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새양재 홍현기 변호사입니다.
이혼 후 비양육 부모와 정기적으로 만나기로 합의하거나 판결을 받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아빠(혹은 엄마)를 만나러 가기 싫다"며 울거나 완강히 거부해 곤란을 겪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양육자는 아이가 극심한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보이는데 억지로 끌고 갈 수도 없어 난감하고, 비양육 부모는 상대방이 뒤에서 아이를 세뇌해 면접교섭을 고의로 방해하고 있다며 감정의 골을 키우곤 합니다.
특히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학업 일정이 늘어나고 교우관계가 중요해지면서 기존의 면접교섭 일정이 현실과 맞지 않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하지만 자녀가 가기 싫다고 말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양육자가 일방적으로 면접교섭을 중단해 버리면, 상대방으로부터 가사소송법상 이행명령 신청이나 과태료 처분을 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법리적 기준에 맞춰 신중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자녀가 거부하면 면접교섭을 중단해도 되는지
기존 판결문이나 조정조서에 면접교섭의 일시와 방식이 확정되어 있다면, 양육자는 원칙적으로 자녀가 비양육 친을 원만하게 만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자녀가 단순히 피곤하다거나 그날 놀고 싶다는 일시적인 투정을 부린다는 이유로 면접교섭을 반복해서 무산시킨다면, 법원은 이를 정당한 사유 없는 불이행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녀가 단순한 변덕이 아니라 만남 전후로 극심한 정서적 불안, 구토나 두통 같은 신체적 거부 반응, 심각한 공포를 지속적으로 표출한다면 문제를 전혀 다르게 보아야 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면접교섭 이행명령은 이미 정해진 기존 의무의 이행을 강제하는 절차일 뿐, 그 과정에서 새로운 조건을 붙여 실질적인 면접교섭 내용을 직권으로 변경하는 절차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현재 정해진 만남의 형태가 자녀의 심신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수준이라면, 일방적인 거부에 그치지 않고 법원에 정식으로 면접교섭의 변경이나 제한을 구하는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자녀의 거부 의사는 법원에서 어떻게 평가할까
면접교섭권은 부모의 천부적인 권리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녀가 양쪽 부모의 사랑을 확인하며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돕는 '자녀의 복리'를 위해 존재하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자녀가 사리분별 능력을 갖춘 연령대라면 자녀 본인의 명확한 의사는 법원에서도 매우 비중 있게 참작됩니다.
다만 법원은 자녀가 내뱉은 말 한마디를 기계적으로 수용하지는 않습니다. 양육자의 눈치를 보느라 억지로 비양육 친을 거부하는 척하는 것인지, 양육 친이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을 주입하여 형성된 오염된 의사인지, 아니면 비양육 친과의 실제 관계에서 비롯된 진정한 의사인지를 가사조사관 면담이나 심리상담을 통해 정밀하게 검증합니다.
따라서 양육자 입장에서는 아이에게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유도하는 질문을 삼가야 하며, 비양육 친 역시 아이의 거부 반응을 무조건 양육자의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아이와의 라포 형성에 문제가 없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갈등 원인에 따른 면접교섭 방식의 조정과 대안
자녀가 비양육 친과의 만남을 기피하는 실질적인 원인이 상대방의 부적절한 언행이나 환경에 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만날 때마다 전 배우자에 대한 험담을 쏟아내거나, 이혼 경위를 캐물으며 아이에게 죄책감을 주는 경우, 혹은 비양육 친의 새로운 배우자나 이복형제와의 낯선 동거 환경에 갑작스럽게 노출되면서 큰 혼란을 겪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일방적으로 만남 자체를 영구 단절하려 하기보다, 구체적인 면접교섭 방식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대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1박 2일의 숙박 면접교섭이 아이에게 큰 부담이라면 당일 낮 시간 동안의 면접으로 일시 축소하거나, 이동 거리가 멀다면 제3의 중립적인 장소나 면접교섭센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자녀의 심리적 안전지대를 먼저 확보해 주어야 합니다.
단순 불이행과 구별되는 면접교섭 변경 심판 청구
기존의 면접교섭 방식이 더 이상 자녀의 복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임의로 만남을 차단해서는 안 되며 가정법원에 정식으로 '면접교섭 변경 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청구를 준비할 때는 단순히 "아이가 만나기 싫다고 한다"는 주장만 내세우기보다, 아이가 거부하기 시작한 구체적인 시점, 면접교섭 직후 작성된 소아정신과 진단서나 심리상담 소견서, 학업 및 일과의 변화, 상대방의 부적절한 양육 태도를 증명할 객관적 자료를 체계적으로 제출해야 법원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비양육 친 입장에서도 무조건적인 이행명령 신청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자녀의 현재 심리 상태에 맞춰 면접 방식을 유연하게 조정하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때 궁극적으로 자녀와의 단절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면접교섭을 둘러싼 갈등은 부모 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기 쉽지만, 법원이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오직 '자녀의 건전한 성장과 복리'입니다. 무리한 강제집행이나 일방적인 단절은 아이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뿐입니다.
자녀의 극심한 면접교섭 거부로 법적 분쟁을 겪고 계시거나 기존 면접교섭의 변경 및 제한 절차가 필요하시다면, 혼자 속태우지 마시고 편하게 상담을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새양재 홍현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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