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연인이 결혼식 전 영상을 뿌린다고 협박하는데 접근금지 되나요
사건 개요
결혼식 날짜를 잡아 놓고 청첩장까지 돌린 시점에, 헤어진 전 연인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사귀던 시절 함께 찍은 영상을 가지고 있으니 결혼식 전에 다시 만나 주지 않으면, 혹은 원하는 돈을 주지 않으면 그 영상을 양가 가족과 예비 배우자에게 보내겠다는 내용입니다. 상대는 "네가 동의하고 찍은 영상 아니냐"며 죄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정작 협박을 받는 쪽은 결혼식 날짜가 다가올수록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이런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의 공통된 두려움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정말 영상이 뿌려지면 어떡하나"라는 두려움이고, 다른 하나는 "일단 신고하면 상대가 보복으로 먼저 유포해 버리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협박 메시지를 받고도 며칠, 몇 주를 혼자 끌어안고 있다가 결혼식이 코앞에 닥쳐서야 찾아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촬영 당시 동의하에 찍은 영상이라도 그 영상을 이용해 협박하는 것은 그 자체로 범죄이고, 이를 근거로 접근금지 조치를 받아낼 수 있는 법적 통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만 접근금지는 저절로 나오지 않습니다. 협박의 실체를 어떤 죄명으로 구성하느냐, 그리고 그 위급함을 수사기관과 법원에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결혼식 전에 효력이 발생하느냐, 결혼식이 다 끝난 뒤에야 서류가 나오느냐가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유포 협박에 쓰인 영상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둘째, 상대의 행위가 단발성 협박인지, 반복·지속되는 스토킹행위인지입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스토킹범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어, 단 한 번의 문자메시지만으로는 이 요건을 채우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셋째, 접근금지를 경찰의 긴급응급조치로 받을지, 법원의 잠정조치로 받을지이며, 두 절차는 요건과 소요 시간, 강도가 다릅니다.
이 세 가지를 미리 정리해 두지 않으면, 막상 경찰서에 가서도 "협박죄로 고소는 되는데 접근금지까지는 별도 절차라서요"라는 답을 듣고 발길을 돌리는 일이 벌어집니다. 결혼식이라는 마감이 있는 사안일수록, 처음부터 죄명 구성과 접근금지 신청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협박을 정확한 죄명으로 구성하기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오해가 "동의하고 찍었으니 죄가 안 된다"는 상대의 말입니다. 이 오해를 깨는 것에서부터 형사절차가 시작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죄명을 구성합니다.
1) 영상의 성격을 먼저 확정합니다.
영상이 신체 노출이나 성적인 장면을 담고 있다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이 적용됩니다. 이 조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을 이용해 사람을 협박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무거운 형으로 처벌합니다. 촬영 당시 당사자가 동의했더라도 상관없습니다. 같은 법 제14조 제2항은 촬영 당시에는 의사에 반하지 않았던 촬영물(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를 포함합니다)이라도, 사후에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유포하면 처벌 대상이라고 못박고 있어, "네가 동의했잖아"라는 상대의 항변은 애초에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영상에 성적인 내용이 없다면 형법 제283조 협박죄(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구성하되, 다만 이 죄는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라는 점을 함께 고려해 대응 수위를 정합니다.
2) 협박의 반복성을 기록해 스토킹범죄로도 구성합니다.
협박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문자, 전화, SNS 메시지 등으로 여러 차례 이어졌다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스토킹범죄'로도 구성할 수 있습니다. 협박 문자와 통화 기록, 발신 시각, 내용을 날짜별로 정리해 지속성·반복성을 입증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두는 것이 관건입니다. 스토킹범죄로 구성되면 뒤에서 다룰 접근금지(잠정조치·긴급응급조치)를 신청할 명시적 법적 근거가 생기기 때문에, 단순히 협박죄로만 고소하는 경우보다 접근금지를 받아낼 가능성이 훨씬 커집니다. 참고로 전 연인이 함께 살지 않았다면 가정폭력처벌법은 동거 관계를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아 적용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스토킹처벌법 쪽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3) 유포에 대비한 사전 증거를 확보합니다.
협박 메시지, 통화 녹음, 영상이 실제 존재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정황(영상 촬영 당시 대화, 상대가 보낸 일부 캡처 등)을 캡처·저장하고, 원본을 삭제하지 않은 상태로 보관합니다. 실제로 영상이 유포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미리 확보한 협박 정황이 있어야 유포 행위와 그 이전의 협박을 하나의 사건으로 묶어 형량과 배상 모두에서 불리해지지 않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결혼식 전에 접근금지를 받아내는 절차 설계
죄명을 정확히 구성했다고 해서 접근금지가 자동으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접근금지는 별도의 신청·청구 절차를 거쳐야 하며, 어떤 절차를 택하느냐에 따라 속도가 다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함께 진행합니다.
1) 경찰의 긴급응급조치를 우선 요청합니다.
스토킹처벌법 제4조에 따라, 스토킹행위가 지속·반복될 우려가 있고 예방이 긴급한 경우 사법경찰관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의 요청 또는 직권으로 상대방등이나 그 주거로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전화·문자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법원의 결정을 거치지 않고 경찰 단계에서 곧바로 나올 수 있는 조치라, 결혼식이라는 마감이 임박한 사안에서 가장 먼저 시도해 볼 수 있는 수단입니다. 신고 시점에 협박 메시지 캡처와 반복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함께 제출해야 조치가 빠르게 결정됩니다.
2) 검사를 통해 법원의 잠정조치를 청구합니다.
긴급응급조치만으로 불안이 해소되지 않거나 상대가 이를 어길 우려가 크다면, 스토킹처벌법 제9조에 따른 잠정조치를 검사에게 신청해 법원의 결정을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법원은 서면 경고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사안이 중할 경우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까지 결정할 수 있고, 접근 금지 조치의 기간은 3개월이며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면 두 차례에 한해 각 3개월씩 연장될 수 있습니다. 긴급응급조치보다 절차에 시간이 걸리는 대신 효력이 더 무겁고 오래 유지되므로, 결혼식 이후까지 안심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하려면 병행 신청을 검토합니다.
3) 결혼식이라는 급박한 사정을 소명자료로 만듭니다.
같은 스토킹 사건이라도 처리 순서에서 우선순위가 갈릴 수 있으므로, 예식장 계약서나 청첩장처럼 날짜가 특정된 자료를 통해 "왜 지금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지"를 수사기관과 법원에 구체적으로 소명합니다. 아울러 스토킹처벌법 제17조의2에 따른 피해자 신변안전조치도 함께 요청해, 신고 이후 상대와 물리적으로 마주치는 상황 자체를 줄여 둡니다.
결론
"동의하고 찍은 영상이니 죄가 안 된다"는 상대의 말은 법적으로 틀린 말입니다. 촬영 당시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그 영상을 이용해 상대의 의사에 반해 협박하거나 유포하는 순간 별개의 범죄가 성립합니다.
다만 접근금지는 협박죄 고소만으로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으며, 영상의 성격에 맞는 죄명 구성과 반복성 기록, 그리고 긴급응급조치·잠정조치 중 어느 절차를 밟을지의 설계가 함께 이루어져야 결혼식 전에 실제 효력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협박 메시지를 받은 지금 이 순간이 그 기록을 시작해야 할 때이니, 무엇을 먼저 신고하고 무엇을 증거로 남겨야 할지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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