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퇴직금은 절차 밖의 채권입니다
"저희 대표님이 개인회생을 준비하신다는데, 그동안 못 드린 월급과 퇴직금도 저희가 채권자목록에 넣어야 하나요?"
인사·총무 실무를 맡고 계시다면 이런 질문을 받아보셨을 겁니다. 답은 두 단계입니다. 사용자가 법인이라면 임금·퇴직금은 법인에 대한 채권이므로 대표 개인의 채권자목록과는 애초에 무관합니다. 사용자가 대표 개인 자신인 경우라도 임금과 퇴직금은 개인회생절차 안으로 들어가는 채권이 아닙니다. 채권자목록은 채무자인 대표 개인이 작성하는 서류이며, 회사나 담당자가 아니라 근로자가 그 목록의 채권자로 등재되는 구조입니다.
임금·퇴직금은 재단채권입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 제583조 제1항 제3호는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 청구권을 개인회생재단채권으로 정합니다. 개인회생재단채권은 개인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개인회생채권보다 먼저 변제됩니다(같은 조 제2항, 제475조, 제476조). 개인회생절차개시 전에 이미 발생한 체불 임금도 마찬가지로 재단채권입니다. 실무상 착오로 이 채권을 목록에 기재하는 경우가 있으나, 기재했다는 사정만으로 개인회생채권으로 성질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기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지급의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한 근로자에 대한 채권이라도 항목별로 성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임금·퇴직금·재해보상금을 제외한 그 밖의 근로관계 채권은 우선권 있는 개인회생채권으로 분류되어, 이 부분만 채권자목록 기재 대상이 됩니다. 이 채권은 변제계획에 편입되어 임금·퇴직금과 달리 감축된 금액으로 변제받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이 대지급금을 지급하고 사업주에게 구상하는 채권 역시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채권과 마찬가지로 개인회생재단채권에 해당합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표 개인의 개인회생절차와 법인의 회생절차는 구분해서 보셔야 합니다. 법인이 임금을 체불한 경우 그 채무는 법인 회생절차의 공익채권이며, 대표 개인의 개인회생재산에서 우선변제받을 권리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울러 여기서 말하는 사업주는 형식상의 명의자가 아니라 자기의 계산으로 사업을 경영하는 실질적 경영자를 가리키므로, 명의상 대표와 실제 경영자가 다르다면 지급의무의 주체부터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목록 기재와 확정, 이렇게 진행됩니다
그 밖의 근로관계 채권을 채권자목록에 적을 때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규칙 제80조가 정한 채권자 성명·주소, 채권의 원인·금액을 기재하고, 소송이 계속 중이라면 법원·당사자·사건명·사건번호도 함께 적어야 합니다. 목록 기재사항은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 전까지 수정할 수 있고, 개시 후에도 법원의 허가를 받아 수정할 수 있지만 변제계획인가결정이 있으면 더 이상 수정할 수 없습니다.
법원이 개시결정을 하면 채무자와 채권자에게 목록 및 변제계획안을 송달하고 이의기간을 안내합니다. 이의기간 안에 개인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지 않으면 목록 기재대로 채권이 확정되고, 이 확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근로자가 다투지 않았다는 사정은 채권이 정리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목록에 적힌 금액대로 굳어진다는 뜻입니다. 한편 그 밖의 근로관계 채권이 목록에서 누락되면 원칙적으로 면책의 효력이 미치지 않아, 절차가 끝난 뒤에도 채무자에게 그대로 남을 수 있습니다. 근로자별로 채권 항목을 대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개인회생절차가 개시되어도 체불에 대한 형사 절차는 별도로 진행됩니다. 법인 회생절차에 관한 판례이기는 하나, 체불이 절차 신청 전에 이미 발생한 이상 절차 개시는 사후적 사정에 불과하므로 임금·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책임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도 있습니다.
명의부터 채권 성질까지 확인
다음 순서로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체불이 대표 개인 명의인지 법인 명의인지부터 확인합니다. 이어 근로자별 채권을 임금·퇴직금·재해보상금과 그 밖의 근로관계 채권으로 나누어 정리합니다. 그 밖의 근로관계 채권이 있다면 채권자목록 기재 여부와 수정 시한을 확인합니다. 근로복지공단의 대지급금 지급 내역이 있다면 도산대지급금인지 간이대지급금인지부터 구분하고, 유형에 따라 요건과 기한이 다르므로 공단에 정확한 기한을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체불 사건이 노동관서나 법원에 계속 중인지 파악합니다. 각 단계의 확인 결과는 근거자료와 함께 남겨 두십시오.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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