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불법촬영이나 유출 피해를 입은 분들 중, 국내 사이트에서는 영상이 지워져도 얼마 지나지 않아 해외 서버를 이용한 사이트나 해외 메신저 채널로 영상이 다시 올라오는 사례를 상담 중에 자주 접합니다.
제가 상담한 피해자분들 중에는 “어차피 해외 사이트라 신고해도 소용없다던데요”, “한국 법이 안 미치는 곳이니 포기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으로 삭제 요청이나 신고 자체를 미루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대응을 미루는 사이 영상은 캡처와 재업로드를 거쳐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뒤늦게 대응하려 할 때는 이미 원본 URL조차 특정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정부와 수사기관은 해외 서버에 게시된 불법촬영물에 대해서도 국내 삭제지원과 국제 공조 수사를 함께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외국에 서버를 두고 운영됐던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음란물 사이트도, 결국 국제 공조 끝에 운영자가 특정되어 국내에서 실형이 확정됐습니다.
아래에서는 해외 사이트에 게시된 영상도 국내에서 삭제 요청이 가능한지, 그리고 어떤 기관을 통해 어떤 절차로 진행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해외 서버에 게시된 영상도 국내에서 무료로 삭제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삭제지원은 사이트가 국내에 있는지 해외에 있는지를 가리지 않습니다.
피해자분들이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은 “국내법으로 해외 사이트를 어떻게 통제하냐”는 점입니다. 하지만 삭제지원 제도 자체는 사이트의 서버 소재지와 무관하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의3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제14조의2에 해당하는 촬영물·편집물이 정보통신망에 유포되어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그 삭제를 지원할 수 있고, 실제 업무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산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위탁받아 수행합니다. 신청은 피해자 본인은 물론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나 피해자가 지정한 대리인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지원은 국내 사이트뿐 아니라 해외 서버에 개설된 사이트, 해외 메신저 채널, 해외 SNS에 게시된 영상도 대상으로 합니다. 센터는 국내에 사업장이나 대리인을 둔 사업자에게는 심의·시정요구 절차를 활용하고, 그 외 해외 사업자에게는 해당 플랫폼의 자체 신고 채널과 해외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직접 삭제를 요청합니다.
비용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삭제지원에 드는 비용은 원칙적으로 국가·지자체가 먼저 지출하고, 이후 성폭력처벌법 제14조·제14조의2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회수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해외 서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삭제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2. 직접 촬영하지 않고 사이트에 올리기만 해도 촬영자와 동일하게 처벌됩니다
누가 찍었는지보다, 누가 유포했는지가 처벌의 핵심입니다.
해외 사이트에 영상을 올린 사람이 실제 촬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은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를 촬영자와 같은 형, 즉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대법원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 또는 공연히 전시·상영한 자는 반드시 그 촬영물을 촬영한 자와 동일인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행위의 대상이 되는 촬영물은 누가 촬영한 것인지를 묻지 아니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6172 판결).
즉 원래 유출자가 아니더라도, 그 영상을 해외 사이트에 퍼가서 올린 사람도 촬영자와 똑같이 처벌 대상이 됩니다. 게다가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유포했다면 제14조 제3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광고를 붙여 운영하는 해외 불법사이트 상당수가 바로 이 가중처벌 대상입니다.
해외 사이트에 올린 사람이 원래 유출자가 아니어도, 유포 행위 자체로 촬영자와 같은 처벌을 받습니다.
3. 해외 서버라서 삭제가 더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대형 플랫폼과 이름 없는 불법사이트는 대응 방식이 다릅니다.
국내 삭제 제도의 실효성은 사업자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4항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제14조의2 촬영물에 대해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심의위원회가 7일 이내 심의를 거쳐 시정 요구를 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 절차가 실효를 가지려면 상대방이 국내에 사업장이나 대리인을 둔 사업자여야 합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사업자는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를 지므로 이 채널로 시정요구가 전달됩니다.
반면 사업장도 대리인도 없이 순수하게 해외 서버만 빌려 운영되는 이름 없는 불법사이트는 국내 행정명령이 직접 미치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음란물 사이트 역시 서버가 해외에 있어 오랫동안 단속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외교부의 여권 무효화 조치와 인터폴 공조 끝에 운영자가 자진 귀국해 구속되고 실형이 확정됐습니다.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사정이 처벌 자체를 영구히 막아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런 사이트에 대해서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해당 플랫폼의 자체 신고 절차, 해시값 기반 재업로드 차단 기술, 해외 유관기관과의 협력 채널을 함께 활용해 삭제를 시도합니다. 국내 사이트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그 사실이 신청 자체를 포기할 이유는 되지 않습니다.
해외 서버는 삭제 속도를 늦출 수는 있어도, 삭제지원과 형사처벌의 가능성 자체를 없애지는 못합니다.
4. 형량은 유포 방식과 규모에 따라 달라지고, 방치할수록 불리해집니다
지체할수록 확산 범위가 넓어지고, 그 자체가 불리한 사정이 됩니다.
처벌 수위는 행위 유형에 따라 나뉩니다. 단순 촬영·반포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제2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유포하면 제14조 제3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됩니다.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만 한 경우에도 제14조 제4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상습범이면 제14조 제5항에 따라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어 처벌이 한층 무거워지고, 삭제지원 역시 피해자 요청 없이도 국가가 직권으로 진행합니다.
방치하면 확산 범위가 넓어지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캡처와 재유포를 거칠수록 새로운 반포 행위가 계속 추가되어 처벌 대상 행위 자체가 늘어나는 결과가 됩니다. 초기에 삭제지원과 형사고소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확산을 막는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5. 신고부터 삭제 지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삭제지원 신청과 형사고소는 따로가 아니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해외 사이트에 게시된 영상 피해는 통상 ①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여성긴급전화 1366, 온라인 신청) 또는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사이버수사팀에 피해 사실과 영상 URL·캡처 자료를 제출 → ②경찰의 수사 개시 및 수사기관 명의의 삭제지원·시정요구 요청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해외 사이트에 올라간 영상을 발견했다면, 당황해서 화면을 그대로 닫아버리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상이 게시된 URL, 게시일시, 화면 캡처를 삭제되기 전에 최대한 원본 그대로 확보합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홈페이지 또는 여성긴급전화 1366을 통해 삭제지원을 신청하고, 동시에 관할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신고합니다.
유포자 특정에 도움이 될 대화 기록, 계정 정보, 결제 흔적 등이 있다면 함께 정리해 수사기관에 제공합니다.
이렇게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삭제지원 신청과 형사고소, 필요하다면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해외 사이트에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도 “한국 법이 안 미치는 곳이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대응을 미루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낯선 절차와 “해외라서 안 된다”는 소문이 뒤섞이면, 가장 먼저 움직여야 할 순간에 오히려 손을 놓게 됩니다.
영상이 유포되어 피해를 입은 쪽이라면 삭제지원과 형사고소를 서두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반대로 화가 난 순간 캡처본을 지인 한두 명에게 전달했다가 반포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는 쪽도 있습니다. “몇 명한테만 보낸 건데 무슨 죄냐”는 생각은, 반복·계속될 가능성이 인정되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불법촬영물 유포로 피해를 입은 쪽과, 반대로 유포 혐의로 조사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대응 속도가 결과를 가장 크게 바꾸는 요인이라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영상이 해외 사이트에 있다는 이유로 포기하지 마시고, 지금 이 순간,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해외 사이트라 삭제지원 신청 자체가 안 되는 건 아닌가요?
A. 아닙니다. 삭제지원은 서버 소재지와 무관하게 신청할 수 있고,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해외 플랫폼에도 직접 삭제를 요청합니다. 다만 국내 사이트보다 처리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Q. 삭제지원 신청 비용은 제가 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원칙적으로 국가·지자체가 먼저 비용을 지출하고, 이후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회수하는 구조라 피해자가 직접 부담하지 않습니다.
Q. 사이트 운영자가 외국인이고 해외에만 있다면 처벌이 불가능한가요?
A. 실효적인 형사처벌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인터폴 등 국제 공조를 통해 해외 소재 운영자가 검거·처벌된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Q. 저는 촬영도 안 했고 그냥 사이트에 다시 올렸을 뿐인데도 처벌되나요?
A. 그렇습니다. 대법원은 반포한 사람이 촬영자와 동일인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어, 다시 올리는 행위 자체로 촬영자와 같은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몇 명한테만 캡처본을 보낸 것도 반포에 해당하나요?
A. 반포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 1인에게 전달했더라도 반복·계속될 가능성이 있는 방식이라면 반포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영리 목적 없이 올린 것도 가중처벌되나요?
A. 가중처벌(3년 이상의 유기징역)은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유포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영리 목적이 없다면 기본 처벌 조항이 적용되지만, 그 자체로도 7년 이하의 징역이 가능한 중한 범죄입니다.
Q.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절차가 다른가요?
A. 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면 피해자 요청 없이도 국가가 직권으로 삭제지원을 진행하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도 더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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