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구 경계석에 차 휠이 파손됐습니다 — 입주자대표회의가 배상해야 할까
아파트 입구 경계석에 차 휠이 파손됐습니다 — 입주자대표회의가 배상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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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구 경계석에 차 휠이 파손됐습니다 — 입주자대표회의가 배상해야 할까 

신지수 변호사

들어가며 — 관리사무소로 가장 많이 들어오는 민원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가장 자주 받는 민원 중 하나가 단지 내 차량 파손입니다. 과속방지턱에 하부가 긁혔다, 지하주차장 기둥 모서리에 문이 부딪혔다, 입구 경계석에 휠이 손상됐다. 민원인의 주장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시설물이 위험하게 되어 있으니 관리주체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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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볼 판결은 그 전형적인 사안입니다. 다만 소송의 구도가 흥미롭습니다. 배상을 요구받은 입주자대표회의가 먼저 '우리에게는 손해배상채무가 없다'는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했고, 차량 운전자가 반소로 수리비를 청구한 형태입니다. 법원은 입주자대표회의의 본소를 받아들이고 운전자의 반소를 기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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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개요

2025년 11월 10일 저녁 6시 15분경, 한 운전자가 인천 중구 소재 아파트 입구로 진입해 주차장으로 들어가던 중 경계석을 충격했습니다. 차량의 휠이 손상되었고, 운전자는 수리비 1,726,857원의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관리주체인 입주자대표회의가 이에 응하지 않자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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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 입구가 차량이 통과하기에 충분한 폭으로 되어 있고 경계석 역시 차량의 진입을 방해하지 않는 안전한 형태이므로, 사고 발생에 입구의 하자나 관리상 과실이 관여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운전자는 반대로 경계석의 설치·보존상 하자로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민법 제758조에 따른 공작물책임이 성립한다고 다투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 하자가 아니라 운전상 과실이다

법원의 판단은 간결하지만 요점을 정확히 짚습니다. 우선 CCTV 영상에 찍힌 차량이 운전자의 차량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제출된 사진과 영상으로 확인되는 경계석의 설치 위치와 형상에 비추어 보면 차량을 운행하면서 경계석을 충격했다면 그것은 운전상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사고이지 경계석의 설치 및 관리에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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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는 경계석에 일부 파손된 부분이 있어 차량 훼손이 더 크게 발생했다는 취지로도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이에 대해 두 단계로 응답합니다. 첫째, 경계석이 노후화되면서 일부 탈락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관리에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그러한 손상이 이번 충돌로 생긴 것인지 그 이전부터 존재한 것인지조차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설령 하자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차량에 발생한 손상과의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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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하자의 존부와 인과관계 양쪽 모두에서 입증이 부족하다고 본 것이고, 그 입증책임은 배상을 구하는 운전자 측에 있었습니다.

공작물책임의 '하자'는 무엇을 뜻하는가

민법 제758조의 공작물책임에서 말하는 설치·보존상의 하자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결여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것은 '통상'이라는 기준입니다. 어떤 시설이든 부주의하게 사용하면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통상의 주의를 기울인 이용자를 기준으로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어야 비로소 하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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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내 경계석은 차량과 보행 공간을 구분하고 진입 동선을 유도하기 위해 설치되는 구조물입니다. 그것이 눈에 보이는 위치에 통상적인 형태로 설치되어 있다면, 이를 피해 운행하는 것은 운전자에게 기대되는 통상의 주의에 속합니다. 이 판결이 '운전상의 과실'이라고 단정한 것은 그런 맥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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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반대 결론이 가능한 경우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야간 조명이 전혀 없고 반사 도색이나 시선유도시설도 없어 사실상 식별이 불가능한 경우, 경계석이 통행로 폭을 규격 이하로 좁혀 차량이 정상적으로 통과할 수 없는 경우, 파손된 채 오래 방치되어 날카로운 부분이 노출되었고 관리사무소가 이미 여러 차례 민원을 접수하고도 방치한 경우 등입니다. 이 사건에서 운전자가 패소한 것은 공작물책임 법리 자체가 엄격해서가 아니라, 그러한 사정들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피해자 측이 놓치기 쉬운 입증의 순서

차량 파손 사고에서 배상을 구하는 쪽이 준비해야 할 자료의 순서는 명확합니다. 첫째, 사고 직후의 현장 사진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관리주체가 보수를 해 버리는 경우가 많고, 그러면 하자의 상태를 입증할 방법이 사라집니다. 파손 부위뿐 아니라 조명 상태, 도색 유무, 주변 시야가 함께 담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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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통행로의 실측입니다. 경계석 사이의 유효 폭, 회전 반경, 단차의 높이를 수치로 확보해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논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법원이 '차량이 통과하기에 충분한 폭'이라고 판단한 것은 결국 이 부분에 대한 반증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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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동종 사고의 반복과 사전 민원의 존재입니다. 같은 지점에서 여러 차례 사고가 있었고 관리사무소에 개선 요구가 접수되어 있었다면, 하자의 존재와 관리주체의 예견가능성을 동시에 입증할 수 있습니다. 관리사무소의 민원접수대장, 입주자대표회의 회의록, 단지 커뮤니티 게시글 등이 증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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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인과관계의 연결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경계석의 기존 손상과 휠 파손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수리 견적서만 제출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파손 부위와 충돌 지점의 형상이 부합한다는 점을 사진과 정비업체의 소견으로 연결해 두어야 합니다.

관리주체 측의 전략 —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활용하는 법

이 판결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입주자대표회의가 먼저 소를 제기했다는 점입니다. 배상 요구를 받는 쪽은 대개 수세적으로 대응하며 상대가 소송을 걸어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민원은 반복되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소모되며, 다른 입주민들에게는 '관리주체가 책임을 회피한다'는 인상이 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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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부존재확인의 소는 이런 상황을 종결시키는 수단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고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을 다투는 이상 원고의 본소청구의 확인의 이익은 인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상대방이 채무의 존재를 주장하며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정 자체가 확인의 이익을 뒷받침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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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카드를 모든 사안에 쓸 수는 없습니다. 상대가 이미 이행의 소를 제기했거나 제기가 임박한 경우에는 확인의 이익이 부정될 수 있고, 무엇보다 관리주체 측의 책임이 실제로 인정될 여지가 있는 사안에서 선제적으로 소를 제기하면 오히려 반소를 통해 조기에 패소 판결을 받는 결과가 됩니다. 사고 유형과 시설물의 상태를 냉정하게 진단한 뒤에 결정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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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관리주체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소송 기술이 아니라 사전 관리입니다. 시설물 점검일지를 주기적으로 남기고, 파손이 확인되면 보수 이력을 기록하며, 민원 접수 시 조치 경과를 문서화해 두면, 설령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고 있었다'는 방어의 근거가 자동으로 축적됩니다. 이 사건의 관리주체가 승소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현장 상태를 보여주는 영상 자료가 있었습니다.

맺으며

단지 내 차량 파손 분쟁은 금액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아 소송까지 가는 일이 드물지만, 바로 그 때문에 관리주체와 입주민 사이에 감정의 앙금으로 오래 남습니다. 이 판결은 '시설물이 있었고 사고가 났다'는 사실만으로는 관리주체의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동시에 하자와 인과관계를 어떻게 입증해야 하는지를 반대편에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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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어느 쪽에 서든 결론을 가르는 것은 법리가 아니라 기록입니다. 사고 직후 30분 동안 무엇을 촬영해 두었는지, 관리사무소가 지난 1년간 어떤 점검일지를 남겨 두었는지가 재판의 결론을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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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분쟁, 혼자 판단하지 마십시오

단지 내 시설물로 인한 차량 파손이나 인적 사고로 배상 요구를 받고 계시거나, 반대로 배상을 받지 못하고 계신다면 사고 직후의 자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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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분쟁의 특징은 결론이 법리가 아니라 기록에서 갈린다는 점입니다. 회의록 한 줄, 문자메시지 한 통, 사고 직후의 사진 한 장이 수천만 원의 차이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 기록은 분쟁이 시작된 뒤에는 만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송이 시작된 뒤보다, 통지서를 보내기 전이나 각서에 서명하기 전에 상담해 주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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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문제로 고민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사안의 구조를 먼저 진단해 드리고, 소송이 최선이 아닌 경우에는 그 점도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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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랜드로 부동산 전문변호사 신지수

※ 본 글은 공간된 판결을 토대로 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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