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를 임차해 인테리어까지 마쳤는데 막상 영업허가 신청이 반려되어 낭패를 보는 임차인이 있습니다. 원인을 따라가 보면 계약 당시 공인중개사가 그 건물의 용도지역이나 건축물 용도상 해당 업종의 영업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넘어간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공인중개사법은 중개대상물에 관한 법령상 이용제한사항을 확인해 설명할 의무를 개업공인중개사에게 명시적으로 지우고 있고, 이를 게을리해 임차인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영업허가가 나지 않았다는 결과만으로 곧바로 중개사 책임 100%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임차인 스스로 확인했어야 할 부분과 겹치면 책임이 나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용도제한 설명의무의 법적 근거와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기준, 그리고 계약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영업허가 불허, 용도제한이라는 세 겹의 벽
상가를 임차해 영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이 마주치는 '용도제한'은 한 가지가 아니라 최소 세 겹으로 포개져 있습니다. 첫째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76조에 따른 용도지역·용도지구별 건축물 용도 제한입니다. 같은 상가건물이라도 일반상업지역인지, 준주거지역인지, 제1종근린상업지역인지에 따라 허용되는 업종의 범위가 달라지고, 이는 시행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지자체마다 세부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둘째는 건축물대장에 등재된 용도입니다. 건축물대장에 '제2종근린생활시설-소매점'으로 등재된 공간에서 일반음식점이나 학원을 운영하려면 건축법 제19조에 따른 용도변경 신고 또는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정화조 용량이나 주차대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이 절차 자체가 구조적으로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는 개별 업종법이 정하는 인허가 요건과 거리제한입니다. 식품위생법상 일반음식점·유흥주점 영업신고,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학교보건법상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서의 시설 제한 등이 대표적입니다. 예컨대 근린상업지역이고 건축물대장 용도도 문제없는 상가라 해도, 인근에 학교나 학원이 있어 정화구역이나 거리제한에 걸리면 노래연습장·유흥주점 같은 업종의 영업허가 자체가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 겹의 규제 중 어느 하나라도 걸리면 임차인은 계약한 상가에서 애초에 계획한 영업을 할 수 없게 되고, 이미 지출한 시설비와 권리금, 보증금 반환 문제까지 한꺼번에 떠안게 됩니다.
용도지역·용도지구 — 국토계획법상 지역별로 허용 건축물의 종류·규모가 다름.
건축물대장 용도 — 실제 하려는 업종과 대장상 용도가 다르면 용도변경 절차 필요.
개별 업종법 — 식품위생법·학원법·학교보건법 등이 정하는 인허가 요건과 거리제한.
상가 영업허가를 막는 용도제한은 하나의 규정이 아니라 용도지역, 건축물대장, 개별 업종법이라는 세 겹의 규제가 겹쳐 작동한다.
공인중개사 확인·설명의무 — 용도제한은 확인·설명서의 법정 기재사항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은 개업공인중개사가 중개가 완성되기 전에 중개대상물의 상태·권리관계뿐 아니라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을 확인해 성실·정확하게 설명하고, 그 근거자료를 제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구체화한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4호는 개업공인중개사가 확인·설명해야 할 사항으로 "토지이용계획, 공법상의 거래규제 및 이용제한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용도지역이 무엇인지, 건축물대장상 용도가 실제 사용 용도와 일치하는지, 그로 인해 특정 업종의 영업이 제한되는지는 중개사가 재량으로 언급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사항이 아니라, 법이 정한 확인·설명서의 기재란을 채워야 하는 법정 의무 사항입니다.
중개가 완성되어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이 확인·설명사항을 서면으로 작성해 거래당사자에게 교부하고 3년간 보존해야 하며(제25조 제3항), 개업공인중개사가 직접 서명·날인해야 합니다(제25조 제4항). 실무에서는 이 '토지이용계획, 공법상 이용제한' 란을 공란으로 두거나 형식적으로 "확인불가" 정도로만 적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그 자체로 의무 위반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중개업자의 확인·설명의무가 등기부에 기재된 사항을 옮겨 적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임차의뢰인의 계약 목적 달성에 필요한 사항을 적극적으로 조사·확인해 설명해야 한다는 취지를 반복해 밝혀왔습니다(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63857 판결 등 참조).
용도지역·건축물대장 용도 등 공법상 이용제한사항은 중개사가 선택적으로 언급하는 참고사항이 아니라, 확인·설명서에 기재해야 하는 법정 의무사항이다.
학원 인근 단란주점, 법원이 본 확인·설명의무 위반
용도제한 설명의무 위반이 실제로 손해배상책임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17. 11. 28. 선고 2016나72013 판결은 임차인이 단란주점 영업을 하려고 상가를 임차한 사안을 다룹니다. 이 사건에서 공인중개사는 건축물대장상 용도만 확인한 뒤 "단란주점 영업허가가 가능한 곳"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같은 건물이 있는 곳에서 가까운 거리에 학원이 있었고 이 때문에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상 거리제한에 걸려 영업허가 자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공인중개사가 공인중개사법 제25조가 정한 확인·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보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책임을 전부 중개사에게 돌리지는 않았습니다. 새로 임차한 임차인에게도 관할 관청에 영업허가 가능 여부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과실 20%를 인정해 과실상계했고, 종전 임차인과 공인중개사가 공동으로 손해를 배상하도록 했습니다. 이 판결은 '중개사가 구두로 영업허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는 사정만으로 확인·설명의무를 다한 것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거리제한처럼 건축물대장만 봐서는 드러나지 않는 개별 업종법상 제한까지 살펴야 한다는 점을 함께 보여줍니다.
손해배상 범위와 과실상계 — 중개사 책임이 100%가 아닌 이유
확인·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배상범위와 책임비율은 사안마다 다르게 정해집니다. 배상범위는 민법 제393조가 정하는 통상손해를 기준으로, 이미 지출한 시설비·인테리어비, 지급한 권리금, 계약해지에 따른 위약금, 중개보수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영업을 시작하지 못해 발생한 일실이익까지 청구하려면 그 손해가 계약 당시 예견 가능했다는 특별손해의 요건을 별도로 입증해야 하므로 실무에서 인정 범위가 더 좁습니다.
과실상계가 함께 다뤄지는 이유는 임차인에게도 스스로 확인할 최소한의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업종의 영업허가가 가능한지는 관할 구청 인허가 담당 부서에 직접 문의해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고, 이를 전적으로 중개사의 구두 설명에만 의존한 부분은 임차인 측 과실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임대인이 용도제한 사실을 알면서도 숨겼거나, 종전 임차인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전달한 사정이 겹치면 이들도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구도가 됩니다. 결국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중개사의 확인·설명의무 위반 여부뿐 아니라, 임차인·임대인·종전 임차인 각자의 과실 비중을 어떻게 나누느냐가 실제 배상액을 좌우하는 쟁점이 됩니다.
공제금 청구 흐름 — 보증보험·협회 공제에서 회수하는 법
손해배상을 받아야 할 상황이라도 공인중개사 개인의 재산 상태에 곧바로 좌우되지는 않습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3항과 시행령 제24조에 따라 개업공인중개사는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보증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하거나 공탁을 해야 하고, 그 보장금액은 법인인 개업공인중개사는 4억원 이상, 법인이 아닌 개업공인중개사는 2억원 이상입니다. 실제 손해배상은 이 보증·공제 한도 안에서는 보증보험회사나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공제를 통해 먼저 회수를 시도하는 것이 실무적인 순서입니다.
절차는 대개 확인·설명서 사본과 관할 구청의 영업허가 불허 통지서 등 손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갖춰 중개사에게 내용증명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이후 중개사가 가입한 공제기관에 공제금 지급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공제기관은 자체적으로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데, 다툼이 있으면 결국 민사소송으로 넘어가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됩니다. 손해액이 보증·공제 한도를 넘는 경우에는 그 초과분에 대해 중개사 개인을 상대로 별도의 청구가 필요합니다.
계약 전 임차인이 직접 확인해야 할 것들
분쟁이 생긴 뒤 손해배상을 다투는 것보다 계약 전에 직접 확인해 애초에 문제를 피하는 쪽이 훨씬 낫습니다. 확인·설명서의 '토지이용계획, 공법상의 거래규제 및 이용제한에 관한 사항' 란이 공란이거나 형식적으로만 채워져 있다면 그 자리에서 구체적인 기재를 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계획한 업종의 영업허가가 실제로 가능한지는 중개사의 설명과 별개로 임차인 스스로 관할 구청 인허가 담당 부서에 문의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토지이용계획확인원 발급 — 용도지역·용도지구, 도시계획시설 저촉 여부 확인.
건축물대장 등본 확인 — 등재된 용도, 위반건축물 표시 여부 확인.
관할 구청 인허가 부서 사전 문의 — 계획한 업종의 영업신고·허가 가능 여부, 거리제한 저촉 여부 확인.
계약서 특약사항 — "영업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계약을 해제하고 임대인은 보증금을 반환한다"는 조건부 특약 기재 검토.
영업허가 가능 여부는 중개사의 구두 설명에만 의존하지 말고, 확인·설명서 기재와 관할 구청 사전 문의를 함께 거쳐야 나중에 책임 소재를 다툴 때도 유리하다.
분쟁이 생겼다면 — 손해배상 청구의 실제 단계
이미 계약을 마치고 영업허가가 불허된 뒤라면 자료부터 체계적으로 갖추는 것이 우선입니다. 확인·설명서 사본, 관할 구청의 불허가 통지서나 반려 사유서, 임대차계약서와 특약사항, 시설비·권리금 지급을 증명하는 영수증이나 계좌내역을 모아두어야 실제 손해액과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쉬워집니다. 이후 중개사와 임대인을 상대로 내용증명을 발송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개사가 가입한 공제기관에 공제금을 청구하는 절차로 넘어갑니다.
공제기관과도 합의가 되지 않으면 결국 민사소송으로 확인·설명의무 위반 여부와 손해액, 과실비율을 다투게 됩니다. 소송에서는 앞서 본 수원지방법원 판결처럼 중개사의 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임차인의 과실이 함께 참작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계약 전 스스로 확인했던 노력이나 정황을 함께 정리해 두는 쪽이 유리합니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관련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손해배상청구권도 시효로 소멸할 수 있으므로, 영업허가가 불허된 사실을 안 시점부터 가능한 한 빨리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인중개사가 "영업허가가 가능하다"고 구두로만 설명했다면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서면 확인·설명서에 관련 기재가 없다면 오히려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구두 설명 내용도 문자메시지나 녹취 등으로 뒷받침되면 책임 판단에 유리한 사정으로 함께 고려될 수 있습니다.
Q. 계약서에 "영업허가는 임차인 책임"이라는 특약이 있으면 중개사 책임이 아예 없어지나요?
A. 그런 특약이 있다고 해서 공인중개사법이 정한 확인·설명의무 자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특약과 계약 체결 경위는 임차인 측 과실 비중을 높게 평가하는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임대인이 용도제한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면 중개사에게만 책임을 물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임대인이 이를 알면서도 고지하지 않았다면 임대인도 별도의 책임을 질 수 있고, 실제 판례에서도 중개사와 종전 임차인 등 여러 당사자가 함께 손해를 배상하도록 한 사례가 있습니다.
Q. 손해배상은 공인중개사 개인에게 바로 청구해야 하나요?
A. 개업공인중개사는 법인은 4억원, 법인이 아니면 2억원 이상의 보증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해야 하므로, 우선 그 공제기관에 공제금을 청구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빠릅니다. 손해액이 보장한도를 넘으면 그 초과분만 중개사 개인에게 별도로 청구하게 됩니다.
Q. 영업허가 불허 통보를 받고 시간이 꽤 지났는데 지금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 확보가 어려워지고 손해배상청구권도 시효로 소멸할 위험이 있으므로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정확한 시효 기산점과 소멸 여부는 계약 경위와 손해 발생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개별적으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아예 임대차계약을 해제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도 있나요?
A. 임대인의 귀책사유로 애초에 계획한 영업 자체가 불가능해져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면, 계약 해제와 보증금 반환을 함께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임대인의 고지의무 위반 여부와 별개로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맺음말
상가 임차 후 영업허가가 불허되는 문제의 뿌리는 대부분 용도지역, 건축물대장 용도, 개별 업종법상 거리제한이라는 세 겹의 규제 중 하나를 계약 전에 확인하지 않은 데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법은 이 부분을 확인·설명서에 기재해야 할 법정 의무로 정해두고 있어, 이를 소홀히 한 중개사에게는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판례를 보면 중개사의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임차인 스스로 확인했어야 할 부분이 함께 참작되어 과실상계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계약 전 관할 구청에 직접 문의해보는 습관이 결국 가장 확실한 대비책입니다.
광교를 비롯한 수원·경기남부 지역처럼 상가 임차 수요가 꾸준한 곳에서는 신축 상가와 기존 근린생활시설이 섞여 있어 용도지역과 건축물대장 용도가 예상과 다르게 확인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영업허가가 불허된 뒤라도 확인·설명서와 관련 자료를 먼저 챙겨두면 이후 책임 소재를 다투는 데 도움이 되니,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관련 자료부터 정리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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