체는 임대차계약에서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채무가 아닙니다. 계약서에 청소비를 부담시키는 조항이 없다면, 임대인이 임의로 금액을 정해 요구하거나 보증금에서 공제할 근거는 원칙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청소비는 원상회복의무의 한 형태일 뿐이며, 특약 등 구체적인 법적 근거 없이는 당연히 발생하는 채무가 아닙니다.


2. 통상적인 사용으로 생기는 오염은 특약이 없으면 임대인이 부담합니다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쌓이는 먼지·때는 임차인 책임이 아니라 차임에 이미 포함되어 있습니다.

법원은 임차인이 사회통념상 통상적인 방법으로 목적물을 사용한 결과 생기는 상태 악화나 가치 감소를 “통상의 손모”라고 부르고, 이에 대해서는 임차인에게 귀책사유가 없다고 봅니다. 임대차는 애초에 임차인의 사용과 그로 인한 손모의 발생을 전제로 하는 계약이고, 임대인은 감가상각비나 수선비 상당을 이미 차임에 포함시켜 회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임차인이 통상적인 사용을 한 후에 생기는 임차목적물의 상태 악화나 가치의 감소를 의미하는 통상의 손모(損耗)에 관하여는 임차인의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그 원상회복비용은 채권법의 일반원칙에 비추어 특약이 없는 한 임대인이 부담한다고 해야 한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5. 31. 선고 2005가합100279 판결).

일상적으로 거주하면서 생기는 바닥·벽지의 자연스러운 오염, 창틀에 쌓이는 먼지, 생활 냄새 등은 대부분 이 통상의 손모 범위에 들어갑니다. 이사 나갈 때 실시하는 일반 청소 역시 “거주하면 당연히 필요해지는 관리” 성격이 강해,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즉 계약서에 청소비 부담에 관한 특약이 없다면, 그 비용은 원칙적으로 임대인이 부담해야 할 몫입니다.

특약 없이 발생하는 통상적인 오염과 그에 따른 청소 비용은, 원칙적으로 임차인이 아니라 임대인이 부담합니다.


3. “원래 다 그렇게 한다”는 관행 주장만으로는 청소비 특약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구체적인 조항이나 명확한 합의가 없으면, 청소비 특약은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계약서에 원상회복 관련 특약이 적혀 있더라도, 그 문구만으로 곧바로 청소비 부담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본 판결은 임차인에게 통상의 손모에 관한 원상회복의무를 부담시키려면, 적어도 임차인이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손모의 범위가 계약서 조항 자체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거나, 그렇지 않다면 임대인이 말로써 임차인에게 분명하게 설명하여 임차인이 그 취지를 인식하고 합의의 내용으로 삼았다고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퇴실 시 청소비 ○○만원 부담”처럼 금액과 범위가 구체적으로 적힌 조항은 유효한 특약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계약서에 “원상회복하여 반환한다”는 일반적인 문구만 있고 청소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경우, 또는 계약 체결 당시 구두로도 설명된 적이 없는 경우라면, 임대인이 뒤늦게 “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청소비를 청구하더라도 법적 근거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공인중개사가 관례적으로 안내했다거나, 다른 임대인들이 대부분 그렇게 한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구체적인 합의가 성립했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되거나 명확하게 합의된 적 없는 청소비 특약은, 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유효하다고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4. 이미 공제된 청소비는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적 근거 없이 가져간 금액은 돌려주어야 할 부당이득이지, 임대인의 재량이 아닙니다.

임대인이 계약서상 근거 없이 보증금에서 청소비 명목의 금액을 임의로 공제했다면, 이는 민법 제741조가 정한 부당이득에 해당합니다.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으로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해 상대방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이므로, 임차인은 공제된 금액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반환에 응하지 않으면 민사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 경우 소장 부본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의 지연손해금이 추가로 붙을 수 있습니다. 소액사건심판 절차를 이용하면 비교적 간단하고 빠르게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대로 아직 지급 전이고 요구만 받는 단계라면, 특약이 없는 한 응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문자메시지나 내용증명 등 서면으로 명확히 밝혀 두는 것이 이후 분쟁에서 유리합니다. 다만 통상적인 사용 범위를 명백히 벗어난 오염이나 손상, 예를 들어 장기간 방치로 인한 곰팡이·해충 발생, 반려동물로 인한 바닥·벽지 훼손 등은 통상의 손모가 아니라 임차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손해로 평가될 수 있어, 이 경우에는 별도로 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5. 특약 없는 청소비 요구에는 근거 확인부터 조정·소송까지 순서대로 대응합니다

감정적으로 다투기보다 근거를 요청하고, 필요하면 조정과 소송으로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소비 분쟁은 통상 ①임대인에게 청소비를 요구하는 계약상 근거, 즉 특약 조항이나 청소업체 견적서·영수증을 서면으로 요청하는 단계 → ②근거 제시가 없거나 불충분하면 통상손모 법리를 정리해 반환·미지급 의사를 내용증명으로 통지하는 단계 → ③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수원 지역이라면 관할 지부·사무소)에 조정을 신청하는 단계 → ④조정도 불성립하면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 소송(관할 수원지방법원, 청구금액에 따라 소액사건심판 가능)으로 나아가는 단계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청소비를 요구받았거나 이미 공제당한 상황이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임대차계약서 전체를 다시 확인해 청소비·원상회복 관련 특약 문구가 있는지, 있다면 금액과 범위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2. 입주 당시 찍어둔 사진·영상, 공인중개사나 관리사무소가 작성한 입주 체크리스트 등 상태를 증명할 자료를 확보합니다.

  3. 임대인이 제시한 청소비 산정 근거(청소업체 견적서·영수증)가 통상적인 청소 범위를 넘는 작업, 즉 실제 손상 복구에 대한 것인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임대차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근거 없이 요구되거나 공제된 금액은 돌려받고 실제 손상에 대한 책임 범위는 합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이사를 앞두고는 짐을 싸고 새 집으로 옮기는 일만으로도 정신이 없다 보니, 몇 십만원 수준의 청소비 문제는 “그냥 내고 말자”며 넘어가거나, 반대로 “억울하다”는 생각만 품은 채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비를 요구받거나 이미 공제당한 임차인 입장에서는 계약서에 근거가 있는지부터 차분히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특약이 없다면 응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는 것만으로도 상당수 분쟁은 정리됩니다. 반대로 임대인 입장에서도 “관행”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청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우므로, 애초에 계약 체결 단계에서 청소비 등 원상회복 범위를 구체적으로 특약에 담아 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길입니다. 실제로 통상적인 사용 범위를 벗어난 심각한 오염이나 훼손이 있었다면 그 부분은 정당하게 배상받을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저는 임차인과 임대인 양쪽의 임대차 분쟁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서 문구 하나, 자료 하나의 유무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특약도 없는데 청소비를 요구받아 억울하거나, 반대로 정당한 원상회복 비용을 받지 못해 곤란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청소비 특약이 전혀 없으면, 임대인이 청소비를 요구해도 절대 낼 필요가 없나요?

A. 원칙적으로는 낼 의무가 없습니다. 다만 통상적인 사용 범위를 명백히 벗어난 오염이나 훼손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계약서에 “퇴실 시 청소비 ○○만원”이라고 구체적으로 적혀 있으면 무조건 내야 하나요?

A. 원칙적으로는 내야 합니다. 금액과 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된 특약은 유효한 합의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금액이 실제 청소 범위와 지나치게 동떨어진다면 다툼의 여지는 남습니다.

Q. 이미 보증금에서 청소비가 공제된 채 반환받았습니다. 지금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특약 없이 공제된 금액은 민법상 부당이득에 해당해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반환이 지연되면 지연손해금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소액이라 소송까지 가기는 부담스러운데, 다른 방법은 없나요?

A.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먼저 이용해볼 수 있습니다. 비용 부담이 적고, 조정이 성립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Q. 반려동물을 키웠는데, 이 경우에도 청소비를 안 내도 되나요?

A. 반려동물로 인한 바닥·벽지 손상, 냄새 등이 통상적인 사용 범위를 명백히 벗어났다면 통상의 손모로 보기 어려워, 그 복구 비용은 임차인이 부담해야 할 수 있습니다.

Q. 임대인이 청소업체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전액 요구하면 그대로 내야 하나요?

A. 영수증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정당한 청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청소가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것인지, 실제 손상 복구를 위한 것인지를 먼저 구분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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