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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해서 사람을 착각했는데도 강제추행 고의가 인정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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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해서 사람을 착각했는데도 강제추행 고의가 인정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식이나 엠티, 찜질방, 대중교통처럼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 섞여 있는 자리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옆 사람의 몸에 손을 댔다가 강제추행으로 입건되는 사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너무 취해서 누군지 헷갈렸다”, “애인인 줄 알고 그런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에 가서 “사람을 착각했을 뿐 추행할 생각은 없었다”고 진술해도, 그 주장만으로 사건이 그대로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고의를 판단할 때 상대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동의 없는 신체접촉이라는 사실 자체에 대한 인식을 기준으로 삼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취한 상태에서 사람을 착각했다는 사정이 강제추행죄의 고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음주가 실제로 형을 줄여주는지를 최근 판례와 법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강제추행죄의 고의는 상대가 누구인지보다 신체접촉 자체에 대한 인식으로 판단됩니다

강제추행죄의 고의는 ‘이 사람을 추행하겠다’는 인식이 아니라 ‘동의 없는 신체접촉을 한다’는 사실의 인식만으로 충족됩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성립요건은 크게 폭행·협박에 해당하는 힘의 행사, 그로 인한 추행행위, 그리고 그 행위에 대한 고의로 나뉩니다.

여기서 강제추행죄가 보호하는 것은 특정한 개인이 아니라 ‘사람’의 성적 자유입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추행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행위자에게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는지조차 요구하지 않습니다.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856 판결).

즉 고의의 판단 대상은 “이 손이 동의 없는 사람의 신체에 닿는다”는 사실 자체이지, “이 사람이 정확히 누구인가”가 아닙니다. 취한 상태에서 상대가 애인인지 낯선 사람인지를 착각했다는 사정은, 애초에 고의가 향하는 대상 자체를 바꾸는 사정이 아닙니다.

강제추행죄의 고의는 상대의 신원이 아니라, 동의 없는 신체접촉이라는 사실 자체에 대한 인식으로 판단됩니다.


2.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는 주장은 형법상 ‘객체의 착오’일 뿐 고의를 없애지 못합니다

의도한 대상과 실제 대상이 바뀌어도, 둘 다 법이 똑같이 보호하는 ‘사람’이라면 고의는 그대로 인정됩니다.

형법 제13조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강제추행죄에서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은 ‘동의 없이 사람의 신체를 접촉한다’는 사실이고, 그 사람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성립요소가 아닙니다.

형법학에서는 이처럼 의도한 대상과 실제로 발생한 대상이 어긋나는 경우를 ‘구체적 사실의 착오’ 중 ‘객체의 착오’ 또는 ‘방법의 착오’라고 부르는데, 판례는 두 경우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 사실에 대한 고의를 그대로 인정하는 입장을 오래전부터 취해 왔습니다. 甲을 겨냥했다가 실제로는 乙이 사망한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방법의 착오가 살인의 고의를 조각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84. 1. 24. 선고 83도2813 판결). 두 대상이 모두 법이 동일하게 보호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가치의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같은 논리가 강제추행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애인이나 친구인 줄 알고 몸에 손을 댔는데 실제로는 다른 사람이었더라도, 그 다른 사람 역시 형법이 똑같이 보호하는 ‘사람’이므로 강제추행의 고의는 그대로 인정됩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동의 없는 신체접촉을 하겠다”는 인식 자체는 있었던 경우를 전제합니다. 잠결에 뒤척이다 손이 스친 경우처럼 접촉 자체를 인식조차 못 한 사안은 착각의 문제가 아니라 접촉에 대한 고의 자체가 없는 별개의 사안으로 판단됩니다.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는 사정은 대상에 대한 착오일 뿐, 신체접촉 자체에 대한 고의를 없애지 못합니다.


3. 만취해서 기억이 없다는 사정만으로는 형이 줄어들기 어렵습니다

형법상 심신장애 감경은 극히 예외적으로만 인정되고, 자신이 마신 술로 인한 상태는 오히려 감경을 막는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전혀 없는 심신상실 상태의 행위는 벌하지 않고(제1항), 그 능력이 미약한 심신미약 상태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제2항). 그러나 “너무 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는 진술만으로는 이 요건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범행 전후의 행동이 일관되고 목적지향적이었는지, 대화나 이동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 구체적인 정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더 나아가 형법 제10조 제3항은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사람에게는 제1항·제2항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술을 마셔 만취한 것은 대부분 여기에 해당해, 애초에 감경 자체가 배제될 수 있습니다.

성범죄에 대해서는 한층 더 엄격한 특례가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0조는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성폭력범죄를 범한 경우에는 형법 제10조 제1항·제2항 및 제11조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심신미약이 어느 정도 인정되는 사안이라도, 법원이 재량으로 그 감경 자체를 배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무적으로 스스로 만취할 때까지 술을 마신 사정은 오히려 비난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강제추행이 인정되면 처벌 수위가 결코 가볍지 않고, 부수처분까지 뒤따릅니다

징역형뿐 아니라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같은 부수처분까지 뒤따를 수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살펴본 사안, 즉 가해자 본인이 취한 상태에서 사람을 착각한 경우는 형법 제298조가 적용되며, 반대로 피해자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것을 이용한 경우에는 준강제추행(형법 제299조)이 적용되어 강제추행과 동일하게 처벌됩니다. 두 죄는 ‘누가 취해 있었는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지는 만큼 구별해서 봐야 합니다.

강제추행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벌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제43조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어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해야 하고, 사안에 따라 취업제한명령이나 신상정보 공개·고지 같은 부수처분이 함께 내려질 수 있습니다.

초범인지, 반성하고 있는지, 피해자와 합의했는지, 두 사람이 어떤 관계였는지 등은 죄의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이후 양형 단계에서는 실질적으로 형량을 좌우하는 사정이 됩니다.

강제추행은 벌금형에 그치는 사안이 아니라, 신상정보 등록까지 뒤따를 수 있는 중한 범죄입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상황을 정리해 두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강제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또는 인지수사 → ②피해자·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안이 중하거나 재범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구속 수사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사람을 착각했다고 생각되는 상황이라도, 감정적으로 부인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당시 접촉이 있었던 시각·장소의 CCTV나 동석자 진술 등 사실관계를 뒷받침할 자료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2. 본인의 음주량과 그 전후 행동(대화 내용, 이동 경로, 결제 내역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3. 상대방과의 관계, 이전의 접촉 이력, 착각할 만한 구체적 정황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고의 판단의 전제사실을 다투거나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을 뒷받침할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취해서 그런 거다”,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는 생각 때문에 사건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착각이었다는 사정만으로 무죄가 될 것이라 낙관하다가, 정작 필요한 자료를 챙기지 못한 채 조사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었다고 느끼는 쪽에게는 접촉 당시의 정황, 목격자, CCTV 등 증거를 최대한 빨리 확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흐려지고 영상 자료는 삭제됩니다. 반대로 착각을 주장하는 쪽에게도 “취해서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실제 접촉 부위와 정도, 반복 여부, 상대방과의 관계 등 구체적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강제추행을 주장하는 쪽과 착각이었다고 항변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법리를 앞세우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취해서 기억이 안 나는데 상대방은 접촉이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그것만으로 처벌되나요?

A. 기억이 없다는 사정 자체가 무죄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목격자 진술, CCTV, 당시 행동의 정황 등을 종합해 접촉 사실과 고의 여부를 판단하므로, 기억이 없더라도 관련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 대응해야 합니다.

Q. 애인인 줄 알고 만졌는데 실제로는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그래도 강제추행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형법상 이런 경우는 ‘객체의 착오’로 취급되어, 실제로 접촉한 대상 역시 법이 동일하게 보호하는 ‘사람’이므로 강제추행의 고의가 그대로 인정됩니다.

Q. 잠결에 손이 스친 것도 강제추행인가요?

A. 다릅니다. 이 글에서 다룬 사안은 신체접촉 자체는 의도했으나 상대가 누구인지를 착각한 경우이고, 접촉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손이 스친 경우는 애초에 접촉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부터 다투게 되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Q. 심신미약을 인정받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A. 단순히 만취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진료기록이나 목격자 진술 등으로 당시 사물변별·의사결정 능력이 실제로 저하되어 있었음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다만 자의로 음주한 성범죄 사안에는 감경 규정 자체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는 특례가 있어, 인정 가능성이 일반 사건보다 낮습니다.

Q. 합의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나요?

A. 강제추행죄는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수사·처벌이 진행되는 비친고죄입니다. 합의가 처벌 자체를 면제해 주지는 않지만, 실무적으로는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되는 중요한 사정입니다.

Q. 접촉이 짧고 가벼웠다면 강제추행이 안 되나요?

A. 접촉의 시간이나 강도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동의 없는 접촉이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짧은 접촉이라도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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