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수감 중인 가족을 대신해 매달 영치금을 넣어주다가, 갑자기 그 돈을 찾을 수도 쓸 수도 없다는 통보를 받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검찰이 추징보전명령을 집행하면서 다른 재산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구치소 보관금, 즉 영치금 반환채권까지 처분금지 대상에 포함시켰기 때문입니다. 영치금은 액수도 크지 않고 캔틴 구매나 의료비처럼 수용생활에 꼭 필요한 곳에 쓰이는 돈인데, 이런 돈까지 묶여도 되는 것인지 의문을 갖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영치금이 추징보전의 대상이 되는 법적 구조와, 생활형편을 이유로 그 처분금지를 취소하거나 일부만 풀 수 있는 절차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영치금이 뭐길래 묶이나 — 보관금의 법적 성격
영치금은 교정시설이 수용자를 대신해 보관하는 금전입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25조에 따라 소장은 수용자가 입소 당시 지니고 있던 현금을 교정시설에 보관하고, 같은 법 제27조에 따라 가족이나 지인이 접견·우편 등으로 넣어주는 금품도 소장의 허가를 거쳐 같은 방식으로 보관됩니다. 수용자는 이 돈을 직접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신청해 캔틴에서 물품을 사거나 의료비·도서 구입비 등으로 사용을 청구하는 구조입니다.
법적으로 보면 영치금은 현금 자체가 아니라, 수용자가 국가(교정시설)에 대해 갖는 보관금 반환청구권이라는 채권입니다. 겉보기엔 그냥 맡겨둔 돈처럼 보이지만, 법적 성격이 채권인 이상 다른 재산과 마찬가지로 압류나 보전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가족이 매달 정기적으로 넣어주는 생활비 명목의 돈이라 해도, 그 반환채권 자체는 압류금지 목록에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실무의 출발점입니다. 이 성격을 이해해야 왜 영치금까지 추징보전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또 어떤 절차로 다퉈야 하는지가 분명해집니다.
영치금은 현금이 아니라 교정시설에 대한 보관금 반환청구권, 즉 채권이다 — 채권인 이상 다른 재산처럼 처분금지·압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추징보전명령이란 — 추징재판을 지키기 위한 사전 처분
추징보전은 형사재판이 확정되기 전에, 나중에 선고될 추징재판을 실제로 집행할 수 없게 되거나 집행이 현저히 곤란해질 우려가 있을 때 미리 피고인·피의자의 재산 처분을 막아두는 제도입니다.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52조는 법원이 추징하여야 할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추징재판 집행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질 염려가 있을 때, 검사의 청구 또는 법원의 직권으로 추징보전명령을 내려 재산 처분을 금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공소가 제기되기 전이라도 검사가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해 같은 처분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기소 전 추징보전명령(제53조)이라 부릅니다.
이 제도는 마약 사건에만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는 이 법에 따른 몰수·추징에 관해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의 몰수보전·추징보전 관련 규정을 그대로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사기·횡령·배임처럼 재산상 부정한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중대범죄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특정범죄에 해당하면, 마약 사건과 동일한 추징보전 절차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추징보전명령을 낼 때는 보전할 금액, 즉 추징보전액을 먼저 정하고 특정재산을 지정하며, 동시에 그 처분금지를 풀기 위해 피고인이 공탁해야 할 금액인 추징보전해방금도 함께 정해집니다.
채권도 묶인다 — 영치금 반환채권에 걸리는 추징보전의 구조
부동산이나 예금뿐 아니라 채권도 추징보전의 대상이 됩니다. 영치금 반환채권처럼 특정 금전지급을 구하는 권리는, 그 권리자(수용자)의 상대방인 국가를 제3채무자로 지정해 처분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보전됩니다.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54조에 따라 추징보전명령은 검사의 명령으로 집행되고, 이 명령은 민사집행법상 가압류명령과 동일한 효력을 가집니다. 같은 조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사집행법이나 가압류 집행절차에 관한 법령을 준용하도록 정하는데, 이 준용 규정이 뒤에서 살펴볼 생활형편에 따른 취소 논리의 출발점이 됩니다.
실무에서 영치금에 처분금지 조치가 걸리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민사 채권자가 통상의 채권압류·추심명령으로 영치금 반환채권을 압류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형사절차에서 검사·법원이 추징보전명령으로 같은 채권을 묶는 경우입니다. 근거 법령과 절차는 다르지만, 수용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결과는 비슷합니다. 신청해서 쓰던 캔틴 구매나 의료비 지급이 막히고, 새로 넣어주는 영치금도 인출·사용이 불가능해집니다. 이 글은 그중 형사절차상 추징보전에 초점을 맞추되, 채권압류 일반의 법리도 함께 참고가 됩니다.
왜 하필 영치금까지 겨냥하나 — 실무에서 벌어지는 상황
구속되어 수감 중인 피고인·피의자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별다른 재산 활동을 하기 어렵습니다. 검찰이 추징보전 대상 재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이나 예금이 마땅치 않거나 이미 다른 절차로 묶여 있다면, 그나마 실체가 확인되는 재산인 영치금 반환채권으로 시선을 돌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소액이라도 가족이 정기적으로 넣어주는 돈이 있다면, 그 반환채권 전체가 처분금지 대상으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영치금의 실제 쓰임새입니다. 캔틴에서 생필품과 간식을 사고, 의료비를 지불하고, 도서를 구입하는 등 수용생활을 유지하는 최소한의 비용이 대부분 영치금에서 나갑니다. 추징보전액 자체는 크게 산정됐더라도, 형식상 영치금 반환채권이 처분금지 대상 "특정재산"으로 지정되면 그 채권 전부가 묶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몇 만 원 단위의 생활비성 지출까지 막히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추징 목적 달성에 사실상 큰 의미가 없는 소액까지 함께 묶이는 셈이라, 이 지점이 바로 다음에 볼 취소·일부취소 논의의 출발점이 됩니다.
영치금 반환채권도 다른 재산과 마찬가지로 추징보전 대상 "특정재산"으로 지정될 수 있음.
지정되면 캔틴 구매·의료비 지급·신규 영치금 인출까지 함께 막힘.
추징보전액의 규모와 무관하게, 지정된 채권 자체는 전부 처분금지 상태가 됨.
생활형편을 이유로 다툴 수 있는 두 갈래 길
영치금이 묶였다고 손 놓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투는 통로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첫째는 추징보전명령 자체의 일부취소입니다.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57조는 추징보전의 이유나 필요가 없어지거나 추징보전기간이 부당하게 길어진 경우, 검사나 피고인·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의 청구, 혹은 법원의 직권에 의한 결정으로 추징보전명령을 전부 또는 일부 취소하도록 정합니다. 다른 재산으로 이미 추징 예상액이 충분히 확보돼 있다면, 소액인 영치금 부분은 "보전의 필요가 없는 부분"으로 보아 일부취소를 구할 여지가 생깁니다.
둘째는 집행 단계에서의 범위변경입니다. 추징보전명령의 집행에는 민사집행법이 준용되므로(제54조③),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3항을 함께 원용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당사자가 신청하면 법원이 채권자와 채무자의 생활형편,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해 압류명령의 전부 또는 일부를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영치금 반환채권 자체가 처음부터 법이 열거한 압류금지채권(부양료·생계비 예금 등)에 당연히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조항을 근거로 법원이 재량으로 생활형편을 고려해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두 갈래 모두 신청 없이 저절로 풀리지는 않는다는 점이 공통입니다 — 가만히 있으면 처분금지 상태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영치금 반환채권이 당연히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이 있으면 생활형편을 고려해 처분금지의 전부나 일부를 취소할 수 있다.
무엇을 소명해야 법원이 움직이나
취소나 일부취소를 신청한다고 곧바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과 검사를 설득하려면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합니다. 우선 영치금이 실제로 캔틴 구매·의료비·도서 구입 등 생활필수 지출에 쓰이고 있다는 사용 내역, 그리고 영치금 액수가 전체 추징보전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그 부분을 풀어줘도 보전 목적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미 다른 재산, 예를 들어 부동산이나 예금 등으로 추징 예상액이 충분히 커버되고 있다는 자료가 있다면 함께 제출하는 것이 설득력을 높입니다.
절차적으로도 챙길 부분이 있습니다. 검사의 청구에 의한 취소가 아닌 경우, 법원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검사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제42조 제2항, 제57조에서 준용). 검사가 다른 재산으로 추징 목적이 이미 달성 가능하다는 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취소가 늦어질 수 있으므로, 신청 단계에서부터 검사를 설득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정리해 제출하는 쪽이 실무상 유리합니다. 신청은 피고인·피의자 본인은 물론 변호인 명의로도 가능하며, 기소 전 단계에서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적용 예시 — 어떻게 진행되나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피고인 A의 사례를 가정해보겠습니다. A의 은행 계좌 잔액은 많지 않아, 검찰은 추징보전 대상 재산을 찾던 중 가족이 매달 20만원가량 넣어주던 영치금 반환채권까지 처분금지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그 결과 A는 캔틴 이용은 물론 의료비 지급 신청도 어려워졌습니다. 변호인은 A 명의의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이 이미 다른 절차로 압류돼 추징 예상액을 상당 부분 커버하고 있다는 자료와, 영치금은 생활필수 지출용으로 액수도 미미하다는 사용 내역을 정리해 일부취소를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검사의 의견을 들은 뒤, 임차보증금반환채권으로 추징보전 목적이 상당 부분 달성되고 있고 영치금 부분까지 계속 묶어둘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영치금 반환채권에 대한 처분금지만 일부취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사례에서 핵심은 취소가 저절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다른 재산으로 보전 목적이 충족되고 있다는 자료와 영치금의 실제 용도를 구체적으로 소명했기 때문에 법원을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막연히 "생활이 어렵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수치와 자료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영치금도 정말 추징보전 대상이 되나요?
A. 네. 영치금은 교정시설에 대한 보관금 반환청구권이라는 채권이므로 다른 재산과 마찬가지로 추징보전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처분금지가 걸리는지는 검사·법원이 이를 특정재산으로 지정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Q. 생활형편이 어려우면 법원이 알아서 풀어주나요?
A. 아니요. 법원이 직권으로 파악해 자동으로 풀어주는 구조가 아니라, 피고인·피의자나 변호인이 취소 또는 일부취소를 신청해야 검토됩니다. 신청이 없으면 처분금지 상태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Q. 마약 사건이 아닌데도 이 절차가 적용되나요?
A. 네. 추징보전 제도 자체는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에 규정돼 있지만,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사기·횡령·배임 등 중대범죄에도 그대로 준용됩니다.
Q. 취소를 신청하면 검찰이 반대할 수도 있나요?
A. 네. 검사의 청구에 의한 취소가 아닌 경우 법원은 결정 전에 검사의 의견을 들어야 하므로, 검사가 반대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다른 재산으로 추징 예상액이 충분히 확보돼 있다는 자료를 함께 제출하는 것이 설득에 도움이 됩니다.
Q. 기소 전 수사 단계에서도 취소를 신청할 수 있나요?
A. 네. 추징보전 자체가 공소제기 전에도 검사의 청구로 가능한 만큼, 취소나 일부취소 역시 그 단계부터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영치금이 아예 처분금지 대상이 되지 않게 미리 막을 방법은 없나요?
A. 사전에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절차는 없습니다. 다만 추징보전 대상 재산이 특정되는 초기 단계에서 변호인이 다른 재산 현황 자료를 먼저 제시해, 영치금처럼 생활에 꼭 필요한 소액 채권까지 포함되지 않도록 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맺음말
영치금이 추징보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 채, 통장도 아닌 소액 보관금까지 묶였다는 통보를 받고 당혹스러워하는 가족들이 적지 않습니다. 영치금은 법적으로 보관금 반환채권이라는 재산이기 때문에 다른 재산과 마찬가지로 처분금지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그 취소 역시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고 당사자의 신청과 구체적인 소명이 있어야 검토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수원구치소를 비롯해 경기남부 지역 교정시설에 가족이 수감돼 있다면, 영치금이 묶였다는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다른 재산으로 추징 예상액이 얼마나 커버되고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취소나 일부취소 신청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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