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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 사람에게 차 키를 준 것도 방조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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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 사람에게 차 키를 준 것도 방조가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식이나 모임 자리에서 술을 마신 지인이 “그냥 내가 몰고 갈게”라며 운전대를 잡으려 할 때, 옆에서 별생각 없이 차 키를 건네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키만 건네준 사람이 나중에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내가 운전한 게 아니라 키만 준 것뿐인데 무슨 문제가 되겠냐”, “말리려고 했는데 그 사람이 우겨서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으로 별다른 걱정 없이 지내다가, 뒤늦게 경찰 조사 통보를 받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운전을 한 사람이 사고를 내거나 단속에 걸리면, 키를 건네준 행위 자체가 별도의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 법원은 음주운전과 관련해 운전 행위를 직접 하지 않은 주변 사람의 조력 행위에도 폭넓게 형사책임을 인정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술에 취한 사실을 알면서 운전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를 했다면, 직접 운전대를 잡지 않았더라도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차 키를 건네준 행위가 어떤 경우에 음주운전 방조로 인정되는지, 그리고 조사를 받게 됐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관련 법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차 키를 건네준 것도 음주운전 방조가 될 수 있습니다

직접 운전하지 않았더라도 운전을 가능하게 한 행위는 방조에 해당합니다.

형법 제32조①은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방조란 실제로 범죄를 실행하는 사람, 즉 정범의 범행을 쉽게 만들어주는 모든 직접·간접의 행위를 말하며, 반드시 적극적으로 운전을 권유하거나 강요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도로교통법 제44조①은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인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같은 조 제4항), 이를 어기면 제148조의2③에 따라 처벌받습니다. 이 처벌 대상은 실제로 운전대를 잡은 사람, 즉 정범입니다. 그런데 그 옆에서 차 키를 건네 운전을 가능하게 한 사람은 정범이 될 수는 없지만, 방조범으로서 별도의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그냥 옆에 있었을 뿐”이라는 단순 동승과 “키를 건네줬다”는 행위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타고 이동한 것만으로는 방조로 보기 어렵지만, 그 사람이 운전할 수 있도록 차 열쇠를 넘겨주거나 시동을 걸어주는 등 운전이라는 행위 자체를 물리적으로 가능하게 만들었다면 다르게 평가됩니다. 정범의 실행행위를 현실적으로 용이하게 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 키를 건넨 행위가 운전을 물리적으로 가능하게 했다면, 그 자체로 방조행위의 핵심 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2. 술 취한 사실을 몰랐다면 방조의 고의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방조는 상대방이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을 때만 성립합니다.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상대방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려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그 운전을 가능하게 했다는, 이른바 방조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술을 마셨다는 사실 자체를 전혀 몰랐거나, 마셨더라도 운전을 하기 어려운 상태로는 보이지 않았다면 방조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도 동승자나 키를 건넨 사람이 운전자의 취한 정도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정이 인정되면 방조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함께 술을 마신 자리에서 상대방이 이미 취기가 오른 것을 직접 보고도 차 키를 건넸다면, 그 인식은 비교적 쉽게 인정됩니다.

또한 방조는 정범의 범죄에 종속되는 것이어서, 실제로 운전이라는 행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방조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키를 건넸더라도 상대방이 결국 운전하지 않고 대리운전을 부르거나 마음을 바꿨다면, 음주운전이라는 정범의 범죄 자체가 없으므로 방조 혐의도 문제되지 않습니다.

방조로 처벌되려면 상대방의 취한 상태를 알면서도 운전을 가능하게 했어야 하고, 실제로 운전이 이루어졌어야 합니다.


3. 말로만 만류했다는 사정으로는 방조 책임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소극적으로 지켜본 것과 실질적으로 도운 것은 법적으로 다르게 평가됩니다.

조사를 받으면서 가장 많이 하는 항변 중 하나가 “말렸는데도 상대방이 우겨서 어쩔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키를 건네주거나, 시동을 걸어주거나, 조수석 문을 열어 태워준 행위가 있었다면, 말로만 만류했다는 사정만으로 방조 책임을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방조는 물리적 조력뿐 아니라 심리적으로 범행 결의를 강화시키는 행위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소극적인 만류와 실제 행동이 배치된다면 법원은 실제로 드러난 행동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음주운전과 관련한 조력 행위에 대해 형사책임을 폭넓게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직후 동승자가 “내가 운전한 것으로 해주겠다”고 제안하자 실제 운전자가 이에 응해 자리를 바꾸고, 동승자가 경찰관에게 자신이 운전자라고 진술하도록 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행위를 통하여 甲이 피고인을 위해 경찰관에게 그 자신이 운전자라고 허위로 진술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였고, 그로 인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죄를 범한 진범의 발견을 방해하여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였으므로, 피고인의 방조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한다(대법원 2026. 6. 18. 선고 2025도11170 전원합의체 판결).

이 사건은 키를 건네준 사안은 아니지만, 음주운전을 둘러싼 조력 행위라면 운전 전 단계에서 키를 제공하는 것이든 사고 이후 단계에서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도록 돕는 것이든, 실질적으로 수사나 처벌을 방해하는 효과가 있는 이상 별도의 범죄로 폭넓게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한 행동이 그 자체로 별도의 형사책임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구두로 만류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가 방조 여부를 가릅니다.


4. 방조로 인정되면 형은 감경되지만 처벌과 배상책임은 피할 수 없습니다

형법은 방조범의 형을 필요적으로 감경하도록 정하고 있을 뿐, 처벌 자체를 면제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운전한 사람, 즉 정범은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③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0.2퍼센트 이상이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차 키를 건네준 방조범에게는 형법 제32조②에 따라 정범의 형보다 감경된 형이 선고됩니다. 이는 법원이 재량으로 깎아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필요적 감경입니다. 그렇다고 처벌을 아예 면하는 것은 아니어서, 정범이 사고를 내 사망이나 상해 등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는 방조자에게도 벌금형을 넘어 집행유예나 실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책임도 뒤따를 수 있습니다. 민법 제760조①은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③항은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행위자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즉 술 취한 사람에게 키를 건네준 사람은 그 운전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까지 함께 질 수 있습니다.


5. 조사를 받게 됐다면 절차에 맞춰 자료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초기 진술 전에 사실관계와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결과 전체를 좌우합니다.

음주운전 방조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서 정범인 운전자와 함께 참고인 또는 피의자 조사를 받는 단계 → ②경찰 조사에서 방조 혐의가 특정되면 피의자로 전환되어 추가 조사를 받는 단계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될 경우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정범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높거나 사고 피해가 큰 경우에는 방조자에 대해서도 구속수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그날 상대방이 술을 마신 사실과 취한 정도를 언제, 어떻게 인식했는지(같은 자리에서 함께 마셨는지, 걸음걸이나 말투로 취기를 직접 목격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2.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키를 건넸는지, 시동을 걸어줬는지, 말로만 만류했는지 등)를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이를 뒷받침할 문자메시지·목격자 진술 등 자료를 확인합니다.

  3. 상대방이 실제로 운전했는지, 운전 거리와 사고 발생 여부, 단속 경위를 확인해 방조의 대상이 되는 정범의 범죄가 실제로 성립했는지를 살펴봅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음주운전 방조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방조의 고의 여부를 다투거나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을 제시하는 등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술 취한 사람에게 차 키를 건네는 것은 순간의 배려나 무심함에서 나온 행동일 뿐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그 짧은 판단이 형사사건으로 번지는 경우를 상담 현장에서 자주 접합니다. “그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조사 통보서를 받아들고서야 후회로 바뀌는 것입니다.

키를 건넨 쪽 입장에서는 상대방의 취한 상태를 실제로 인식하고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가 관건이고, 사고를 당하거나 피해를 입은 쪽 입장에서는 운전을 가능하게 한 조력자가 누구였는지를 밝혀 형사처벌은 물론 손해배상까지 함께 추궁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저는 음주운전 관련 형사사건에서 방조 혐의로 조사받는 분과, 반대로 사고 피해를 당해 관련자 전체의 책임을 추궁해야 하는 분의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차 키를 건넨 것뿐이라고 안심하기 전에, 그 행동이 어떤 법적 의미를 갖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술 취한 친구에게 차 키만 건네주고 저는 타지 않았는데도 방조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방조는 동승 여부와 관계없이 운전을 가능하게 한 행위 자체를 문제 삼습니다. 함께 타지 않았더라도 키를 건네 운전을 가능하게 했다면 방조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대리운전을 불러주려 했는데 상대방이 먼저 출발해버린 경우에도 책임이 있나요?

A. 실제로 키를 넘겨준 경위와 운전을 막지 못한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다릅니다. 적극적으로 만류하고 대리운전을 부르는 등 운전을 막기 위한 행동을 했다는 사정이 뒷받침된다면 방조의 고의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상대방이 조금 마신 것 같아 운전해도 될 줄 알았는데 나중에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요?

A. 취한 정도에 대한 인식이 쟁점이 됩니다. 함께 마신 술의 양, 상대방의 언행이나 걸음걸이 등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사정을 바탕으로 만취 상태를 인식할 수 있었는지가 판단됩니다.

Q. 방조로 처벌되면 어느 정도까지 감경되나요?

A. 형법 제32조②에 따라 정범의 형보다 필요적으로 감경됩니다. 다만 구체적인 감경 폭은 사고 피해 정도, 방조 행위의 적극성 등을 종합해 법원이 정합니다.

Q. 형사처벌과 별도로 민사상 배상책임도 지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민법 제760조는 방조자를 공동행위자로 보아 손해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도록 정하고 있어, 정범이 낸 사고의 피해자에 대한 배상책임까지 함께 질 수 있습니다.

Q. 경찰에서 참고인으로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변호사가 필요한가요?

A. 참고인으로 출석 요청을 받았더라도 진술 내용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으므로, 조사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어떤 답변이 방조 혐의로 이어질 수 있는지 미리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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