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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으로 기소됐다면, 선고 전 유예기간이 끝나야 다시 집행유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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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으로 기소됐다면, 선고 전 유예기간이 끝나야 다시 집행유예 가능하다 

강대현 변호사

집행유예 기간 중에 또 다른 사건으로 기소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이번에도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는가"입니다. 결론은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고, 새 사건의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특히 선고가 언제 이루어지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유예기간 중 범죄라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실형을 확신하거나, 반대로 무조건 다시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다고 단정하는 것 모두 위험합니다. 이 글에서는 형법이 정한 집행유예 결격사유의 정확한 범위와, 재판 도중 유예기간이 지나갔을 때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판례를 통해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집행유예 중 재범, 결과가 갈리는 이유 —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유예기간 중 다른 사건으로 다시 기소되면, 새 사건에서도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됩니다. 이 문제의 출발점은 형법 제62조 제1항입니다. 이 조항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 조건을 참작해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문제는 이 조항이 본문 뒤에 단서를 붙여, 일정한 경우에는 아예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막아 두었다는 점입니다.

그 단서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에 실형뿐 아니라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결도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즉 실형 전과뿐 아니라 집행유예 전과가 있는 사람도 일단은 이 단서가 말하는 결격사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예기간 중 새 범죄를 저지르고 그 사건으로 다시 재판을 받게 되면, 새 사건에 대해서도 집행유예가 결격되는 것은 아닌지가 실무에서 항상 다투어집니다.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두 가지 경우 — 대법원이 그은 경계선

유예기간 중 범죄가 실제로 결격사유에 해당하는지는 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도6196 판결이 명확한 기준을 세워 두었습니다. 이 판결은 유예기간 중 범한 죄에 대해 형을 선고할 때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두 가지로 한정했습니다. 첫째는 종전 집행유예가 이미 실효되거나 취소된 경우이고, 둘째는 새 사건의 선고 시점까지도 종전 유예기간이 아직 지나지 않아 형 선고의 효력이 살아 있는 경우입니다. 이 두 가지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결격사유 자체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 종전 집행유예가 이미 실효(제63조)되었거나 취소(제64조)된 경우 — 결격, 새 사건에 집행유예 불가.

  • 새 사건 선고 시점에 종전 유예기간이 아직 진행 중인 경우 — 결격, 새 사건에 집행유예 불가.

  • 새 사건 선고 시점까지 종전 유예기간이 실효·취소 없이 무사히 지난 경우 — 결격 아님, 집행유예 선고 가능.

유예기간 중 범한 죄라 하더라도, 종전 집행유예가 실효·취소되지 않은 채 유예기간이 이미 지났다면 그 시점부터는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의 결격사유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이다.

왜 유예기간이 지나면 결격사유가 사라지는가 — 판례의 논리

언뜻 보면 의아할 수 있습니다. 유예기간 중에 범죄를 저지른 사실 자체는 그대로인데, 왜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결격사유가 없어지는 것일까요. 대법원은 그 답을 형법 제65조에서 찾습니다. 제65조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자가 그 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하면 형의 선고 자체가 효력을 잃는다고 정합니다.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다는 것은 법률적으로 그 형이 애초에 선고되지 않은 것과 같은 상태로 취급된다는 의미이고, 그렇다면 단서가 말하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판결의 논리입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단서 조항이 애초에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라는 문구로 결격기간의 종기를 특정하고 있는 이상, 집행유예처럼 유예기간이 지나 집행 가능성 자체가 사라져 집행종료나 집행면제 시점을 특정할 수 없게 된 경우까지 결격사유에 끼워 넣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형벌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것이 근거였습니다. 이 사건 자체가 유예기간 중 범한 죄로 기소된 뒤 재판 도중에 유예기간이 지나버린 사안이었는데, 대법원은 재판 중에 유예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명시했습니다. 결국 범행 시점이 아니라 선고 시점을 기준으로 결격 여부를 가린다는 것이 이 판례의 실질적 결론입니다.

범행이 유예기간 중에 있었다는 과거의 사실이 아니라, 새 사건을 선고하는 시점에 종전 유예기간이 이미 지났는지가 결격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다.

집행유예가 먼저 실효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 형법 제63조

위 판례가 전제하는 것은 종전 집행유예가 실효되거나 취소되지 않은 채 유예기간이 지나가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유예기간 중 저지른 새 범죄에 대한 재판이 먼저 끝나 실형이 확정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형법 제63조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사람이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면 집행유예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고 정합니다. 이 실효는 법원의 별도 결정 없이 요건이 갖춰지면 자동으로 발생합니다.

실효가 되면 유예했던 종전 형을 그대로 집행해야 하는 상태로 돌아갑니다. 문제는 이 실효가 새 사건 자체의 결론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새 범죄에 대해 실형이 확정되는 순간 그 사건은 이미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으로 처리된 것이므로, 그 사건에서 집행유예 여부를 다시 논할 필요는 없어집니다. 다만 이 실효로 종전 형이 실제로 집행되거나 집행이 면제된 상태가 만들어지면, 그 이후 3년 안에 또 다른 범죄, 즉 세 번째 사건이 있다면 이번에는 그 사건이 단서의 결격사유에 정면으로 걸리게 됩니다. 유예기간 중 재범을 반복할수록 뒤로 갈수록 집행유예를 받기가 구조적으로 어려워지는 셈입니다.

집행유예가 취소되는 두 가지 경우 — 형법 제64조

실효와 별개로 집행유예 자체가 취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형법 제64조 제1항은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후 제62조 단서가 정한 결격사유가 있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발각되면 집행유예의 선고를 취소한다고 정합니다. 애초에 집행유예를 선고해서는 안 되는 사정이 있었는데 법원이 이를 모른 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가 뒤늦게 그 사정이 드러난 경우이고, 이때 취소는 법원의 재량이 없는 필요적 취소입니다.

제64조 제2항은 성격이 다릅니다.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수강명령을 조건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이 준수사항이나 명령을 위반하고 그 정도가 무거운 때에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쪽은 법원의 재량에 맡겨져 있어 위반의 경중과 정황을 따져 취소 여부가 결정됩니다. 두 경우 모두 취소가 확정되면 그 순간부터는 실효와 마찬가지로 종전 형을 집행해야 하는 상태가 되고, 이후의 새로운 사건에서 집행유예를 다시 받을 가능성에도 영향을 줍니다.

  • 제64조 제1항 — 62조 단서의 결격사유가 있었음이 나중에 발각된 경우, 법원이 반드시 취소하는 필요적 취소.

  • 제64조 제2항 — 보호관찰·사회봉사·수강명령 준수사항을 무겁게 위반한 경우, 법원이 취소할 수 있는 임의적 취소.

재판이 길어지는 것이 왜 결과를 바꾸는가 — 확정 시점의 의미

위 법리를 종합하면 유예기간 중 재범 사건에서는 언제 선고가 확정되는가가 결과를 가르는 실질적 변수가 됩니다. 1심 선고가 유예기간 만료 전에 이루어지고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그 시점에는 종전 유예기간이 아직 남아 있으므로 새 사건에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것 자체가 법률상 불가능합니다. 반면 항소심이나 상고심까지 절차가 이어지는 동안 종전 유예기간이 자연스럽게 지나가고, 그 사이 종전 집행유예가 실효되거나 취소되는 사정이 없었다면 최종 선고 시점에는 결격사유가 사라져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재판 진행이라는 절차적 사실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지는 것일 뿐, 재판을 일부러 지연시켜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사건이 여러 심급을 거치거나 병합·이송 등으로 시간이 걸리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유예기간이 지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이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은 종전 판결의 확정일과 집행유예 기간의 시작·종료일을 정확히 계산하는 일입니다. 단 하루 차이로 결격사유 해당 여부가 갈릴 수 있어, 판결문과 형 집행 관련 서류를 근거로 날짜를 명확히 특정해 두어야 합니다.

결격사유를 통과해도 자동으로 집행유예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법률상 자격을 얻는다는 의미일 뿐, 실제로 집행유예를 선고받는다는 보장은 아닙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본문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에 형법 제51조가 정한 사항을 참작해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법원이 재량으로 집행유예를 선택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선고형 자체가 이 범위 안에 들어야 하고, 그 안에서도 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종합해 참작할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유예기간 중 재범이라는 사실 자체는 이 재량 판단에서 불리한 정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 기회를 받고도 유예기간 중에 또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은 재범의 위험성이나 반성의 정도를 판단할 때 부정적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격사유를 벗어났다는 사정만 믿고 안심하기보다는, 새 사건 자체에서 참작할 만한 사정—피해 회복,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 범행 경위—을 별도로 준비해 제시하는 것이 실제 결과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실무에서 확인해야 할 것들

유예기간 중 재범 사건은 서류 몇 장만으로 결론이 한눈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세 번째, 네 번째 사건까지 이어지는 경우라면 각 판결의 확정일을 시계열로 정리해 결격기간이 언제 시작되고 끝나는지부터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 종전 판결의 확정일자와 집행유예 기간의 개시·종료일을 판결문·수형인명부 등으로 정확히 확인할 것.

  • 새 사건이 유예기간 중 고의범으로 실형이 확정되는 흐름이라면 종전 형의 실효(제63조)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할 것.

  • 보호관찰·사회봉사·수강명령을 받고 있었다면 준수사항 위반으로 인한 취소(제64조 제2항) 여부도 별도로 점검할 것.

  • 결격사유 통과 여부와 별개로,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 참작사유를 뒷받침할 자료를 새 사건에서 준비할 것.

자주 묻는 질문

Q. 유예기간 중 새로 기소되면 무조건 집행유예를 못 받나요?

A. 아닙니다. 새 사건을 선고하는 시점까지 종전 집행유예가 실효·취소되지 않은 채 유예기간이 지나 있었다면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의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유예기간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선고가 이루어지면 결격사유에 해당해 집행유예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Q. 유예기간이 지나면 예전 범죄 전과도 없어지나요?

A. 아닙니다. 형법 제65조에 따라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 것일 뿐, 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 자체나 유예기간 중 범죄를 저질렀다는 역사적 사실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양형 판단에서는 이런 사정이 여전히 고려될 수 있습니다.

Q. 유예기간 중 새 범죄로 실형이 먼저 확정되면 어떻게 되나요?

A. 형법 제63조에 따라 종전 집행유예의 선고가 효력을 잃어 그 형을 실제로 집행해야 하는 상태가 됩니다. 이후 그 형의 집행종료·면제로부터 3년 안에 또 다른 범죄가 있다면 그 사건은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의 결격사유에 해당해 집행유예를 받기 어려워집니다.

Q. 보호관찰 준수사항을 어기면 바로 집행유예가 취소되나요?

A. 자동으로 취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64조 제2항에 따라 준수사항이나 명령 위반의 정도가 무거운 경우에 법원이 재량으로 취소할 수 있는 구조이므로, 위반의 경중과 경위에 따라 취소 여부가 달라집니다.

Q. 결격사유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다고 봐도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결격사유가 없다는 것은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법률상 요건을 갖췄다는 의미일 뿐이고, 실제 선고 여부는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 참작사유를 근거로 한 법원의 재량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Q. 여러 사건이 겹쳐 있으면 확정일을 어떻게 계산해야 하나요?

A. 각 사건의 판결 확정일과 집행유예 기간의 개시·종료일을 시계열로 정리해 새 사건의 선고 시점에 어느 형이 결격기간 안에 들어오는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하루 차이로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판결문과 형 집행 관련 서류로 날짜를 정확히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맺음말

집행유예 기간 중 또 기소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의 결격사유는 종전 집행유예가 실효·취소됐거나 새 사건 선고 시점까지 유예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로 한정되고, 대법원 2006도6196 판결이 확인했듯 그 외의 경우라면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다만 그 판단은 확정일, 유예기간의 시작과 끝, 실효·취소 사유의 존재 여부를 정확히 계산해야 나오는 결론이고, 결격사유를 통과했다고 해도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 참작사유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실제 선고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원지검이나 인근 법원에서 유예기간 중 재범 사건이 진행되고 있다면, 확정일 계산과 참작사유 소명을 함께 준비해 두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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