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에 도장 찍기 전 인사팀이 놓치는 지점
희망퇴직 대상자 명단을 정리하고 퇴직 서류 문구까지 손봤는데도 마음 한구석이 편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직확인서 사유란에 뭐라고 적어야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사팀에서 정말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권고사직으로 처리했으니 문구만 맞추면 된다"는 생각도, "권고사직이라고 적으면 근로자가 오히려 불리해진다"는 생각도 모두 정확하지 않습니다. 서류에 도장을 찍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귀책사유와 권고사직이 만나는 지점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3호는 이직사유가 제58조의 수급자격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것을 요건으로 합니다. 다만 법원은 사실상 해고임에도 권고사직 형태로 사직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근로실정을 고려해, 권고사직이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자기 사정 이직으로 보아 수급자격을 제한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14노2850 판결). 반대로 근로자에게 고용보험법 제58조 제1호 각 목에 해당하는 중대한 귀책사유(금고 이상의 형, 시행규칙 별표 1의2에 해당하는 손해, 장기 무단결근)가 있어 해고 대신 권고사직으로 처리한 경우에는 같은 조 제2호 나목의 제한 사유가 문제됩니다. 단순히 취업규칙상 징계사유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나목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청과 법원은 신고된 코드가 아니라 이직의 실질을 심사합니다. 정기적·관례적 명예퇴직을 회사가 경영상 필요에 의한 권고사직으로 신고했다가 근로복지공단의 반려로 개인사정 자진퇴사로 재신고한 사례가 있어(서울행정법원 2021구단51877 판결), 코드는 회사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단 심사를 거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발급 절차와 제재 근거,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이직확인서는 근로자의 발급요청서 또는 고용센터의 제출요청을 접수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발급·제출해야 합니다(고용보험법 제42조 제3항, 시행규칙 제82조의2 제2항). 회사가 이 1차 기한을 놓치면 고용센터의 직접 제출요청 단계로 넘어가며, 그 요청을 받은 날부터 다시 10일 이내에 이행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4항·제5항). 미발급·거짓 발급, 제출요청 불응·거짓 제출은 각각 고용보험법 제118조 제1항 제2호·제3호에 따라 300만원 이하 과태료 대상입니다. 회사의 발급 지체는 과태료에 그치지 않고, 구직급여를 원칙적으로 퇴직 다음 날부터 12개월 내에만 받을 수 있는 근로자의 수급권 자체를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코드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는 경우의 리스크는 더 큽니다. 경영사정 퇴사로 허위 기재해 사업주와 근로자가 공모한 경우 양측 모두 고용보험법위반으로 처벌되며(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고단539 판결), 부정수급이 인정되면 근로자에게 지급제한·반환명령에 더해 사업주 공모 시 최대 3배의 추가징수가 가중됩니다(광주지방법원 2024구합11075 판결). "근로자를 도와주려는" 배려가 오히려 근로자에게 더 큰 금전적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퇴직 유형 확정: 합의해지(희망퇴직)·권고사직·징계 대체형 권고사직 중 어느 것인지 문서로 먼저 특정
귀책사유 범위 대조: 제58조 제1호 각 목(금고 이상 형·시행규칙 별표 1의2 해당 손해·장기 무단결근)에 해당하는지 확인 — 단순 징계사유만으로 확대 적용 금지
발급기한 관리: 접수일 기준 10일 이내 1차 발급, 미이행 시 고용센터 요청일로부터 10일 이내 2차 이행 여부 확인
위로금 정산 조항: 권고사직이 사후 부당해고로 확정될 경우 지급한 위로금·퇴직금 초과분 반환 방식을 합의서에 미리 규정(대법원 2000다18127 판결) —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결론은 사안마다 다릅니다
이직확인서 코드 하나로 과태료, 부정수급 공모 형사책임, 추가징수, 위로금 반환 문제까지 방향이 갈리는 사례를 실무에서 자주 봅니다. 사안에 따라 인정 여부와 대응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