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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신탁 채권양도, 소송을 맡기려고 넘긴 채권이 무효로 판단되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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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신탁 채권양도, 소송을 맡기려고 넘긴 채권이 무효로 판단되는 기준 

강대현 변호사

받을 돈이 있는데 직접 소송이나 강제집행에 나서기 부담스러워, 채권 자체를 다른 사람 앞으로 넘기고 그 사람이 대신 소를 제기하거나 경매를 신청하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채권양도가 실질적인 경제적 목적 없이 오로지 소송이나 강제집행을 대신 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신탁법이 정한 소송신탁 금지 규정에 걸려 처음부터 무효로 판단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당사자들이 계약서에 "정상적인 채권 매매"라고 적어 두어도, 법원은 문구가 아니라 양도가 이루어진 경위와 그 이후의 정황을 따져 소송신탁인지를 가려냅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채권양도가 소송신탁으로 무효가 되는지, 법원이 실제로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지, 무효로 판단되면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채권양도의 원칙과 예외 — 신탁법 제6조가 막는 것

민법 제449조 제1항은 채권은 원칙적으로 양도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지명채권 양도자유의 원칙이라 불리는 이 규정 덕분에, 채권자는 자신이 가진 돈 받을 권리를 언제든 제3자에게 팔거나 넘길 수 있고, 채권추심업체에 매각하는 것도, 지인에게 담보 목적으로 넘기는 것도 원칙적으로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탁법 제6조는 이 원칙에 분명한 한계선을 긋습니다. "수탁자로 하여금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신탁은 무효로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실무상 자주 오해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신탁법 제6조는 문언상 '신탁'을 규율하지만, 판례는 이를 채권양도에도 그대로 적용합니다. 대법원 2022. 1. 14. 선고 2017다257098 판결은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채권양도 등이 이루어진 경우, 그 채권양도가 신탁법상의 신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신탁법 제6조가 유추적용되므로 무효"라고 명시했습니다. 계약서에 '신탁'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그냥 '채권양도계약서'라는 제목을 붙였다 해도, 실질이 소송을 대신 시키려는 것이면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이 규정을 두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실제 권리자가 아닌 사람이 명의만 넘겨받아 소송을 수행하게 되면 소송절차의 신뢰성이 흔들리고, 상대방 입장에서는 진정한 권리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워져 방어권 행사에도 지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또한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보수를 받고 타인의 소송사무를 대신 처리하는 것을 금지하는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의 취지를 채권 명의이전이라는 우회로로 잠탈하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채권양도가 신탁계약의 형식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그 실질이 소송행위를 하게 하려는 것이라면 신탁법 제6조가 유추적용되어 무효가 된다.

"소송행위"의 범위 — 소제기부터 강제집행 신청까지

소송신탁 금지 규정이 막으려는 '소송행위'가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도 짚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소송행위는 민사소송법상 소를 제기하는 행위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다55808 판결은 소송신탁에서의 소송행위란 "널리 사법기관을 통하여 권리의 실현을 도모하는 행위"를 뜻한다고 보아, 민사집행법에 의한 강제집행 신청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소를 제기하는 형태만이 아니라 사법기관의 힘을 빌려 권리를 실현하는 절차 전반이 대상이 됩니다.

이 범위를 넓게 보는 것은 실무적으로 중요한 함의를 가집니다. 채권을 형식적으로 넘겨받은 사람이 직접 소를 제기하지 않고, 이미 자신이 가진 담보권에 기해 경매를 신청하거나 채권압류·추심명령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우회하더라도 소송신탁 판단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계약서에는 단순 채권매매라고만 적어 두고, 그 채권을 자신의 근저당권이나 다른 채권에 편입시켜 경매를 신청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 소를 제기해 이행판결을 구하는 행위

  • 담보권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 신청

  •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전부명령 신청

  • 배당요구, 배당이의 등 배당절차 참가행위

  • 지급명령 신청 등 독촉절차 이용행위

법원이 보는 판단기준 — 네 가지 요소

그렇다면 어떤 채권양도가 소송신탁으로 판단될까요. 앞서 본 대법원 2017다257098 판결은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 주목적인지를 "채권양도계약이 체결된 경위와 방식, 양도계약이 이루어진 후 제소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적 간격, 양도인과 양수인 간의 신분관계 등 제반 상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준은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다48361, 49111 판결 등 종전 판례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으로, 실무에서도 이 네 가지 축을 기본틀로 삼습니다.

체결 경위와 방식에서는 실질적인 대가가 오갔는지가 핵심입니다. 대금이 계좌로 실제 지급된 흔적이 있는지, 아니면 계약서상으로만 대금 지급을 적어 두고 실제 자금 이동은 없었는지를 봅니다. 시간적 간격은 양도가 이루어진 직후 곧바로 소송이나 집행에 나섰는지를 보는 요소인데, 채권 매매 후 상당 기간 정상적으로 채권관리를 하다가 소송에 이른 경우와, 양도받자마자 곧장 경매나 소송으로 직행한 경우는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신분관계는 양도인과 양수인이 친족·지인 등 특수관계에 있는지를 보는 요소로, 특수관계가 있다고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정과 결합하면 소송신탁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됩니다.

결국 법원은 어느 한 요소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위 요소들을 종합해 그 양도가 '실질적인 권리이전'인지 '형식적인 명의이전'인지를 판단합니다. 대가 없이, 짧은 시간 안에, 특수관계인 사이에서 이루어진 양도일수록 소송신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대가 없이, 짧은 시간 안에, 특수관계인 사이에서 이루어진 채권양도일수록 소송신탁으로 무효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판례로 보는 적용 — 근저당 피담보채권에 편입시킨 사례

위 대법원 2017다257098 판결의 사실관계는 소송신탁 판단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한 회사에 근저당권을 가진 채권자(근저당권자)가 있었는데, 이 근저당권은 장래 발생할 채무까지 폭넓게 담보하도록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에 대해 일반채권자 지위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이미 다른 채권자들의 가압류 등 보전절차가 시작된 상태에서, 별다른 대가를 지급받지 않고 자신들의 대여금채권(각 18억 원, 5억 원)을 근저당권자에게 양도했습니다. 근저당권 설정일부터 채권 양수일, 그리고 그 채권을 피담보채무에 포함시켜 임의경매를 신청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40일 안팎에 불과했고, 양도인과 양수인은 삼촌관계였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정들을 종합해, 이 채권양도는 "실질적인 권리의 이전 없이 오로지 자신들의 채권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에 편입되게 함으로써 다른 일반채권자들보다 우선하여 변제받기 위한 목적에서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진 것"으로서, 근저당권자로 하여금 강제집행의 신청이라는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 소송신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가 없음, 짧은 시간 간격, 특수관계라는 세 요소가 함께 나타난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이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문제된 채권양도가 소송을 직접 제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있던 담보권에 편승해 경매를 신청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소송신탁이 반드시 '소송을 걸기 위해' 채권을 넘기는 형태로만 나타나지 않고, 다른 채권자보다 앞서 배당받으려는 목적으로 담보권자에게 채권을 편입시키는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소송신탁으로 무효가 되면 생기는 일

채권양도가 소송신탁으로 무효 판단을 받으면, 그 양도는 처음부터 효력이 없었던 것으로 취급됩니다. 양수인은 애초에 그 채권의 채권자가 된 적이 없는 셈입니다. 그 결과 양수인이 그 채권을 근거로 제기한 소송이라면 실체법상 권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강제집행이나 경매를 신청한 경우라면 그 채권은 피담보채권이나 집행채권에서 제외됩니다. 앞서 본 판례의 사건 자체가 '배당이의' 소송이었다는 점도 이를 보여줍니다. 다른 일반채권자들이 특정 채권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에 부당하게 편입되어 자신들이 받을 배당액이 줄었다고 다툰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실무상 중요한 점은, 소송신탁 무효 주장이 양도 당사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신탁법 제6조 위반은 강행법규 위반에 해당해 절대적으로 무효이므로, 그 채권양도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제3자, 예컨대 배당순위에서 밀려나는 다른 채권자도 소송신탁을 이유로 그 양도의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채권양도 당사자끼리 아무런 다툼이 없더라도, 외부의 이해관계인이 문제 삼아 뒤늦게 양도 전체가 무효로 뒤집힐 수 있다는 뜻입니다.

채권추심위임과의 구별 — 형식만 다른 명의이전의 위험

채권을 회수하려는 방법에는 여러 형태가 있고, 이를 서로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는 채권은 그대로 자신이 보유한 채 추심 권한만 제3자에게 위임하는 '추심위임'입니다. 이 경우 채권 자체가 이전되지 않으므로 애초에 신탁법 제6조가 적용될 채권양도 자체가 없습니다. 둘째는 경제적 실질까지 함께 이전하는 '진정한 채권양도'로, 대가가 지급되고 채권의 위험과 이익이 실제로 양수인에게 넘어가는 정상적인 거래입니다. 셋째가 바로 앞서 살펴본 형식은 양도지만 실질은 소송이나 집행을 대신 시키려는 '소송신탁'입니다.

문제는 첫 번째 방법인 추심위임을 택하더라도 안전한 것만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보수나 이익을 받고 타인의 채권에 관해 소송이나 그 밖의 법률사무를 대리·알선하면,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채권 회수를 제3자에게 맡기려는 시도는 소송신탁으로 무효가 되는 문제와, 비변호사의 법률사무 취급이라는 문제 두 갈래에서 모두 걸릴 위험이 있으므로, 진정한 채권매매를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회수 대행을 맡기려는 것인지를 먼저 분명히 해야 합니다.

소송신탁 판정을 피하려면 — 실무에서 갖춰야 할 요건

채권양도를 진행하면서 소송신탁으로 몰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실질적인 대가의 지급과 수수를 명확히 남겨야 합니다. 계약서상 대금 액수만 기재하는 데 그치지 말고, 계좌이체 내역 등으로 실제 자금이 오간 흔적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금이 시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거나 아예 지급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형식적 이전이라는 의심을 받기 쉽습니다.

양도와 소송·집행 사이에는 합리적인 시간적 간격을 두고, 그 사이 통상적인 채권관리 활동을 했다는 자료를 남겨두는 것도 유리합니다. 채무자에게 이행을 최고한 내역, 상환 조건에 관한 협상 기록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양도인과 양수인이 친족이나 지인 등 특수관계에 있다면, 그 관계와 무관하게 통상적인 거래조건, 즉 이자율·상환기한·담보 제공 여부 등을 시장 관행에 맞게 갖췄는지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채권추심업체에 매각하는 경우라면 대부업법이나 채권추심법이 정한 절차를 거친 정식 채권매매인지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채권을 무상으로 넘기면 무조건 소송신탁이 되나요?

A. 대가가 없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곧바로 소송신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무상양도에 짧은 시간 안에 소송이나 집행에 나선 사정, 양도인과 양수인의 특수관계 등이 겹치면 소송신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Q. 채권추심업체에 채권을 파는 것도 소송신탁 문제가 되나요?

A. 정상적인 대가를 지급하고 채권의 경제적 위험과 이익이 실제로 이전되는 진정한 채권매매라면 소송신탁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매매 형식만 취하고 실제로는 원채권자를 위해 소송이나 추심만 대행하는 구조라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Q. 소송신탁으로 무효가 되면 채권 자체가 없어지나요?

A. 채권 자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양도만 무효가 되어 채권은 여전히 원래 양도인에게 남아 있는 것으로 취급됩니다. 다만 양수인이 그 채권으로 진행한 소송이나 강제집행은 효력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Q. 상대방이 소송신탁을 주장하면 어떻게 방어해야 하나요?

A. 계약서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대금이 지급된 계좌 내역, 양도 이후 상당 기간 정상적으로 채권을 관리한 자료, 양도 목적을 뒷받침하는 별도의 경제적 필요성 등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Q. 소송신탁 금지 규정은 담보권 실행 경매에도 적용되나요?

A. 적용됩니다. 판례는 소송신탁에서 말하는 소송행위에 민사집행법에 의한 강제집행 신청도 포함된다고 보므로, 근저당권 등 담보권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 신청 역시 소송신탁 판단의 대상이 됩니다.

Q. 채권양도 당사자가 아닌 제3자도 소송신탁을 문제 삼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신탁법 제6조 위반은 강행법규 위반으로 절대적 무효에 해당하므로, 그 채권양도로 배당순위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다른 채권자도 소송신탁을 이유로 양도의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맺음말

채권양도는 원칙적으로 자유롭지만, 그 실질이 소송이나 강제집행을 대신 시키려는 것이라면 신탁법 제6조에 따라 처음부터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계약서의 문구가 아니라 대가 지급 여부, 양도 후 소송·집행까지 걸린 시간, 양도인과 양수인의 관계 등 실질적인 정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채권을 넘기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그 목적에 맞는 형식과 증빙을 제대로 갖췄는지를 미리 점검해두는 것이 뒤늦은 무효 판단을 피하는 길입니다.

특히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 사업상 채권을 여러 건 보유하고 회수를 서두르는 채권자라면, 채권 매각이나 명의이전을 진행하기 전에 그 구조가 소송신탁에 해당하지 않는지 먼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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