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강간 초범 합의, 법정형 2년 이상이어도 집행유예 가능한 이유
유사강간 초범 합의, 법정형 2년 이상이어도 집행유예 가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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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유사강간 초범 합의, 법정형 2년 이상이어도 집행유예 가능한 이유 

강대현 변호사

유사강간죄는 법정형이 2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강간죄와 같은 하한을 두고 있어,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사정만으로 처음부터 집행유예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죄명입니다. 그런데도 실제 선고 결과를 보면 초범이 처벌불원 의사까지 받아낸 사건에서는 집행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법정형의 하한과 법원이 실제로 붙이는 선고형 사이에는 양형기준과 정상참작감경이라는 별도의 통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유사강간죄의 법정형 구조, 양형기준이 정하는 감경·기본·가중 영역, 그리고 합의가 그 구조 안에서 실제로 어떤 무게로 작동하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유사강간죄란 무엇인가 — 강간죄와 같은 무게로 설계된 이유

형법 제297조의2는 유사강간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로 규정합니다. 2012년 형법 개정으로 신설되기 전까지는 이런 행위 유형 상당수가 강제추행으로만 처벌되어 왔는데, 실질적인 침해의 정도가 삽입행위에 가깝다는 점을 반영해 강간에 준하는 무게로 별도 처벌 조항을 마련한 것입니다. 그 결과 법정형도 강간죄(형법 제297조)와 마찬가지로 2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정해졌고, 하한만 명시되어 있을 뿐 상한은 형법 제42조 본문에 따라 30년(경합범 가중 시 50년)까지 열려 있습니다.

조문 하나만 놓고 보면 법정형의 폭이 대단히 넓어 보이지만, 실제 재판에서 이 폭 전체가 그대로 활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폭행·협박의 정도, 신체 침해 부위, 피해자와의 관계, 미수에 그쳤는지 여부 등에 따라 구체적 사안의 무게가 크게 달라지고, 법원은 이런 요소들을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정한 양형기준에 대입해 실제 선고형의 범위를 좁혀 나갑니다. 문제는 초범과 합의라는 두 요소가 이 좁혀 나가는 과정에서 정확히 어떤 위치를 차지하느냐인데, 이는 다음 항목에서 다루는 양형기준의 구조를 알아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유사강간죄의 법정형은 강간죄와 동일하게 2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정해져 있어, 별도의 감경 통로 없이는 실형을 피하기 어렵게 설계되어 있다.

법정형과 선고형은 다른 문제다 — 양형기준이 여는 폭

법정형 하한이 2년이라는 것은 감경사유가 전혀 없는 사건에 적용되는 출발점일 뿐, 판사가 그 이하로는 절대 선고할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실무에서 선고형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범죄유형별로 만들어 둔 양형기준입니다. 양형기준은 사건을 유형별로 나누고, 각 유형마다 가중요소와 감경요소를 저울질해 감경영역·기본영역·가중영역이라는 세 개의 권고 형량 구간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양형기준은 법률이 아니어서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법원조직법에 따라 법관이 이 기준을 벗어나 선고하려면 판결문에 별도로 그 이유를 적어야 합니다. 실무상으로는 이 절차적 부담 때문에 대다수 판결이 양형기준이 제시하는 범위 안에서 선고형을 정합니다. 즉 유사강간 사건에서 "집행유예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법정형 조문 하나가 아니라 이 사건이 양형기준상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성년 유사강간 양형기준 — 감경·기본·가중 영역의 실제 수치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성범죄 양형기준은 19세 이상 성년을 대상으로 한 유사강간을 별도 유형으로 독립시키지 않고, 일반강간(1유형)의 형량범위를 그대로 가져오되 상한과 하한을 3분의 2로 감경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일반강간 1유형의 권고 형량은 감경영역 1년6월~3년, 기본영역 2년6월~5년, 가중영역 4년~7년인데, 이를 3분의 2로 줄이면 성년 유사강간의 권고 형량은 감경영역 1년~2년, 기본영역 1년8월~3년4월, 가중영역 2년8월~4년8월이 됩니다.

주목할 지점은 기본영역의 하한(1년8월)과 감경영역 전체(1년~2년)가 법정형 하한인 2년보다 낮게 잡혀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양형기준이 애초에 이 범위로 내려가려면 법률상 또는 재판상 감경사유가 실제로 존재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상습적으로 반복된 범행, 계획적 범행, 취약한 피해자를 노린 범행처럼 특별가중인자가 있는 사건은 가중영역(2년8월~4년8월)으로 넘어가는데, 이 구간에 들어가면 집행유예의 문턱인 3년을 웃도는 지점부터 선고형이 시작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 감경영역 1년~2년 — 특별감경인자가 특별가중인자보다 많거나 무거울 때 권고.

  • 기본영역 1년8월~3년4월 — 특별한 가중·감경 요소가 두드러지지 않을 때 권고.

  • 가중영역 2년8월~4년8월 — 특별가중인자가 특별감경인자보다 많거나 무거울 때 권고.

양형기준상 성년 유사강간의 기본영역 권고 형량은 1년8월~3년4월로, 법정형 하한인 2년보다 낮은 지점에서부터 시작한다.

합의(처벌불원)가 양형에서 갖는 무게

양형기준은 감경·가중 요소를 특별양형인자와 일반양형인자로 나누어 다르게 취급합니다. 성범죄 양형기준에서 처벌불원은 청각·언어장애, 심신미약(본인 책임 없음), 자수와 함께 행위자/기타 부문의 특별감경인자로 분류되어 있고, 진지한 반성이나 형사처벌 전력 없음, 상당한 피해 회복 같은 요소는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일반감경인자에 속합니다. 특별양형인자는 일반양형인자보다 실제 형량 구간을 정하는 데 훨씬 큰 비중으로 반영되고, 성범죄 양형기준 해설은 처벌불원을 예외적으로 행위인자와 동등한 무게로 평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다른 범죄군보다 합의의 영향력이 두드러집니다.

양형기준 총론은 특별감경인자가 특별가중인자보다 많거나 그 질이 더 무거울 때 감경영역을 권고하는 원칙을 두고 있습니다. 초범이라는 사정(형사처벌 전력 없음)과 진지한 반성은 일반감경인자에 불과해 그 자체만으로는 감경영역을 끌어내기 어렵지만, 여기에 처벌불원이라는 특별감경인자가 더해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반대로 가학적 침해행위나 다수 피해자, 계획적 범행 같은 특별가중인자가 함께 존재한다면, 합의가 있더라도 특별가중인자가 우선 적용되어 가중영역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처벌불원은 성범죄 양형기준에서 특별감경인자로 분류되어, 일반양형인자인 반성·전력보다 훨씬 무겁게 형량 구간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감경영역에서 집행유예로 — 정상참작감경과 형법 제62조의 문턱

양형기준상 감경영역(1년~2년)에 해당한다고 해서 그 자체로 집행유예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집행유예의 법적 요건은 형법 제62조 제1항이 정하고 있는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그런데 감경영역의 하한인 1년은 법정형 하한 2년의 정확히 2분의 1에 해당합니다.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는 유기징역을 감경할 때 그 형기를 2분의 1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형법 제53조의 정상참작감경을 적용하면 법정형 하한 2년을 1년까지 낮출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마련됩니다. 재판부가 양형기준의 감경영역을 실제로 적용하는 사건 대부분은 이런 정상참작감경 사유를 인정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상참작감경을 거쳐 선고형이 3년 이하로 내려오면 형법 제62조 제1항이 정한 집행유예의 형식적 요건이 충족됩니다. 다만 이는 집행유예를 받을 '자격'이 생긴다는 의미일 뿐, 그 자체로 집행유예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조항은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의 조건—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만 집행유예를 허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처벌불원과 초범이라는 사정은 이 심사에서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요소이지만, 범행의 수법이나 결과가 지나치게 무겁다면 3년 이하로 선고형이 내려와도 집행유예가 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집행유예를 받아도 끝나지 않는 것들 — 신상정보 등록

유사강간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항 제3호가 정한 '등록대상 성범죄'에 해당합니다. 이 때문에 집행유예를 포함해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같은 법 제42조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됩니다. 다시 말해 집행유예는 실형 복역을 피하는 것일 뿐, 유죄 확정과 그에 따른 부수처분까지 없애주는 것은 아닙니다. 등록대상자가 되면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및 실제거주지, 직업 및 직장 소재지, 연락처, 신체정보, 소유차량 등록번호 같은 신상정보를 관할 경찰관서에 제출하고 매년 사진을 새로 촬영해야 합니다.

등록 기간은 선고형의 무게에 연동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1항 제3호는 등록의 원인이 된 성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금고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등록기간을 15년으로, 같은 항 제2호는 3년 초과 10년 이하의 징역·금고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20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집행유예를 받아 선고형을 3년 이하로 낮춘 경우라도 등록 자체를 피할 수는 없지만, 등록기간이 가장 짧은 구간에 속하게 된다는 점에서 선고형의 크기는 등록 이후의 부담에도 계속 영향을 미칩니다.

집행유예는 실형 복역을 피하는 것이지, 유죄 확정과 그에 따른 신상정보 등록 의무까지 없애주지는 않는다.

합의를 진행할 때 실무상 유의할 점

합의는 언제, 누구를 통해 이루어지느냐가 그 자체로 양형에 영향을 미칩니다. 피고인이 직접 피해자에게 연락하거나 지인을 통해 접촉을 시도하면 합의는커녕 별도의 협박·강요 문제로 번지거나, 양형기준상 '2차 피해 야기'라는 특별가중인자로 평가되어 오히려 불리해질 위험이 있습니다. 변호인을 통한 간접 접촉과 서면 협의가 원칙인 이유입니다.

피해자가 연락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합의금을 공탁하는 방법이 검토되는데, 일방적인 공탁은 처벌불원 의사표시와 같은 무게로 평가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공탁은 '상당한 피해 회복'이라는 일반감경인자로 반영될 여지는 있지만, 특별감경인자인 처벌불원과는 양형기준상 평가 단계 자체가 다릅니다. 합의서에는 합의금 수령 사실뿐 아니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명확히 기재되어야 특별감경인자로 인정받을 수 있고, 여기에 반성문과 재범방지를 위한 구체적 계획(상담·치료 이력 등)을 함께 제출하는 것이 실무상 통상적인 흐름입니다.

  • 피해자 접촉은 변호인을 통해서만 — 직접 연락·주변인을 통한 압박은 2차 피해로 평가될 위험.

  • 합의서에는 합의금 수령과 별도로 처벌불원 의사를 명확히 기재.

  • 피해자가 연락을 거부하면 공탁을 검토하되, 처벌불원과 동일한 효과는 아니라는 점을 전제.

  • 반성문·재범방지 계획 등 양형자료는 합의서와 함께 1심 선고 전에 제출.

자주 묻는 질문

Q. 유사강간죄도 초범이면 무조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초범이라는 사정은 일반감경인자에 불과해 그 자체로 감경영역을 끌어내지 못합니다. 처벌불원 같은 특별감경인자가 더해져야 하고, 가학적 침해행위나 취약한 피해자 같은 특별가중인자가 있으면 초범이라도 가중영역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Q. 합의금을 공탁하면 처벌불원과 같은 효과가 있나요?

A. 아닙니다. 공탁은 피해 회복 노력으로 참작될 수 있지만 일반감경인자에 그치고, 양형기준상 특별감경인자인 처벌불원과는 평가 무게가 다릅니다. 처벌불원 의사가 합의서 등으로 명확히 확인돼야 특별감경인자로 인정됩니다.

Q. 집행유예를 받으면 전과가 남지 않나요?

A. 남습니다. 집행유예도 유죄판결이므로 전과기록이 남고, 유사강간죄는 등록대상 성범죄여서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신상정보 등록 의무도 별도로 발생합니다.

Q. 합의는 재판의 어느 단계까지 해야 유리한가요?

A. 1심 선고 전에 이루어져야 양형기준상 감경인자로 온전히 반영됩니다. 항소심에서 뒤늦게 합의해도 참작될 수는 있지만, 이미 형이 정해진 1심 판단을 되돌리기는 더 어렵습니다.

Q. 정상참작감경은 변호인이 요청해야만 적용되나요?

A. 법원이 직권으로 적용할 수도 있지만, 실무에서는 변호인이 합의서·처벌불원서·반성문·재범방지 계획 같은 양형자료를 적극적으로 제출할 때 인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Q. 신상정보 등록을 아예 피할 방법은 없나요?

A. 유죄가 확정되는 이상 등록 자체를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선고형을 3년 이하로 낮추면 성폭력처벌법상 등록기간이 가장 짧은 15년 구간에 속하게 되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맺음말

유사강간죄의 법정형 하한이 2년이라는 사실만 보면 집행유예는 애초에 불가능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선고는 법정형 조문이 아니라 양형기준이 정한 감경·기본·가중 영역, 그리고 그 영역을 오가게 만드는 정상참작감경이라는 절차를 거쳐 정해집니다. 처벌불원이라는 특별감경인자가 다른 감경요소보다 훨씬 무겁게 작용한다는 점, 그리고 감경영역에 들어간다고 해도 형법 제62조가 정한 정상 심사를 별도로 통과해야 한다는 점은 준비 과정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집행유예를 받는다고 해서 사건이 완전히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신상정보 등록처럼 선고형의 크기에 따라 그 무게가 달라지는 부수처분까지 함께 놓고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수원지검·수원지법 관할 사건이나 인계동 인근 경찰서 조사 단계에서부터 이런 구조를 이해하고 대응 순서를 정하는 것이, 합의와 양형자료 제출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길입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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