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곧 매각된다거나 대주주가 지분을 넘긴다는 소식을 미리 듣고 그 회사 주식을 사거나 팔았다면, 남보다 빠른 정보력을 활용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지분의 대량취득·처분에 관한 정보는 자본시장법이 별도의 조항으로 규제하는 미공개정보이고, 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회사 내부의 실적·재무 정보를 이용하는 일반적인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와는 규제 근거 조문 자체가 다르고, 처벌되는 사람의 범위도 인수·매각 협상에 관여한 임직원을 넘어 그 소식을 전해 들은 제3자까지 미칩니다. 이 글에서는 대량취득·처분 미공개정보 이용죄가 무엇을 규제하는지, 누가 어떤 경우에 처벌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공시 이후 매매라면 안전한지를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대량취득·처분 미공개정보 이용죄란 —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이 규제하는 것
흔히 '미공개정보 이용죄'라 하면 회사의 실적 악화, 신약 개발 성공, 대규모 수주 같은 내부정보를 떠올리지만, 이는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이 규율하는 영역입니다. 경영권 지분 매각·인수처럼 누가 그 회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거나 팔려고 하는지에 관한 정보는 별도로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이 규제합니다. 이 조항은 "경영권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대량취득·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그 주식 등과 관련된 특정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회사의 경영 실적이 아니라 '누가 이 회사의 지분을 얼마나 사고파는지'라는 별개의 정보를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 조항이 말하는 '대량취득·처분'은 아무 지분 거래나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법 제147조 제1항이 정한 이른바 '5%룰', 즉 주권상장법인의 주식 등을 본인과 특별관계자를 합쳐 5% 이상 보유하게 되거나 그 보유 비율이 1%포인트 이상 변동될 때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보고하도록 한 대량보유상황보고 제도와 맞물려 있습니다. 이 보고 대상에 해당하면서 동시에 경영권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을 가진 취득·처분이라야 제174조 제3항이 규제하는 정보의 대상이 됩니다. 실무에서 문제되는 전형적인 장면은 M&A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 대주주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지분을 넘기기로 했다는 사실, 반대로 인수 협상이 결렬됐다는 사실 등이 아직 공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미리 알고 주식을 사거나 판 경우입니다.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은 회사의 실적정보가 아니라 '누가 이 회사의 경영권 지분을 사고파는지'에 관한 정보를 별도로 규제한다 — 그래서 인수·매각 협상에 관여한 사람이라면 회사 내부자가 아니어도 수범자가 될 수 있다.
어떤 취득·처분이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인정되나 — 시행령의 세 가지 요건
모든 대량 지분 거래가 제174조 제3항의 규제 대상은 아닙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201조 제4항은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이 조항이 적용되는 '대량취득·처분'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취득의 경우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이 정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이 있어야 하고, 금융위원회가 고시하는 비율 이상의 대량거래여야 하며, 그 거래가 제147조 제1항의 대량보유상황보고 대상이어야 합니다. 세 요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이 조항이 규제하는 '대량취득·처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열거합니다. 단순히 주가 차익을 노린 투자가 아니라, 회사나 그 임원에 대해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해 아래와 같은 결과를 추구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인수·매각 협상이 이런 목적을 전제로 진행되는 이상, 경영권 지분 매각 정보는 거의 예외 없이 이 요건을 충족하게 됩니다.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회사 자본금의 변경
회사의 합병·분할·분할합병,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영업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양수·양도, 자산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처분
영업 전부의 임대·경영위임, 회사의 해산
경영권 지분 매각 정보가 규제 대상이 되려면 '경영권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과 '5%룰 보고 대상에 해당하는 규모'라는 두 요건을 함께 충족해야 한다 — 단순 대량매매나 시세차익 목적 지분 확보는 원칙적으로 대상이 아니다.
누가 처벌 대상이 되나 — 인수·매각 당사자부터 협상 관계자까지
제174조 제3항은 처벌 대상을 여섯 가지 유형으로 나눠 규정합니다. 대량취득·처분을 하려는 자와 그 계열회사, 그 임직원·대리인이 1호이고, 그 자의 주요주주가 2호, 그 자에 대해 법령상 인가·감독 권한을 가진 자가 3호, 그 자와 계약을 체결·교섭 중인 자가 4호, 그리고 2호부터 4호까지에 해당하는 자의 대리인·사용인·종업원이 5호입니다. 여기까지는 인수·매각 거래에 실제로 관여하는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6호입니다. 앞서 열거한 사람들로부터 대량취득·처분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알게 된 자 역시 처벌 대상에 포함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것이 4호와 5호, 6호입니다. 인수 대상 회사를 실사하는 회계법인·법무법인 인력, M&A 자문을 맡은 투자은행 직원, 매각 협상 테이블에 배석한 임직원이 모두 4호나 5호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정보가 흘러나가 지인이나 가족이 매매에 이용하면 그 제3자는 6호 정보수령자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회사 내부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혹은 협상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안전하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정보가 흘러간 경로를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4호부터 6호까지의 사슬 어딘가에 걸리게 되는 구조입니다.
인수·매각 당사자 및 계열회사 임직원·대리인 — 1호
당사자의 주요주주, 인·허가권을 가진 감독기관 관계자 — 2호·3호
협상·계약 체결에 관여한 자문사·실사기관 인력 — 4호·5호
이들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아 매매에 이용한 제3자 — 6호
정보를 '알게 된 자'까지 처벌되는 이유와 그 한계 — 대법원 판례
6호가 정보수령자까지 처벌 범위에 넣은 이유는 단순합니다. 협상 당사자 본인의 직접 이용만 금지하면, 그 정보를 지인이나 가족에게 흘려 대신 매매하게 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손쉽게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보가 어떤 경로로든 흘러간 모든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삼으면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져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5도8342 판결은 이 균형을 잡기 위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 판결은 제174조 제3항 제6호에서 정보를 '알게 된 자'란 대량취득·처분을 하려는 자 또는 1호부터 5호까지의 자로부터 당해 정보를 실제로 전달받은 자를 뜻한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정보가 이동했다는 객관적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정보를 준 사람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알게 된 미공개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정보수령자로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전달받은 내용이 대량취득·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어야 하며, 단순히 정보의 존재를 암시하는 수준에 그치거나 모호하고 추상적인 내용이어서 일반투자자와 다를 바 없는 경제적 위험을 그대로 부담하는 경우라면 원칙적으로 이 조항이 말하는 미공개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단순히 '그 회사 곧 팔린다더라'는 소문 수준의 말을 들은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전달자가 직무상 알게 된 정보임을 알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했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정보수령자로서 처벌 대상이 된다.
처벌 수위 — 이익 규모가 형량을 가른다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제3호는 제174조 제3항 위반 행위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4배 이상 6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이익이나 손실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또는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5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벌금 상한액을 5억원으로 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익 규모가 커질수록 형량이 자동으로 가중되는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르면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됩니다. 여기에 더해 제443조 제3항은 징역형에 처할 경우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함께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경영권 지분 매각은 통상 거래 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에, 여기서 얻은 매매차익 역시 5억원, 50억원 구간을 넘기기 쉽습니다. 소액 거래라는 인식으로 접근했다가 실제 산정된 이익액이 가중처벌 구간에 해당해 예상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는 사례가 드물지 않은 이유입니다.
기본 — 1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이익·회피손실액의 4~6배 벌금(상한 없음, 다만 산정 곤란 시 5억원 상한)
이익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 3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가중
이익 50억원 이상 —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으로 가중
징역형 선고 시 10년 이하 자격정지 병과 가능
공시 이후 매매는 예외인가 — 단서 조항과 그 함정
제174조 제3항에는 단서가 있습니다. 대량취득·처분을 하려는 자가 제149조에 따른 공시 이후에도 상당한 기간 동안 주식 등을 보유하는 등, 그 미공개정보를 매매에 이용할 의사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이 단서를 근거로 "공시가 난 뒤에 산 것이니 문제없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단서의 취지를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이 단서는 어디까지나 대량취득·처분을 하려는 당사자 본인이, 공시 이후에도 곧바로 처분하지 않고 상당 기간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등으로 애초에 정보를 이용할 의사가 없었음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경우를 위한 예외입니다. 이미 미공개 상태에서 정보를 전달받아 매매에 이용한 제3자에게는 이 단서가 적용될 여지가 없습니다. 즉 공시 전에 정보를 이용해 매매를 마쳤다면, 그 뒤에 공시가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이미 성립한 범죄가 소급해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공시 시점과 매매 시점의 선후관계, 그 사이의 간격이 짧을수록 정보 이용의 정황으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상황과 대응
가장 흔한 유형은 지인에게 "그 회사 곧 팔린다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입니다. 정보를 전한 사람이 인수·매각 협상에 직접 관여한 임직원이나 자문사 관계자이고, 그 내용이 실제 매각 대상·시기를 특정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었다면 이는 앞서 본 대법원 판례 기준에서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회사 안팎에 떠도는 막연한 소문 수준에 불과했다면 정보수령자로서의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경계가 실제 수사·재판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또 다른 유형은 본인 명의로는 거래하지 않고 가족이나 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하는 경우입니다. 명의를 분산한다고 해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나 금융감독원은 매매 시점과 정보 형성·전달 시점의 인과관계, 평소 거래 패턴과 다른 이례적인 매매 규모·시점, 통화·메신저 기록 등을 근거로 실제 정보 이용 여부를 재구성합니다. 조사가 개시된 단계에서는 진술 하나하나가 이후 형사절차의 증거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단순한 해명이라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초기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보를 전달받은 경위가 구체적인 업무상 정보였는지, 아니면 막연한 소문이었는지가 처벌 여부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된다 — 매매 시점과 정보 취득 시점의 간격, 거래 패턴의 이례성이 실제 조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인에게 "그 회사 곧 팔린대"라는 말만 듣고 주식을 산 것도 처벌되나요?
A. 정보를 전달한 사람이 협상에 관여한 자로서 직무상 알게 된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막연한 소문 수준이거나 전달자가 그 정보의 성격을 인식하지 못한 채 흘린 말이었다면, 대법원 판례 기준상 정보수령자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Q. 정보를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매매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은 미공개정보를 매매 등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므로, 정보만 알고 있었을 뿐 실제 매매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행위로 나아가지 않았다면 이 조항의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Q. 공시 이후에 산 것도 문제가 되나요?
A. 공시 이후의 매매라도 그 전에 이미 미공개 상태에서 정보를 전달받아 매매를 마쳤다면 그 이전 행위의 위법성은 소멸하지 않습니다. 단서 조항은 대량취득·처분을 하려는 당사자가 공시 이후에도 상당 기간 보유하는 등 이용 의사가 없었음을 인정받는 경우를 위한 것으로, 이미 정보를 이용해 매매한 제3자에게는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Q. 정보를 준 사람과 받은 사람 둘 다 처벌되나요?
A. 정보를 전달한 사람이 그 정보로 직접 매매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했다면 처벌 대상이 되고, 이를 전달받아 실제로 매매에 이용한 사람도 제174조 제3항 제6호에 따라 별도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정보 제공자와 수령자는 각자의 행위를 기준으로 별개로 판단됩니다.
Q. 미공개정보 이용으로 얻은 이익이 크지 않으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이익액은 형량 가중 여부를 가르는 요소일 뿐 범죄 성립 자체를 좌우하지는 않습니다. 이익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해도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벌금형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이익 규모가 작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Q. 금융위·금감원 조사를 받으면 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나요?
A.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의 조사는 불공정거래 혐의를 확인하는 행정조사 성격이 강하고, 조사 결과 혐의가 인정되면 검찰에 고발되어 형사절차로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조사 단계에서 소명이 충분히 이루어지면 형사절차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조사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경영권 지분 매각·인수에 관한 정보는 회사 내부의 실적 정보와는 규제 근거 조문 자체가 다른,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3항의 독립된 규율 대상입니다. 처벌 대상도 협상 당사자에 그치지 않고 자문·실사에 관여한 관계자, 그리고 이들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아 매매에 이용한 제3자까지 미칩니다. 다만 그 정보가 구체적이었는지, 단순한 소문 수준이었는지에 따라 정보수령자로서의 책임 여부가 갈리므로, 이 경계를 정확히 짚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수원지검을 비롯한 수사기관은 매매 시점과 정보 형성·전달 시점의 인과관계를 통화·메신저 기록, 거래 패턴 등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 통지를 받았거나 관련 사실관계가 있다면, 진술 이전에 자신의 행위가 어느 요건에 해당하는지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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