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결합하자고 집 앞에 찾아간 게 스토킹처벌법 위반인가요
사건 개요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다시 만나자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 혹은 정리되지 않은 미련 때문에 상대의 집 앞으로 찾아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본인은 '그저 진심을 전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이별을 통보한 상대방 입장에서는 연락을 끊었는데도 집 앞에 사람이 서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공포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들 중 적지 않은 수가 "많아야 한두 번, 재결합을 이야기하려고 찾아갔을 뿐인데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며 당혹스러워합니다. 상대방이 경찰에 신고하거나 고소장을 접수하는 순간, 그 방문은 개인적인 미련의 표현에서 순식간에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성격이 바뀝니다. 수사기관은 재결합을 원한다는 '동기'가 아니라, 그 행위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이루어졌는지, 객관적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정도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재결합을 요구하며 집 앞을 찾아간 행위는 정황에 따라 스토킹행위로도, 나아가 처벌 대상인 스토킹범죄로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 한 번의 방문과 반복된 접근은 법적으로 전혀 다르게 평가되며, 그 경계에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해 소명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그 방문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인지입니다 — 이별 통보와 연락 거부 의사가 명확했는지가 출발점입니다. 둘째, 재결합을 바라는 마음이 법이 인정하는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있는지입니다. 셋째, 집 앞에서 기다리거나 접근한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였는지입니다(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넷째, 그 행위가 단 한 번에 그쳤는지, 아니면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어져 처벌 대상인 '스토킹범죄'에까지 이르렀는지입니다(같은 조 제2호).
특히 세 번째 쟁점과 관련해 대법원은, 상대방이 실제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꼈는지와 무관하게 그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불안감·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인지를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5. 10. 30. 선고 2025도36 판결, 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3도6411 판결). 그리고 네 번째 쟁점과 관련해서는, 개별 행위 하나하나가 비교적 경미해 보이더라도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반복되면 누적적·포괄적으로 하나의 스토킹범죄를 구성할 수 있다고 본 판례도 있습니다(대법원 2023도6411 판결, 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10313 판결). 이 네 가지가 순서대로 맞물려 있어, 결국 승부는 방문의 경위와 횟수, 상대방의 의사표시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재구성하느냐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스토킹행위' 요건을 하나하나 다투기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그 방문이 애당초 법이 말하는 '스토킹행위'의 요건에 전부 들어맞는지입니다. 감정적으로 "억울하다"고 호소하기 전에,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이별과 연락 거부의 시점·표현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합니다.
'의사에 반하여'라는 요건은 상대방이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혔는지가 출발점입니다. 카카오톡·문자 대화를 캡처해 언제 이별 통보가 있었는지, 그 이후에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있었는지,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만남을 거부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이혼 후 자녀 문제로 교류가 있던 전 배우자가 사전 동의 없이 찾아간 사안에서도, 평소의 교류 정황과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로 오면 받아줄 수 있다"는 상대방의 진술 등을 개별 행위 판단의 근거로 삼은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3도6411 판결). 이별 통보가 불분명하거나 그 뒤로도 연락이 오간 정황이 있다면, '의사에 반하여'라는 요건 자체를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2) 방문 당시의 구체적 태양을 객관적으로 정리합니다.
방문 시각이 야간인지 주간인지, 문 앞에서 기다린 시간, 초인종을 누르거나 문을 두드렸는지, 소란 없이 곧바로 돌아갔는지를 구체적으로 기록해 둡니다. 대법원은 불안감·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인지를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지위·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언동, 주변 상황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라고 밝히고 있으므로(대법원 2025도36 판결), 사전에 방문 사실을 문자로 알렸는지, 체류 시간이 짧았는지, 소란 없이 물러났는지 등을 증거로 남겨 두면 객관적으로 불안·공포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는 소명의 재료가 됩니다.
3) '정당한 이유' 주장의 한계를 냉정하게 짚습니다.
재결합하고 싶다는 마음 그 자체는 법이 인정하는 '정당한 이유'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 실무의 경향입니다. 이 점을 섣불리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방문의 실제 계기(예: 상대방이 먼저 대화를 요청한 정황, 공동으로 처리할 물건이 있었던 사정 등)가 있었다면 이를 구체적 자료로 뒷받침해 '정당한 이유' 여부를 다투는 쪽으로 방어선을 세웁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반복성 요건과 잠정조치 대응으로 확대를 막기
'스토킹행위'로 평가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처벌 대상인 '스토킹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속성·반복성 요건, 그리고 수사 단계에서의 대응이 사건의 크기를 가르는 두 번째 축입니다.
1) 접촉 이력 전체를 모아 '지속·반복'으로 묶일 범위를 가늠합니다.
문자·전화·SNS·방문을 통틀어 전체 접촉 이력을 정리합니다. 방문이 단 한 번이었다면, 그 자체는 '스토킹행위'에 해당할 수는 있어도 처벌 대상인 '스토킹범죄'(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에는 이르지 않는다는 점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같은 법 제2조 제2호). 다만 대법원은 개별 행위가 경미해 보여도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반복되면 누적적·포괄적으로 하나의 스토킹범죄로 평가될 수 있다고 보았으므로(대법원 2023도6411 판결, 대법원 2023도10313 판결), 몇 차례 접촉이 있었다면 그 범위가 어디까지 하나의 범죄로 묶일 수 있는지를 미리 가늠해 진술 방향을 정합니다.
2) 잠정조치·긴급응급조치가 통보되면 즉시 전부 준수합니다.
수사 초기 경찰의 긴급응급조치나 법원의 잠정조치로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4조, 제9조). 이를 위반하면 원래의 스토킹 혐의와 별도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므로(같은 법 제20조 제2항), 억울함과 별개로 통보된 조치는 예외 없이 지키는 것이 추가 형사책임을 막는 최우선 과제입니다.
3) 합의는 '처벌 면제'가 아니라 '양형자료'로 접근합니다.
과거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 조항이 있었지만, 2023년 7월 개정으로 이 조항이 삭제되어 지금은 합의했다고 자동으로 사건이 종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접근금지 준수 기록, 재범방지 교육·상담 이수, 피해자와의 관계 정리 등을 변호인 의견서에 구체적으로 담아 불기소나 약식 처리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전략을 다시 짜는 것이 실무상 더 현실적입니다.
결론
재결합을 바라는 마음 그 자체는 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그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상대방의 명확한 거부 의사를 넘어서고, 짧은 기간 반복된다면 법은 그 행위를 스토킹으로 봅니다.
지금 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고소를 당했다면, 방문이 몇 번이었는지, 어떤 경위와 태양으로 이루어졌는지, 잠정조치가 내려졌는지부터 하나씩 짚어 보아야 합니다. 억울하다는 마음만으로 혼자 소명서를 준비하기보다는, 사실관계를 법이 요구하는 틀에 맞춰 정리해 줄 사람과 함께 대응의 방향과 시점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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