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이나 한때 가까웠던 지인에게 사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빌미로 협박당해 만남을 강요받거나 돈을 송금하게 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행위는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촬영물 이용 강요죄에 해당할 수 있고, 요건이 충족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무거운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이 글에서는 이 죄가 정확히 어떤 요건에서 성립하는지, 일반 협박죄·강요죄나 공갈죄와는 어떻게 다른지, 실제로 요구에 응하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요구의 내용이 만남이든 금전이든, 협박의 소재가 무엇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법조와 형량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촬영물 이용 강요죄란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의 구조
헤어진 연인이나 지인 사이에서 사적으로 주고받은 사진이나 영상을 빌미로 상대방을 협박하는 사건이 매년 늘고 있습니다. 이런 행위는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촬영물과 편집물 등을 이용한 협박·강요)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조문은 제1항에서 촬영물이나 복제물을 이용해 사람을 협박한 행위 자체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하고, 제2항에서는 그 협박으로 상대방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해 처벌합니다. 두 항은 하나의 사건에서 단계적으로 문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협박만 했다면 제1항, 그 협박으로 실제 만남이나 송금 같은 요구를 관철시켰다면 제2항이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이 조문이 별도로 만들어진 이유는 일반 협박죄나 강요죄만으로는 촬영물이 가진 특수한 위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성적 촬영물은 한 번 유포되면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공포와 사회적 낙인을 남기므로, 일반 협박죄보다 훨씬 무거운 하한을 두어 이 유형의 범죄를 별도로 규율한 것입니다. 제3항은 상습으로 이런 범행을 반복한 경우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정해, 반복 범행에 대한 처벌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이고 있습니다.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은 그 자체로 1년 이상, 협박으로 만남·송금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적용된다 — 제1항과 제2항은 같은 사건의 서로 다른 단계를 규율한다.
'성적 촬영물'이어야 한다 — 딥페이크 편집물까지 포함하는 범위
제14조의3이 적용되려면 협박에 사용된 자료가 아무 사진이나 영상이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문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이라고 그 대상을 한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체 노출이나 성관계 장면이 담긴 사진·영상이 여기에 해당하고, 단순히 얼굴이 나온 일상 사진이나 사생활과 무관한 자료를 빌미로 협박한 경우에는 이 조문이 아니라 형법상 협박죄나 강요죄가 적용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협박의 소재가 무엇인지가 적용 법조를 가르는 첫 번째 기준인 셈입니다.
최근에는 실제 촬영물이 아니라 얼굴을 성적인 이미지에 합성한 딥페이크 편집물을 이용한 협박도 늘고 있습니다. 이 경우도 공백 없이 처벌 대상에 포함됩니다 — 제14조의3 제1항은 제14조의2 제2항이 정한 편집물·합성물·가공물 또는 그 복제물을 이용한 협박도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촬영물이 아니라 합성한 이미지라거나, 원본이 성적인 내용이 아니었다는 사정은 방어 논리가 되지 못합니다.
성적 욕망·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실제 촬영물 또는 그 복제물
얼굴 등을 성적인 이미지로 편집·합성한 딥페이크 편집물 및 그 복제물
해당 자료를 유포하지 않고 소지만 한 상태에서 협박에 이용한 경우도 포함
성적 소재가 아닌 일반 사진·영상을 이용한 협박은 형법상 협박·강요죄로 별도 검토
딥페이크로 합성한 편집물이라도 성적 욕망·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이미지라면, 실제 촬영물과 동일하게 촬영물등이용협박죄의 대상이 된다.
왜 3년 이상인가 — 협박죄·강요죄와의 형량 비교
형법상 일반 협박죄(제283조)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해져 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형법상 강요죄(제324조)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두 죄 모두 상한만 정해져 있어, 사안이 가볍다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반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2항은 상한이 아니라 하한을 3년으로 정해두었습니다. 이는 재판부가 사안의 경중과 무관하게 원칙적으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선고해야 한다는 의미로, 작량감경이 없다면 집행유예(3년 이하의 징역에만 가능)조차 선고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듭니다. 결국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강요는 일반 강요죄보다 훨씬 무거운 실형 가능성을 안고 있는 범죄로 취급된다는 점에서, "협박 좀 했을 뿐"이라는 인식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닙니다.
일반 강요죄는 5년 이하 징역이라는 상한만 있지만, 촬영물등이용강요죄는 3년 이상이라는 하한이 정해져 있어 집행유예 가능성 자체가 크게 좁아진다.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면' — 만남·송금 강요가 제2항에 해당하는 이유
제2항이 규정한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행위는 상대방이 법적으로 응할 이유가 없는 일을 협박을 통해 억지로 하게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상대방을 만나달라고 요구하는 것, 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요구하는 것 모두 상대방에게 법적 의무가 없는 행위이므로 이 요건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이 조문이 문제 되는 사건 중 상당수가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만남이나 금전 요구가 결합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헤어진 상대방에게 "다시 만나주지 않으면 예전에 찍은 사진을 지인들에게 보내겠다"고 말해 실제로 만남을 이끌어냈다면, 이는 협박으로 의무 없는 일(원치 않는 만남)을 하게 한 것이어서 제2항이 적용됩니다. 마찬가지로 "돈을 보내지 않으면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말과 함께 실제 송금을 받았다면 이 역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요구의 내용이 만남이든 금전이든, 상대방이 법적으로 거부할 수 있었던 일을 협박으로 관철시켰다는 구조 자체가 핵심입니다.
사진·영상 유포를 빌미로 원치 않는 만남을 요구하고 실제로 만남이 이뤄진 경우
유포 협박과 함께 금전 송금을 요구하고 실제로 송금을 받은 경우
연락 차단 해제, 특정 행동 강요 등 재산과 무관한 요구도 포함
요구가 관철되지 않고 협박에 그쳤다면 제1항 적용 또는 제2항의 미수 문제로 넘어감
실제로 응하지 않았어도 처벌되는가 — 협박죄의 위험범 구조와 미수
협박을 당한 사람이 끝내 만남에도 응하지 않고 송금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에도 처벌 공백은 생기지 않습니다. 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은 형법상 협박죄를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으로 보아,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느꼈는지와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고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했다면 그것만으로 협박죄의 기수에 이른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법리는 촬영물등이용협박죄(제1항)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협박 문자를 보낸 것만으로도 이미 제1항의 기수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만남이나 송금까지 요구한 제2항은 구조가 다릅니다. 상대방이 실제로 그 요구에 응해 의무 없는 일을 해야 제2항의 기수에 이르고, 협박은 했지만 상대방이 거부하거나 신고해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다면 강요미수에 그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5조는 제14조의3의 미수범을 처벌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요구가 실현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형법 총칙에 따라 미수범의 형은 기수범보다 감경될 수 있을 뿐(임의적 감경), 반드시 감경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협박 자체는 상대방이 실제로 겁을 먹었는지와 무관하게 기수에 이르고, 만남·송금 요구가 실현되지 않았더라도 강요미수로 처벌될 수 있다.
송금까지 이뤄졌다면 — 공갈죄와 겹치는 지점
협박을 통해 실제로 돈을 받아냈다면 형법 제350조 공갈죄(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의 구성요건도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공갈죄 역시 협박으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를 처벌하기 때문에, 성적 촬영물을 이용해 돈을 받아낸 사안에서는 촬영물등이용강요죄와 공갈죄가 동시에 문제 되는 경우가 실무상 드물지 않습니다.
실제로 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도10564 판결(원심 서울고등법원 2022노540 판결)은 촬영물을 이용해 협박하고 금전을 요구한 사안에서 촬영물등이용협박죄의 성립 여부, 그리고 강요죄·공갈죄·협박죄의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함께 다루며 원심의 유죄 판단을 그대로 수긍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 죄명이 동시에 검토되는 사안에서는, 성적 촬영물을 이용했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이상 법정형의 하한이 더 높은 촬영물등이용강요죄를 기준으로 처단형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공갈죄만 문제 되는 사안보다 결과적으로 무거운 처벌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성적 촬영물을 이용해 돈을 받아낸 사안은 공갈죄와 촬영물등이용강요죄가 함께 검토되며, 법정형 하한이 더 높은 후자를 기준으로 처단되는 경우가 많다.
"동의하고 주고받은 사진"이라는 항변은 통하는가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항변 중 하나는 "상대방이 스스로 찍어 보내준 사진이라 문제 될 게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제14조의3은 촬영물을 처음 촬영하거나 전송한 경위가 동의에 의한 것이었는지를 구성요건으로 삼지 않습니다. 조문이 규율하는 것은 그 촬영물을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했는지 여부이지, 촬영물 자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아닙니다. 연인 관계에서 합의 하에 주고받은 사진이라도, 관계가 끝난 뒤 이를 빌미로 상대방을 협박한다면 이 조문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정말로 유포할 생각은 없었다", "홧김에 한 말이다"라는 주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살펴본 위험범 법리에 따르면 협박죄의 고의는 해악을 고지한다는 것을 인식·인용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실제로 그 해악을 실행할 의사까지 요구되지 않습니다. 즉 진짜로 사진을 유포할 마음이 없었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말을 인식하면서 전달했다면 고의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홧김에 한 말이라는 사정은 양형에서 참작될 여지가 있을 뿐, 무죄를 이끌어내는 사유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연루됐다면 — 신고와 초기 대응에서 챙겨야 할 것들
이런 협박을 당했다면 요구에 응하기 전에 대화 내용, 문자메시지, 통화 녹음 등 협박의 증거부터 확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만남에 응하거나 송금을 하면 오히려 상대방에게 계속 요구할 빌미를 주는 경우가 많고, 수사기관은 협박 사실 자체로도 제1항을 적용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으므로 요구에 응하기보다 신고와 증거 보전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사진이나 영상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연락하거나 만남·금전을 요구한 사실이 있다면, 그 발언이 어떤 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이 죄는 하한이 3년으로 정해져 있어 집행유예를 받기가 쉽지 않고, 실제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더라도 미수로 처벌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와 적용 법조를 정확히 확인하고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이후 절차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촬영물을 이용해 협박만 하고 아무 요구도 하지 않았다면 처벌되나요?
A. 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은 협박 행위 자체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하므로, 만남이나 금전을 요구하지 않고 단순히 협박만 했더라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다만 그 협박으로 상대방이 실제로 요구에 응했다면 제2항이 적용되어 형량이 3년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Q. 상대방이 동의하고 찍은 사진이라도 협박에 이용하면 처벌되나요?
A. 그렇습니다. 이 조문은 촬영물이 처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아니라 그것을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했는지를 봅니다. 합의 하에 촬영·전송된 사진이라도 이를 빌미로 협박했다면 촬영물등이용협박·강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협박은 했지만 상대방이 만나주지도 송금하지도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협박 행위 자체는 제1항의 기수로 처벌될 수 있고, 만남·송금 요구가 실현되지 않았다면 제2항에 대해서는 강요미수가 문제 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5조가 이 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요구가 무산됐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Q. 협박으로 돈을 받으면 공갈죄로도 처벌되나요?
A. 형법상 공갈죄의 구성요건도 함께 충족될 수 있지만, 성적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이라는 사정이 인정되면 법정형 하한이 더 높은 촬영물등이용강요죄를 기준으로 처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두 죄명이 함께 기소되어 법원이 고의 등을 함께 판단한 사례도 있습니다.
Q. 딥페이크로 합성한 사진을 이용해 협박해도 같은 죄가 성립하나요?
A. 성립합니다. 제14조의3 제1항은 실제 촬영물뿐 아니라 얼굴 등을 성적인 이미지로 편집·합성한 딥페이크 편집물과 그 복제물을 이용한 협박도 함께 규정하고 있어, 실제 촬영물이 아니라는 사정이 방어 논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Q. 상습적으로 이런 범행을 반복했다면 형이 더 무거워지나요?
A. 네. 제14조의3 제3항은 상습으로 제1항·제2항의 죄를 범한 경우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정하고 있어, 동종 범행을 반복한 사정이 확인되면 처벌 수위가 한층 더 높아집니다.
맺음말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강요는 흔히 "사진 한 장으로 겁만 준 것"이라 가볍게 여겨지지만, 법정형은 하한이 3년인 무거운 범죄로 규율되어 있습니다. 협박 자체만으로 제1항이, 그 협박으로 만남이나 송금 같은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면 제2항이 적용되며, 요구가 실제로 관철되지 않았더라도 미수로 처벌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합의하에 주고받은 사진이었다거나 유포할 생각이 없었다는 사정도 성립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온라인 채팅이나 SNS를 통해 알게 된 사이에서 이런 협박·강요 사건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습니다. 협박을 당하는 입장이든, 자신의 발언이 어떤 법적 평가를 받을지 확인이 필요한 입장이든, 사실관계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크게 갈리는 만큼 초기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