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혐의로 조사를 받던 대학생이 "형법이 아니라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이 적용된다"는 통보를 받고 당혹스러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방도 자신도 이미 성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아동ㆍ청소년 대상 범죄로 다뤄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법은 신분이나 통념이 아니라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특히 2024년 나이 계산 방식이 바뀌면서 예전에는 통하던 논리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동ㆍ청소년을 가르는 정확한 기준이 무엇인지, 대학생 신분이어도 왜 생일 전이면 아청법이 적용되는지, 적용됐을 때 형량과 절차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강제추행, 아동ㆍ청소년 여부에 따라 적용 법률이 갈린다
강제추행죄 자체는 형법 제298조 하나지만, 피해자가 19세 미만 아동ㆍ청소년에 해당하면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7조제3항이 대신 적용됩니다. 이는 단순히 붙는 이름만 다른 문제가 아니라 형량 하한과 절차, 부수효과 전부가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추행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해 벌금형도 선택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반면 아청법 제7조제3항은 피해자가 아동ㆍ청소년인 경우 형법 제298조의 죄를 범한 사람을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해, 애초에 하한이 정해진 가중처벌 규정입니다.
그래서 수사기관과 변호인 모두 사건 초기에 피해자의 정확한 생년월일부터 확인합니다. 단 하루 차이로 형법이 적용되는 사건과 아청법이 적용되는 사건이 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대학생인 사건에서 "둘 다 성인인 줄 알았다"는 항변이 자주 나오는데, 이때 핵심은 가해자가 어떻게 생각했는지가 아니라 피해자의 실제 만 나이입니다. 아래에서 그 기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강제추행 자체는 형법 제298조 하나이지만, 피해자가 19세 미만이면 아청법 제7조제3항이 적용돼 형량 하한부터 달라진다.
"아동ㆍ청소년"의 법적 기준 — 19세 미만이라는 만 나이 원칙
아청법 제2조제1호는 "아동ㆍ청소년"이란 19세 미만의 사람을 말한다고 정의합니다. 여기서 19세는 흔히 쓰는 '한국식 나이'가 아니라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만 나이입니다. 즉 생일이 지나야 한 살이 늘어나는 방식으로, 아직 19번째 생일을 맞지 않았다면 법적으로는 18세, 다시 말해 아동ㆍ청소년에 해당합니다. 대학교에 재학 중이든, 군 입대를 앞두고 있든, 이 조문의 판단은 오직 생년월일과 사건 발생일의 관계로만 결정됩니다.
이 원칙만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실무에서 혼란이 컸던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 조문에 예외를 두는 단서가 붙어 있어서, 만 나이로는 아직 18세인 사람도 법적으로 아동ㆍ청소년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 단서가 무엇이었고 왜 사라졌는지를 알아야, 지금 왜 대학생 신분이어도 아청법이 적용되는 사례가 늘었는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24년 개정 전 — 생일 전인데도 아청법이 적용되지 않았던 이유
2024년 6월 27일 이전에는 아청법 제2조제1호에 "다만, 19세에 도달하는 연도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었습니다. 이 단서는 실제 생일이 언제인지와 무관하게, 그 사람이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이 지나기만 하면 곧바로 아동ㆍ청소년 지위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취급했습니다. 예를 들어 9월에 태어난 사람이 그해 19세가 된다면, 실제 생일은 9월이라도 그해 1월 1일부터 이미 아동ㆍ청소년이 아닌 것으로 처리됐습니다.
이 계산 방식 때문에 대학교 1학년 신입생 대부분은 3월에 입학할 때 이미 그해 1월 1일을 지난 상태였고, 실제 생일이 언제든 상관없이 아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학생이면 이미 성인 취급을 받는다"는 통념이 당시로서는 완전히 근거 없는 말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이 계산 방식은 실제 만 나이와 법적 취급 사이의 괴리를 낳는다는 지적을 받았고, 결국 법 개정으로 폐지됐습니다.
2024년 개정 이후 — 순수한 생일 기준으로 바뀐 지금
2024년 3월 26일 공포되고 같은 해 6월 27일 시행된 개정 법률(나이 계산을 만 나이로 통일하기 위한 개정)은 아청법 제2조제1호에서 앞서 본 단서를 삭제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오직 "19세 미만의 사람"이라는 본문 기준만 남아, 생년월일에 따른 만 나이 계산 외에 다른 예외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개정이 실무에 던진 변화는 작지 않습니다. 1월 1일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성인 취급을 받던 사람들이, 이제는 실제 생일을 맞기 전까지는 계속 아동ㆍ청소년으로 남게 됐습니다. 특히 생일이 3월 이후인 대학교 1학년 신입생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들은 3월에 입학해 대학생 신분이 됐더라도, 실제 19번째 생일을 맞기 전까지는 법적으로 여전히 아청법상 아동ㆍ청소년입니다. 그래서 "대학생인데 왜 아청법이 적용되냐"는 반문이 나오는 사건 대부분은, 가해자나 수사기관의 착오가 아니라 2024년 개정 이후 달라진 정확한 법 적용의 결과입니다.
생일이 1~2월인 경우 — 대학 입학 시점에 이미 만 19세를 넘긴 경우가 많아 아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음.
생일이 3~12월인 경우 — 입학 시점(3월)에는 아직 생일 전이라 만 18세, 아청법상 아동ㆍ청소년에 해당할 수 있음.
재수ㆍ군복무 등으로 입학이 늦어진 경우 — 학년ㆍ입학시기와 무관하게 오직 생년월일만으로 판단.
지금은 "그해 1월 1일을 지났는가"가 아니라 "실제 생일이 지났는가"만 본다 — 대학생이라는 신분은 판단 기준이 아니다.
적용됐을 때 달라지는 것 — 형량 하한과 공소시효
형량 차이는 앞서 본 대로 뚜렷합니다. 형법 제298조는 벌금형까지 선택 가능한 구조인 반면, 아청법 제7조제3항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하한이 정해져 있어 벌금형으로 끝나는 경우 자체가 원천적으로 없고, 벌금형을 택하더라도 1천만원 이상부터 시작합니다. 하한이 있는 가중처벌 규정인 만큼 집행유예를 받기 위한 문턱도 형법 단독 적용 사건보다 높아집니다.
공소시효도 크게 달라집니다.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은 법정형이 장기 10년의 징역이라 형사소송법 제249조제1항제3호에 따라 원칙적으로 범행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공소시효가 완성됩니다. 그러나 아청법이 적용되면 아청법 제20조제1항에 따라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52조제1항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당한 아동ㆍ청소년이 성년(만 19세)에 이른 날부터 진행됩니다. 피해 당시 나이가 어릴수록 시효가 그만큼 늦게 시작되는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 아청법 제20조제2항은 제7조의 죄에 대해 디엔에이(DNA) 증거 등 과학적 증거가 있는 때에는 공소시효가 10년 연장된다고 정하고 있어, 사건 발생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신고되는 사안도 처벌 대상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형벌 외 부수효과 — 신상정보 공개와 취업제한
아청법이 적용되는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벌 외에 부수처분이 함께 따라붙을 수 있습니다. 아청법 제49조는 등록대상자에 대해 성명ㆍ나이ㆍ주소ㆍ신체정보ㆍ사진과 판결 요지 등을 일정 기간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개하도록 하는 공개명령을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아동ㆍ청소년인 경우나 신상정보를 공개해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법원이 판단하는 경우에는 선고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청법 제56조는 아동ㆍ청소년 관련기관등에 최장 10년까지 취업을 제한하는 명령을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도록 정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관련기관은 유치원ㆍ학교ㆍ학원은 물론 체육시설ㆍ의료기관ㆍ경비업체ㆍ공동주택 관리사무소 경비직 등 취업 실무에서 흔히 마주치는 직장 상당수를 포함합니다.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다고 인정되는 등 예외적 사정이 없는 한 이 명령도 원칙적으로 함께 선고되므로, 아청법 적용 여부는 형량뿐 아니라 이후 진로 전체에 영향을 줍니다.
실무에서 나이를 확인하고 다투는 방법
사건 초기에는 피해자의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초본으로 정확한 생년월일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생일이 사건 발생일 직전ㆍ직후에 걸쳐 있는 경우, 단 며칠의 차이로 적용 법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날짜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피해자의 나이를 몰랐다는 사정은 형법상 강제추행죄의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아청법 적용 여부를 다투는 국면에서는 변호 전략의 출발점이 됩니다.
실무상 다투게 되는 지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사건 발생 시점이 피해자의 19번째 생일 전인지 후인지를 정확히 특정하는 것이고, 둘째는 여러 차례에 걸쳐 범행이 있었다고 기소된 사건에서 생일을 전후로 공소사실이 나뉘어 일부는 형법, 일부는 아청법이 각각 적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공소사실별로 적용 법조를 정확히 정리하고, 아청법이 적용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하한이 정해진 가중처벌 구조 안에서 반성문ㆍ합의ㆍ초범 여부 등 양형자료를 최대한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피해자 가족관계증명서ㆍ주민등록초본으로 정확한 생년월일 확보.
공소사실별 범행일시와 피해자 생일의 선후관계 대조.
아청법 적용 부분은 하한이 있는 구조임을 전제로 양형자료를 별도로 준비.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자가 실수로 나이를 속였다면 아청법 적용이 달라지나요?
A. 피해자가 실제 나이를 속였더라도 법적 판단은 실제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하므로 아청법 적용 여부 자체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가해자가 상대방을 성인으로 믿을 수밖에 없었던 구체적 사정은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대학교 2학년이나 3학년이어도 아청법이 적용될 수 있나요?
A. 학년이나 재학 여부는 판단 기준이 아니며, 오직 사건 당시 만 19세 생일이 지났는지만 봅니다. 재수나 휴학 등으로 입학이 늦어져 고학년인데도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은 경우라면 아청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형법상 강제추행과 아청법상 강제추행은 합의로 형량 차이를 극복할 수 있나요?
A. 합의는 두 경우 모두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아청법 제7조제3항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하한이 정해져 있어 형법 제298조보다 집행유예를 받기 위한 문턱이 높습니다. 합의 외에도 초범 여부, 범행 경위 등 다른 양형자료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공소시효는 정확히 언제까지인가요?
A. 아청법이 적용되는 사건은 피해자가 만 19세, 즉 성년에 이른 날부터 공소시효가 새로 진행되며, 디엔에이 등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그 시효가 10년 더 연장됩니다. 따라서 사건 발생 시점만으로 시효 완성 여부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Q. 신상정보 공개명령은 모든 사건에 무조건 선고되나요?
A. 아청법 제49조는 공개명령을 원칙적으로 선고하도록 정하지만, 피고인이 아동ㆍ청소년인 경우나 신상정보를 공개해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법원이 판단하는 경우에는 선고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건마다 결과가 다를 수 있어 구체적 사정에 따른 판단이 필요합니다.
Q. 가해자도 아직 대학생이라 나이가 어린데 참작되나요?
A. 가해자의 나이 자체는 형법과 아청법의 적용 여부와는 무관하지만, 소년법 적용 대상인지, 초범인지 등은 별도로 양형에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다만 이는 적용 법조 자체를 바꾸는 사유는 아닙니다.
맺음말
강제추행 사건에서 아청법 적용 여부는 죄명이나 사건의 경위보다 피해자의 정확한 생년월일 하나로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4년 개정으로 "그해 1월 1일"이라는 기준이 사라지고 순수하게 만 나이만 보게 되면서, 대학생이라는 신분과 무관하게 생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아청법이 적용되는 사례가 예전보다 늘었습니다. 형량 하한, 공소시효, 신상정보 공개ㆍ취업제한까지 달라지는 만큼, 이 기준을 정확히 아는 것이 사건 초기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특히 수원지검이나 수원지방법원에서 다뤄지는 대학가 인근 사건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또래 대학생인 경우가 많아 이런 나이 계산 문제가 실제로 자주 쟁점이 됩니다. 사건 초기에 정확한 법적 판단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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