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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공급책 지목당해 공범에게 연락하면, 특가법 면담강요죄가 되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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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공급책 지목당해 공범에게 연락하면, 특가법 면담강요죄가 되는 선 

강대현 변호사

마약 사건에서 공동피의자나 공범이 경찰 조사에서 "그 사람이 공급책이었다"고 진술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면, 억울함에 당장 전화를 걸어 따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연락 한 통이 마약 혐의와는 별개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 제5조의9 제4항의 면담강요등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보복 목적이 없어도, 단지 정당한 사유 없이 만남을 강요하거나 위력을 행사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구조라서 방어권을 행사하려던 접촉이 오히려 새로운 형사처벌로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공범에게 연락하는 행위가 어디서부터 면담강요죄가 되는지, 그 선을 판례를 통해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공범의 진술로 마약 공급책 지목당했다면 — 먼저 알아야 할 것

마약류 사건은 다른 범죄와 달리 물적 증거를 확보하기가 유독 어렵습니다. 투약·매매 현장을 직접 잡지 못하는 이상, 수사기관은 결국 공범이나 매수자의 진술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 진술 하나가 누군가를 '공급책'으로 특정하는 핵심 증거가 되는 일이 흔합니다. 진술을 한 쪽은 자신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 수사에 협조하는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다소 과장되거나 부정확하게 전달되는 일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 지목을 당한 사람의 대응 방식입니다. 억울함을 풀고 싶은 마음에 직접 그 공범에게 연락해 "왜 그렇게 말했냐", "사실대로 다시 말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려는 자연스러운 행동처럼 보여도 법적으로는 전혀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공범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을 번복하게 만들려는 시도로 비칠 수 있고, 이는 마약 혐의 자체보다 더 무거운 결과로 이어질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다음 항목에서 그 근거가 되는 조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특가법 제5조의9 제4항 면담강요등죄 — 보복 목적이 없어도 성립

특가법 제5조의9는 국가의 형벌권 행사에 조력한 증인·참고인 등에 대한 보복범죄를 엄벌해 형사사법기능을 폭넓게 보호하려는 취지로 도입된 조항입니다. 제1항부터 제3항까지는 수사나 재판과 관련한 보복 목적으로 살인·상해·폭행·협박 등을 저지른 경우를 가중처벌하지만, 제4항은 이 보복 목적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조문은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또는 그 친족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면담을 강요하거나 위력을 행사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도 2025. 7. 18. 선고 2023도16500 판결에서 이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제1항 내지 제3항이 보복목적의 폭행·협박 등을 가중처벌하는 것과 달리, 제4항은 "보복목적을 요구함이 없이" 정당한 사유 없이 면담을 강요하거나 위력을 행사한 사실 자체만으로 처벌한다는 것입니다. 즉 "복수하려는 게 아니라 억울함을 풀려고 연락했을 뿐"이라는 항변은 이 조항의 성립을 막는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목적이 무엇이었든 정당한 사유 없는 접촉 자체가 문제 되는 구조라는 점이 이 조항의 가장 큰 함정입니다.

제5조의9 제4항은 제1~3항과 달리 '보복 목적'을 요구하지 않는다 — 목적이 순수했더라도 정당한 사유 없는 면담강요·위력행사 자체가 처벌 대상이다.

'면담강요'와 '위력'의 의미 —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기준

같은 2023도16500 판결은 '면담강요'와 '위력'이라는 구성요건요소의 의미도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면담강요란 "서로 만나 이야기하는 것을 억지로 요구하는 것 또는 원하지 않는데도 자유의사에 반하여 서로 만나 이야기하는 것을 억지로 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굳이 폭언이나 위협적인 말이 없어도,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 반복해서 만나자고 요구하는 행위 자체가 이 요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위력은 더 폭넓습니다. 판례는 위력을 "자유의사를 제압, 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유형적 또는 무형적 세력"이라고 정의하며, 여기에는 폭행·협박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력까지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위력 행사에 해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장소, 동기·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피해자의 지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직접적인 협박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면담강요 —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도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억지로 요구·강제하는 것.

  • 위력 —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한 압력도 포함.

  • 판단 요소 — 일시·장소, 동기·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상대방의 지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수사가 시작되기 전 연락도 처벌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아직 정식으로 입건된 것도 아닌데 연락 좀 했다고 처벌받겠느냐"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도5325 판결은 이 조항의 적용 범위가 '수사 또는 재판이 개시되어 진행 중인 경우'로 한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수사나 재판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더라도, 수사 또는 재판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와 관련해 필요한 사실을 아는 사람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위력을 행사했다면 이 조항 위반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판례가 제시한 '수사 또는 재판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의 판단 요소는 범죄 혐의사실의 구체성과 경중, 피해자나 목격자 등의 존부, 범죄 신고·고소·고발에 대한 적극성, 수사기관의 범행 인지 용이성 등입니다. 공범이 이미 경찰에서 진술을 마쳤거나 다른 공범이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아직 자신이 정식으로 입건되지 않았더라도 수사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 내 사건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연락했다가 뒤늦게 이 조항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정당한 사유'는 어디까지 인정되나 — 방어권 행사와의 경계

물론 형사사건 관련자에게 연락했다는 사실만으로 전부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문의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벌하지 않는데, 2023도16500 판결은 이 정당한 사유를 구성요건해당성을 조각하는 사유로 보고,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사실을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형법상 위법성조각사유인 정당행위나 책임조각사유인 기대불가능성과는 구별되는 독자적인 판단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 면담강요·위력행사의 동기·목적·경위와 구체적 태양, 행위 당시의 상황, 그 과정에서 한 발언의 의미, 그리고 무엇보다 피의자·피고인에게 보장되는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거나 방어권을 남용하는 행위인지 여부를 종합해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단순히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접촉과, 진술을 철회하거나 바꾸라고 압박하는 접촉은 이 기준에서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후자로 갈수록 방어권의 정당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될 위험이 커집니다.

  •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 — 단순 지인인지, 우월한 지위에 있는 관계인지.

  • 접촉의 동기·목적·경위 — 사실 확인 목적인지, 진술 변경을 요구하는 목적인지.

  • 발언 내용의 의미 — 결과에 대한 언급이나 압박성 표현이 있었는지.

  • 방어권 행사 범위를 넘었는지 — 정당한 반박을 넘어 진술 자체를 흔들려 했는지.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해야 하지만, 진술을 철회·변경하라고 요구하는 접촉은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은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마약사건에서 유죄가 확정된 사례

2023도16500 판결의 사실관계 자체가 마약 사건이라는 점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이 사건은 연예기획사 대표가 소속 가수의 마약류 취급과 관련해 허위 진술을 요구한 사안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앞서 본 법리를 적용해 원심의 유죄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직접적인 협박이 아니라 소속사 대표와 소속 가수라는 우월한 지위 관계를 이용한 요구도 위력 행사로 인정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 판례가 주는 시사점은 명확합니다. 마약 사건에서 공범이나 관련자에게 접촉하려는 시도는, 그 접촉이 물리적 위협을 동반하지 않았더라도,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나 관계, 접촉의 반복성, 요구의 구체적 내용에 따라 위력행사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냥 만나서 얘기 좀 하자고 한 것뿐"이라는 해명이 법정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공범 접촉이 위험한 진짜 이유 — 다른 불이익과의 경합

면담강요등죄 자체의 형량(3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만 보면 마약 공급 혐의보다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실무에서 미치는 영향은 그보다 큽니다. 우선 공범에게 연락한 사실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은 이를 증거인멸이나 진술 회유의 정황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이미 발부된 구속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약 사건은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구속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소인데, 공범 접촉 사실 자체가 그 우려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마약 공급 혐의가 특가법 제11조에 따라 가중처벌 대상이라면, 여기에 면담강요등죄가 더해질 경우 경합범 가중으로 전체 형량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보석이나 구속적부심 단계에서도 공범 접촉 이력은 법원이 석방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억울함을 풀려던 연락 한 번이 원래 혐의에 대한 방어를 더 어렵게 만드는 역설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 접촉 대신 해야 할 것

공범의 진술 때문에 억울한 상황이라면, 그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통로는 직접 접촉이 아니라 형사절차 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변호인을 통해 관련 자료와 정황을 정리해 담당 수사관에게 제시하고, 공판 단계로 넘어가면 그 진술에 대한 반대신문이나 탄핵증거를 통해 신빙성을 다투는 것이 정당하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직접 만나 항의하거나 진술을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방식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새로운 혐의만 더하는 결과를 낳기 쉽습니다.

연락을 하더라도 그 기록은 고스란히 남습니다. 문자메시지·카카오톡·통화내역은 모두 수사기관이 확보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이고, 이는 면담강요·위력행사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자료로 쓰입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본인이 직접 나서기보다 변호인을 통해 절차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길입니다.

  • 공범·참고인에게 직접 연락하지 말 것 —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해도 변호인을 통할 것.

  • 이미 연락했다면 그 내용을 스스로 정리해 변호인과 상의할 것.

  • 진술의 신빙성은 반대신문·탄핵증거 등 정식 절차로 다툴 것.

  • 문자·통화 기록은 삭제해도 복구·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을 유의할 것.

자주 묻는 질문

Q. 공범에게 그냥 사실 확인차 연락한 것도 처벌 대상인가요?

A. 단순한 사실 확인 목적이었는지, 진술 변경을 압박하려는 목적이었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할 필요는 없어도, 접촉의 경위와 발언 내용이 방어권 행사 범위를 넘었다고 판단되면 면담강요등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협박이나 폭언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 안전한가요?

A. 아닙니다. 판례상 '위력'은 폭행·협박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이용한 압력까지 포함하므로, 직접적인 위협이 없었더라도 반복적인 접촉이나 우월한 관계를 이용한 요구는 위력 행사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아직 저는 입건도 안 됐는데 연락했다가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수사 또는 재판이 개시되기 전이라도 그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면 이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공범이 이미 조사를 받았거나 진술을 마친 상태라면 이 요건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면담강요등죄로 처벌받으면 원래 마약 혐의 재판에도 영향이 있나요?

A. 직접적인 죄명은 다르지만, 공범 접촉 사실이 증거인멸 우려의 정황으로 평가되어 구속·보석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두 죄가 함께 기소되면 경합범 가중으로 전체 형량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Q. 변호인을 통하면 공범과의 접촉이 전부 허용되나요?

A. 변호인을 통한 사실관계 확인과 법적 대응은 본인이 직접 나서는 것보다 방어권 행사로 인정받기 쉽습니다. 다만 그 경우에도 진술 변경을 요구하는 내용이라면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어, 목적과 방법을 신중히 정해야 합니다.

Q. 이미 공범에게 연락을 해버렸다면 지금이라도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더 이상의 추가 접촉을 멈추고, 이미 오간 연락 내용을 정리해 변호인과 상의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접촉의 경위와 발언 내용에 따라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검토받아 이후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맺음말

마약 공급책으로 지목당한 상황에서 공범에게 연락하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지만, 그 연락은 보복 목적이 없어도 특가법 제5조의9 제4항의 면담강요등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면담강요와 위력의 개념이 폭넓게 해석되고, 수사가 시작되기 전이라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조항의 그물은 생각보다 넓습니다.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지는 접촉의 동기·경위·방어권 범위를 종합해 판단되는 만큼, 직접 접촉 대신 변호인을 통한 절차적 대응이 결국 더 안전한 길입니다.

특히 마약 사건이 자주 송치되는 수원지검 관내나 안산 지역에서는 공범 간 진술 하나가 사건의 향방을 가르는 경우가 많은 만큼, 억울함이 있더라도 섣부른 개별 접촉보다 절차 안에서 다투는 방법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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