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돈 받고 놔준 의사, 매매 아닌 업무 외 투약죄로 처벌한 대법원 판단
프로포폴 돈 받고 놔준 의사, 매매 아닌 업무 외 투약죄로 처벌한 대법원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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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폴 돈 받고 놔준 의사, 매매 아닌 업무 외 투약죄로 처벌한 대법원 판단 

강대현 변호사

미용시술을 내세워 프로포폴을 반복적으로 놓아주고 매번 돈을 받아온 의사가 있습니다. 검찰은 이 행위를 마약류 매매로도 함께 기소했지만, 법원은 끝내 매매 혐의만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이 의사가 처벌을 피한 것은 아닙니다. 최근 대법원까지 간 이 사건은 의사가 대가를 받고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여하는 행위가 왜 '매매'가 될 수 없는지, 그런데도 왜 무겁게 처벌되는지를 함께 보여줍니다. 프로포폴을 둘러싼 형사책임의 실제 구조를 이번 판결을 통해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프로포폴, 의사가 취급해도 아무렇게나 놓을 수 없는 이유

프로포폴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고, 이 법은 마약류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처음부터 '마약류취급자'로 한정한다. 의사·치과의사·한의사처럼 의료기관에서 진료에 종사하는 사람은 그중에서도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 분류되는데, 같은 법 제2조제5호자목은 이들에게 허용된 행위를 "의료 목적으로 투약하거나 투약하기 위해 제공하거나 처방전을 발급하는" 세 가지로 못박아 두고 있다. 매매·수수·제공 등 그 밖의 취급행위는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애초에 금지된 행위이고(제4조제1항제1호), 마약류취급자라 하더라도 자신에게 허용된 범위를 벗어나면 별도의 제재를 받는다. 즉 의사라는 신분이 프로포폴을 마음대로 다뤄도 되는 면허가 아니라, 정해진 세 가지 행위만 할 수 있는 한정된 자격이라는 뜻이다.

문제는 프로포폴이 병원 안에서는 합법적으로 유통·보관되는 약물이라는 데 있다. 처방전 없이도 의사가 직접 주사할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그 투약에 실제로 의료 목적이 있었는지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진료기록과 투약 정황을 함께 살펴야 확인된다. 이 지점에서, 겉으로는 '시술'처럼 보이는 투약이 실제로는 업무 외 목적이었을 때 어떤 죄로 처벌해야 하는지가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다퉈져 왔다. 최근 확정된 대법원 판결(2025도16747, 2026. 4. 15. 선고,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은 바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사건이다.

마약류취급의료업자에게 허용된 행위는 의료 목적의 투약·제공·처방전 발급 세 가지뿐이며, 매매는 애초에 그 허용 범위에 들어 있지 않다.

3,703회 투약, 41억원 — 사건의 전말

서울 강남에서 의원을 운영하던 의사 A씨는 상담실장·간호조무사 등과 함께, 2021년 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프로포폴·레미마졸람·미다졸람·케타민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105명에게 총 3,703회 투약하고 회당 20만~30만원씩 모두 41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를 미용시술을 빙자한 조직적 불법 투약 영업으로 보고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는데, 대가를 받고 향정신성의약품을 반복적으로 건넨 부분에는 매매 혐의도 함께 구성했다. 실제 대상자 중에는 이미 프로포폴에 의존성이 생긴 사람이 다수 포함돼 있었고, 시술 명목은 형식적인 절차에 가까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항소심은 투약 행위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매매 혐의만은 무죄로 판단했다. 검사가 이 부분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하며 상고를 기각했다. 그 결과 A씨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500만원, 추징금 약 41억 4,051만원이 확정됐고, 40시간의 약물치료 재활프로그램 이수명령도 함께 붙었다. 매매 혐의 하나가 빠졌다고 해서 형사책임 전체가 가벼워진 것은 전혀 아니었다는 점을 이 결과가 보여준다.

  • 대상: 105명, 총 3,703회 투약(2021.1~2024.7)

  • 수수액: 회당 20만~30만원, 합계 약 41억원

  • 1·2심: 투약 유죄·매매 무죄 → 대법원 상고기각으로 확정

  • 확정형: 징역 4년, 벌금 500만원, 추징금 약 41억 4,051만원, 재활프로그램 40시간

왜 '매매'가 아닌가 — 대법원이 짚은 두 가지 이유

마약류관리법 제5조제1항은 마약류취급자가 업무 외의 목적으로 제4조제1항 각 호에 규정된 행위 — 소지·소유·사용·운반·관리·조제·투약·수수·매매 등 — 를 하는 것을 금지한다. 검찰은 A씨가 대가를 받고 향정신성의약품을 건넨 사실관계를 이 목록 중 '매매'로 구성해 기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첫 번째로, 마약류취급의료업자인 의사에게 애초부터 허용된 행위 유형에는 '매매'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5조제1항이 금지하는 것은 그 취급자가 원래 할 수 있는 일을 업무 외 목적으로 잘못 사용하는 경우인데, 의사는 애초에 매매를 할 수 있는 자격 자체가 없으므로 '업무 외 목적의 매매'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행위의 실질을 봐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다. 매매는 물건에 대한 재산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하는 거래를 전제로 하는데, 주사기로 약물을 체내에 주입하는 순간 그 약물은 소비돼 사라지고 환자에게 남는 것은 약물 자체가 아니라 투약이라는 시술의 결과다. 대법원은 이런 행위를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재산권을 이전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수면·진정 등을 위해 약물을 처분하는 행위"에 가깝다고 봤다. 목적이 아무리 부적절하고 대가가 오갔더라도, 행위의 실질이 투약인 이상 그것을 매매로 바꿔 부를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 두 가지 이유가 겹치면서, 검찰이 구성한 매매 혐의는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사에게 애초에 허용되지 않은 행위(매매)는 업무 외 목적 위반의 유형으로도 성립하지 않고, 체내에 주입하는 행위는 재산권 이전이 아니라 처분(투약)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의 핵심이다.

무죄가 아니다 — '업무 외 목적 투약'으로 처벌되는 구조

매매 혐의가 부정됐다고 해서 A씨가 처벌을 피한 것은 전혀 아니다.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업무 외 목적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는 행위 자체는 제5조제1항 위반이고, 향정신성의약품을 대상으로 이 조항을 위반하면 제61조제1항제7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같은 조 제2항은 상습적으로 이 죄를 범한 경우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제3항에 따라 미수범도 처벌 대상이다. 즉 검찰이 매매 혐의를 별도로 구성하지 않았더라도, 의료 목적 없이 투약한 행위 자체는 이미 처벌의 공백 없이 규율되고 있는 구조다.

이번 사건에서도 A씨는 결국 이 조항에 따른 투약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고, 형량을 정할 때는 3,703회라는 반복 횟수와 105명이라는 피해 규모, 41억원이라는 수수액이 함께 고려됐다. 매매죄가 부정된 것은 검사가 적용한 죄명이 실제 행위 태양과 맞지 않았다는 지적일 뿐, 형사책임의 무게 자체를 가볍게 만드는 판단은 아니었다. 이 사건의 확정 형량이 징역 4년으로, 향정신성의약품 업무 외 목적 투약죄의 법정형 상한(5년)에 가까운 수준으로 정해진 것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다. 죄명을 다투는 것과 실제로 처벌을 피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을 이 판결이 분명히 보여준다.

  • 업무 외 목적 투약(제5조제1항 위반) — 향정신성의약품이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제61조제1항제7호)

  • 상습범이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제61조제2항)

  • 미수범도 처벌 대상(제61조제3항)

  • 투약 대가로 받은 돈은 범죄수익으로 추징

'업무 외 목적'을 가르는 기준

그렇다면 의사의 투약 행위가 언제 '업무 외 목적'으로 판단되는가. 하급심 단계부터 반복적으로 제시된 기준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투약받는 사람에게 프로포폴 등을 사용해야 할 의학적 필요성 자체가 있었는지다. 둘째, 대상자가 이미 그 약물에 의존성이 생겼거나 생길 가능성이 뚜렷한 상태였는지다. 셋째, 시술·진료라는 명목이 실제 의료 행위를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투약 자체를 원하는 사람에게 명목상의 시술을 붙인 것에 불과했는지다.

이번 사건에서 '미용시술을 빙자했다'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한 것은 이런 기준이 적용된 결과다. 실제로 치료나 시술이 필요해서 그 과정에서 진정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투약 자체를 원하는 사람에게 명목상의 시술을 붙여 회당 대가를 받은 정황이 인정됐다. 진료기록에 시술 내용이 남아 있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화되지 않으며, 투약 간격이나 횟수, 1회 투약량이 통상적인 진료 목적의 범위를 크게 벗어난다면 그 자체로 업무 외 목적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된다. 결국 서류상 형식이 아니라 실제 진료의 필요성과 투약 패턴이 판단의 중심에 놓인다.

의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 투약받은 사람과 조력자의 책임

이런 구조에서 형사책임을 지는 사람이 의사 한 명만은 아니다. 상담실장이나 간호조무사가 투약 대상자를 모집하거나 시술 일정을 잡아주는 등 역할을 분담했다면, 의사의 범행에 가담한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으로 함께 처벌받을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사건에서도 상담실장 등이 공모관계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투약을 받은 사람 쪽도 안전하지 않다. 마약류관리법 제4조제2항제1호는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부터 적법하게 투약받아 소지하는 경우만 예외로 허용하는데, 의료 목적이 아님을 알면서도 대가를 지불하고 반복적으로 투약을 받았다면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아 향정신성의약품 사용·소지죄로 별도 처벌될 수 있다.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는 병원에서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항상 안전한 것이 아니라, 그 처방·투약의 실질이 의료 목적이었는지가 함께 문제 된다. 특히 반복적으로 같은 병원을 찾아 대가를 지불하며 투약을 받아온 이력이 있다면, 투약받은 사람 본인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병원의 개설·운영 형태에 따라서는 의료기관 자체에 대한 행정처분(업무정지 등)이 함께 검토되는 경우도 있다.

  • 의사(마약류취급의료업자) — 제5조제1항 위반 업무 외 목적 투약죄

  • 상담실장·간호조무사 등 조력자 —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

  • 투약받은 사람 — 의료 목적 아님을 알고 대가를 지불했다면 향정신성의약품 사용·소지죄

  • 의료기관 — 관련자 전원에 대한 행정처분(면허정지·업무정지 등) 병행 가능

이번 판결이 실무에 남긴 것

이번 대법원 판결은 검찰이 매매로 구성해 기소하더라도 실제 행위의 성격에 따라 죄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해줬다. 의사 쪽에서 방어할 때는 투약에 실제 의료적 필요성이 있었는지를 뒷받침할 진료기록과 소견을 조사 초기부터 확보해 두는 것이 우선이다. 이미 매매 혐의로 기소된 상태라도, 행위의 실질이 투약이라는 점을 구체적인 진료 경위와 함께 소명하면 죄명 자체를 다툴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이번 사건이 보여준다. 다만 매매 혐의를 다툰다고 해서 형사책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업무 외 목적 투약죄로 의율될 경우의 상습성·추징액 산정까지 함께 대비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하다.

반대로 투약을 받은 환자나 조력자 입장에서는, 대가를 지불하며 반복적으로 시술을 받아 온 이력 자체가 조사 단계에서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특히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며 비슷한 시술을 반복해 받은 기록이 있다면, 그 경위를 구체적으로 소명할 준비가 필요하다. 조사 초기에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이후 절차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가를 받고 프로포폴을 투약해도 매매죄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A. 매매죄로는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이지 처벌 자체를 피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의료 목적 없이 투약한 행위는 마약류관리법 제5조제1항, 제61조제1항제7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상습범이면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Q. '업무 외 목적'인지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나요?

A. 투약받는 사람에게 의학적 필요성이 있었는지, 이미 약물 의존성이 있었는지, 시술 명목이 실제 진료를 위한 것이었는지를 진료기록과 투약 정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투약 횟수·간격·1회 용량이 통상적인 진료 범위를 벗어난다면 업무 외 목적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환자도 처벌 대상이 되나요?

A. 의료 목적이 아님을 알면서도 대가를 지불하고 반복적으로 투약을 받았다면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 사용·소지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의료 목적의 진료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투약받은 경우까지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Q. 이번 사건 의사에게 실제로 확정된 형량은 어떻게 되나요?

A. 원심에서 징역 4년, 벌금 500만원, 추징금 약 41억 4,051만원과 40시간의 약물치료 재활프로그램 이수명령이 선고됐고, 대법원이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이 형량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Q. 간호조무사나 상담실장처럼 투약을 도운 직원도 처벌받나요?

A. 투약 대상자 모집이나 시술 일정 관리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면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으로 함께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사건에서도 상담실장 등이 공모관계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Q. 이런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투약의 의료적 필요성을 뒷받침할 진료기록과 소견을 조사 초기에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하고, 매매와 업무 외 목적 투약 중 어느 죄명으로 의율될지에 따라 상습성 인정 여부와 추징액 산정이 달라질 수 있어 조사 단계부터 대응 방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맺음말

이번 대법원 판결은 프로포폴을 둘러싼 형사책임의 구조를 다시 한번 확인해줬다. 대가를 받고 투약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매매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 목적을 벗어난 투약은 별도의 조항으로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로 처벌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죄명이 무엇으로 구성되느냐보다, 실제로 어떤 목적과 정황에서 투약이 이뤄졌는지가 형사책임을 가르는 진짜 쟁점이라는 점을 이번 사건이 잘 보여준다.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 관련 수사는 초기 단계에서 진료기록과 투약 경위를 어떻게 정리해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인계동이나 수원지검 인근에서 이런 조사를 받고 있다면, 이른 시점부터 진료 경위를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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