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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얼굴 딥페이크, 아청법 성착취물이 되려면 '아동으로 명백히 인식'돼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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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얼굴 딥페이크, 아청법 성착취물이 되려면 '아동으로 명백히 인식'돼야 하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자녀 얼굴이 딥페이크 성착취물로 유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나, 반대로 그런 합성물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수사선상에 오른 당사자나 똑같이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게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 맞느냐"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최근 판결에서, 실제 미성년자의 얼굴을 성인의 나체 사진에 합성한 딥페이크라고 해서 곧바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아청법은 "아동·청소년" 자체가 등장하는 경우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경우를 나눠 정하고 있고, 이 구분에 따라 같은 딥페이크라도 처벌 수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왜 얼굴만 진짜인 합성물이 곧바로 "아동이 등장"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지, 대신 무엇을 충족해야 아청법이 적용되는지를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딥페이크 성착취물, 아청법이 정한 두 가지 유형부터 구분해야 한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2조 제5호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해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언뜻 한 줄로 읽히지만 이 문장은 사실 두 가지 유형을 나란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실제 아동·청소년이 그 모습 그대로 등장하는 경우이고, 둘째는 실존 인물이 아니더라도(그림·애니메이션·가상 캐릭터 등)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 등장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두 유형을 나눠 정한 이유는, 실제 아동을 촬영한 것이 아니어도 아동을 성적 대상화하는 창작물 자체가 지닌 해악을 함께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형량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아청법 제11조 제1항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한 자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살인죄에 버금가는 무거운 법정형입니다. 그런데 딥페이크는 대부분 실제 아동의 신체를 그대로 촬영한 것이 아니라, 얼굴 사진과 다른 신체 이미지를 AI나 편집 기술로 결합해 만든 합성물입니다. 이런 합성물이 위 두 유형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애초에 해당하기는 하는지부터 다시 따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청법 제2조 제5호는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경우"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 등장하는 경우"를 나란히 규정한다 — 딥페이크는 이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얼굴은 진짜, 몸은 가짜 — "실제 아동·청소년 등장"을 인정하지 않은 이유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사건이 있습니다. 피고인이 16세 피해자의 실제 얼굴 사진을 신원불상 성인 여성의 나체·성행위 사진에 합성해 딥페이크 이미지를 제작·소지·유포한 사안이었습니다. 1심과 2심(서울고등법원 2024노1823)은 모두 이 합성물이 아청법상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도17801 판결은 상고를 기각해 이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논리는 이렇습니다. 합성물 속 신체는 실제 피해자의 몸을 촬영한 것이 아니라 신원불상 성인 여성의 몸이고, 여기에 피해자의 얼굴을 편집·결합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즉 실제로 존재하는 그 아동·청소년의 모습이 그대로 담긴 것이 아니라, 제작자가 기술로 새로 만들어낸 이미지라는 것입니다.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형벌 조항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므로, 신체 자체가 그 아동의 것이 아닌 이상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첫 번째 유형으로 곧바로 포섭할 수는 없다는 결론입니다. 이 판단이 확인해준 것은, 얼굴 합성 딥페이크는 원칙적으로 "실제 아동 등장" 유형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하나, 두 번째 유형인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 요건을 충족하는지입니다.

두 번째 관문 —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 판단기준

대법원은 같은 판결에서 표현물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를 제시했습니다. 인물의 외모와 신체발육 상태, 실제 나이와 신원, 합성물의 출처와 제작 경위, 배경과 상황 설정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한 요소만으로 단정하지 말고, 합성물 전체가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되는지를 종합해서 보라는 취지입니다.

이 기준을 구체적인 장면으로 옮겨보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합성된 신체가 굴곡이 뚜렷한 성인 여성의 체형이고, 배경에 아동·청소년임을 시사하는 단서가 전혀 없다면, 얼굴만 실제 미성년자의 것이라 해도 "명백히 인식"이라는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합성물에 교복이 남아 있거나, 원본 사진이 최근 교실·운동장 등에서 촬영된 것이 확인되거나, 신체 자체도 앳된 체형으로 편집돼 있다면 두 번째 유형에 해당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결국 얼굴이 진짜 미성년자의 것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동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합성물 전체가 종합적으로 무엇을 보여주는지가 관건입니다.

  • 외모·신체발육 상태 — 합성된 신체가 앳된 체형인지, 성인 체형인지.

  • 배경·상황 설정 — 교복·학교·어린이방 등 아동임을 시사하는 단서가 있는지.

  • 출처·제작 경위 — 원본 얼굴 사진이 실제 몇 살 때, 어떤 맥락에서 촬영된 것인지.

  • 실제 나이·신원 — 피해자의 나이가 객관적으로 확인되는지.

얼굴이 실제 미성년자의 것이라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 외모·신체발육 상태, 배경·상황 설정까지 종합했을 때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돼야 한다.

이 사건에서 무죄가 나온 진짜 이유 — 표현물 기준도 충족되지 못했다

앞선 사건에서 대법원이 두 번째 유형까지도 인정하지 않은 이유는, 합성된 신체가 신원불상 성인 여성의 것으로 확인됐고, 배경이나 상황 설정에서도 피해자가 미성년자임을 보여주는 단서가 따로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얼굴만 실제 16세 피해자의 것일 뿐, 나머지 요소들이 전부 "성인"을 가리키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 결과 이 사건 합성물은 아청법상 두 유형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다만 이 결론은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른 것이지, 얼굴 합성 딥페이크가 항상 아청법을 피해간다는 뜻은 아닙니다. 만약 제작자가 신체까지 앳된 체형으로 합성했거나, 배경에 교복이나 학교를 시사하는 요소를 남겼다면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결국 개별 합성물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를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하는 사안이라는 뜻이고, 이 판단이 수사·재판 단계에서 다퉈질 여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청법 무죄라도 처벌은 남는다 — 허위영상물편집·반포죄

아청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서 처벌을 아예 면하는 것은 아닙니다. 위 사건에서 피고인은 아청법상 성착취물 제작 혐의는 무죄를 받았지만, 대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가 정한 허위영상물편집·반포죄로 처벌받았습니다. 이 조항은 사람의 얼굴·신체·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 등을 그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가공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편집물을 반포하거나, 편집 당시에는 동의가 있었더라도 이후 의사에 반해 반포한 경우도 같은 형량이 적용됩니다.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반포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되고, 이런 편집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한 자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아청법 제11조 제1항의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같은 조 제5항의 구입·소지·시청 1년 이상 유기징역과 비교하면 법정형이 확연히 낮습니다. 다시 말해 이 사건에서 죄명이 바뀐 것은 "처벌이 없어졌다"는 뜻이 아니라, "더 가벼운 형량 범위로 옮겨갔다"는 뜻입니다.

  • 아청법 제11조 제1항(성착취물 제작) —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 아청법 제11조 제5항(구입·소지·시청) — 1년 이상의 유기징역.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2항(편집·반포) —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4항(소지·구입·저장·시청)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피해자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과 달라지지 않는 것

피해자나 보호자 입장에서 가장 먼저 걱정하는 부분은 "죄명이 바뀌면 가해자가 가벼운 처벌만 받고 끝나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형량 자체는 앞서 본 대로 확실히 낮아집니다. 다만 달라지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이상, 허위영상물편집·반포죄로 처벌받더라도 그 범죄는 아청법이 정한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폭력처벌법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죄"에 해당해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로 분류됩니다. 또한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은 같은 법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범죄(제14조의2 포함)를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로 정하고 있어, 가해자는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됩니다. 죄명이 바뀌어도 신상정보 등록 의무 자체는 남는다는 뜻입니다.

합성물 유포로 인한 피해 확산을 막는 절차는 아청법 적용 여부와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성가족부 산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유포된 합성물의 삭제·모니터링을 지원받을 수 있고, 형사 고소와 별도로 가해자를 상대로 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어느 죄명으로 기소되느냐를 떠나, 유포된 합성물을 신속히 내리고 증거를 확보하는 초기 대응이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합니다.

가해자로 지목됐다면 — 죄명에 따라 방어 전략이 달라진다

수사 초기에 아청법 제11조 제1항 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입건됐다면, 위 판례 법리를 근거로 두 가지를 각각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합성된 신체가 실제 그 아동·청소년의 것인지(첫 번째 유형), 다른 하나는 신체·배경·출처를 종합했을 때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될 수 있는 수준인지(두 번째 유형)입니다. 특히 합성 신체가 명백히 성인의 것이고 배경에 미성년자임을 시사하는 단서가 없다면, 아청법 적용 자체를 다툴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다툼이 통하더라도 무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허위영상물편집·반포죄로 죄명이 전환될 뿐이라는 점은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 안에서도 반포 목적이 있었는지,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했는지, 상습성이 있는지에 따라 형량 범위가 다시 갈립니다. 초범인지, 피해자와 합의나 처벌불원 의사가 있는지도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결국 어느 단계에서든 합성물의 구체적인 내용과 제작·유포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방어 전략의 출발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딥페이크에 쓰인 얼굴 사진이 실제 미성년자 시절 찍힌 것이면 무조건 아청법이 적용되나요?

A. 아닙니다. 얼굴이 실제 아동·청소년의 것이라도, 합성된 신체를 포함한 표현물 전체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수준인지를 별도로 판단합니다. 대법원 2024도17801 판결처럼 신체가 성인의 것으로 합성돼 있고 다른 단서도 없다면 아청법상 성착취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아청법이 적용되지 않으면 처벌을 아예 받지 않나요?

A. 아닙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에 따른 허위영상물편집·반포죄로 처벌될 수 있고,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적용 법조가 바뀔 뿐 처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Q. 합성물에 교복을 입혔거나 학교를 배경으로 했다면 결론이 달라지나요?

A. 그렇습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기준 중 배경·상황 설정과 외모·신체발육 상태는 표현물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되는지를 가르는 핵심 요소이므로, 그런 단서가 남아 있으면 아청법 적용 가능성이 커집니다.

Q. 딥페이크를 직접 만들지 않고 소지·시청만 해도 처벌되나요?

A. 네. 아청법상 성착취물이라면 구입·소지·시청만으로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중형이 적용되고,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이라면 소지·구입·저장·시청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어느 법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Q. 죄명이 성폭력처벌법으로 바뀌면 가해자의 신상정보 등록 의무도 없어지나요?

A. 아닙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은 제14조의2를 포함한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범죄를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로 정하고 있어, 죄명이 바뀌어도 유죄가 확정되면 가해자는 여전히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됩니다.

Q. 피해를 당했다면 형사 고소 외에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나요?

A. 여성가족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유포된 합성물의 삭제·모니터링을 지원받을 수 있고, 형사 고소와 별도로 가해자를 상대로 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어느 죄명이 최종 적용되는지와 무관하게 신청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맺음말

딥페이크 성착취물 사건에서 "아청법이 적용되느냐"는 처벌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처벌 수위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얼굴이 실제 미성년자의 것이라는 사실 하나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고, 신체·배경·출처까지 종합했을 때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되는지가 관건이며,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편집·반포죄로 죄명이 옮겨갈 뿐 처벌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경기남부 지역에서는 학교·SNS를 매개로 한 청소년 대상 딥페이크 사건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어, 수원지검·인계동 인근 수사기관의 초기 대응 방향이 이후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해자로 입건됐든 피해자 측이든, 합성물의 구체적인 내용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 방향을 잡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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