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 재분할, 합의해제는 가능해도 신고기한 넘기면 증여세 | 상속 | 로톡
상속재산 재분할, 합의해제는 가능해도 신고기한 넘기면 증여세
법률가이드
상속세금/행정/헌법

상속재산 재분할, 합의해제는 가능해도 신고기한 넘기면 증여세 

강대현 변호사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형제들끼리 상속재산을 나누는 협의분할을 마쳤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처음 정한 비율이 마음에 걸려 다시 나누고 싶다는 상담이 적지 않습니다. 민법상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계약이라 전원이 합의하면 해제하고 새로 나누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문제는 세금입니다. 이미 상속세 신고기한이 지난 뒤에 재분할을 하면 더 받게 된 사람에게 증여세가 붙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협의분할을 다시 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신고기한이 왜 분수령이 되는지, 그리고 신고기한을 넘겨도 증여세가 붙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까지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협의분할이란 무엇이고 왜 처음엔 증여세가 없나

공동상속인은 법정상속분대로 나누지 않아도 됩니다. 민법 제1013조에 따라 공동상속인은 언제든지 협의로 상속재산의 분할 방법과 비율을 정할 수 있고, 이렇게 정해진 분할은 민법 제1015조에 따라 상속이 개시된 때로 소급하여 효력이 생깁니다. 즉 특정 상속인이 법정상속분보다 훨씬 많은 재산을 협의로 가져가더라도, 법적으로는 처음부터 피상속인으로부터 그 재산을 직접 물려받은 것으로 취급됩니다.

이 소급효 때문에 최초의 협의분할에서는 증여세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1두441 판결은 공동상속인 상호간 협의분할로 일부 상속인이 고유의 상속분을 초과하는 재산을 취득했더라도, 이는 상속개시 당시로 소급하여 피상속인으로부터 승계받은 것으로 보아야 하고 다른 공동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형제 중 누군가가 부모를 오래 부양했다는 이유로, 혹은 유류분을 고려해 처음부터 비율을 다르게 정하는 협의분할이 실무에서 흔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최초의 협의분할로 법정상속분을 초과해 취득해도, 그 초과분은 상속개시 당시로 소급한 상속 취득이지 다른 상속인의 증여가 아니다.

이미 나눈 걸 다시 나눌 수 있나 — 합의해제의 법리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마친 뒤 사정이 바뀌어 다시 나누고 싶다는 요청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대법원 2004. 7. 8. 선고 2002다73203 판결은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일종의 계약으로 보고, 공동상속인 전원의 합의가 있으면 이미 이루어진 분할협의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한 다음 다시 새로운 분할협의를 할 수 있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계약은 당사자 전원이 동의하면 해제할 수 있다는 민법의 일반 원리가 상속재산 분할협의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입니다.

다만 이 판례가 강조하는 요건은 '전원의 합의'입니다. 공동상속인 중 한 명이라도 재분할에 반대하면 기존 분할협의는 해제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됩니다. 또한 합의해제가 되면 그 협의에 따른 이행으로 생겼던 물권 변동은 원칙적으로 분할협의가 없었던 원상태로 복귀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 각자 명의로 상속등기까지 마쳤더라도, 전원이 합의해 그 등기 내용과 다르게 재분할하기로 했다면 등기를 다시 정리하는 절차 자체는 법적으로 막혀 있지 않습니다.

합의해제해도 건드릴 수 없는 것 — 이미 생긴 제3자의 권리

합의해제로 재분할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02다73203 판결은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를 근거로, 합의해제 전의 분할협의에서 생긴 법률효과를 기초로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고 등기·인도 등으로 완전한 권리를 취득한 제3자의 권리는 해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이 판결의 사안에서도 상속인 중 한 명이 단독 상속받기로 한 부동산에 이미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금융기관은, 나중에 그 분할협의가 합의해제되었더라도 보호받는 제3자로 인정되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협의분할로 부동산을 받은 상속인이 그 사이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제3자에게 매도해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다면, 나머지 상속인들이 아무리 전원 합의로 재분할을 시도해도 이미 등기·인도로 완전한 권리를 취득한 제3자에게는 그 재분할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재분할을 검토하기 전에 각 상속재산에 이미 처분이나 담보설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재분할에 증여세가 붙는 이유 — 상속분 확정 이후의 재분할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조 제3항은 상속개시 후 상속재산에 대해 등기·등록·명의개서 등으로 각 상속인의 상속분이 일단 확정된 뒤, 공동상속인이 다시 협의하여 분할한 결과 특정 상속인이 당초 상속분을 초과해 취득하게 되는 재산은 그 분할로 상속분이 줄어든 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한다고 규정합니다. 최초 협의분할과 달리, 등기 등으로 상속분이 한 번 확정된 이후의 재분할은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고 상속인들 사이의 증여로 취급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규정이 노리는 지점은 명확합니다. 상속세 신고와 등기까지 마쳐 각자의 몫이 정해진 뒤에 재분할을 허용하면서 증여세를 매기지 않으면, 상속세를 다 낸 다음 재분할이라는 형식을 빌려 사실상 증여세 없이 재산을 넘겨주는 우회로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속분이 확정된 이후의 재분할은 원칙적으로 초과 취득분에 대해 증여세를 매기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증여세를 매기지 않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다음 항목에서 살펴볼 신고기한이 바로 그 원칙과 예외를 가르는 기준입니다.

상속분이 등기 등으로 확정된 뒤의 재분할은 소급효를 인정받지 못하고, 초과 취득분은 원칙적으로 상속분이 줄어든 상속인으로부터의 증여로 과세된다.

신고기한 안이라면 증여세 없이 재분할할 수 있다

같은 조항의 단서는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기한까지 재분할해 당초 상속분을 초과해 취득한 경우에는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7조에 따라 이 신고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이고,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이 외국에 주소를 둔 경우에는 9개월입니다. 예를 들어 3월 중에 상속이 개시되었다면 3월 31일부터 6개월을 계산해 그해 9월 30일까지가 신고기한이 됩니다.

즉 상속인들이 처음에는 법정상속분대로 등기를 마쳤더라도, 신고기한이 지나기 전에 전원 합의로 재분할해 비율을 바꾼다면 초과 취득분에 증여세가 붙지 않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상속세 신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무사·변호사와 함께 각자의 몫과 세부담을 다시 점검하다가 재분할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재조정을 신고기한 안에 마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신고기한을 넘긴 뒤에 재분할 이야기가 나오면 그때는 다음 항목의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한 증여세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신고기한을 넘겨도 증여세가 없는 세 가지 예외

신고기한이 지났다고 해서 재분할에 항상 증여세가 붙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조의2는 신고기한 경과 후 재분할이라도 다음 세 가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 상속회복청구의 소에 의한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상속인 및 상속재산에 변동이 있는 경우.

  • 민법 제404조에 따른 채권자대위권 행사에 의하여, 법정상속분대로 등기 등이 이루어진 상속재산을 상속인들이 협의분할로 재분할하는 경우.

  • 신고기한 내 상속세를 물납하기 위해 법정상속분으로 등기·등록·명의개서를 하고 물납을 신청했다가 물납허가를 받지 못하거나 물납재산 변경명령을 받아, 당초 물납재산을 협의분할로 재분할하는 경우.

이 세 가지는 상속인들이 자유의사로 마음을 바꿔 재분할하는 경우가 아니라, 법원의 판결이나 채권자의 강제적 권리행사, 과세관청의 물납 불허가처럼 상속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상속분 조정이 불가피해진 경우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형이 부모님을 더 모셨으니 지금이라도 더 드리자"는 식의 자발적 재조정은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고, 신고기한을 넘겼다면 원칙대로 증여세 과세대상이 됩니다.

구체적으로 따져보는 재분할 사례

3남매가 아버지 사망 후 법정상속분대로 각자 3분의 1씩 부동산 지분을 등기하고, 신고기한 안에 상속세 신고까지 마쳤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후 1년이 지나 막내가 개인 사정으로 급전이 필요해지자, 3남매가 전원 합의로 장남이 지분을 더 가져가는 대신 막내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재분할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때는 이미 등기로 상속분이 확정된 뒤, 신고기한도 한참 지난 시점의 재분할이므로 앞서 본 세 가지 예외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아, 장남이 당초 지분을 초과해 취득하는 부분에는 막내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부과됩니다.

반대로 같은 3남매가 상속세 신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세무 검토 결과 처음 정한 비율로는 특정 재산에 대한 세부담이 유독 커진다는 것을 확인하고, 신고기한 만료 전에 전원 합의로 비율을 조정해 신고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등기가 아직 최종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았거나, 신고기한 안에 재분할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명확하다면 초과 취득분에 증여세가 붙지 않습니다. 결국 같은 '재분할'이라도 시점 하나로 결과가 완전히 갈리는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속재산을 한 번 나눈 뒤에 공동상속인들이 다시 나누고 싶다면 언제든 가능한가요?

A. 민법상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계약이므로 공동상속인 전원이 합의하면 기존 분할협의를 해제하고 새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민사상 가능 여부의 문제이고, 세법상 증여세가 붙는지와 이미 제3자가 취득한 권리를 되돌릴 수 있는지는 별개로 판단해야 합니다.

Q. 협의분할로 법정상속분보다 많이 받으면 그 자체로 증여세를 내나요?

A. 아닙니다. 최초의 협의분할은 상속개시 당시로 소급하는 상속 취득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증여세 문제는 등기 등으로 상속분이 일단 확정된 뒤에 다시 재분할할 때 비로소 생깁니다.

Q. 신고기한이 지나서 재분할하면 무조건 증여세를 내나요?

A. 원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다만 상속회복청구 확정판결에 따른 재분할, 채권자대위권 행사에 따른 재분할, 물납 불허가·변경명령에 따른 재분할처럼 시행령이 정한 세 가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면 예외적으로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Q. 신고기한은 정확히 언제까지인가요?

A.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이고,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이 외국에 주소를 둔 경우에는 9개월입니다. 이 기한 안에 재분할을 마치면 초과 취득분에도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Q. 합의해제 후 재분할을 하면 이미 설정된 근저당권이나 매매계약도 무효가 되나요?

A. 아닙니다. 합의해제 전의 분할협의를 기초로 이미 등기·인도 등을 마쳐 완전한 권리를 취득한 제3자에게는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합의해제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재분할은 그 제3자의 권리 범위 밖에서만 효력이 있습니다.

Q. 재분할로 증여세를 내야 한다면 누구에게, 어떻게 부과되나요?

A. 당초 상속분보다 더 많이 취득하게 된 상속인에게, 상속분이 줄어든 상속인으로부터 그 초과분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부과됩니다. 증여재산공제 등 통상의 증여세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므로 공제한도를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맺음말

상속재산을 다시 나누는 것 자체는 공동상속인 전원이 합의하면 막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세법은 그 재분할이 언제 이루어졌는지를 엄격히 따져, 상속세 신고기한 안이면 증여세를 매기지 않고 그 기한을 넘기면 법원 판결이나 채권자대위권 행사 같은 예외적 사유가 없는 한 초과 취득분에 증여세를 부과합니다. 재분할을 고민하고 있다면 합의 여부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신고기한이 아직 남아 있는지, 그리고 이미 처분되거나 담보가 설정된 재산은 없는지입니다.

특히 재분할 대상 재산의 가액이 크거나 상속인 수가 많을수록, 증여세가 어느 상속인에게 얼마나 부과되는지에 따라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재분할을 진행하기 전에 신고기한, 등기 여부, 제3자 권리관계를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7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