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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때문에 평가를 낮췄다는 오해, 무엇으로 증명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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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때문에 평가를 낮췄다는 오해, 무엇으로 증명하시겠습니까? 

유승윤 변호사

낮은 평가 하나로 걸리는 세 가지 리스크

조사를 미루면 과태료, 조치를 미루면 또 다른 과태료, 신고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면 그때부터는 형사처벌입니다. 괴롭힘을 신고한 직원의 이름 옆에 최하위 평가등급을 적어 넣는 순간, 인사팀은 이 세 가지 리스크를 동시에 떠안게 됩니다.

억울하실 수 있습니다. 업무 역량이 실제로 아쉬웠던 직원이었을 수도 있고, 신고와 무관하게 매겨 온 평가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신고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직원에 대한 모든 인사조치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평가 근거와 절차를 문서로 남겨 두지 않았다면, 아무리 정당한 판단이었더라도 신고 때문에 낮은 점수를 줬다는 의심을 지울 방법이 없습니다. 신고가 접수된 순간부터 회사에는 법이 정한 의무가 발생합니다. 조사·조치를 놓치면 과태료가 부과되고,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까지 인정되면 형사처벌로 넘어갑니다.

조사부터 처우까지, 세 가지 법정 의무

첫째, 조사 의무입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은 사용자가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객관적인 사실 확인 조사를 실시하도록 정하며, 미이행 시 500만원 이하 과태료(1차 300만원)가 부과됩니다. 신고자에게 행위자와 직접 확인해 보라고 안내하는 방식은 이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조사의무가 무한정 확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근로기준법이 신고 접수·조사, 피해자 회복조치, 행위자 제재조치 의무를 부과할 뿐 개별 사업장의 구체적 조사·조치 절차는 정하고 있지 않다고 정리하였고(대전고등법원 2023. 12. 12. 선고 2023누11267 판결), 제반 사정에 비추어 조사의무를 불이행·해태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습니다(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5. 9. 10. 선고 2024가합11321 판결). 실제 판단 근거는 취업규칙 등 사내 규정입니다(근로기준법 제93조 제11호). 평가자가 소속 부서장과 동일인인 경우, 조사 단계부터 별도의 객관성 확보 장치가 필요합니다.

둘째, 조치 의무입니다. 조사 결과 사실이 확인되면 행위자에게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하되, 조치 전에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제5항).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 변경 등 보호조치도 별도로 이행해야 하며(제4항), 조사 기간 중에도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보호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제3항은 과태료 대상은 아니지만, 의사에 반하는 보호조치는 곧바로 제6항 불리한 처우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행위자가 퇴사 예정이라는 사정만으로 조사 자체를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조사 결과 사실이 확인되면 피해근로자 보호조치 의무는 별도로 남아 있고, 행위자에 대한 조치는 근로관계 존속 여부에 따라 가능한 범위를 검토해야 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은 조사참여자 누구도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누설할 수 없고(제7항), 이를 어긴 조사 담당자 개인도 별도 징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불이익 처우 금지입니다. 신고 또는 피해를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은 제6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공소시효 5년). 다만 신고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인사조치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며, 조치가 객관적으로 불이익하고 신고와 인과관계가 있으며 별도의 정당한 사유가 없어야 제6항 위반이 성립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 13. 선고 2021노3038 판결). 인과관계 판단요소(시기적 근접성, 조치의 경위·과정, 사유의 선재성, 불이익 정도, 종전 관행·동종 사안과의 형평성, 구제신청 경과)는 원래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의 기준이나 제6항 판단에도 준용할 만하다고 본 하급심 확정판결이 있습니다(청주지방법원 2022. 4. 13. 선고 2021노438 판결). 성과평가·동료평가에서의 차별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 제4호가 정한 불리한 처우 예시로, 그 취지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조사 결과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았더라도 신고자·피해근로자는 여전히 보호 대상입니다(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1. 4. 6. 선고 2020고단245 판결). 이 경우 민법 제750조 등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별도로 인정될 수도 있습니다.

부실한 조사가 부메랑이 되는 순간

세 리스크는 독립된 문제가 아닙니다. 법원은 사전 조치·사실조사·사후 조치 등 일련의 절차가 적절했는지를 불리한 처우 판단에 함께 고려한다고 보았고, 절차적 하자와 부실한 사실조사가 있었던 사안에서 이후 조치를 불리한 처우로 인정하였습니다(2020고단245 판결). 아울러 제5항 과태료는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 괴롭힘 발생 사실을 확인하였음에도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에 성립합니다(울산지방법원 2022. 11. 4. 선고 2022과221 결정;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 3. 22. 선고 2022과30 결정). 조사를 제대로 해 확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면 제5항이 아니라 제2항이 문제되므로, 어느 경우든 조사를 제대로 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나아가 신고 내용에 법령 위반 사실이 포함되어 공익신고에도 해당하면, 신고 후 2년 이내의 불이익조치는 신고를 이유로 한 것으로 추정되어 회사가 반대 사실을 증명해야 하고(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3조, 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2두66576 판결), 보호조치 불이행 시에는 과태료·벌금과 별도로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신고와 무관함을 증명하는 네 가지 자료

평가 확정 전 다음을 남겨 두어야 합니다.

평가 근거자료의 작성 시점: 문제 제기 이전부터 존재한 자료인지
동종 사안 비교자료: 같은 등급을 받은 다른 직원, 해당 직원의 전년도 평가 이력
인지 경위 기록: 평가자·관련자가 신고 내용이나 조사 참여자를 언제, 누구를 통해 알게 되었는지
의견청취 기록: 행위자 조치 전 피해근로자 의견을 들은 서면 기록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평가 확정 전, 법률 검토가 필요한 이유

사안의 성격에 따라 평가의 적정성을 뒷받침할 자료와 기록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평가 확정 이전 단계에서 검토를 받으시면, 평가가 신고와 무관하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해 형사 리스크로 번지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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