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다 서로 밀쳤는데 저만 데이트폭력으로 입건됐어요
사건 개요
연인 사이에 다툼이 격해지다 몸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서로 언성을 높이다 한쪽이 먼저 손을 뻗고, 다른 한쪽도 밀치며 대응하다 보면 순식간에 '몸이 닿는' 상황이 됩니다. 그런데 신고가 들어가고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 정작 입건되는 사람은 한 명뿐인 경우가 흔합니다. "분명히 서로 밀쳤는데 왜 나만 데이트폭력 가해자로 조사를 받아야 하느냐"는 억울함을 안고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경찰이 애초부터 한쪽 편을 든 것은 아닙니다. 초동수사 단계에서는 누가 먼저 신고했는지, 누가 먼저 진술했는지, 몸에 남은 흔적(멍·상처)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사건의 얼개를 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상대방이 먼저 경찰서로 가서 피해 상황을 진술하고 진단서까지 제출해 두었다면, 뒤늦게 조사받는 쪽은 이미 '가해자'로 구도가 짜인 상태에서 소명을 시작해야 하는 불리한 위치에 놓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서로 밀친 정황이 실제로 있었다면 그 사실은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습니다. 다만 "억울하다"는 호소만으로는 수사 방향이 바뀌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선행행위와 본인 행위의 방어적 성격을 증거로 재구성했는지, 그리고 사건을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종결짓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쌍방성'을 입증할 수 있는가입니다. 서로 밀쳤다는 것이 진술로만 존재하는지, CCTV·목격자·메시지 등 객관적 자료로 남아 있는지가 조사 방향을 좌우합니다. 둘째, 본인의 행위가 정당방위 또는 소극적 저항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는가입니다. 형법 제21조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상당한 행위를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지만, 대법원은 서로 다투는 과정에서 일어난 가해행위는 방어인 동시에 공격의 성격을 함께 띠고 있어 원칙적으로 정당방위나 과잉방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립해 왔습니다. 다만 상대방의 공격이 이미 끝난 뒤 일방적으로 가해가 있었거나, 몸싸움과 무관한 별개의 침해가 있었던 경우처럼 예외적인 사정이 인정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셋째, '데이트폭력'이라는 이름과 달리 이 사건에 실제로 적용되는 조문이 형법상 단순폭행(제260조)인지, 상해에 이르러 상해죄(제257조)로 무거워지는지입니다. 연인관계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가정구성원'에 해당하지 않아 그 특례법이 아니라 일반 형법으로 의율되는데, 이 둘은 처벌 수위는 물론 합의로 사건을 끝낼 수 있는지 여부가 완전히 다릅니다.
이 세 지점은 서로 맞물려 있어, 쌍방성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으면 정당방위 주장도 설 자리를 잃고, 혐의가 단순폭행인지 상해인지에 따라 대응의 시급성과 방향 자체가 달라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나만 가해자'라는 구도를 사실관계로 깨뜨리기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할 지점은 수사기관이 이미 갖고 있는 '가해자-피해자' 구도 그 자체입니다. 이 구도는 대개 먼저 신고하고 먼저 진술한 쪽의 말을 토대로 짜여 있어, 뒤늦게 "저도 맞았습니다"라고만 말해서는 잘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다시 세웁니다.
1) 누가 먼저 침해를 시작했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특정합니다.
다툼의 순서를 기억에만 의존해 진술하면 상대방의 진술과 맞부딪혀 신빙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현장이나 인근의 CCTV·블랙박스 영상, 다툼 직전·직후의 문자메시지와 통화 녹음, 함께 있었던 지인의 진술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 상대방이 먼저 손을 대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는 정황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상은 삭제되고 기억은 흐려지므로, 이 작업은 입건 통보를 받은 즉시 시작해야 합니다.
2) 본인 행위가 정당방위·소극적 저항에 해당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합니다.
판례는 몸싸움 도중의 가해행위에 정당방위를 폭넓게 인정하지 않지만, 상대방의 공격이 이미 끝난 뒤에 일방적으로 밀친 것이 아니라 붙잡거나 떠미는 상대방을 뿌리치거나 밀어낸 것에 불과하다면 소극적인 저항으로 평가되어 애초에 '폭행'의 고의나 위법성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몸에 남은 멍이나 상처의 위치·방향, 상대방과 본인의 체격 차이, 당시 공간 구조(좁은 방·차 안 등) 같은 정황도 방어적 성격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됩니다.
3) 상해진단서의 유무와 내용을 비교해 대응 수위를 정합니다.
상대방이 진단서를 제출했는데 본인은 아무 자료가 없다면 그 격차만으로 불리한 심증이 쌓입니다. 실제로 다친 부위가 있다면 지체 없이 병원 진료와 진단서 발급을 받아 두고, 사안에 따라 상대방의 선행행위에 대한 고소나 쌍방 입건을 함께 검토합니다. 다만 근거 없는 맞고소는 보복성으로 비쳐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확보한 증거의 강도를 먼저 따져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반의사불벌 구조를 활용해 사건을 조기에 정리하기
쌍방성을 다투는 것과 별개로, 사건을 실제로 종결시키는 열쇠는 죄명에 있습니다. 형법 제260조 제1항의 단순폭행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상해에 이르지 않고 서로 밀치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 조항을 활용해 사건을 조기에 정리할 여지가 큽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적용 혐의가 단순폭행인지 상해인지부터 명확히 합니다.
단순폭행(제260조)은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그치고 반의사불벌 조항이 적용되지만, 상해(제257조)로 인정되면 7년 이하의 징역까지 가능하고 합의를 해도 처벌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상대방이 제출한 진단서의 상해 정도와 진단 기간을 확인해, 단순폭행 단계에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는지 아니면 상해로 다투게 될 것인지를 먼저 가늠합니다.
2)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받아 낼 수 있도록 합의를 구조화합니다.
연인관계였던 상대방과의 합의는 감정이 얽혀 있어 일반 폭행 사건보다 성사가 까다롭습니다. 위자료 성격의 합의금뿐 아니라 접근·연락 자제 약속, 재발 방지 서약 등 상대방이 실제로 원하는 조건을 반영한 합의서를 준비하고, 여기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명확히 담아 수사기관에 제출합니다. 이 문구가 빠지면 합의가 되었더라도 공소권없음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형사조정 절차를 활용해 대면 합의의 부담을 낮춥니다.
직접 연락하기 어려운 관계라면 경찰·검찰 단계의 형사조정위원회를 통해 조정위원을 매개로 합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감정적 충돌 없이 제3자를 통해 조건을 조율할 수 있어, 연인 사이였던 사건에서 특히 실효성이 있습니다. 합의가 성립하면 조정 조서와 함께 처벌불원 의사가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전달되도록 챙깁니다.
결론
서로 밀친 몸싸움에서 한쪽만 입건되는 결과는 수사기관이 처음부터 한 사람을 가해자로 단정해서라기보다, 먼저 자료를 갖춘 쪽의 진술이 사건의 뼈대를 이루었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뒤늦게라도 쌍방성을 뒷받침할 자료를 채우고, 혐의가 단순폭행 수준이라면 반의사불벌 구조를 활용해 조기에 정리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입건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시간은 본인 편이 아닙니다. 영상과 메시지는 지워지고 기억은 흐려지는 반면, 상대방의 진술은 이미 조서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겪고 계신 상황이 이와 비슷하다면, 어떤 자료를 지금 확보해야 하고 사건을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정리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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