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알려주는 사기 방어술: 대표적인 8가지 사기 유형
변호사가 알려주는 사기 방어술: 대표적인 8가지 사기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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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알려주는 사기 방어술: 대표적인 8가지 사기 유형 

이시완 변호사

대한민국은 절도보다 사기가 많은, 매우 특이한 나라다. 그만큼 사기꾼이 활개치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후에 생각해보기로 하고, 일단은 급한대로 ‘사기 당하지 않는 방법’부터 배워보자. 혹은, 내가 당한 것이 사기의 일종일지 알아보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사기 수법들은 생각보다 역사가 깊고, 그러한 수법들을 모아서 정리한 교과서도 있다. 다만, 안타깝게도 한국어로 번역된 책은 한 권도 없을 뿐더러 국내에서 구하기도 힘들다. 




Chapter 1. 유형 배우기


오늘날 횡행하는 대부분의 사기 기법은 19세기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세기 유럽은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으로 인해 수많은 근대적 변화를 겪고 있었고, 그 속에서 다양한 사기 기법도 탄생하였다. 반면 그보다 오랜 역사를 가졌거나, 근래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탄생한 사기 유형도 있다. 


8가지 기본 유형을 먼저 배우고, 이로부터 변형/파생된 사례를 알아보자. 


시간이 없다면 1~3번만이라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1. 폰지 사기(Ponzi scheme)


1869년 독일 뮌헨에서 아델 슈피체더라는 사람이 ‘슈피체더 개인은행’을 설립하여 벌인 사기극이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원리를 쉽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유망한 사업이 있으니, 1억 원을 투자하면 매달 500만 원의 고수익을 주겠다고 속인다. 

2) 하지만 사실 그런 사업은 없거나, 유명무실하다. 다른 사람에게서 1억 원의 투자금을 받으면, 그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500만 원씩 나눠주고 있었던 것이다.  

3) 그렇게 돌려막기를 하면서 투자금을 불린다. 매달 충분한 수의 신규 투자자를 유치한다면,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분배하고도 많은 돈이 남는다. 

4) 투자금이 많이 불어나면 기존 투자자에게 분배하던 수익금을 조금씩 미룬다. 사업이 일시적으로 어려워졌으니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신규 투자자들은 받고 있다. 

5) 쌓인 투자금을 들고 해외로 도주한다. 


여기서 약간 변형하면 우리가 잘 아는 다단계, 피라미드 사기가 된다. 


+) 기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자를 섭외해오면 금전적 보상을 주겠다고 한다. 


이 사기의 핵심은 돌려막기,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접할 수 있는 변형 사례는 다음과 같다. 


ex. 무인 판매기 사업에 투자하면 매달 수익금을 주겠다는 사기. 

ex. 렌터카 사업에 투자하면 외제차를 무료로 렌트해주겠다는 사기. 




2. 스페인 죄수 사기(Spanish prisoner)


19세기 프랑스 범죄학자인 외젠 프랑수아 비도크의 저서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원조격인 사례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자신은 매우 부유한 귀족인데, 정치적인 이유로 스페인에 투옥되어 있다고 한다. 

2) 자신이 풀려날 수 있게 도와주면 숨겨두었던 막대한 재산을 나눠주고, 아름다운 딸과 결혼하게 해주겠다고 한다. 

3) 자신의 석방 또는 딸의 보호를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돈을 요구한다. 

4) 돈을 한 번 보내면 이런저런 사유를 대면서 점점 더 큰 돈을 요구한다. 


이 사기의 핵심은 ‘큰 보상을 약속하면서 선급금을 요구하는 것’에 있다. 


오늘날에는 해당되지 않는 사기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먼저, 대부분의 로맨스 스캠은 스페인 죄수 사기를 차용하고 있다. 


1) SNS로 미모의 여성(또는 남성)이 연락한다. 

2) 자신은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인데, 한국에 가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3) 자신은 미국에 막대한 자산을 보유했기에, 한국에 가면 크게 보상하겠다고 한다, 한편으로, 당신에게 사랑에 빠졌다면서 한국에 가면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 

4) 돈을 보내면 곧바로 한국에 올 것처럼 하더니, 자꾸만 문제가 생겼다면서 돈을 더 요구한다. 


변형된 형태들은 다음과 같다. 


ex. 캐스팅 사기: 연예인으로 데뷔시켜주겠다고 하면서 유명인 소개, 스폰서 알선, 트레이닝 등의 명목으로 금품이나 성적인 대가를 요구한다. 

ex. 취업 사기: ‘취업 사기’는 다양한 의미로 쓰인다. 다만 여기서는 취업을 알선해주겠다고 속여서 소개비를 받는 경우, 혹은 취업이 된 것처럼 속여서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대포폰이나 대포통장을 개설하는 경우를 스페인 죄수 사기의 유형으로 볼 수 있다. 

ex. 로또 복권 사기: 로또 당첨 번호를 AI로 예측할 수 있다거나, 추첨 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고 하면서 고액의 회원권 결제를 유도한다. 

ex. 경품 당첨 사기: 경품에 당첨되었다고 하면서 이를 수령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선급금을 요구하거나, 원치 않은 상품을 강매한다. 




3. 피죤 드롭 사기(Pigeon drop)


18세기 영국에서 횡행하던 ‘반지 떨어트리기(ring-drop)’ 사기에서 유래했다. 


1) 피해자가 길을 가고 있는데, 어떤 사람 A가 반지를 주웠다고 소리를 친다. 

2) 지나가던 B가 보석상을 자처하면서, 그 반지가 매우 비싼 물건이라고 한다. 

3) A가 피해자에게, 자신은 거래처를 찾을 시간이 없다면서 주운 반지를 헐값에라도 팔 테니 사지 않겠냐고 한다. 이에 피해자는 운이 좋다고 여기면서 반지를 산다. 

4) 하지만 사실 그 반지는 피해자가 산 가격보다도 훨씬 저렴한 가짜 반지였다. 


이 사기의 핵심은 ‘우연히 찾아온 기회 + 바람잡이가 욕심 불어넣기 + 자발적 구매’에 있다. 


우리나라에는 ‘야바위 사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 길을 걷다가 야바위꾼을 보았다. 

2) 그런데 어떤 사람이 야바위꾼에게 이겨서 거액의 돈을 따고 사람들이 환호한다. 

3) 흥미가 생긴 피해자도 야바위에 동참한다. 

4) 하지만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오늘날의 대표적 사례는 다음과 같다. 


ex. 투자 리딩방 사기

ex. 주식, 코인 작전방 사기


위와 같은 사기 행태에서는 흔히 ‘이 사람 덕분에 돈을 벌었다’라고 증언하는 바람잡이가 등장한다. 오늘날에는 바람잡이를 섭외할 필요도 없이 메신저 계정을 여러 개 생성하여 조작하기도 한다. 피해자들은 ‘나만 아는 기회, 정보를 얻었다’, ‘세력에 가담했다’라고 믿지만, 사실 모두 사기였다.


다 기억할 수 없다면 폰지, 스페인 죄수, 피죤 드롭 - 세 가지라도 기억하자. 다른 수법들과 달리, 위의 수법들은 그 원리를 미리 배우고 이해한 사람이 아닌 이상 대처하기 어렵다. 




4. 심령술 사기(Fortune telling fraud)


시기는 확실하지 않으나, 집시들의 사기 수법에서 비롯되었다. 계란 저주(egg curse) 사기라고도 부른다. 


1) 저렴한 비용으로 점을 봐주겠다고 하면서 접근한다. 

2) 점을 본 뒤, 피해자에게 저주가 걸려 있다고 한다. (이때 저주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계란을 가져와서 피해자의 몸에 문지른 뒤 깨트리는데, 계란에서 시커먼 액체가 흘러나오게 하는 속임수를 쓰기에 위와 같은 별칭이 붙었다. ) 

3)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매우 큰 돈을 내고 의식을 치러야 한다고 속인다. 


원래의 수법은 위와 같으나, 등장하는 미신이나 속임수는 다양할 수 있다. 


이 사기의 핵심은 ‘해결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이용하는 데에 있다. 고난에 처한 사람의 절박한 마음을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주를 봐주거나 심리테스트를 해주겠다고 접근한 뒤, 조상신들이 노했으니 제사를 지내야 한다며 제사비를 요구하는 형태가 많았다. 사실은 ‘수입산’ 수법이었던 셈이다. 


다만, 반드시 미신이나 종교가 동원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수법의 본질은 스페인 죄수 사기의 반대 형태, 즉 ‘좋은 것을 받으려면 돈을 내라’가 아닌 ‘나쁜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돈을 내라’의 형태라는 데에 있다. 


다음의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ex. 범죄에 연루된 사람에게 접근하여, 자신이 잘 아는 법조인이나 경찰에게 뇌물을 전달해줘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속인다. 하지만 그런 지인은 없었다. 

ex. 컴퓨터에 악성 코드가 있다고 속여서 유료 백신 프로그램 결제를 유도한다. 하지만 악성 코드는 없었다. 




5. 리커버리 룸 사기(Recovery room)


20세기에 등장한 형태로, 이미 사기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다시 사기를 친다는 뜻에서 ‘재장전 사기(reloading scam)’라고도 부른다. 


1) 이미 한 번 사기에 성공한 일당이 피해자에게 다시 접근한다. 혹은 여러 사기 집단들이 서로 ‘호구 명단’을 공유하여, 다른 사기 집단에 피해자들의 정보가 넘어간다. 

2) 이번에는 정부기관을 사칭하여 ‘피해를 회복시켜주겠다’며 속인다. 

3) 과거에는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발행한 주식을 사야 한다’고 속이는 형태였다. 오늘날에는 주로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주는 지원금을 받으려면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한다’고 속여서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경우가 많다. 


핵심은, 사기꾼 일당에게 ‘사기에 잘 속는 사람’으로 한 번 알려지면 계속하여 비슷한 시도를 당할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는 데에 있다. 사기꾼들이 가면만 바꿔서 다시 접근한다. 


이처럼 오늘날에는 돈이 아니라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범죄 형태도 많다. 이렇게 탈취된 개인정보는 대포폰이나 대포통장 개설에 이용되어 다른 사기 범죄의 도구가 된다. 




 6. 마인 솔팅 사기(Mine salting)


19세기 미국의 골드러시 시절, 사기꾼들이 광산에 금가루를 뿌려서 마치 금맥이 있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인 데에서 비롯되었다. 


다만, 수법 자체는 대부분의 사기에 등장할 법한 기본적인 것이다. 즉, 


1) 어떤 재화나 서비스의 가치를 과장한다. 

2) 터무니없는 가격에 매도한다. 


이러한 사기의 핵심은 본래의 가치를 과장하는 것에 있기에, ‘당신이 잘 모르는 것에 쉽게 투자하지 말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기본적인 수법이니만큼 변주도 다양하다. 


ex. 영업양수도 사기: 식당, 학원, 숙박업소 등 사업의 매출을 허위로 과장하여 비싼 권리금에 넘긴다. 

ex. 기획부동산 사기: 가치가 낮은 토지를 마치 호재가 있는 것처럼 속여서 판다. 

ex. 농지 사기: 기획부동산 사기의 일종이다. 특별한 점이라면, 거래 과정에서 허위 농취증이 사용되기에 피해자가 농지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 미술품 사기, 골동품 사기 등 전문적인 감정 평가 능력이 필요한 재화에 관한 사기 




7. 위조지폐 사기(Money box scheme)


20세기의 유명한 사기꾼인 빅터 루스티그가 사용했던 수법이다. 다만 이 유형도 대부분의 사기에 활용될 수 있는 것이기에, 위 사례가 최초라고 볼 수는 없다. 


1) 위조지폐를 출력할 수 있는 기계를 팔겠다고 속인다. 

2) 기계에 진짜 돈을 몇 장 넣어놓고 시연을 한다. 

3) 투입된 진짜 돈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판매한다. 

4) 피해자도 위조지폐 범행에 가담하려 했기 때문에 신고가 곤란하다. 


이 사기의 핵심은, 피해자도 범죄를 저지르게 하여 신고를 곤란하게 하는 데에 있다. 어느 피해자가 용기내어 자수하기 전까지는 사기꾼의 범행이 발각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ex. 앞서 언급한 농지 사기

ex. 이자제한법의 최고이율을 초과하는 이율로 돈을 빌리는 사기: 이자제한법이 정한 최고이율을 초과한 이자를 받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이를 이용하여, 이자를 몇번 지급하여 형사처벌의 위험을 만든 뒤에 돈을 갚지 않는 것이다. 

ex. 다단계 사기: 다단계 사기에서 높은 직급에 올라 수당을 받은 사람들은, 본인도 공범으로 처벌받을 것이 무서워서 신고하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피해자들을 통제하기도 한다. 




8. 환불 사기(Sunk-cost escalation / Refund scam)


이 사기 유형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것 같다. 여러 문헌을 살펴보아도 유사한 것이 없었기에, 본 변호사가 ‘환불 사기’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다. 


1) 온라인에서 한 여성이 접근하여, 성인방송 사이트에 가입해서 자기 방송을 봐달라고 한다. 

2) 가입하면 그 여성이 포인트를 보낸다. 이후 잘못 보낸 것이라고 하면서, 20만 원어치 포인트를 사서 자기에게 다시 보내달라고 한다. 그렇게 하면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3) 하지만 20만 원 환불을 받으려면 수수료 40만 원을 내야 하며, 나중에 원금과 수수료를 함께 돌려받을 수 있다고 속여서 돈을 더 받는다. 

4) 다시 40만 원을 넣으면, 이번에는 전산 시스템상 100만 원 단위의 환불만 가능하기에 80만 원을 더 입금해야 한다고 속인다. 

5) 환불받기 위해 입금해야 할 돈이 약 2배씩 더 커지며, 돈을 보내지 않으면 ‘당신은 불법적인 사이트에 가입했기에 환불을 꼭 받아야 한다, 환불을 받지 않으면 기록이 남아서 나중에 경찰 조사를 받게 될 것이다’라고 협박한다. 

6) 피해자는 두려움과 수치심 때문에 신고하기 어렵다. 


이 사기의 핵심은 ‘매몰비용을 회수하려는 심리 + 외부에 공개되었을 때의 수치심’을 이용하는 데에 있다. 


흔한 다른 유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ex. 성매매 업소에 연락했더니, 여성을 만나려면 선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선금을 내고 나면, 처음 연락한 손님이므로 보증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이후로는 위 성인방송 케이스와 비슷하게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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