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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범 유죄 확정 기다리다 재산 먼저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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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범 유죄 확정 기다리다 재산 먼저 사라집니다 

유승윤 변호사

송치 확정,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동업자와 재무 담당 직원이 공모해 회사 자금 수억 원을 빼돌린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대표님의 하루는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상대방의 재산이 남아 있는지를 살피는 일로 채워졌을 것입니다. 그렇게 몇 달을 버텨 업무상횡령 혐의로 검찰 송치가 확정됐다면, '이제 다 끝났다'는 안도감이 들 수 있습니다. 그 마음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돈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송치는 수사기관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검찰에 넘긴 단계일 뿐, 최종 판단은 검사와 법원에 남아 있습니다. 이미 유죄로 확정된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이후 민사소송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지만, 이 이점은 '확정된' 판결에만 주어집니다. 확정판결을 기다렸다가 민사에 착수하면 그 사이 상대방의 재산은 이미 사라져 있을 수 있습니다. 확정을 기다리지 않고 지금 가압류부터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압류 성립의 두 축,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

회수의 핵심은 가압류입니다. 가압류를 신청하려면 피보전권리(금전채권 또는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이 있다는 소명)와 보전의 필요성(지금 재산을 묶어두지 않으면 나중에 승소해도 집행이 불가능해질 위험)을 함께 소명해야 하며, 이 둘은 서로 별개의 독립된 요건입니다. 피보전권리가 인정된다고 해서 보전의 필요성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보전의 필요성이 부족하면 피보전권리를 따지지 않고 신청 자체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횡령 피해자는 통상 피보전권리 소명에 집중한 나머지 보전의 필요성 소명을 소홀히 하기 쉬우므로, 상대방이 재산을 은닉·처분할 구체적 정황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가압류의 효력은 결정문에 기재된 청구금액 범위로 한정됩니다. 다만 청구금액을 본안 청구액보다 부풀려 기재하면 그 초과분에 대해 곧바로 고의·과실이 추정되어 배상 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 '넉넉하게'가 아니라 원금과 지연손해금을 근거자료에 따라 정확히 산정해 기재해야 합니다.

재산 특정부터 부당가압류 책임까지, 다섯 가지 체크

첫째, 상대방 명의 재산과 함께 임대차보증금·예금 등 채권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합니다. 다만 신탁회사에 신탁된 재산은 위탁자의 재산권으로부터도 분리되어 있어 가압류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재산 특정 단계에서 등기부상 신탁 여부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제3자 명의 재산은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책임재산이 아니어서 곧바로 가압류하기 어렵습니다. 명의신탁 관계를 밝힌다고 해서 곧바로 가압류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며, 이 문제는 사안에 따라 별도의 법률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셋째, 형사 수사기록은 민사소송에서 증거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형사소송법상 목적 외 사용이 제한되고 위반 시 제재가 따르기 때문에 직접 제출을 피해야 합니다. 문서송부촉탁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면 그 사본은 민사소송기록의 일부가 되어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본인이 보유한 계좌 이체 내역, 회계자료는 이러한 제약 없이 바로 쓸 수 있습니다.

넷째, 담보제공은 사실상 필수이며, 가압류 재판은 서면심리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 신속하게 진행됩니다. 다만 이는 실체와 다른 결정이 내려질 위험을 채권자가 담보로 부담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섯째, 본안소송에서 패소하면 그 가압류 집행으로 채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의·과실이 추정되어 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책임이 번복되지 않으며, 일부 회수나 변제 등 사정변경이 생겼는데도 가압류를 그대로 유지하면 그 자체로 별도의 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압류 신청 전 마지막 점검

재산 특정: 상대방 명의 재산과 임대차보증금·예금 등 채권을 확인하되, 등기부상 신탁 여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소명자료 정리: 계좌 이체 내역과 회계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면 신청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청구금액 산정: 지연손해금을 포함하되 본안 청구액을 넘지 않도록 정확히 산정해야 합니다.
명의 관계 확인: 제3자 명의 재산은 별도의 법률적 검토 없이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과잉 집행 관리: 사정변경이 생기면 지체 없이 가압류 범위를 조정해 부당집행 책임을 피해야 합니다.

초기 대응이 회수 가능성을 좌우합니다

형사 송치 확정은 회수의 보장이 아니라 속도의 문제일 뿐이며, 가압류 역시 잘못 설계하면 오히려 배상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승소 후에도 집행을 방치하면 보전의 필요성이 소멸했다는 이유로 가압류가 취소될 수 있으므로, 재산 특정부터 본집행까지 사안의 성격에 맞는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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