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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 선의자 특례, 거래로 산 기술을 침해 통보 뒤에도 쓸 수 있는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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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 선의자 특례, 거래로 산 기술을 침해 통보 뒤에도 쓸 수 있는 범위 

강대현 변호사

다른 회사와 기술이전 계약이나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정당한 대가를 치른 뒤에야, 그 기술이 원래 다른 회사의 영업비밀을 부정하게 빼돌려 만들어진 것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통보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약 상대방을 믿고 기술을 도입해 이미 생산라인에 적용했는데, 영업비밀 보유자로부터 내용증명이 날아오면 지금까지 써온 기술을 당장 멈춰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거래로 정당하게 취득한 자를 보호하는 별도의 특례를 두고 있고, 그 보호가 통보를 받은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되는지는 조문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해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선의자 특례가 성립하는 요건과, 침해 통보 이후에도 기술을 계속 쓸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선의자 특례가 왜 필요한가 — 거래 안전과 영업비밀 보호의 충돌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영업비밀을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판매방법 등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로 정의합니다. 같은 조 제3호는 이런 영업비밀을 절취·기망·협박 등으로 취득하는 부정취득행위(가목)뿐 아니라, 취득한 뒤에 그 부정취득이나 부정공개 사실이 개입된 것을 알거나 중대한 과실로 몰랐던 경우까지(다목·바목) 침해행위로 넓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술이나 노하우가 라이선스, 지분양수, M&A, 하도급 거래를 거치며 여러 단계로 유통되는 현실입니다. 거래에 참여할 때마다 상대방이 그 기술을 어떤 경위로 확보했는지 완전히 검증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런 현실을 그대로 두면, 정당한 절차로 계약을 맺고 대가를 지불한 기업이 나중에 상류 단계에서 벌어진 부정취득 사실이 드러났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침해자로 취급되어 거래 자체의 안전이 크게 흔들립니다. 이를 막기 위해 마련된 조문이 제13조(영업비밀 침해 선의자에 관한 특례)입니다. 거래로 영업비밀을 정당하게 취득한 자가 그 거래로 허용된 범위 안에서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에는 금지청구권(제10조)·손해배상책임(제11조)·신용회복(제12조)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조문의 핵심입니다. 이 특례가 실제로 어떤 요건에서 인정되는지는 다음 항목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제13조는 영업비밀 보유자 보호와 거래 상대방의 신뢰 보호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정당하게 거래에 참여한 자를 침해책임에서 걷어내기 위해 마련된 조문이다.

"정당하게 취득한 자"의 요건 — 취득 당시 기준으로 본 선의·무중과실

제13조 제2항은 "정당하게 취득한 자"를 구체적으로 정의합니다. 제2조 제3호 다목 또는 바목에서 정한 상황, 즉 원래 취득자의 부정취득행위나 비밀유지의무자의 부정공개행위가 개입돼 있던 경우에, "그 영업비밀을 취득할 당시에" 그런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고 취득한 자를 말합니다. 전형적으로 문제되는 구도는 이렇습니다. A사 직원이 A사의 기술을 빼돌려 B사에 넘기거나 B사 명의로 기술을 만들었는데, C사가 B사와 라이선스 계약이나 기술양수 계약을 맺고 그 기술을 도입하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C사가 계약을 체결하던 시점에 B사 기술의 출처를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입니다.

중대한 과실 여부는 여러 정황을 종합해 판단됩니다. 대가가 시세보다 현저히 낮게 책정되지는 않았는지, 기술의 개발 경위나 권리관계를 확인하는 절차(진술보장 조항, 출처 확인 요청 등)를 거쳤는지, 상대방 회사나 관련 업계 평판에서 이미 의심스러운 정황이 알려져 있었는지가 대표적인 판단 요소입니다. 통상적인 실사(due diligence) 절차를 거쳐 계약서에 권리귀속에 관한 진술보장을 받아두었다면 선의·무중과실 인정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반대로 이례적으로 유리한 조건만 보고 아무런 확인 절차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면 중대한 과실로 평가될 위험이 커집니다.

  • 대가의 적정성 — 시세와 지나치게 동떨어진 헐값 거래는 의심 정황으로 작용

  • 확인 절차 — 기술 출처·권리귀속에 관한 진술보장 조항, 자료 요청 여부

  • 업계 평판 — 상대방이나 원기술 보유자를 둘러싼 분쟁 소문이 알려져 있었는지

  • 계약 형식 — 정식 계약서·대금지급 내역 등 통상적인 거래 절차를 거쳤는지

침해 통보를 받은 뒤에도 쓸 수 있는 이유 — 선의 판단 시점의 고정

실무에서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이미 정당하게 기술을 도입해 쓰고 있는데 어느 날 영업비밀 보유자로부터 "그 기술은 우리 영업비밀을 부정하게 빼돌려 만든 것이니 사용을 중단하라"는 통보를 받으면, 그 순간부터 계속 쓰는 것이 새로운 침해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제13조 제2항은 선의·무중과실을 판단하는 기준 시점을 명확히 "그 영업비밀을 취득할 당시"로 못박고 있습니다. 통보를 받는 시점은 이미 취득이 끝난 뒤이므로, 통보로 인해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해서 취득 당시 인정되던 선의가 소급해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13조 제1항은 "정당하게 취득한 자가 그 거래에 의하여 허용된 범위에서"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금지청구·손해배상·신용회복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문언에는 사용 시점을 통보 이전으로 한정하는 표현이 없습니다. 즉 취득 당시 선의·무중과실이 인정된다면, 통보를 받은 이후의 사용이라도 애초 거래로 허용된 범위 안에 있는 한 여전히 이 조문의 보호를 받습니다. 다만 통보를 받은 이후에는 문제된 사실관계를 알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분쟁이 벌어졌을 때 상황이 달라지므로, "계속 써도 된다"는 결론에 안주하기보다 취득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부터 정리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선의·무중과실은 취득 당시를 기준으로 한 번 정해지는 것이지, 이후 통보를 받았다고 해서 소급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무제한이 아니다 — "거래에 의하여 허용된 범위"의 해석

선의자 특례가 보호하는 것은 무제한적인 사용이 아니라 애초 거래로 허용된 범위 안의 사용입니다. 이 범위는 원칙적으로 계약서가 정합니다. 라이선스 계약이라면 실시가 허용된 지역·용도·제품군·기간이 기준이 되고, 기술양수 계약이라면 이전받은 권리의 대상과 활용 목적이 기준이 됩니다. 특정 공정 하나에만 쓰기로 하고 도입한 기술을 다른 생산라인이나 신제품 개발에까지 넓혀 쓴다면, 그 확장분은 애초 거래로 허용된 범위 밖에 있어 특례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통보를 받는 시점은 오히려 이 범위를 다시 점검할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계약 체결 당시 문서를 다시 꺼내 사용 지역·용도·기간이 어떻게 특정돼 있는지, 계열사나 협력업체와 기술을 공유하는 관행이 계약상 허용된 범위였는지, 갱신이나 묵시적 확장 합의가 있었다면 그 근거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 문언이 애매하게 작성돼 있을수록 통보 이후 분쟁에서 범위 해석을 두고 다툼이 커지므로, 이 시점에 변호사와 함께 계약 문언과 실제 사용 실태를 대조해보는 것이 유용합니다.

형사책임에서도 통하는 방어 — 제18조 사용죄와 허용범위 예외

선의자 특례는 민사책임뿐 아니라 형사책임 국면에서도 별도의 방어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1항 제3호는 부정취득행위나 부정공개행위가 개입된 사실을 알면서도 영업비밀을 취득하거나 사용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정하면서, 그 괄호 안에 "제13조 제1항에 따라 허용된 범위에서의 사용은 제외한다"는 예외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국내 사용만으로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될 것을 알면서 한 경우에는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의 벌금)에 이를 만큼 무겁게 다뤄지는데, 그만큼 이 제외 규정의 실익이 큽니다.

정리하면, 통보를 받아 부정취득이 개입된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애초 거래로 허용된 범위 안에서만 사용을 계속한다면 형사처벌의 대상에서도 제외될 근거가 마련돼 있는 것입니다. 다만 이 예외는 민사상 제13조 제1항의 "허용된 범위"와 그대로 연동되므로,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 민사·형사 양쪽에서 보호가 동시에 무너집니다. 통보 이후에는 범위 준수 여부를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통보서를 받았을 때 실무 대응 — 무엇을 확인하고 무엇을 남겨야 하나

침해 통보서(내용증명, 경고장 형태가 흔합니다)를 받았다고 곧바로 사용을 중단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무 조치 없이 계속 사용만 해서도 안 됩니다. 향후 소송으로 이어졌을 때 취득 당시 선의·무중과실을 입증할 책임은 사실상 취득자 쪽에 놓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통보를 받은 즉시 관련 자료부터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 기술을 도입한 계약서 원본과 협상 과정의 이메일·회의록 보관

  • 대금 지급 내역과 그 대가가 시세에 부합했음을 뒷받침할 자료 확보

  • 계약 체결 당시 상대방에게 기술 출처·권리귀속을 확인 요청한 자료와 그 답변 보관

  • 계약서상 사용이 허용된 지역·용도·기간·제품군 문언 재확인

  • 통보서의 도달 일자와 구체적 내용을 별도로 기록·정리

범위를 벗어나면 생기는 위험 — 재라이선스·전용·확장 사용의 함정

가장 흔한 함정은 통보를 받은 뒤 오히려 사용 범위를 넓히는 경우입니다. 특정 공장 한 곳의 생산공정에만 쓰기로 했던 기술을 다른 공장으로 확대 적용하거나, 국내 판매용 제품에만 쓰기로 했던 기술을 해외 수출용 제품에까지 적용한다면, 그 초과분은 제13조 제1항이 말하는 "거래에 의하여 허용된 범위" 밖에 있습니다. 이 경우 초과 사용 부분에 대해서는 특례의 보호가 끊기고, 별도로 금지청구·손해배상 청구는 물론 사용 사실을 알면서 범위를 벗어났다는 점에서 형사책임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소멸시효 문제도 함께 짚어야 합니다. 제14조는 침해행위가 계속되는 경우 영업비밀 보유자가 침해 사실 및 침해행위자를 안 날부터 3년, 침해행위가 시작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금지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애초 거래로 허용된 범위를 벗어난 사용, 즉 실제 침해행위에 해당하는 부분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범위 초과 사용이 계속되고 있다면 시효는 그 초과행위가 이어지는 동안 계속 새로 진행되는 상태입니다. "오래전부터 확장해서 써왔으니 이제 안전하다"고 안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거래로 산 기술이 원래 다른 회사 영업비밀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면 그 자체로 침해인가요?

A. 취득할 당시 그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다면 제13조의 선의자 특례가 적용되어, 거래로 허용된 범위 안에서 계속 사용·공개하는 행위에는 금지청구·손해배상·신용회복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취득 당시 의심할 만한 정황을 무시했다면 중대한 과실로 평가돼 특례 밖으로 밀려날 수 있습니다.

Q. 영업비밀 보유자로부터 침해 통보를 받으면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하나요?

A.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그동안 인정되던 선의가 소급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취득 당시 기준으로 판단한 선의·무중과실이 인정된다면 거래로 허용된 범위 안에서는 계속 사용할 법적 근거가 남아 있습니다. 다만 범위를 벗어난 사용까지 보호되는 것은 아니므로 계약서상 허용범위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Q. 허용된 범위는 누가, 무엇을 기준으로 정하나요?

A. 원칙적으로 애초 체결한 라이선스·양도·기술이전 계약이 정한 지역·용도·기간·적용 제품군 등이 기준이 되며,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부분은 거래 당시의 정황과 목적을 함께 살펴 해석하게 됩니다. 계약 문언이 불명확할수록 분쟁 시 다툴 여지가 커집니다.

Q. 형사처벌도 통보 이후 계속 쓰면 문제가 되나요?

A.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1항 제3호는 부정취득·부정공개 개입 사실을 알면서 사용하는 행위를 처벌하면서도 제13조 제1항에 따라 허용된 범위에서의 사용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범위 안의 사용이라면 형사책임에서도 벗어날 근거가 있습니다. 다만 범위를 넘는 순간 이 예외도 함께 사라집니다.

Q. 취득 당시 선의였다는 걸 어떻게 입증하나요?

A. 계약 체결 경위, 대금 지급 내역, 상대방에게 기술 출처를 확인한 이메일이나 요청 자료, 시세 대비 적정한 대가 지급 여부 등을 종합해 입증하게 되며, 통보를 받은 즉시 이런 자료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Q. 계약 범위를 조금 넘어 사용했다면 전체 사용이 침해로 평가되나요?

A. 범위를 벗어난 부분만 특례 보호에서 제외되고 나머지 범위 내 사용까지 곧바로 전부 침해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무에서는 초과 사용 사실 자체가 선의·준수 의지를 의심받는 계기가 되어 분쟁이 확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맺음말

영업비밀 선의자 특례는 거래로 정당하게 기술을 취득한 기업이 상류 단계의 부정취득 문제 때문에 하루아침에 침해자로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문입니다. 선의·무중과실의 판단 시점이 취득 당시로 고정돼 있는 만큼, 뒤늦게 침해 통보를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사용을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보호는 애초 거래로 허용된 범위 안에서만 유지되므로, 통보를 계기로 계약서상 사용 범위를 다시 확인하고 취득 경위 자료를 정리해두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시흥 시화·정왕이나 이천 부발처럼 기술이전과 라이선스 거래가 활발한 산업단지 소재 기업일수록, 통보서 한 장으로 사업 전체의 존폐가 갈릴 수 있는 만큼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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