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사건이 알려진 직후 부모님은 두 가지 감정 사이를 오갑니다. 피해 측 부모님은 분노와 미안함 사이에서, 가해 측 부모님은 당혹감과 걱정 사이에서 흔들립니다. 입장은 달라도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사건 초기 며칠의 대응이 이후 학교폭력 절차와 수사 절차 전체의 방향을 정한다는 점입니다.
피해학생 측이든 가해학생 측이든 처음 해야 할 일은 같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정리하고, 자료를 보존하고, 상대방과의 접촉은 신중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입장별로 사건 초기에 부모님이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피해학생 부모는 사건 직후 무엇을 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할 일은 아이의 진술을 있는 그대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했는지 아이가 말한 표현 그대로 적어 두세요. 이때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답을 유도하는 질문은 피하셔야 합니다. 아이는 부모님이 원하는 답을 말하려고 기억을 바꾸기도 하고, 이렇게 흔들린 진술은 이후 절차에서 신빙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증거는 사라지기 전에 보존해야 합니다. 메시지와 SNS 게시물은 날짜와 상대방 계정이 보이도록 캡처하고, 다친 곳이 있다면 사진을 찍고 병원 진료를 받아 기록을 남기세요. 마음의 상처가 보인다면 심리 상담 기록도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CCTV가 있을 만한 장소라면 보존 기간이 지나기 전에 학교나 관리 주체에 보존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교에는 신고 여부와 이후 절차를 명확하게 확인하세요. 신고 후 아이가 가해 학생과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한다면 분리 등 보호 조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과의 직접 접촉은 신중해야 합니다. 화가 나서 상대 부모에게 연락하거나 가해 학생을 직접 찾아가면 오히려 새로운 분쟁이 생기고, 협박이나 명예훼손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먼저 사과나 합의를 제안해 오더라도 그 자리에서 답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판단하세요.
경찰에 신고하거나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진술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세요. 아이가 경찰 조사를 받을 때는 보호자 등 신뢰관계인의 동석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와 상의할 때는 피해 사실과 원하는 결과를 함께 정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를 원하는지, 아이의 안전한 학교생활이 우선인지, 치료비와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원하는지에 따라 대응 방향이 달라집니다. 변호사는 흩어진 피해 사실과 요구사항을 절차에 맞게 구조화해 드립니다.
가해학생 부모는 사건 직후 무엇을 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할 일은 아이를 다그치지 않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아이는 혼날까 봐 사실을 축소하거나 숨길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아야 너를 도울 수 있어"라는 태도로 들어 주시고, 아이가 한 말은 그대로 기록해 두세요. 사실을 정확히 알아야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증거는 가해 측에게도 중요합니다. 사건 전후의 대화, 서로 주고받은 메시지, 당시 상황을 보여 주는 정황 자료를 보존하세요. 쌍방 다툼이었는지, 장난이 오해로 번진 것인지,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부분이 있는지는 이런 자료로 설명됩니다. 불리해 보이는 메시지라도 삭제해서는 안 됩니다. 삭제 자체가 더 큰 불신을 부를 수 있습니다.
학교에는 앞으로의 조사 절차와 일정을 확인하세요. 확인서를 작성해야 한다면 아이가 급하게 쓰기보다 사실관계를 정리한 뒤 차분히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과와 합의 시도는 신중해야 합니다. 진심 어린 사과는 관계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사실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사과는 인정하지 않은 부분까지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합의를 서두르며 연락을 반복하면 피해 측에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사과의 시기와 방식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조사 전에 아이와 함께 기억나는 사실과 기억나지 않는 사실을 구분해 두세요. 추측해서 말하거나 분위기에 눌려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인정하지 않도록 미리 이야기해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호사와 상의할 때는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인정할 부분은 진정성 있게 인정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은 자료로 설명하며, 아이가 반성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 학교 절차와 수사 절차 모두에서 중요합니다.
입장과 상관없이 모든 부모님이 피해야 할 행동은 무엇일까요?
첫째, 단체 대화방이나 SNS에 사건 내용을 올리는 일입니다. 해명이나 호소의 목적이었더라도 명예훼손 등 새로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목격 학생이나 그 부모에게 직접 연락해 진술을 부탁하는 일입니다. 진술 오염이나 회유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셋째, 아이에게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시키는 일입니다. 아이는 지치고, 진술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먼저 사과하겠다고 연락해 왔어요. 만나도 되나요?
사과 자체를 막을 이유는 없지만, 그 자리에서 합의나 처벌 의사에 관한 결정을 내리지는 마세요. 아이의 상태와 원하는 결과를 먼저 정리한 뒤 답해도 늦지 않습니다.
Q. 우리 아이도 맞았는데, 가해자로 신고됐어요.
쌍방 다툼이라면 아이의 피해 사실도 함께 정리해 주장할 수 있습니다. 진료 기록과 당시 상황을 보여 주는 자료를 빠짐없이 확보하세요.
Q. 아이가 쓴 확인서를 다시 쓸 수 있나요?
이미 제출한 확인서를 바꾸기는 쉽지 않고, 내용이 달라지면 신빙성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작성할 때부터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차분히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증거가 별로 없는데 신고해도 될까요?
아이의 일관된 진술 자체도 중요한 자료입니다. 다만 진술을 뒷받침할 주변 자료를 최대한 모아 두는 것이 좋고, 신고 전 상담을 통해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Q. 가해 측인데 변호사를 선임하면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변호사는 무조건 부인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정할 부분과 설명할 부분을 정리해 아이가 공정하게 판단받도록 돕는 사람입니다. 진정성 있는 반성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도 변호사의 역할입니다.
피해 측 부모님께는 아이의 상처가 제대로 인정받는 과정이, 가해 측 부모님께는 아이가 책임을 배우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두 과정 모두 처음 며칠의 대응에서 시작됩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학교폭력·아동학대 전문변호사와 함께 첫걸음을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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