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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판결 뒤 드러난 여죄, 형법 제39조 형평 고려로 감경·면제받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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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판결 뒤 드러난 여죄, 형법 제39조 형평 고려로 감경·면제받는 법 

강대현 변호사

이미 재판이 끝나고 형이 확정된 뒤에, 예전에 저지른 다른 범죄가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여죄는 새로 기소되어 또 한 번 재판을 받아야 하는데, 문제는 이때 선고되는 형이 처음부터 두 사건을 한꺼번에 재판받았을 때보다 훨씬 무거워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형법은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해 제39조 제1항에 형평 고려 규정을 두고 있지만, 이 규정이 언제나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전혀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실무에서 자주 다투어집니다. 이 글에서는 형법 제39조가 어떤 요건에서 작동하는지, 형평 고려가 배제되는 함정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형법 제39조란 — 확정판결 뒤 드러난 여죄를 처리하는 규정

형법 제37조는 경합범을 두 종류로 나눕니다. 아직 어느 것도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여러 죄(동시적 경합범)와,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전에 범한 죄"(후단 경합범)입니다. 여기서 다루는 여죄 사례는 대부분 후단 경합범에 해당합니다. 이미 형이 확정된 사건이 있고, 그 확정판결이 있기 전에 저질렀지만 미처 발각되지 않았던 다른 범죄가 나중에 새로 기소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를 규율하는 것이 형법 제39조 제1항입니다. 조문은 "경합범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한다. 이 경우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풀어보면, 여죄에 대해 새로 재판하는 법원은 "만약 이 여죄와 이미 확정된 죄를 동시에 재판했다면 어떤 형이 나왔을까"를 따져보고, 그 결과와 균형이 맞도록 지금 선고할 형을 정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형을 감경하거나 아예 면제할 수도 있습니다.

형법 제39조 제1항이 다루는 것은 확정판결 전에 저지른 여죄다. 확정판결 후에 저지른 범죄는 애초에 이 조항이 상정하는 경합범 관계 자체가 아니다.

왜 형평을 고려해야 하나 — 따로 재판받으면 불리해지는 구조

이 조항이 필요한 이유는 형법 제38조의 처벌 방식 때문입니다. 여러 죄를 동시에 재판하는 경우, 형법 제38조 제1항은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해 정한 형이 사형·무기징역·무기금고가 아니라면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에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의 형기·액수를 합산한 범위를 넘지 못하도록 합니다. 이른바 가중주의입니다. 그런데 확정판결과 여죄가 각각 따로 재판을 받으면 이 가중주의 계산이 적용될 기회 자체가 사라지고, 두 재판에서 선고된 형이 그대로 이어지거나 병과되는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종류의 두 죄를 동시에 재판했다면 가중주의에 따라 형기가 어느 정도 조정되었을 텐데, 따로 재판을 받으면 이런 조정 없이 두 형이 사실상 그대로 쌓이는 셈이 됩니다.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이 재판 순서를 정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닌데, 단지 여죄가 나중에 발각되었다는 우연한 사정 때문에 동시에 재판받은 사람보다 훨씬 무거운 형을 받게 되는 것은 부당합니다. 형법 제39조 제1항의 형평 고려는 바로 이 불균형을 사후적으로 바로잡기 위한 장치입니다.

형평 고려는 필요적이다 — 법원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심리

형평을 고려할지 말지는 법원의 자유가 아닙니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209 판결은, 이미 확정된 여러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죄에 대해 형을 선고하면서 항소심이 판결 이유에 확정된 죄들의 전과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고 그 구체적 내용을 심리하지도 않은 사안에서, 이를 형법 제39조 제1항 위반으로 판단해 파기했습니다. 확정판결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 형을 선고할 것을 요구하는 이 조항을 지키려면, 법원은 최소한 확정된 전과의 죄명과 형량을 구체적으로 심리해 판결 이유에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 판례가 보여주는 것은, 형평의 '고려' 자체는 필요적이라는 점입니다. 다만 그 고려 결과 실제로 형을 감경할지, 면제할지, 아니면 그대로 선고할지는 법원의 재량에 맡겨진 임의적 사항입니다. 즉 변호인이 확정판결의 존재와 내용을 법원에 제대로 알리고 심리를 요구하는 것은 여죄 재판에서 당연히 해야 할 절차이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감경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결정적 함정 — 애초에 동시판결이 불가능했다면 형평 고려 자체가 배제된다

형법 제39조 제1항을 둘러싼 가장 큰 함정은, 확정판결 전 범행이라는 요건을 갖췄다고 해서 언제나 형평 고려가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9948 판결은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거나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가 함정을 잘 보여줍니다. 피고인은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로 2005. 4. 16. 확정판결(①)을 받았고, 이후 횡령죄로 2007. 8. 28.(②), 다시 조세범 처벌법 위반죄로 2007. 11. 9.(③), 무고죄로 2007. 12. 29.(④) 각각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②·③·④의 범행은 모두 ①의 확정일 이전에 저지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된 2007. 7. 26.자, 2007. 8. 22.자 범죄는 ①의 확정판결 이후에 저지른 범행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두 범죄가 ②·③·④의 확정판결과 "처음부터 동시에 판결을 선고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른 형평 고려나 감경·면제를 할 수 없다고 본 원심을 그대로 수긍했습니다.

범행 시점이 어느 확정판결보다 뒤라면, 그 확정판결과는 애초에 동시에 재판받을 수 없었던 것이므로 형평 고려·감경·면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확정판결 전 범행인지 — 판단 기준은 범행일시

실무에서 자주 벌어지는 착오는 여죄가 '발각된 시점'과 '저질러진 시점'을 혼동하는 것입니다. 형법 제39조 제1항이 적용되려면 여죄의 범행일시가 확정판결의 확정일보다 앞서야 합니다. 발각이나 기소가 확정판결 뒤에 이루어졌더라도, 범행 자체가 확정판결 전에 있었다면 후단 경합범 관계가 성립합니다. 반대로 발각은 늦었지만 범행 자체가 확정판결 이후였다면, 앞서 본 2009도9948 판결처럼 형평 고려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확인해야 할 첫 자료 — 이전 확정판결의 선고일이 아니라 확정일(상소기간 도과일 또는 상소심 선고일).

  • 여죄의 범행일시를 특정할 수 있는 자료 — 공소장, 수사기록상 범행 일자.

  • 확정판결이 금고 이상의 형이었는지 — 벌금형에 그친 확정판결은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 확정판결이 여러 건이라면 각각의 확정일과 여죄의 범행일시를 하나씩 대조.

구체적 적용 예시 — 형평 고려가 인정되는 경우와 배제되는 경우

가정을 통해 비교해 보겠습니다. A가 절도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이후 그 확정판결 전에 저지른 별건 절도가 새로 발각되어 기소되었다고 합시다. 두 절도죄를 처음부터 동시에 재판했다면 형법 제38조 제1항 제2호의 가중주의에 따라 아마도 1년 6개월 안팎에서 형이 정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따로 재판을 받으면 이미 확정된 1년에 새 재판에서 나온 형이 더해지는 결과가 될 수 있으므로, 법원은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새로 선고할 형을 감경해 전체적인 형량이 동시 재판했을 경우와 비슷해지도록 조정하게 됩니다.

반면 B가 같은 상황에서 발각된 별건 범죄의 범행일시가 확정판결 이후였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경우는 애초에 확정판결과 동시에 재판받을 수 있었던 사이가 아니므로, 2009도9948 판결의 법리에 따라 형평 고려도, 감경도, 면제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B의 새 범죄는 그 자체의 죄질과 정상만으로 독립적으로 양형이 이루어지고, 오히려 확정판결 전력이 누범 가중이나 불리한 양형 요소로 작용할 여지도 있습니다. 결국 같은 '여죄'라는 말을 쓰더라도 범행 시점이 확정판결의 앞인지 뒤인지에 따라 결과가 정반대로 갈리는 것입니다.

실무 대응 — 형평 고려를 주장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여죄 재판에서 형법 제39조 제1항의 형평 고려를 이끌어내려면 준비가 필요합니다. 먼저 확정판결문 사본을 확보해 사건번호, 죄명, 선고형, 확정일을 법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대법원 2008도209 판결이 지적한 것처럼 법원이 전과의 구체적 내용을 심리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위법한 판결이 될 수 있으므로, 변호인은 이 자료를 재판부에 명확히 제시해 심리를 촉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여죄의 범행일시가 확정판결의 확정일보다 앞선다는 사실을 공소사실이나 수사기록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이와 별도로 형법 제39조 제4항은 "전 3항의 형의 집행에 있어서는 이미 집행한 형기를 통산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확정판결에 따른 형을 이미 일부 또는 전부 복역한 상태라면, 새로 선고되는 형에 그 집행 형기가 반영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형평 고려로 형량 자체를 낮추는 것과는 별개의 절차이지만, 실제로 복역해야 할 기간을 정하는 데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양형자료를 준비할 때 함께 챙겨야 할 부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확정판결 뒤에 드러난 여죄는 무조건 형법 제39조가 적용되나요?

A. 아닙니다. 여죄의 범행일시가 확정판결의 확정일보다 앞서야 하고 그 확정판결이 금고 이상의 형이어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가 성립합니다. 확정판결 이후에 저지른 범죄라면 애초에 이 조항이 적용될 대상이 아닙니다.

Q. 형평을 고려하면 반드시 형이 줄어드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형평을 고려하는 심리 자체는 법원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요적 절차로 보지만, 그 결과 감경하거나 면제할지 여부와 정도는 법원의 재량에 맡겨진 임의적 사항이라고 판단합니다.

Q.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던 경우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요?

A. 대표적으로 문제된 범죄의 범행 시점이 비교 대상 확정판결의 확정일보다 뒤인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경우는 애초에 두 죄를 함께 재판받을 수 있는 사이가 아니었으므로 형평 고려나 감경·면제 자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Q. 확정판결이 여러 건이라면 어떻게 판단하나요?

A. 확정판결마다 확정일이 다르므로, 여죄의 범행일시를 각 확정판결의 확정일과 하나씩 대조해야 합니다. 어떤 확정판결보다는 앞서지만 다른 확정판결보다는 뒤인 경우도 있을 수 있어, 어느 확정판결을 기준으로 형평을 고려할지가 실제 사건에서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Q. 이미 복역한 형은 어떻게 처리되나요?

A. 형법 제39조 제4항에 따라 이전 판결에 따라 이미 집행한 형기는 새로 선고되는 형에 통산됩니다. 다만 이는 형기 계산의 문제로, 형평을 고려해 형량 자체를 조정하는 절차와는 별도로 함께 확인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Q. 벌금형이 확정된 경우에도 형평 고려를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형법 제37조 후단은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경우만을 경합범 관계로 규정하고 있어, 확정판결이 벌금형에 그쳤다면 형법 제39조 제1항이 적용되는 관계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맺음말

확정판결 뒤에 드러난 여죄는 새로운 별개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그 범행이 언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형법 제39조 제1항의 형평 고려를 받을 수 있는지가 완전히 갈립니다. 확정판결 전 범행이라면 동시에 재판받았을 경우와 균형이 맞도록 형이 조정될 여지가 있지만, 확정판결 후 범행이라면 이 조항이 애초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여죄 사건에서는 확정판결문과 범행일시를 정확히 정리해 법원에 제시하는 절차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자신의 사건이 형평 고려 대상인지조차 판단하기 어렵다면, 확정판결의 확정일과 여죄의 범행 시점부터 하나씩 짚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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